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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제르맹데프레의 연인들
임신 그 남자 그 여자 오펠 터치 앙브르 휴가 오늘의 진실 장선 부잣집 도련님 그 후로 오랫동안 클릭클락 에필로그 |
Anna Gavald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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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프랑스 서점가에 기적을 일으킨, 안나 가발다의 첫 작품
서점가에도 가끔 작은 기적이 일어나지만 그런 일은 아주 드물다. 그러나 절대 과도한 판매 전략을 쓰지 않는 독립출판사에서 출간한 무명작가의 작품집에 대한 소문이 독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건너가 엄청난 주목을 받게 된 것은 기적이라고밖에 할 수 없다. 안나 가발다의 데뷔작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1999년)의 초판 발행부수는 고작 9백여 부였다. 이름 없는 작은 출판사에서 무명의 신인이 낸 단편집에 언론이 주목할 리도 없었다. 그러나 소박한 대중들은 자기를 닮은 이 책을 놓치지 않았다. 사람들이 하나둘씩 이 책을 읽기 시작했고, 입에서 입으로 소문이 번져갔다. 책을 읽은 사람들은 모두가 책에서 자기 자신의 모습을 보았다고 고백했다. 영화배우 파니 아르당을 비롯한 여러 스타들이 작가에게 열정적인 편지를 보냈고, 당시 대통령 영부인 베르나데트 시락 여사도 이 책을 침대 머리맡에 놓고 잠자기 전에 읽는다고 고백하기에 이르렀다. 출판사도 무명이고 작가도 무명이라서 어느 기자, 어느 평론가도 이 작품에 주목하지 않았지만, 기적 같은 일이 벌어진 것이다. 특히 장편소설만을 우대하고 단편은 그저 습작이나 장편의 일부분 정도로 여기는 프랑스의 문학 풍토에서 단편집이 70만 부(포켓판 16만 부, 북클럽판 14만 부 포함, 자료 출처:《르 피가로》 2002년 2월 19일자와 <르 딜레탕트> 팩스 자료) 이상 팔렸다는 것은 더욱 놀라운 일이었다. 안나 가발다의 첫 소설집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는,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베스트셀러 순위 안에 머물렀으며,《리르 메거진(Lire Magazine)》 기자들이 선정한 20권의 책 중에서 당당히 2위를 차지했다. 언론의 막강한 후광도 없이, 그저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소문만으로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사람들의 마음을 읽는 밝고 섬세한 눈과 깔끔하고도 감칠맛 나는 작가의 문체 때문이다. 그녀는 거창한 이야기를 하지 않고, 요란스럽게 글을 쓰지 않는다. 그저 보통 사람들이 흔히 겪을 만한 일들을 군더더기 없이 쉽고 재미있게 글을 쓴다. 안나 가발다는 자신의 글쓰기에 대해 이렇게 말한다. “나는 짧은 이야기들을 통해 사람들의 마음속을 탐험해보려고 했다. 사실 나는 책을 읽기 싫어하는 사람들을 위해 글을 쓴다. 그래서 되도록 쉽게 쓰려고 한다. 내겐 나 자신보다 내 소설 속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더 중요하다. 또, 나는 버스나 기차를 타고 출퇴근하는 이들을 위해 글을 쓴다. 이야기를 좋아하는 사람들을 위해. 나는 그런 독자들에게 기쁨을 주고 싶다.” 2. 지금, 누군가 당신을 기다리고 있나요? 