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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질투 되돌아온 저주 집안 내력 저주받은 그림 므이의 초상화 파국 므이 |
본명:강성수, DO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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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리비에는 그림 속 므이와 머리 없는 끔찍한 시체를 번갈아 보고는 결심했다. 이 그림이라도 가져가 아름다운 므이의 모습을 영원히 기억해야겠다고. 그가 발작적으로 그림에 손을 뻗을 때였다. 등 뒤에서 칼날 같은 음성이 날아왔다.
“손대지 마시오!” 흠칫 놀란 올리비에가 돌아보자 승려복을 입은 한 법사가 그를 노려보고 있었다. “난 올리비에 중령이다. 이 그림은…….” “그 그림은 아무도 가져가서는 안 되오.” “뭐라고?” “므이는 그냥 살해된 게 아니오. 저주를 당한 거요. 얼굴과 손발을 잃어버려 자신의 영혼을 찾지 못하고 영원히 이승을 떠돌아야 하는 끔찍한 저주를 말이오.” “그런 저주 같은 건 내가 알 바 아냐. 그런 얼토당토않은 건 너희들 베트남인들에게나 통하겠지. 나는 이 그림을 가져가야 한다. 그리고 난 오늘밤 프랑스로 돌아갈 테지만 후임자에게 반드시 살인범들을 잡도록 할 것이다.” “그 그림도 저주를 받았소.” “그것은 또 무슨 소리인가?” “얼굴과 손발을 찾아 영원히 이승을 떠돌아야 하는 저주받은 원혼에게 그 그림이 어떤 의미를 가지겠소? 므이를 살해한 자들도 이 초상화가 있다는 걸 몰랐던 거요. 그 그림은 억울하게 얼굴과 손발을 잃고 이승을 떠돌 므이의 원혼에게 중요한 것이오. 이제 므이의 원혼은 그 그림에 깃들어 복수를 꿈꿀 것이오! 당신이라고 무사할 것 같소?” 올리비에는 법사를 노려보다가 그림으로 시선을 돌렸다. 그리고 바닥에 누워 있는 시체도 다시 내려다보았다. 알 수 없는 꺼림칙한 예감이 엄습했다. 그림 속에서 수줍게 웃고 있는 므이의 미소가 좀 전과 달라진 것 같은 느낌이 든 것도 그의 마음에 걸렸다. 그가 머뭇거리는 것을 보고 법사가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바로 그 그림을 므이의 원혼과 함께 봉인해야만 또다른 끔찍한 비극을 막을 수 있소.” ―〈프롤로그〉중에서 --- pp.44~4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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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가 문득 정신을 차리고 보니 눈앞에 그림이 있었다. 어떻게 왔는지 모르지만 수정은 거실에 걸려 있는 ‘므이의 집’ 앞에 서 있었다. 그림은 생명력을 지닌 것처럼 수정을 끌어당겼다. 자신이 그림 속 그 자리에 서 있는 것처럼 초원의 시원한 바람과 공기, 그리고 이국적인 향취가 코끝으로 스며들었다. 수정은 눈을 감고 그 기이한 감각에 몸을 맡겼다. 바로 그때였다. 어디서인가 끔찍한 비명과 외침이 들려왔다. 수정은 눈을 번쩍 떴다. 앞에는 여전히 ‘므이의 집’ 그림이 걸려 있었다. 그 생생한 비명소리는 어디서 들려온 것일까. 마치 그림 속 집에서 들린 것처럼 생생하고 소름이 끼쳤다.
잠시 후 수정은 자신의 눈을 의심하며 숨을 죽였다. 그림 속 ‘므이의 집’에서 여자가 걸어 나온 것이다. 여자는 긴 생머리를 가슴 양편으로 늘어뜨렸고 가끔 텔레비전에서 본 적이 있는 하얀색의 베트남 전통 의상을 입고 있었다. 날씬한 몸매가 잘 드러나는 아름다운 옷이었다. 이 믿을 수 없는 광경을 보면서 수정은 여자가 바로 그림 속 집의 주인인 므이구나 하고 생각했다. 놀라우면서도 신기했다.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낯설기보다는 친근했다. 그림 속 므이가 맨발로 초원을 가로질러 수정의 앞으로 다가왔다. 그녀가 수정을 향해 활짝 웃었다. 마치 ‘내게 할 말이 있잖아. 괜찮아. 어서 해봐’라고 말하는 것 같았다. 수정이 꿈결에서처럼 중얼거렸다. “맞아. 너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어. 난 소희가 미워. 없어졌으면 좋겠어. 부탁해, 므이야!” 수정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문을 요란하게 열리며 이한과 김형사가 거실로 뛰어 들었다. 이한이 그림 앞에 서 있는 수정에게 소리 질렀다. “수정아! 어서 그 그림에서 떨어져!” ―〈파국〉중에서 --- pp.124~12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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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누가 그런 짓을 했습니까?”
