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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롤로그: 30년이면 충분하다 1. 세상으로 들어가다 어느 이주 노동자의 흑자 인생| 시드니의 ‘바가지 교훈’ | 방콕, 간섭하지 않는 천사의 도시 2. 신음하는 타이-버마 국경 지대로 분쟁 취재 ‘불능 코드’| 강간 라이선스 | 유목민들의 국경 넘기 | 게릴라 록커들을 만나다 | 탈옥수 3. 랑군, 지금 ‘쌀’을 찾고 있다 환전은 불랙마켓에서| 무력한 인민의회 돌파구 없는 버마 정치 | 비폭력 평화운동의 ‘약발’| “외국인은 절대 못 가!” 4. 천의 얼굴 인디아, 성자는 없다 구라와 신화_| 달리트와 공산당, 서로 다른 시선으로 노려보다 | 자부심인가, 망신살인가 | 가장 유망한 비즈니스, 납치| ‘죽음의 굿판’은 계속된다 | 천민의 땅에 팽개쳐진 자식들| 달동네의 종교 분쟁 | 학살 오케스트라의 향연 | “무슬림 학살은 성공적인 실험”| 콤플렉스 환자들 | 커뮤널 폭동 이렇게 준비됐다 | 첫사랑은 되새김질하는 게 아니야 | 사슬에 묶인 좀도둑과 눈이 맞다 5. 선포되지 않은 전쟁, 실론 섬의 눈물 그 섬에 가고 싶다 | 해방구에서 자치구로 | 타이거 사랑방과 감동의 밥상 | 여성 타이거, 조각 모으기 | “타밀 타이거가 더 안전했다”| 적을 부둥켜안은 저승길| 또 하나의 전쟁 | 총보다 무서운 극우 보수 언론 | 펜을 총처럼 쓰다 | ‘테러리스트’라는 딱지 | 선포되지 않은 전쟁, 선포를 기다리는 전쟁 6. 네팔, 피플 파워에서 인민혁명까지 왕의 ‘권력’ | 노란 셔츠 사나이는 죽지 않았다 | 네팔의 ‘피플 파워’ 이렇게 싸웠다 | 광주, 대추리 그리고 네팔| 일본 기자들의 근성에 놀라고 | 길을 잘못 들어서다 | 마오이스트와 NGO | “적들의 프로파간다를 밝혀주시오” 7. 카슈미르, 점령이라는 로맨스 ‘가짜 교전’은 보도되지 않는다 | 카메라용 그림으로 ‘죽이는’ 가짜 교전| 제로 똘레랑스 | 그래! 너희들은 다르다 | ‘이슬람 근본주의’가 여성을 만났을 때 | 국경의 아침| 사선을 넘는 사람들 | ‘아자드’라는 난센스와 보이지 않는 점령| 점령지 주민들의 정체성에 관하여 | 특별 대우| 전략적 요충지는 괴롭다 에필로그: 비자 없는 세상을 꿈꾸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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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이지 않는 분쟁의 현장을 누비고 다니는 여인
국제분쟁 전문 저널리스트이자 이 책의 지은이인 이유경은 한국이라는 ‘섬’에서 30년을 살았다. 한 섬에서 30년을 살았으면 충분하다고 생각했다. 지은이는 한국 땅을 떠나 세상을 돌아다니며 다양한 사람들과 만나면서 ‘섬 소녀’에서 ‘대륙의 딸’로 변모해 갔다. 그리고 발을 딛고 몸을 누이고 또 파헤치고 나가야 할 새로운 길을 찾았다. 아시아는 거의 모든 땅이 크고 작은 전쟁터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프리랜서 저널리스트로 이 아시아의 분쟁과 인권 문제의 실상을 세상 사람들에게 알리고 있다. 라오스, 캄보디아, 타이, 버마(미얀마), 스리랑카, 인도, 카슈미르, 네팔, 아프가니스탄 등 아시아의 여러 나라를 경험하면서 이렇게 말하고 있다. “이런 매력적인 취재감과 기자로서의 자존감을 느끼게 하는 현장이 또 있을까? 내 안에 흐르는 유목민의 피도, 삶을 향한 열정적인 자세도 모두 이 일에 안성맞춤이다.” 아름답고 낭만적인 여행지로만 생각되는 버마·스리랑카·인도·네팔 등의 지역은 끊이지 않는 분쟁, 가난과 차별 그리고 인권 탄압 등으로 신음하는 현장이기도 하다. 이 책의 지은이는 크고 작은 위험과 모험을 감수하며 지금도 분쟁의 현장에 있다. 한국인으로는 몇 명 안 되는 국제분쟁 전문 저널리스트로서 버마, 카슈미르, 스리랑카, 인도, 네팔, 아프가니스탄, 레바논 등 분쟁의 현장에서 장기간 머물며 깊이 있는 취재를 통하여 우리들에게 생생하고 깊이 있는 소식을 전하고 있다. 이 책은 국제분쟁 전문 저널리스트인 지은이가 온갖 형태의 분쟁이 쉴 틈 없이 벌어지고 있는 아시아의 현장을 4년 동안 누비며 취재한 결과물이다. 