안나 가발다의 글에는 계단을 오르며 콧노래를 흥얼거리는 기분이나 잘 열리지 않는 편지봉투를 찢으며 애를 먹는 심정, 또는 연주하기 어려운 악보를 대하며 무심히 찡그리게 되는 느낌이 한꺼번에 녹아 있다. 그녀는 마음속에 숨겨놓았던 내밀한 이야기들을 소설집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에 마치 익숙한 노래를 읊조리듯 무심한 어조로 풀어놓았다. 작가는 파리 사람들의 세련된 일상과 지방의 단조로운 생활, 신랄함과 유머, 그리고 궤변과 익살을 동시에 표현해 냈다. 그녀는 각양각색의 직업을 가진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들의 시각을 대변하고 있다. 첫 번째 이야기는 거리에서 우연히 스쳐 지나가던 남녀가 첫눈에 반하는 것으로 시작된다. 로맨틱한 저녁식사까지는 좋았는데 결정적인 순간에 울리는 휴대전화 때문에 분위기가 깨지고, 누구일까 살짝 엿보는 남자를 용서할 수 없는 여자의 오만함으로 아쉽게 헤어진다. 두 번째 이야기는 결혼식에 참석하려는 임산부의 이야기이다. 그녀는 뱃속의 태아가 죽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애써 행복한 척하고 있다. 또 다른 단편에는 아버지의 재규어 자동차를 빌린 십대 두 명이 잔뜩 흥분한 멧돼지를 들이받는다는 이야기가 들어 있다. 그녀의 소설은 장면 하나하나에 대한 시각적인 묘사가 워낙 뛰어나기 때문에 다 읽고 나서도 이야기 속의 장면들이 자꾸만 마음속에 떠오른다. 안나 가발다는 멀찍이 떨어져서 모순이 가득한 이 세상을 바라보는 것 같지만, 사실 주변의 사소한 일들에 항상 귀를 기울이며 그것을 완벽하게 절제된 문체로 표현해 낸다. 그녀는 마치 음반을 녹음하는 것처럼 문장을 써내려간다. 작가는 약간의 시간차와 거의 감지해 낼 수 없는 대위법을 사용하여 평범한 일상을 섬세하게 표현한다. 그녀의 재치 있는 표현들은 독자들의 마음속에 오래도록 남는다. 전시회에서 우연히 스친 그림이 자꾸만 꿈에 나타나듯, 별 볼일 없는 인생의 한순간에 갑자기 떠오르듯. 그 느낌은 독자들의 가슴속에 오래도록 남는다. 마치 악보 위에 찍힌 늘임표()처럼. 3. 아름다운 금발의 작가가 바라본 사소한 일상의 빛깔 안나 가발다는 등장인물들의 우스꽝스럽고 사소한 면을 강조하는 것 같지만 사실 자신이 만들어 낸 인물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일 줄 아는 작가이다. 그녀의 소설을 읽고 나면 여러 가지 모순된 감정이 한꺼번에 떠오른다. 문체는 가볍지만 그 안에서 느껴지는 감정의 기복은 아주 심한 편이다. 그래서일까, 분명 눈으로 읽고 있는데도 누군가 옆에서 큰 소리로 읽어주고 있는 느낌이 든다. 그것도 날카로운 외침에서 속삭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음량의 목소리를 구사해 가며. 바로 이런 느낌들 때문에 안나 가발다의 소설이 더욱 매력적이고도 신선하게 느껴지는 것이다. 안나 가발다의 탁월한 이야기 솜씨는 주변의 사람들뿐 아니라 덧없이 스쳐가는 사람들까지도 자세히 관찰할 줄 알기 때문일 것이다. 게다가 그녀에게는 자신만의 상상을 이야기로 풀어내는 능력이 있다. 하지만, 사소한 고통과 세속적인 허영, 가슴 찡한 상처와 소박한 행복, 그리고 약간의 불행을 지닌 사람들의 마음속으로 떠났던 짧은 여행을 마치고 나면 딱 하나의 아쉬움이 남는다. 바로 너무 빨리 읽어버렸다는, 너무나 게걸스럽게 읽어치웠다는 점이다. 그러나 짧은 만큼 빨리 이야기 속에 다시 빠져들어 한 번 더 즐거움을 맛볼 수 있지 않을까? “누군가 어디에서 나를 기다리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표시한 작가는, 행복하게도 그녀의 다음 작품을 기다리는 수많은 독자들과 다음과 같은 언론의 호평들을 얻게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