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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빠의 말 | 여행, 책, 그리고 삶
● 다훈이의 말 | 대화, 소통, 그리고 가치 ● 다영이의 말 | 여행, 사랑, 그리고 행복 Round 1 부모 노릇, 자식 노릇 《바리공주》, 《리어 왕》 Round 2 사람은 왜 사랑하는가? 《향연》, 《사랑의 기술》 Round 3 보이지 않는 세계와 관계 맺기 《어린 왕자》, 《소학》 Round 4 영웅이냐, 성자냐 《그리스 신화》, 《삼국유사》 Round 5 미운 오리 백조 되기 《왕오천축국전》, 《미운 오리 새끼》 Round 6 운명아, 길을 비켜라 《무정》, 《안티고네》 Round 7 성공의 기준은 무엇인가? 《소크라테스의 변명》, 《행복론》 Round 8 만약 내가 죽지 않는다면? 《걸리버 여행기》, 《길가메시 서사시》 Round 9 인간은 동물보다 우월한가? 《이기적 유전자》, 《플랜더스의 개》 Round 10 큰 가르침을 찾아서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알라딘》 Round 11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솝 우화》 |
鄭仁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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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훈 대학원생이 된 나도 요즘 영어로 된 동화책이나 소설책, 우화 등을 읽고 있잖아. 예전에 읽었을 때와는 다른 느낌으로 다가와. 〈여우와 신포도〉, 〈사자 가죽을 두른 나귀〉, 〈생쥐와 사자〉, 〈개미와 베짱이〉 등 약한 동물들이 단결해서 강자에게 대항하는 이야기나 자신의 잘못을 합리화하려는 자의 어리석음을 담은 삶의 지혜는 초등학생 시절에는 시절에는 전혀 이해할 수 없는 것들이야. 이것이 고전의 힘이 아닐까?
다영 그럼 아빠, 여행이나 독서를 많이 한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 간에 차이가 있어요? 아빠 아빠는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서 그 차이가 보인다고 생각해. 약고 빠른 토끼가 왜 거북을 이길수 없었을까? 삶의 방향이 없던 토끼는 처음과는 달리 중간에 길을 잃고 헤매지. 다훈이가 고1 때 휴학을 하고 중국에 가서 1년 동안 중국어 공부를 하고 돌아와 복학했지만, 방향을 잘 찾았기 때문에 대학 때 다른 아이들처럼 크게 헤매지 않고 학교생활을 한 게 아닐까? 아빠는 대학 때 방향이 없었지만 독서와 여행을 통해 길을 찾아나갈 수 있었어. 느리지만 결국 길고 긴 인생길에서 후회 없는 길을 선택한 거란다. 너희가 잘 자라주어 고맙고 자랑스러워. 그래서 아빠는 후회 없는 인생이라고 자신할 수 있는 거지. 여행과 독서는 나에게 삶의 불꽃 사르기이자 방향 찾기였어. 결국 “느리지만 끊임없이 노력하는 사람이 경주에서 이긴다!(Slow and steady wins the race!)"는 것인데, 그 비결은 방향이 있느냐 없느냐는 것이지. 다영 여행은 불꽃 사르기요, 독서는 인생의 방향 찾기다! 캬! 이런 멋진 생각도 독서를 통해 가능한 것인가? 그렇다면 여행이 우리에게 어떤 삶의 목표를 주었는지 언니와 나의 여행을 한번 돌아볼까? 음, 첫 여행은 초등학교 5학년 때, 그 다음에는 고등학생 때 온 가족이 이슬람권 나라를 여행했지.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상황을 직접 보고 난민들의 삶을 체험한 것, 그춥고 무서웠던 하루가 지금 나로 하여금 국제법을 공부하고 싶게끔 만들었잖아. 또 그런 여행을 통해 시야를 넓히면서 세계를 나의 활동 무대로 삼게 된 것이고. 그나저나 우리 자매님은 여행 경험이 많으시니 느낀 바도 남다르시겠어. 하여 이번 대학원 선택 때도 여행과 독서의 영향을 좀 받았나? --- 본문 276~278쪽, 〈우리는 어떻게 살아야 할까?〉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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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과 ‘고전’으로 가꾼 행복과 슬픔의 ‘책 일기’