현장을 담은 글과 사진들은 우리의 무관심 너머에서 역사가 만들어지고 있는 곳의 모습을 생생하게 전해줄 것이다. 가짜 교전에 희생당하는 카슈미르인들 핵으로 무장한 인도와 파키스탄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카슈미르. 그러나 분리 독립을 원하는 카슈미르인들의 의사는 제쳐둔 채 인도와 파키스탄이 점령권을 다투고 있는 것만 부각되고 있다. 그런 카슈미르는 교전이라고 보도되고 있지만 실상은 점령군들에 의한 가짜 교전이 판치고 있다. 1000만 인구가 사는 카슈미르를 점령한 인도군의 수는 60만에서 100만으로 알려져 있다. 좁은 지역에 많은 군사력이 집중되면서 무장세력의 기습 공격에 긴장한 점령군들이 진짜 교전을 벌이는 양 가짜 교전을 만들어 내고 있다. 이러한 가짜 교전의 사례는 많다. 예를 들면 카슈미르의 한 마을을 감시하던 인도의 점령군들은 수상한 소년들이 발견됐다며 주민들을 취조하고 체포했다. 수상한 소년들은 나타나지 않았지만 무장세력이 공격했다며 점령군들은 집에 불을 지르고 박격포까지 쏴 집을 잿더미로 만들었다. 그러나 그 잿더미 속에도 무장세력은 없었다. 군 대변인은 교전이라고 발표했고 언론에서는 그대로 받아 적었다. 이런 가짜 교전의 문제는 분쟁 지역 어느 곳에나 있다는 것이고 진짜 교전이 일어난 것처럼 보도되고 있다. 그러나 가짜 교전 속에서 죽어가는 건 평범한 민간인들이다. 기꺼이 자살폭탄 공격을 감행하는 타이거 전사들 남아시아의 진주 스리랑카에선 동북부 지역의 타밀 족들이 정치적·인종적 차별정책에 대항해 스리랑카 정부와 대립하고 있다. 반군 타밀 타이거(LTTE)와 스리랑카 정부 사이의 본격적인 내전으로 따지면 20여 년이다. 그러나 영국 식민통치 종식 이후 시작된 다수인종인 싱할라 족의 극우 민족주의와 불교 근본주의가 국가권력의 뒷심을 배경으로 잉태한 폭력은 이미 내전을 예고하고 있었다. 1983년 7월 3000여 명의 타밀인들이 그 폭력에 집단 학살되면서 내전은 시작되었다. 무고한 타밀인들에 대한 스리랑카군의 체포, 고문, 학살은 타밀인의 무장투쟁으로 이어졌다. 그들은 가족과 이웃들의 비극을 목격하거나 자신이 직접 피해를 당한 후 타이거 대열에 동참한 것이다. 한 여성 타이거 대원은 “강간당할 위험이 높았던 여성들은 타밀 타이거가 되는 것이 더 안전했다”고 말한다. 타밀 타이거들은 자살공격을 두려워하지도 피하지도 않는다. 오히려 그들은 ‘그날’을 즐겁게 받아들인다. 국제뉴스에서 테러리스트가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하여 몇 명의 사상자가 났다는 소식에는 많은 사실들이 감춰져 있다. 예를 들어, 1991년 인도 총리 라지브 간디를 자살공격한 여성 타이거 디누는 그 자신이 인도군에게 강간당했던 피해자였다. 지은이는 타밀 타이거가 장악하고 사실상의 정부 역할을 하고 있는 스리랑카의 동북부 지역을 찾아가 그들과 같이 생활하면서 그들이 살아가는 모습을 취재했다. 두 달을 기다려 타밀 타이거의 2인자를 인터뷰하며 그들의 목소리를 담았다. 짧은 국제뉴스만으로는 알 수 없는 분쟁의 실상 1980년 광주 민주항쟁에서 독일의 한 언론인이 목숨을 걸고 촬영한 필름을 통해 광주의 진실을 세상에 알렸다. 지은이는 한국, 한국인이 관련되지 않은 분쟁이나 재난이라도 그 목소리가 절박하다면 귀 기울여 들어주고 받아줄 수 있어야 한다고 말한다. “한국인의 피해는 없는 것으로…”라고 끝내지 말고 고통스런 상황에 손길을 보내주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지은이는 끊이지 않는 분쟁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발 딛는 세상을 넓혀갈수록 국경과 민족, 인종과 혈연 따위를 구분 짓고 가르는 게 다 쓸데없는 짓임을 절감하고 있다. 많은 지역에서 그건 도리어 분쟁의 씨앗이 되어왔다. 왜냐하면 그 구분 짓기는 제국주의자들이 식민통치를 원활히 하기 위한 행정 편의용으로 혹은 분열정책을 구사하며 이간질할 때나 쓰는 짓거리였고, 다수 인종들이 소수 인종을 차별할 때나 하는 짓이기 때문이다. 수많은 내전 지역이 그런 식민통치 분열정책의 후유증과 인종차별정책 등으로 심한 몸살을 앓다가 기어이 전쟁을 불러오고 말았을 시간이 지날수록 절감하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