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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누구나 하루에도 몇 번씩 하는 생각이 있지. '조금만 더, 조금만 더 자자', '조금만 더 쉬자', '내일 반드시 해야지'...... 이 말이 성경에까지 나오는 것을 보면 조금은 게으름을 피우고 싶은 것이 인간의 본성이 아닐까 해.
나무늘보라고 다를 바가 있을까. 어느 날 시작된 게으름이 하루가 가고 이틀이 가고, 다시 한달이 가고 두달이 가고……. 결국 일년, 이년, 삼년이 흘러 아예 다리를 쓰지 못하게 되고 나무에서 내려오고 싶어도 내려올 수 없는, 온 몸에는 초록색 풀이 피어난 '게으름뱅이 나무늘보'가 되고 말았대. '그런데 어제 나무늘보는 참고 잤거든. 배가 그다지 많이 고픈 것 같지도 않았고, 아주아주 귀찮았기 때문에' --- 본문중 그렇게 시작되어 배고픔때문에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잠을 못 잤으니 낮에 하루종일 낮잠을 자고, 낮잠을 잤으니 머리가 아파 저녁에 또 잠을 설치면서 자고, 그러면서 나무늘보는 계속 말하는 거야. "그런데…… 이번만 더 자고 일은 내일부터 하면 안 될까?" "이번만……, 게으름은 정말 오늘까지만이야. 내일부터는…, 내일부터는……." '세월은 이렇게 흘렀고, 보고 배운 것이 그것 밖에 없는 몇천 년 후의 나무늘보들도 똑같은 모습으로 살고 있지. 하루 종일 자다가, 졸다가, 졸다가, 자다가 하면서. 오늘은 너무 머리가 아프니까……. 나는 지금 너무 기운이 없으니까……. 너무너무 졸리니까…….' --- 본문중 마치 초점이 안 맞는 듯 흐릿하게 그려진 그림이 나무늘보의 몽롱한 정신상태를 보여주는 것 같아. 책 여백마저 녹아내리는 듯한 분위기가 느껴지고 자신의 게으름때문에 다리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배변마저 자유롭게 못하는 그의 모습이 불쌍하지만은 않아. 자신이 자초한 일이니까. 하지만 그렇게 사는 삶은 죽어있는 것이나 마찬가지라는 벌새의 말에 가슴이 철렁하는 것은 왜일까? 책읽는 것마저 귀찮은 사람이라도 쉽게 읽을 수 있도록 글도 짧고 그림이 크고 여백이 많지만, 다 읽고 나면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많은 생각을 하게 될 꺼야. 결코 남의 이야기가 아니거든. 앗, 설마 그것마저도 귀찮다고 하는 건 아니겠지? --- 오혜원 (kuchi@yes24.com)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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멍청한 나무늘보의 표정을
물끄러미 바라보던 벌새가 문득 웃음을 멈췄어. 그리고는 낮은 소리로 말했지. "늘보야, 내가 꼭 한마디만 할까? 빨리 자리를 털고 일어나. 지금 당장! 나무에서 내려가서 걸어! 걷는 연습을 다시 시작하라구. 그렇지 않으면 넌 숨을 쉬고 있어도 죽은 거나 마찬가지야. 아니 죽은 거라구!" --- p.77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