― 이 책의 특징 1 이 책은 정인화 선생의 가족(부녀)이 함께 나눈 행복과 슬픔의 대화록이다. 자식들과 여행하며 고전을 이야기하는 이 멋진 장면! 하지만 다른 가정보다 부족한 가족이라고 고백한다. 겸손이 아닌 듯하다. 이 책에서 잘 나타나 있다(15~41쪽). 자녀의 행복, 이것이 세상 모든 부모의 꿈인데, 자신은 오히려 자식의 행복을 가로막고 있었다는 것을 두 딸과의 대화에서 확인하고 만다. 다훈이와 다영이가 아버지의 기준과 율법에 맞추어 살았고 말하면서 자신의 의지나 판단은 설 자리가 없었다는 점을 고백한다. 그래서 내 자식은 성취감이나 자신감을 갖고 살지 못했고, 더욱이 아빠나 엄마에게 그런 사실을 말할 수도 없었던 것이다. “이런 것이 어찌 저희 가족만의 일이겠습니까. 인생, 제겐 너무 어렵습니다.”라는 독백에서 아빠 마음의 깊이를 느낄 수 있다. 이 땅 모든 아버지의 꿈, 그것은 딸의 손을 잡고 여행하는 것이다. 자식의 손을 잡고 세계를 여행하며 마주 앉아 얘기 나눌 때 이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아버지가 된다. 그러나 그것은 아빠의 기준일 뿐이다. 아빠의 불안정한 감정과 이기적 욕심은 딸과의 여행에서도 대부분 상처만 남기는 여행으로 끝났음을 고백하고 있다. 《바리공주》, 《리어 왕》에서 시작해 《그리스 신화》 《삼국유사》를 지나는 책 일기(日記)는 《이솝우화》에서 막을 내린다. 하지만 새로운 시작일 뿐이다. 책 읽기를 끊으면 인생의 길치가 될 것이므로. 아빠 다훈아, 네가 파파걸이라니……. 아빠는 두 딸을 훌륭하게 키운 사람이라는 소리를 많이 듣는다. 너희 자매의 성장 과정을 봐온 사람들은 모두 아빠를 부러워해. 하지만 아빠를 부러워하는 소리를 들을 때면 늘 쓴웃음이 나와. 사람들은 아빠와 너 사이에 있었던 갈등을 모르거든. 사실 우리도 여느 가족과 다를 바 없이 갈등을 겪었는데 말이야. 갈등이 없을 수는 없잖아. 한데 네가 아빠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 아빠가 원하는 대로 했다니, 아빠로서 당혹스러움을 금할 수가 없구나. 다훈 아빠의 기대를 충족시키기 위해서라기보다는 아빠의 생각대로 가야만 할 거라는 강박관념이 나를 짓눌렀다는 표현이 더 정확해요. 어릴 때부터 여행을 하면서 아빠는 내게 많은 세상을 보여주며 넓은 시야를 가지게 해줬어요. 그리고 이른바 성공에 이르는 직선 경로를 타게. 또는 아빠가 겪었던 실패를 겪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내 진로에 대해 이야기도 많이 해줬고요. 난 아빠가 말하는 방법대로 가야만 한다고 생각하고 산 것 같아요. 그런데 내 능력이 아빠의 기대와 차이가 생기면서 아빠 말을 들어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괴로워지기 시작했어요. 만약 아빠가 나 혼자 결정한 길이 실패하더라도 그냥 내버려두었다면, 난 지금만큼 대단한 아이는 아닐지라도 나 스스로에게 자신감 있는 아이가 되어 있지 않을까요? -본문 21~22쪽, 〈부모 노릇 자식 노릇〉 중에서 아빠와 두 딸, 독서와 여행을 통해 ‘자기성찰’과 ‘반성 능력’을 키우다 ― 이 책의 특징 2 “삶은 왜 이렇게 어려운 것일까요? 그것은 제가 어리석기 때문입니다.” 책에는 나와 있지 않지만, 편집자에게 보낸 글 중에 나온 한 대목이다. 어리석다니 아빠는 대학교수가 아닌가. 그런데 대학교수 노릇이 가장 쉽다고 한다. 자신이 가르치는 윤리학에 대한 글을 쓰고 이론을 가르치는 건 아주 쉽다. 또 ‘성숙한 부모’에 대해 강의하는 건 더욱 수월하다. 그러나 정말 성숙한 부모로 살아간다는 건 전혀 별개의 문제인 듯이 보인다. 지식은 어리석음을 바로잡는 데 큰 도움이 되지 못했기 때문이다. ‘여행’을 하고 ‘고전’을 많이 읽으면 훌륭한 인간이 되는 것일까? 그것은 아니다. 성숙한 부모 자식이 되지 않으면 여행은 상처만 남길 수 있다. 