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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미술의 역사를 바꾼 그림 속 화학 이야기
3차원을 그린 최초의 화가 미술의 역사를 바꾼 불포화지방산 난류, 비너스의 탄생 에너지 다 빈치 코드의 신비 공기의 밀도와 모나리자의 신비 연금술의 죽음 화학의 4원소로 표현한 우주의 근원 화학 반응으로 바뀐 그림의 제목 산소를 그린 화가 근대 화학의 어머니에 대한 헌화 혁명에 이용된 걸작 화가를 죽인 흰색 물감 2. 프리즘 대신 캔버스에 투영된 빛과 색 빛을 재발견한 모네 사실과 허구의 경계를 허문 화가의 시선 빛과 색에 대한 과학적 보고서 화가가 내린 색에 대한 과학적 정의 따뜻한 햇볕을 캔버스에 담아낸 화가 가장 위대했던 빛과 색의 마술사 빛과 색으로 그림에 이야기를 담은 화가 유흥주점의 벽보에서 기원한 포스터컬러 춤추는 스펙트럼 전능한 색채의 힘을 발산한 화가 색의 주기율 3. 과학의 진보를 찬양한 거장의 그림 비너스의 변증법 500년 전의 기괴한 SF 생과 사를 가르는 굴절률 죽음의 그림자를 해부한 화가 촛불 하나로 밝힌 과학 무한과 절대의 포물선 동역학과 정역학의 공존 이브, 뉴턴, 세잔의 사과 과학의 경이로움을 찬양한 화가 4. 과학과 예술의 경계를 넘어 학문의 전당 누드, 예술이라는 옷을 입은 나체 야누스의 문, January 아카데미즘의 수호 표절과 복제, 예술의 또 다른 표현방식? 처절한 고통 속에 핀 예술 삶이란 무엇인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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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후의 명화가 진화해온 화학적 우여곡절
미술의 역사를 바꾼 그림 속 화학 이야기 미술은 화학에서 태어나 화학을 먹고 사는 예술이다 이 책의 저자는 화학자다. ‘화학자가 웬 미술?’이라고 의아해 할 수 있겠지만, 사실 미술은 화학에서 태어나 화학을 먹고사는 예술이다. 그림의 표현 매체인 물감이 다름 아닌 ‘화학 물질’인 까닭이다. 또한 캔버스의 물감이 마르고 발색하고 퇴색하는 모든 과정은 ‘화학 작용’이다. 즉, 미술의 매체가 되는 물감이 제조되고, 쓰이고, 보존되는 과정 모두가 화학인 셈이다. 그러나 명화를 그렸던 화가들조차 자신들의 그림이 화학 작용의 갖가지 우여곡절 속에서 진화(!)해온 화학의 소산임을 알지 못했다. 실제로 헬리콥터를 구상해 설계도를 그렸을 뿐 아니라 수많은 인체해부도를 남겼을 정도로 과학에도 천부적인 소양을 갖췄던 레오나르도 다 빈치조차 화학만큼은 문외한이었다. 미술 역사상 최고의 걸작으로 꼽히는 <최후의 만찬>이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심하게 손상된 것은, 다 빈치가 물감의 성질을 제대로 알지 못하고 사용했기 때문이다. 중세 고딕미술에서부터 유화를 창시했던 근대미술과 햇빛에서 색을 분석해냈던 인상파 미술에 이르기까지, 저자는 화학으로 인해 미술의 역사가 어떻게 진화하고 퇴화해 왔는지를 명화 속에 숨겨진 흥미로운 에피소드를 들어 하나하나 풀어낸다. 화학이 미술의 태생적 연원임을 밝힌 최초의 책 명화에 관한 미술사적 함의와 예술적 가치에서부터 화가의 생애에 이르기까지, 다채로운 내용을 담고 있는 미술 책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봇물처럼 쏟아져 나오고 있다. 그런데 정작 미술의 태생적 연원이 되는 화학을 통해서 명화를 조명한 책은 그동안 출간된 적이 없었다. 과학이 발전하지 못했던 고대나 중세에는 말할 것도 없고, 현대의 화가들조차 화학을 통해 그림을 해석하거나 창작 과정에서 화학을 적용하는 것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러나 화학을 무시한 그림은 퇴색하고 변색하여 화가가 의도했던 원래의 예술적 가치 역시 왜곡될 수밖에 없음을 저자는 강조한다. 