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머리말
1. 그 녀석의 딸내미/이정재 2. 향기로운 추억/장진영 3. 넌 지금부터 내 친구다/공형진 4. 나는 백마 탄 왕자를 사랑했다/엄지원 5. 난 그녀보다 나를 사랑했을까/정찬 6. 눈물이었는지 안개꽃이었는지/김서형 7. 나는 단 한 사람의 관객을 위해 춤췄다/양동근 8. 내 마음의 유리 꽃다발/원빈 9. 지하철 역에서/김지수 10. 그 초라했던 발렌타인데이/이영주 11. 그가 없는 자리에 모과차 향기만/신은정 12. 달처럼 사랑하는 법/임성민 13. 대학로에서 노래를 하다/김영호 14. 늘 그 자리에서 변치 않는 나무처럼/강제규 15. 이른 봄 풍경화 속 그 애/전윤수 16. 첫 키스, 그 어려움에 대하여/안진우 17. 용유도의 추억/박호준 18. 되돌아온 청혼반지/이영호 19. 기록은 기억을 지배한다/현재덕 20. 얇은 사 하이얀 고깔은/김경규 21. 찹쌀떡을 가져다 준 아이, 내 첫사랑/홍은영 프로덕션 노트 |
|
누구나 그렇듯이 내게도 어릴 적 불발로 끝나버린 사랑의 추억이 있다. 왜 그런 사랑은 '가을 동화'의 그것처럼 그토록 예쁘고 아름답게 기억되는 것인지. 그건 아마 이루어지지 않아서, 또는 사랑을 이룰 욕심을 내지 않아 순수해서였을 것이다. 어떤 종류이건 욕심은 어쩔 수 없이 사랑을 오염시킨다.
내 기억은 열다섯 살 무렵으로 돌아간다. 난 강원도 정선에서 나고 자랐다.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 싸여 있는 보기 드문 지형의 내 고향. 거기서 난 산을 오르내리며 살이 새까맣게 그을도록 뛰어 놀던 '산골 아이'였다. 그런 내가 친구들과 천둥벌거숭이처럼 굴다가도 갑자기 얌전해질 때가 있었다. 바로 '그 애'의 모습과 마주쳤을 때였다. ---pp.85~86 |
|
그래요, 나는 기억하지 못합니다. 가끔 식도를 타고 올라오는 뜨뜻한 눈물 속에서 그렁그렁 맺혀 있는 당신이 누구인지, 지독히 까끌거리는 밥알을 씹어 삼키며 하염없이 꺽꺽거리는 내가 누구인지. 그러니 당신은 없는 것입니다. 나는 없는 것입니다. 얼마나 다행인지요. 그렇지 않습니까, 얼마나 다행인지요.
--- p.18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