성숙한 부모란 자신의 어리석음을 알고 자신과 가족의 인생을 어렵게 만들지 않는 부모일 것이다. 독서 역시 마찬가지다. 반추 없는 독서는 무의미하다. ‘자기성찰’과 ‘반성 능력’, 이것이 독서에 우선하는 것이다. 여행은 이들에게 좌절, 고뇌, 낯섦, 외로움 등을 직면하게 했고, 그것을 통해 자기성찰과 반추 능력이 서서히 쌓여간 것이다. 인생은 실수와 실패, 그리고 후회의 연속이다. 그러나 좌절해서는 안 된다. 인생이 그리 쉽다면 누군들 성공한 자식, 성공한 부모가 못 되겠는가? 아빠는 자식들이 이 세상을 어렵게 살아가지 않도록 어떤 ‘지혜’를 가르치고 싶었던 것이다. 가장 먼저 ‘어리석음’이 무엇인지를 체험적으로 가르쳐주고자 했다. 정인화 선생이 자식들에게 가르친 것은 잘못을 뉘우치는 능력이었다. 그것은 아빠의 잘못을 먼저 고백하는 것이었다. 어머니에 대한 불효도 형제들에게 대한 실수도 제 자식들에게 대한 잘못도 무릎 꿇고 빌 수 있었기에, 두 딸이 그나 마 여기까지 올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다훈 이왕이면 모든 ‘조건’을 갖춘 사람이 내 옆에 있다면 좋겠지만, 난 사랑이 그렇게 조건으로 오지는 않는다고 봐요. 《향연》에서도 돈과 권력에 팔린 사랑은 추악하다고 했잖아요. 그런데 오늘날 우리 나라 젊은 여성들이 선호하는 결혼 상대의 첫 번째 조건이 돈 많은 남자인 걸 보면 좀 씁쓸해져요. 돈이 많으면 많은 걸 누리고 살 수는 있겠지만 그것이 마음의 평화까지 가지고 오진 않을 테니까요. 아무리 비싸고 좋은 음식을 먹어도 불편하게 먹다 체한 경험이 있는가 하면, 싼 음식점에서도 상대화 함께 있는 시간이 행복해서 일어나고 싶지 않을 때가 있어요. 오랜 시간 함께할 수 있음은 상대방이 가진 ‘소유’가 결정하는 게 아니라 내 옆에 있는 사람의 ‘존재’에서 결정되어야 해요. 다영 나도 사람을 볼 때 스펙만 따지는 건 아니니까 오해는 말아줘요! 난 나와 비슷한 취향과 가치관을 가진 사람과 함께 인생을 즐기고, 일에 대해서도 서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있길 바라. 스펙이란 그것을 가능하게 해주는 토대 같은 거라는 말이지, 그게 전부는 아니에요. 아빠 음, 아빠가 너희에게 해주고 싶은 충고는 ‘현재 그 사람의 상태가 아니라, 10년 후에 그 사람이 나의 기대 수준에 맞을 것인가.’를 보라는 거야. 예컨대 아빠를 봐. 대학 시절의 아빠가 볼 게 있는 사람이었냐? 두메산골에서 태어났고, 농사꾼이었던 할아버지는 대학 1학년 때 돌아가셨고……. 지금 너희가 말하는 ‘스펙’으로 보면 아무것도 아닌 환경이었잖아. 그러나 다영, 지금 아빠 정도면 어때? 지금은 스펙이 좋더라도 10년 후 전망이나 활력이 없을 녀석과 지금은 스펙이 나쁘더라도 미래가 보이는 녀석 중 누굴 잡아야 하나? -본문 50~51쪽, 〈사람은 왜 사랑하는가〉 중에서 아빠와 딸, ‘古典’으로 ‘通’하다 ― 이 책의 특징 3 “나이, 시대 가리지 않고 재미를 주고 사는 데 피가 되고 살이 되는 게 바로 고전이라니까.” 이 책에는 《바리공주》, 《리어 왕》, 《향연》, 《사랑의 기술》, 《어린 왕자》, 《소학》, 《그리스 신화》, 《삼국유사》, 《왕오천축국전》, 《미운 오리 새끼》 등 21권의 고전이 등장한다. 이 책들은 10년 동안 이어진 여행 때마다 가족들의 손에 쥐어 졌다. 여행지와 관계되거나, 그곳에 얽힌 이야기들을 담은 책들이 대부분이었다. 이 책에 등장하는 ‘고전’은 ‘소통의 매개’이다. ‘고전’에 관한 설명적인 이야기보다는, 아빠와 두 딸이 ‘고전’으로 어떤 삶과 어떤 지혜를 끌어내고 있는가를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 책은 시종일관 아빠와 두 딸의 대화로 진행된다. 아빠와 두 딸의 대화에는 ‘고전에 대한 설명이 거의 없다.’ 이를 모두 대화 속에 녹이고 있다. 주요한 고전이 두 권씩 등장하는데, 주요 고전 두 권에 대한 소개 및 의미를 카툰으로 그려내고 있다. 때문에 글로만 설명하는 것보다 더 부드러워지고 흥미를 끌어내고 있다. 아빠와 두 딸은 고전을 우리 삶 그리고 세계와 연결시키려고 시도했다. 여행을 통해 직접 보고 듣고 겪은 사실들을 녹여낸 것이라 설득력이 강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