이 책은 미술의 태생적 연원이 화학에서 비롯되었을 뿐 아니라, 화학으로 인해 미술의 역사가 어떻게 변화해 왔는지를 밝힌 최초의 책이다. 화학을 모나리자만큼 친숙하게 만드는 미술의 힘 화학은 일반인에게는 물론, 과학자에게도 어려운 학문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원소의 세계를 어려운 공식을 들어 설명하는 화학이 어려운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이 책을 읽다보면 모나리자만큼이나 화학이 친숙하게 느껴진다. 그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화학의 연구 대상을 가장 아름답고 이상적으로 구현해 내는 미술의 힘이기도 하다. 미술의 태생적 연원이 화학에서 비롯되었다면, 화학을 과학의 카테고리에서 꺼내 예술의 세계로 인도한 것은 다름 아닌 미술인 것이다. 화학은 세계 명화의 그 모든 비밀과 속내를 흥미롭게 보여주는 현미경이며 이야기보따리다! 유화를 탄생시킨 불포화지방산 미술사에 커다란 획을 그은 화가로 얀 반 에이크를 지목하는 이유는 그가 사용한 물감 때문이다. 그의 대표작 <아르놀피니의 결혼>을 보면 15세기의 그림이라고는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생생한 색채와 섬세한 붓질을 느끼게 되는데, 이는 에이크가 물감에 아마인유(linseed oil)라고 하는 식물성 불포화지방산을 섞어 사용했기 때문이다. 불포화지방산은 지방산 사슬 가운데 불포화기를 포함하고 있어 녹는점이 낮아 상온에서는 액체 상태이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불포화기가 가교결합을 하며 굳어져 단단한 도막을 형성하게 된다. 바로 이 점을 그림물감에 이용한 것인데, 지금도 대부분의 유화 물감이 불포화지방산을 함유하고 있다. 이처럼 그림에서 섬세한 사실 묘사가 가능해진 것은 물감에 윤기가 나도록 광택 성분을 일으킨 불포화지방산이라는 화학 물질 덕택이다. 납과 황이 빚어낸 미술사의 해프닝 렘브란트의 <야경>은 원래 밤 풍경을 그린 것이 아니라 대낮을 그린 것이다. ‘야경’이라는 제목은 그림이 그려진 지 100년이나 지나서 군대나 경찰이 야간 순찰을 하던 18세기에 이르러 어둡게 변한 그림을 보고 추측하여 붙여진 것이다. 렘브란트는 이 그림에 연화물 계통의 안료와 선홍색을 띠는 버밀리온(vermilion)을 사용했는데, 이들 물감을 화학적으로 분석해 보면 납과 황 성분이 검출된다. 그런데 납과 황이 결합하면 황화납(PbS)이 되어 공기 중에서 검게 변하는 흑변 현상을 일으키게 된다. 그림을 칙칙하게 변화시키는 흑변 현상은 산업혁명이 한창이던 1857년경에 그려졌던 밀레의 <만종>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당시 프랑스를 비롯한 유럽 전역은 도시는 물론 시골까지도 공장이 들어서 시커먼 연기로 가득했다. 그런데 물감은 공해의 주범인 아황산가스와 반응하면 검게 변하는 성분이 포함된 것들이 대부분이었다. 밀레의 <만종>을 보면서 어둑한 황혼을 떠올리거나 대낮을 그린 렘브란트의 그림이 ‘야경’이라는 제목을 달게 된 미술사의 웃지못할 에피소드 역시 결국은 화학에 기인하는 것이다. 화가를 죽음으로 몰고 간 흰색물감 그러나 납 성분이 그림에 끼친 영향은 단순한 해프닝에 그치지 않는다. 미술사에 나타나는 몇 안 되는 미국 출신 화가, 휘슬러는 납이 다량 함유된 흰색물감을 과다하게 사용한 나머지 결국 납중독으로 생을 마감한 불운한 화가였다. 휘슬러가 활동했던 1860년대에는 미술뿐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흰색이 사랑받던 시기였다. 