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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혼돈의 가장자리
2장 생명의 기원 3장 기대되었던 인간 4장 저절로 생기는 질서 5장 개체 발생의 신비 6장 노아의 그릇 7장 약속의 땅 8장 고산 지대의 모험 9장 생물과 인조물 10장 무대 위의 한 시간 11장 우월한 것을 찾아서 12장 거대 문명의 출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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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발적인 질서의 존재는 다윈 이래 정립된 생물학의 개념들에 대한 놀라운 도전이다. 1세기도 넘게 대부분의 생물학자들은 자연선택이 생물에서 질서의 유일한 원천이며, 서투르긴 하지만 그것만이 생물의 형태를 다듬는 수선공이라고 믿어왔다. 그러나 만약 자연선택된 형태가 복잡성의 법칙에 의해 만들어진 것이라면, 자연선택에는 항상 보조역이 있었던 것이 된다. 자연선택은 결코 질서의 유일한 원천이 아니며, 또한 생물체는 그저 누덕누덕 수선된 기묘한 장치가 아니며, 더욱 심오한 자연 법칙들의 표상인 것이다. 이 모든 것이 사실이라면, 앞으로 우리는 다윈적 세계관을 어떻게 수정해야 할 것인가! 우리는 우연한 존재가 아니라 기대된 존재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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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돈이 어떻게 질서를 만들어내는가
생명은 맨 처음 어디에서 어떻게 시작되었을까? 그리고 어떻게 지금과 같은 복잡한 생물계를 이루게 되었을까? 과연 다윈의 진화론이나 지금까지 밝혀진 다른 유전학 이론으로 이것을 설명할 수 있을까? 생명의 기원과 진화를 둘러싼 이러한 논의는 특히 <복잡계 과학>이라는 새로운 패러다임에 의해 최근 여러 곳에서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생명의 탄생에서부터 다세포 생물의 출현, 캄브리아기의 대폭발, 그리고 거대한 문명의 출현과 쇠퇴에 이르는 크고 작은 복잡계에서 자연발생적으로 생겨나는 질서를 발견하는 것이 이 논의의 핵심이다. 저절로 생기는 질서 카우프만에 따르면 생물 진화의 과정에는 우연을 넘어서는 어떤 질서가 존재한다. 그는 이것을 설명하기 위해 자기조직화와 창발성의 개념을 도입했다. 가령 우리 주변에는 물 속의 기름방울이 구 형태를 띠는 것이나 눈송이가 육방정계의 모양을 하고 있는 것과 같이 자연에서 자발적으로 생겨나는 질서의 사례들이 많이 존재한다. 그리고 이러한 자기조직화 혹은 자연발생적인 질서의 범위는 우리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더 거대하다. 그렇다면 자연발생적인 질서는 어떻게 생겨나는 것일까? 카우프만은 복잡성 그 자체가 자기조직화를 일으킨다고 주장한다. 즉 <전체는 그 부분들의 합보다 더 크다>는 의미를 내포하는 창발성에 의해 충분히 복잡한 어떤 계 안에서 자연발생적인 질서가 생겨난다는 것이다. 카우프만은 이것을 <저절로 생기는 질서 order for free라고 표현했다. 혼돈의 가장자리 하지만 카우프만이 말하는 <질서>는 자연발생설의 주장과 같이 아무 곳에서나 생겨나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상임계와 하임계의 경계, 즉 <인공생명> 분야의 개척자 크리스토퍼 랭턴이 표현했던 <혼돈의 가장자리 edge of chaos>에서만 생성된다. 이 개념에 따르면 생명은 변화에 대한 요청과 안정의 유지 사이에서 균형을 맞추며 살아간다. 만약 심한 변화가 일어나거나 혼돈의 상태에 빠지거나, 반대로 어떤 변화도 없는 안정된 상태에 고착된다면, 살아 있는 시스템은 혼돈과 함께 해체되거나 획일적으로 얼어붙어 멸종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와 같이 생물들이 환경의 다양한 변화에 적응하면서 스스로에게 좀더 복잡한 적응 능력을 부여하고, 혼돈과 안정 사이에서 균형을 맞춰가며 살아가는 생명의 영역을 <혼돈의 가장자리>라고 부른다. 즉 생명은 혼돈의 가장자리에 존재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