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一. 자택에서
二. 와세다로 三. 아나야하타 四. 도덴, 아라카와 선으로 五. 아스카야마 六. 오우지까지 東京散策 작가 마치다 코우가 포착한 환상적인 도쿄 七. 아예, 가마쿠라로 八. 케이세이 군의 자동차 九. 유키노시타 十. 츠루오카 야하타미야 앞 十一. 큰길에서 아빠빠 十二. 흔해 빠진 국수가게 十三. 에노덴 승강장 十四. 선경, 봉래경 참배 十五. 에노시마에서 절망 十六. 고에몽에서 쑥쑥 十七. 절정 十八. 에노시마를 마지막으로 十九. 이와야 二十. 육근청정 二十一. 메마른 문답 二十二. KP호텔 二十三. 에비나 二十四. 우메다에서 꼬치까스 二十五. 메울 수 없는 쓸쓸함 二十六. 신바시로 二十七. 간이요리 二十八. 지고 싶지 않다 二十九. 퐁네프 三十. 긴부라 신부라 三十一. 긴자의 가미가타 출신 三十二. 꼬치까스의 눈속임 三十三. 자택에서 맹성 三十四. 나츠메 소세키. 三十五. 우에노 거리 三十六. 도립 미술관 앞 三十七. 그림 감상 三十八. 그림 감상을 단념 三十九. 우에노 역 四十. 밤의 샐비어 四十一. 인간과 원숭이의 경계 四十二. 당당하게 정직 四十三. 흩어진 남자 파상풍 四十四. 예술을 잊고서 四十五. 집에 돌아오긴 했지만 四十六. 괴로운 자문 四十七. 록과 반역 四十八. 록의 혼 四十九. 아이 앰 어 안티크라이스트 五十. 샐러리맨에게 Fuck! 東京散策 작가 마치다 코우가 포착한 환상적인 도쿄 五十一. 한즈이인 쵸우베 五十二. 소부 선에서 작열 五十三. 코엔지 五十四. 혁명의 패배 五十五. 화폐제도 五十六. 파라다이스에서 아방하게 룰루 五十七. 라이브 하우스에 도착해서 五十八. 자유의 폭발 五十九. 떨떠름한 심해의 수압 六十. 안녕히 |
Kou Machida,まちだ こう,町田 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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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을 떠나고 싶어졌다. 왠지. 이유 같은 건 없다. 바람에 이끌려, 꽃에 이끌려 한 동이 항아리를 안고 표연히 걸어가 보고 싶어진 것이다. 그런 일이 용납될 수 없다는 건 알고 있다. 일 관계의 약속이 몇 건인가 있고, 여기저기에 빚도 있다. 집에는 이런저런 도구니 뭐니 하는 것들이 놓여 있고, 통신판매로 자기복대와 고구마 칩을 주문해 버렸다. 냉장고에는 먹다 남긴 닭고기가 들어 있다. 그것들을 그대로 두고 표연히, 여행을 떠나는 것은 용납되지 않는다. 사회인으로서. 그러나 여행을 떠나고 싶다.
--- p.9, 자택에서 목적이 있어 합리적인 행위를 통해 그 목적이 달성된다는 것은 때때로 허무하다. 예를 들어 내 생일에 누가 선물해 주지 않을까 하고 기대하는데 아무도 줄 것 같지 않아서 일주일 전쯤 아는 사람들에게 전화를 걸어서 “실은 일주일 뒤가 내 생일인데, 그날 칠보 장신구를 선물해 주세요. 크기와 색깔은 이러저러한 걸로…”라고 설명한 다음 그날 선물을 지정한 시각에 택배 업자에게 받았다는, 그런 허무함과 닮았다. --- p.106~107, 에노시마에서 절망 적어도 나는 표연한 사람이다. 탈속, 초속, 고답적으로 살아가고자 바라는 사람이다. 그런데 이게 뭔가? 기껏해야 꼬치까스 하나 못 받은 것에 꽁해 가지고 일부러 다른 꼬치까스 집을 찾아가다니. --- p. 218, 자택에서 맹성 반역적인 눈매를 하고 요요기로 갔다. 그리고 JR로 환승하려다 내 분노가 폭발했다. 자동발매기에 신권을 쓰지 못하는 것이다. 나는 펑크 스피릿을 전개하여, “JR 까불고 있어, 이 자식들! 신권을 쓸 수 있게 해야 할 것 아냐, 멍청아. Fuck!”이라고 고함을 지르려다가 그만 두었다. 역무원에게 혼날지도 모른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나는 잔돈을 긁어모아 표를 사서 개찰구를 통과했다. --- p. 314, 아이 앰 어 안티 크라이스트 예를 들어 과연 이 남자와 정말로 결혼을 해도 좋을지를 고민하는 여성이라면 함께 전철에 타서 그 남자가 두 다리를 모아 앉으면 유능하고, 벌리고 앉으면 무능하다고 판단해도 거의 틀리지 않다. 그리고 무능한 사람은 쉽사리 출세하지 못하니까 더더욱 자신의 위치를 확보하려고 해서, 나이에 비례해서 더더욱 다리를 벌리게 되고, 50대가 되면 결국 그 벌린 각도가 180도에 이른다. --- p. 317, 샐러리맨에게 Fuck!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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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째서 여행을 떠나지 않았는가, 아저씨
마치다 코우의 동경 여행은 참으로 특별하다. 그의 렌즈를 통해 본 동경은 생활하고 살고 있는 동네조차 이세계(異世界)로 변하고 그의 문장을 통해 바라보면 산책의 기록이 에세이로 변신한다. 액년(厄年)을 맞이한 완연한 아저씨라 믿는 저자는 스스로를 여행을 떠나기에는 아슬아슬한 연령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다 문득“어째서 여행을 떠나지 않았는가, 소년”이라는 유행가 가사를 떠올리며 집 안을 빙빙 돌아다닌다. 스스로 여행을 떠나지 않기로 결정한 게 아니라 지금부터라도 떠날 수 있다고 생각한 저자는 오전에 입에 풀칠을 할 만큼 일을 한 후, 오후 내내 여행을 하고 저녁, 늦어도 밤에는 집으로 돌아오는 격렬하게 짧은 여행을 계획하게 된다. 그가 꿈꾸는 여행은 어슬렁대면서도 한 조각의 우아함이랄까, 고즈넉함이랄까, 아니면 시적정취랄까, 그런 게 떠도는 상태의 목적 없는 여행이다. 표연(飄然)하게 문을 열고, 표연하게 여행을 떠났지만 잘난 척 하는 운전사, 번잡한 길, 화내는 사람들과 만난다. 이렇게 첫 번째 표연 여행은 표연하지 못해 실패. 옆집에 사는 케이세이 군과 아무 목적도 정하지 않고 자동차를 몰고 가마쿠라까지 가서, 차를 맡기고 그 근처를 돌아다닌 뒤에 에노덴을 타고 에노시마까지 가서 무의미하게 언덕을 오르내리고 얼쩡거리다 풍정 없이 조개구이를 먹은 다음 다시 가마쿠라로. 그리하여 두 번째 표연 여행도 실패…. 슬랩스틱 코미디를 보는 것처럼 웃기면서도 어딘가 서글픈 현대인의 삶이 여행이란 단어로 포장되어 있다. 일상을 떠나 표연하게 걸어 나가서 드디어 도착한 장소에는 그가 찾던 것은 아무것도 존재하지 않았지만, 독자들은 독특한 마치타 코우의 세계에 들어서게 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