윌키 콜린스의 소설《흰옷을 입은 여인》이 폭발적인 인기를 누렸던 그 당시에는 흰색 옷, 흰색 가방, 흰색 구두 등 흰색이면 무엇이든지 유행하는 시기였다. ‘블룸 오브 유스(bloom of youth)'라는 미백화장품이 처음 나온 것도 이 때였다. 그러나 이러한 흰색 안에는 납 성분이 가득했다. 당시에는 매독이나 알코올중독만큼 납중독도 무서운 질병이었다. 납중독의 회오리는 미술계에도 예외는 아니었다. 흰색물감 중에서도 묘한 매력을 발산하는 연백(lead white)의 유혹은 많은 화가들에게 납중독의 위험을 망각시켰다. 흰 드레스를 입은 여인을 즐겨 그렸을 뿐 아니라 심지어 그림의 제목조차도 <흰색교향곡 1번>, <흰색교향곡 2번>으로 지었을 만큼 흰색에 빠져있었던 휘슬러는, 흰색을 자신의 생명과 맞바꾼 미술사 최고의 ‘화이트홀릭’ 화가였다. 물감의 질감으로 3차원을 그린 화가 미술사에서 고대회화와 근대회화를 경계지운 화가로 조토를 드는 이유 역시 물감 때문이라 할 수 있다. 조토는 그의 작품 <동방박사의 경배>에서 안료로 프레스코와 템페라를 병용해 사용하는 새로운 화법을 시도했다. 즉, 그림의 배경에 해당하는 하늘은 프레스코로, 그림의 중심에 해당하는 마리아의 옷은 템페라로 칠해 그림에 입체감을 준 것이다. 비록 템페라의 부착력이 약한 탓에 지금은 마리아 부분이 많이 퇴색된 채로 전해지지만 물감을 달리 사용하여 그림에 사실감을 더하고자 했던 조토의 화법은 당시로서는 대단히 놀라운 시도였다. 이러한 조토의 실험정신은 2차원적 선의 표현에 머물러 있었던 그림을 3차원적 질량의 표현으로 끌어 올렸을 뿐 아니라, 그 후 다빈치를 비롯한 많은 화가들이 공기원근법을 회화에 적용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했다. 유흥주점의 벽보에서 기원한 포스터컬러 19세기 경 프랑스 최고의 무도장이었던 ‘물랭루즈’가 도대체 미술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미술계에서 ‘물랭루즈’을 주목하는 것은 바로 이 무도장의 포스터 때문이다. 물랭루즈의 포스터는 유흥주점의 벽보치고는 이례적으로 당시 미술 애호가의 수집품이 될 정도로 예술적 가치를 인정받았다. 이 포스터를 그린 ‘로트렉’이라는 화가가 미술사에서 차지하는 위치 또한 매우 중요한데, 그에 의하여 ‘일러스트레이션’ 혹은 ‘포스터’라 불리는 상업미술이 예술 작품으로 대접받게 되었기 때문이다. 물랭루즈 포스터가 예술 작품으로 각광을 받게 된 데에는 ‘포스터컬러’의 사용도 한 몫 한다. 포스터는 인쇄 효과가 나야 하기에 광택이 있으면 안 되므로 유화나 수채화용 물감을 쓸 수가 없었다. 이로 인해 ‘가슈(gouche)'라고 불리는 불투명수채화용 물감이 제작되었는데, 이것이 지금의 포스터컬러의 기원을 이룬다. 프리즘 대신 캔버스에 빛과 색을 담아낸 인상파 화가들 미술사조 가운데 가장 많이 사랑받고 높이 평가받는 인상주의는 그 자체가 화학 작용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마네와 모네를 비롯해 쇠라, 시냐크, 고흐 등의 인상파 화가들은 화실을 뛰쳐나와 순간순간 만들어지는 변화무쌍한 자연의 신비를 캔버스에 담아내려 했다. 그러나 물감의 색은 한정되어 있었고 새로운 색을 만들기 위해 물감을 섞으면 섞을수록 색이 어두워졌다. 이렇게 어두워진 색으로는 햇빛을 받아 찬란한 이미지를 표현할 길이 없었다. 인상파 화가들은 스펙트럼의 과학을 미술에 끌어들였다. 물감을 팔레트에서 섞지 않고 밝은 색점들을 병치하여 어두워지지 않는 혼색을 고안해 낸 것이다. 예컨대 빨강과 파랑을 한데 섞으면 어두운 보라가 되지만, 이 두 색을 나란히 칠하고 조금 떨어져서 보면 밝은 보라가 된다. ‘병치혼합’이라고 하는 이러한 채색법은 헬름홀츠, 맥스웰, 쉐브릴 등의 과학자들이 연구했던 프리즘에 의한 스펙트럼 분광분석법을 응용한 것이다. 화학에서 원소와 원소가 결합하여 새로운 화학 반응을 일으켜 내듯이, 미술 역시 다양한 채색을 통해 ‘인상주의’라는 새로운 화풍을 탄생시킨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