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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끝은 너무 차가웠다
사랑을 잃고 나는 쓰네 남겨진 자의 혼잣말 자아 저장소 선택할 수 있는 상처는 없다 여행의 목적 땀, 눈물, 그리고 바다 더 이상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길 모두에게 매력적인 어떤 순간 고도를 향해 걸어가다 세상 어딜 가나 만나게 되는 것 말을 삼켜야 할 때도 있는 법 가끔은 그저 웃는다 삶과 사랑을 향한 낙관, 그 간절함 우리는 어디로 가고 있었나 마음의 거리 새는 돌아보지 않고 날아간다 영혼은 언제나 제자리에 있었다 삶이 상처보다 길다 릴리를 찾아서 삶의 확률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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떠나던 날, 나는 바닷가 근처 레스토랑으로 차를 몰았다. 그곳에서 빙하를 바라보면 근사하다고 들었기 때문이다. 한번 볼 수만 있으면 된다고 생각했다. … 잠깐 구름이 흩어질 때를 제외하곤 하루 종일 날이 흐렸다. 그리고 거기에, 빙하가 있었다. 모텔에 붙어 있던 엽서 속 모습 그대로였다. 드라마틱하게도, 한줄기 햇빛이 빙판에 내리꽂혔다. 거대한 진주층이 드러나면서 우윳빛으로 반짝였다. 문득 내가 에린 때문에 흘린 눈물이 한 방울도 남김없이 이곳에 모여 빙하로 남았다는 생각이 들었다.
--- p.222 슬픔은 의식을 고양시키는 경험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 놀랍다. 내가 알게 된 것은, 슬픔은 자신을 되찾기 위해 존재한다는 것이다. 엄청난 상실 뒤에 온다는 것이 슬픔의 의미를 위장한다. 하지만 그것이 우리 자신의 심오함을 인식하는 능력까지 가리지는 못한다 --- p.236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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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잃고 난 후 우리가 준비해야 할 것들
한때 목숨을 걸어도 아깝지 않다고 여겼던 눈부신 사랑도 언젠가는 끝을 만나게 마련이다. 그 끝이 어떤 모습을 하고 있건, 사랑을 잃은 후 우리에게 남는 것은 대체로 유사하다. 막막한 상실감과 원인 모를 분노, 후회, 의심 같은 감정들이 몰려와 눈앞을 흐리고 삶의 지표를 흔든다. 이것은 이별이라는 이름의 길고 어두운 굴로, 우리는 한번쯤 그 앞에 서게 마련이다. 그 굴을 온전하고 담담하게 지날 채비를 어떻게 해야 할까. 리처드 클루스의 《사랑을 잃고 난 후 알게 되는 것들》은 그 긴 어둠을 어둠 아니게 할 마음의 준비를 일러주는 책이다. 굴을 지나며 지르는 소리는 벽에 벽을 부딪쳐 벽력처럼 내게 돌아오듯, 상처 또한 그러하다. 우리는 이별 후에 남는 것이 대게 상처라고 생각하지만, 그것은 우리가 상처만을 예비하기 때문이다. 한때 세상의 모든 행복과 아름다움을 가져다주었던 사랑을 기어코 상처로 남게 할 것인가? 다시 사랑을 시작하는 것이 두려워 온몸을 웅크린 채 생을 허비할 순 없다. 사랑의 첫 탄성을 기억하라, 그곳으로 망명하라 이 책은 사랑 후에 오는 것들을 전혀 다른 시각으로 바라보고 대응할 것을 충고한다. 저자 역시 끔찍이 사랑했던 한 사람을 떠나보낸 후, 자신을 할퀴는 수많은 자책과 의심의 소리를 내면에 가둬두고 스스로를 괴롭히며 고통의 시간을 보낸다. 그러던 끝에 그는 모든 걸 멈추고 세계를 떠돌기 시작한다. 그가 실제로 발 딛은 곳이 어딘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 여행의 궁극적 목적지는 사랑의 가장 첫 순간이기 때문이다. 그는 사랑의 가장 처음과 나중을 가로지르며, 자신을 괴롭히는 후회와 의심의 가장 근원까지 거슬러 올라갔다. 지나온 시간의 면면을 들여다보며 우리는 비로소 뼈아픈 진실을 마주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의 저자와 같이, 사랑이란 미명 아래 자신조차 보지 못했던 무책임과 자기기만, 욕심, 이기심 등을 목도할 수도 있다. 또한 사랑으로 인해 얻었던 구원과 행복, 떨림의 순간을 만날 수도 있다. 우리의 저자는 그것을 피하거나 왜곡하지 말 것을 당부한다. 끝까지 통곡하고, 반성하고, 비판하고, 그리워 할 것. 사랑은 더 깊이 진화하고, 삶은 그렇게 계속된다 《사랑을 잃고 난 후 알게 되는 것들》은 사랑과 함께 삶의 지표마저 잃었던 저자가 세계 곳곳을 떠돌며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삶을 들여다보며 새롭게 찾은 이정표에 대한 기록이다. 그는 어디든 스케치북과 일기장을 들고 다니며 그림을 그리고 내면의 문답을 기록했다. 바람이 불어 그의 내부에서 무언가 흔들릴 때마다 엽서를 쓰고, 시간과 공간이 적힌 소인을 찍어 스스로에게 부쳤다. 그렇게 제자리로 돌아온 그가 힘들게 회복한 것은 결국 사랑이었다. 저자는 이별을 정공법으로 지나온 자신의 여정을 통해, 상실은 오히려 보다 성숙한 사랑을 예비하는 삶의 달콤쌉싸름한 처방임을 우리에게 보여준다. 한편 책 전반에 흐르는 담담한 어조와 곳곳에서 발휘되는 비판적인 현실 인식 및 날카로운 위트 덕에 그가 들려주는 삶과 사랑에 대한 통찰은 현재적이고도 깊은 울림으로 독자에게 다가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