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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까맣게 태운 역사
2-황하의 용문 3-낭중郎中 4-곤명의 사신 5-이릉의 화禍 6-궁형宮刑 7-출옥 8-죽음의 하백묘 9-노새의 영혼 10-관료사회 11-외침 12-망각의 강 13-여향餘響 - 주요 등장인물 - 사마천의 생애 - 저자후기 및 역자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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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의 비장함을 연출한 거인巨人, 사마천
사마천은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지금까지 그 어떠한 역사가도 넘어설 수 없는 사가史家의 최고봉에 오른 인물이다. 역사를 기록하거나 혹은 해석한 《사기》를 쓴 사마천이야말로 진정한 사마천의 모습이다. 그렇지 않다면 그는 사람들이 말하는 이것도 저것도 아닌, 그저 그런 사람이 되고 말았을 것이다. 사마천은 또한 중국 문인文人들의 운명을 대변하는 인물이라고 할 수 있다. 역사적으로 문인이 권력을 향해 "아니다."라고 말하면 한결같이 거세를 면치 못했다. 중고中古 시기(중국에서는 위진남북조魏晉南北朝 시대에서 당대唐代까지를 가리킴.) 이전엔 약간 너그러워졌지만, 당나라와 송나라 이후 과거에 합격한 사람들 중 절반이 거세를 당했다고 한다. 그리고 명나라와 청나라 이후의 문인들은 생식기능이 없는 사람이 태반이었다. 사마천은 거세당한 몸으로 《사기》를 완성함으로써 인생의 비장함을 연출한 영웅이 되었을 뿐 아니라, 우리 모두의 가슴속에 피가 끓게 하고 눈에서 눈물을 자아내는 그런 인물이 되었다. 커원후이는 《사기》를 통해 중국 문화에 위대한 공헌을 했지만 인생의 비극을 마주한 사마천, 비극을 밟고 가는 그의 품성과 인격에서 느낄 수 있는 감동을 고스란히 소설 《사마천》에 절절하게 표현하고 있다. 무엇보다 작가는 사마천의 존재를 생생하게 살아 움직이는 인물로 재탄생시켰다. 그렇게 수많은 역사 속 인물들과 유기적인 관계를 맺고 소통하는 구체적인 인물로 묘사했기 때문에 사마천을 만나는 일은 너무나 사실적이다. 사마천과 한 무제의 애증 관계 소설 《사마천》에 등장하는 수많은 인물은 독자에게 깊은 인상을 남긴다. 사마담, 이릉, 양창, 곽양, 임안, 두주, 서아, 한중자 등 헤아릴 수 없는 많은 인물이 등장하지만 그래도 작가는 사마천과 한 무제 유철劉徹, 두 사람에게 초점을 맞추고 있다. 역사에서 한 무제는 제왕의 존엄을 갖고 권력의 절정에 서서 재위기간인 반세기 동안 백성과 신하의 생사?길흉을 장악하였지만, 작가 커원후이가 기록한 예술세계에서 유철은 사마천과 대조적인 한 인간으로 그려진다. 커원후이는 유철을 단순히 폭군으로만 그리지 않는다. 군왕이라는 직위에 앉아 있는 그의 내면세계를 파헤치고, 복잡다단한 성격을 다각도로 조명한다. 그러나 작가는 한 무제만이 진정으로 사마천의 능력과 재능 가치를 알아본 사람이라고 단언한다. 유철은 사마천의 재능을 사랑했다. 그는 사마천의 문장이 그 어느 것과도 비교할 수 없는 절세의 문장이라고 극찬했다. 《사기》를 읽어보면 유철의 이러한 생각들이 잘 나타나 있다. 그러나 유철은 분서焚書하여 한마디도 후세에 전해지지 못하도록 했다. 유철은 스스로를 대범하고 관대하며, 간언을 너그럽게 용납한다고 생각하지만, 그는 이릉李陵의 사건이 터지자 사마천을 결국 궁형에 처한다. 2천 년이 지났어도 오늘날 현실 같은 생생한 이야기 “사관史官은 왼손으로는 자신의 목을 들고, 오른손으로는 역사를 기록해야 해. 제아무리 권력을 움켜쥔 자라도 백성이 분노하면 죄를 짓기 어려운 법이고, 악인은 역사 앞에 무릎을 꿇을 수밖에 없지.” -본문 66~67쪽 소설 《사마천》은 사마천의 일대기를 그린 역사소설이다. 역사소설은 역사 속 실재했던 인물을 축으로 해서 동시대를 살았던 실제와 가상의 인물이 공존하는 장이면서, 역사적인 사실과 허구가 정교하게 결합된 이야기, 즉 팩션Faction이다. 역사소설을 쓰는 일은 불완전한 사료史料를 바탕으로 완벽한 인물을 창조해내는 지극히 어렵고 정밀한 작업이기에, 글맛의 묘미를 좌우하는 것은 역사에 대한 통찰과 개성 있는 등장인물에 대한 생생한 묘사라 할 수 있다. 그러나 소설 《사마천》은 사료에 근거하여 이를 쫓아가고 복원하기에 급급한 기존의 역사소설과는 차원이 다르다. 시간의 흐름에 따라 읽히는 소설의 흐름을 탈피하고 과감한 생략과 치밀한 구성으로 역사를 꿰뚫어, 소설을 읽는 독자들에게 예리한 통찰력과 사유의 반추를 요구한다. 마치 《사기》가 기존의 역사기술 방식인 편년체를 벗어나 기전체로 방향을 급선회했던 것처럼 말이다. 그렇기 때문에 독자는 편안함보다는 치열함을 읽어낼 필요가 있다. 그리고 그 안에서 2천 년이 지났어도 변함없는 수많은 인물들의 유형과 그들이 벌이는 암투와 모략 그리고 숭고한 희생 등을 발견할 수 있다. 예컨대 곽양의 숨겨진 인내와 충심, 양창의 우유부단함과 평범함, 두주의 늑대와 개 같은 성질, 이복의 노예적 근성과 원만함, 곽광의 신중함과 기회주의적인 성격 등은 모두 서로 다른 측면에서 사마천의 성격을 부각시키고 있지만, 다른 한편으로는 오늘날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음을 깨닫게 하는 요소이기도 한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