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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는 글
1 황금보다 값비싼 파란색 2 미술품 가격과 수요 탄력성 3 패션 모자에 숨은 시장 원리 4 교역의 시대를 증언한 초상화 5 미술품 투자의 달인 ‘곰의 가죽’ 6 사유 재산에 대한 애착을 반영한 초상화 7 부동산 투기 열풍이 투영된 풍경화 8 열차 그림을 통해 빈부 격차를 고발한 도미에 9 정략 결혼의 경제학 10 허영과 사치를 부추긴 왕실 초상화 11 튤립 정물화는 투기 파동의 산물 12 거리 마케팅의 원조, 포스터 13 미술 교역의 산물, 고흐의 초상화 14 돈과 행복의 이중주 작품 목록 맺는 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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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적인 미술에 숨겨진 경제 원리
순수와 이상을 좇는 명화에서 인간의 물욕을 찾는다면 대가들의 영혼을 오염시키는 신성모독쯤으로 여겨질지 모른다. 그러나 다 빈치가 <암굴의 성모>를 의뢰받았을 때 이미 경제적 개념에 입각한 굴욕적인 계약서가 오고갔던 것을 정도로 경제는 예술과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었다. 또한 뉴욕 소더비 경매에서 전후 미술품 사상 최고가인 673억에 낙찰된 마크 로스코의 그림에도 미국이라는 거대 세계 미술 시장의 보이지 않는 손이 도사리고 있었다. 그런가 하면 1914년 프랑스를 떠들썩하게 만든 ‘곰의 가죽’이라는 미니 미술품 투자조합을 통해 무명에 가까웠던 피카소와 마티스가 대중들의 스타로 떠오를 수 있었던 것도 경제원리가 숨어있었기 때문에 가능했다. 이렇듯 예술의 뒤안길에는 경제라는 보이지 않는 힘이 도사리고 있었으며 때로는 경제 원리에 입각하여, 때로는 부지불식간에 경제의 영향을 반영하며 세기의 명작으로 자리매김했다. 14가지 경제 이야기와 함께 하는 명화 속 산책 최근 미술품 옥션이 세간의 관심이 되고 있다. 큰 이익을 보장하는 투자 대상으로서 미술품이 당당히 입성한 셈이다. 그렇다면 왜 미술품은 수익을 보장할 만큼 가치를 지니는 것일까? 그 대답은 바로 수요탄력성에서 찾을 수 있다. 미술품처럼 세계적으로 유일한 재화는 수요가 조금만 증가해도 가격 변동이 매우 크기 때문이다. 이렇듯 현대 미술 시장은 경제의 원리에 의해 좌우되고 있다. 16세기 일류 초상화가인 홀바인에게 당시 상인들이 자신의 초상화를 주문한 사실에서도 경제의 힘이 숨어 있다. 르네상스 시대 초상화의 주요 고객은 군주와 귀족, 성직자 등 상류층이었지만 상인들이 국제무역을 통해 부를 획득하면서 새로운 초상화 고객으로 등장한 것이다. 국가에 경제적 번영을 가져다주며 애국자가 된 상인들은 자신들의 높아진 위상을 초상화를 통해 선전할 만큼 자신감이 생겨났다. 그런가 하면 지금도 손쉬운 돈벌이로 심심찮게 입에 오르내리는 투기의 흔적을 명화에서 발견할 수 있다. 한때 아름다움의 상징인 튤립이 투기 열풍을 불러일으킨 장본인이라면 쉽게 믿겨지지 않겠지만 17세기 네덜란드에서는 그와 같은 일이 버젓이 행해졌다. 꽃잎 바탕에 불꽃처럼 화려한 무늬가 새겨진 변종 튤립(셈페르 아우구스투스) 한 뿌리를 4,840미터에 달하는 땅과 교환하자고 나설 만큼 투기를 노린 구매자들로 넘쳐난 것이다. 정원 가꾸기가 유행처럼 번지면서 가난한 사람마저도 빚을 내 튤립을 구매하는, 시쳇말로 대박심리가 사회 전체에 만연했다. 하지만 조금 지나지 않아 가격 거품이 사라지면서 보란 듯 튤립 값은 곤두박질을 쳤고 파산으로 인한 후유증은 네덜란드 경제를 암흑 속으로 몰아넣었다. 이렇듯 33점의 명화 속을 산책하며 경제의 개념과 원리를 이해하다보면 어렵게만 느껴지던 경제 현상들이 조금은 쉽고 재미있게 다가올 것이며, 문화 전체를 움직이는 경제를 새롭게 깨닫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