이한의 물음에 법사가 그림을 돌아보며 말했다. “그 비밀은 저 그림이 알려줄 것입니다.” 법사는 므이가 살해당했다는 그 지점으로 들어가 가부좌를 틀고 앉았다. 그리고 두 손을 합장한 후 입속으로 알아들을 수 없는 주문을 외우기 시작했다. 주문을 외우는 법사의 음성이 차츰 격렬해지기 시작했고 그의 양미간은 고통스러운 듯 일그러졌다. 법사가 갑자기 주문을 그치더니 이한에게 소리쳤다. “그림을 찢으시오!” “예?” 이한이 놀라 되묻자 법사가 다시 말했다. “저 그림 뒤에 또 한 장의 그림이 있습니다!” 이한과 김교수가 서로를 마주 보았다. 김교수가 황급히 밖으로 나가 칼 한 자루를 찾아 들어왔다. 법사가 말했다. “그림은 백여 년 전 조선에서 건너와 바로 이 자리에서 므이의 초상화를 그렸던 그 화원의 자손이 찢어야 합니다!” 김교수가 이한에게 칼을 넘겨주었다. 이한이 칼을 받아들고도 머뭇거리자 법사가 다시 다그쳤다. “가서 그림을 찢으시오!” 이한은 칼을 들고 그림 앞에 다가갔다. 그림 뒤에 또 한 장의 그림이 있다니. 대체 어떤 그림이 이 뒤에 있다는 것일까. 그는 떨리는 손으로 그림의 가장자리를 따라가며 칼로 그었다. 사면을 완전하게 그은 후 이한이 조심스럽게 앞의 그림을 벗겨냈다. 드디어 법사가 말한 또 한 장의 그림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림을 보는 순간 이한은 머리카락들이 올올이 일어서는 느낌이었다. 놀랍게도 뒤에 숨겨져 있던 그림은 므이를 살해하는 장면을 스케치해 놓은 것이었다. 이한의 뒤에서 지켜보던 김교수가 탄성을 내질렀다. “이럴 수가! 저 붉은 머리칼의 여자는 올리비에의 아내 리디아가 틀림없어! 므이를 죽인 건 역시 리디아였어!” 거친 선과 색으로 그려진 그림이었다. 급박한 상황이 생생하게 느껴졌다. 그림에는 김교수가 말한 것처럼 붉은 머리칼의 서양 여자가 한 손을 허리에 대고 눈을 번득이며 뭔가를 지시하고 있었다. 므이는 바닥에 쓰러져 있는 것 같았다. 남자 세 명이 각각 그녀의 발과 손, 머리를 붙들고 있어서 므이는 가려졌지만 필사적으로 저항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므이를 붙든 남자들의 손에는 보기에도 무시무시한 큰 칼이 들려져 있었다. 당장이라도 므이를 내려칠 것 같아 이한은 저도 모르게 눈을 질끈 감았다. ―〈므이〉중에서 --- pp.136~13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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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년 동안 그림으로 잠들었던 저주와 비운의 주인공.
영원히 치유되지 않는 슬픈 기억을 품고 부활하다 1896년, 베트남이 아직 프랑스 치하에 있던 시절. 프랑스 점령군의 휴양지로도 유명한 달랏 지방에서 살인 사건이 일어난다. 프랑스 점령군 올리비에 장군은 아내 리디아의 눈을 피해 베트남 여인 므이와 남몰래 사랑하는 사이였다. 프랑스로 귀국하는 길에 므이를 데려가려 했던 올리비에는 조선인 화원 이윤수를 시켜 므이의 초상화를 그리게 했는데, 그 초상화가 완성된 후 므이는 오른쪽 손목, 왼쪽 발목 그리고 머리가 잘려지는 끔찍한 살해를 당하고 말았던 것. 이 장면을 목격한 것은 화원 이윤수, 그리고 그가 남긴 의문의 그림. 100여 년 후, 한국에서는 의문의 살인 사건이 이어진다. 피해자들은 모두 오른쪽 손목, 왼쪽 발목 그리고 머리가 없는 잔혹한 시체로 남았고, 그들과 원한 관계에 있던 용의자들은 〈므이의 집〉이라는 제목의 그림을 소장하고 있었다. 다시 몇 년 후, 추리소설 작가 이한에게도 믿을 수 없는 일이 일어난다. 어느 날 그의 아버지가 평생 찾아 헤맸던 그림 〈므이의 집〉을 소장하고 난 후, 어머니가 이상한 징후를 보이더니 결국 어머니가 아버지를 살해하는 사건이 일어난다. 모든 것이 그림 〈므이의 집〉과 관련 있다고 의심하게 되는 이한, 그리고 사건을 수사했던 형사 김재환은 힘을 합쳐 므이와 〈므이의 집〉에 대한 조사를 하게 되는데……. 과연 므이라는 여인은 누구인가? 누가 〈므이의 집〉을 그렸는가? 왜 〈므이의 집〉을 소장하고 있는 사람 주위에서는 끔찍한 살인 사건이 일어나는 것일까? 한 여자의 이룰 수 없는 사랑과 죽음보다 더 강했던 질투라는 감정이 빚어낸 참혹한 결과는 베트남과 한국, 19세기 말과 21세기라는 시공간을 초월하여 계속된다! 한국 공포소설의 대가 이종호, 온라인 스타 만화가 강도하 탄탄한 내러티브와 고어적인 비주얼의 만남! 《소설 므이》는 영화 시나리오를 그대로 소설로 각색했던 기존의 영화 소설들과는 다른 형태로 태어났다. 영화의 모티브가 되었던 ‘초상화의 전설’만을 공통분모로 하여 이종호 작가가 전혀 다른 스토리로 창작한 작품으로, 작가는 실제로 베트남에 취재를 다녀오면서 좀더 생생하고 하드고어적인 공포를 만들어냈다. 여기에 강렬하면서도 차가운 개성의 강도하 작가가 삽화를 더하면서 장르문학 독자들에게 어필할 만한 작품으로 탄생했다. 이 작품은 이미 〈미디어 다음〉과 〈메트로〉에 온, 오프라인으로 동시에 연재되면서 폭발적인 반응을 얻은 바 있다. 또한 이번에 책으로 출간되면서 영화 주요 장면들이 스틸로 수록되어 영화 〈므이〉를 본 관객에게는 영화 외의 이야기를 접할 수 있는 즐거움을 느끼게 되고, 영화를 보지 않은 독자라면 새롭고 인상 깊은 작품을 읽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