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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기나라에 간 코끼리
아르토 파실리나 장편소설 양장
2007.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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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아르토 파실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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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rto Paasilinna

핀란드 사람들은 해마다 가을이면 파실린나의 신작을 기다린다. 해를 보기 힘든 계절에 그의 작품은 핀란드 사람들에게 위안과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기발한 자살 여행』으로 이미 우리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파실린나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말한다. “나는 삶의 낯선 길들로 안내되는 것이 정말로 가능한, 유럽의 머나먼 변방인 핀란드를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 살든지 인간의 삶은 보편적이라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블랙 유머와 풍자의 대가인 파실린나는 핀란드의 자연친화적인 삶을 소개하면서, 일상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삶의 여유를 선사한다. 핀란드어로 ‘돌로 세운 요새
핀란드 사람들은 해마다 가을이면 파실린나의 신작을 기다린다. 해를 보기 힘든 계절에 그의 작품은 핀란드 사람들에게 위안과 즐거움을 주기 때문이다. 『기발한 자살 여행』으로 이미 우리에게 큰 사랑을 받고 있는 파실린나는 한국의 독자들에게 말한다. “나는 삶의 낯선 길들로 안내되는 것이 정말로 가능한, 유럽의 머나먼 변방인 핀란드를 묘사하고 싶었습니다. 하지만 어디에 살든지 인간의 삶은 보편적이라는 말을 꼭 하고 싶습니다.” 블랙 유머와 풍자의 대가인 파실린나는 핀란드의 자연친화적인 삶을 소개하면서, 일상에 찌든 현대인들에게 삶의 여유를 선사한다.

핀란드어로 ‘돌로 세운 요새’라는 뜻을 지닌 파실린나는 1942년 핀란드 북부의 라플란드 키탤래에서 태어났다. 넉넉하지 못한 집안 형편 때문에 벌목 인부를 비롯해 농사꾼, 고기잡이 등 여러 직업을 전전하다가 작가의 길에 들어서게 된다.

열다섯 살 때부터 글을 쓰기 시작했던 그는 지금까지 오십여 권의 작품을 펴냈다. 1963년 라플란드 성인대학을 졸업한 뒤 여러 신문사와 문학 잡지사에서 편집인으로 활동한 파실린나는, 핀란드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가장 사랑받는 작가 가운데 한 사람이다. 그의 작품은 영어, 스페인어, 이탈리아어, 프랑스어, 독일어, 일본어 등 전세계 20여 개 언어로 번역·출간되었다. 에어인터 상, 주세페 아체르비 상, 유럽의 작가상 등 국제적인 명성을 지닌 문학상들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았다.

대표작으로는 『기발한 자살 여행』, 『목매달린 여우의 숲』, 『토끼와 함께한 그해』, 『모기나라에 간 코끼리』, 『독 끓이는 여자』,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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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자 : 진일상
이화여대 독문학과와 동대학원을 졸업하고 독일 레겐스부르크 대학에서 독문학으로 문학박사학위를 받았다. 현재 이화여대에 출강하면서 연구 활동을 하고 있다.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단편집《버려진 아이 외》로 한독문학번역상을 수상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2월 25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87쪽 | 360g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81338770

책 속으로

아기 코끼리는 솜털과 불그스레한 밤색 가죽으로 뒤덮여 있었고, 몸뚱이는 부드럽고 가냘팠다. 두 귀는 투명하고 얇아서 양배추 잎처럼 혈관이 드러났다. 루치아는 아기 코끼리를 따뜻한 물로 씻긴 다음 담요로 감쌌다.〔……〕사육사 루치아는 건초 더미에 앉아 페피타와 아기 코끼리가 코로 숨을 내뿜으며 서로 친밀해지는 것을 바라보았다. 그녀는 새로 태어난 아기에게 어떤 이름을 지어줄지 곰곰이 생각해보았다. 암놈이니까 에밀리아라고 하면 될 것이다.
--- pp.8-9

때는 1986년 9월 12일이었다. 이제는 야생동물들을 전시용으로 세울 수 없고 서커스는 더더욱 금지되었다. 동물들을 영리 목적으로 이용해서는 안 되는 것이었다. 이는 이 나라에서 코끼리들을 쫓아낸다는 것을 의미했다. 이미 나이 든 수많은 코끼리들이 도살되었고, 나머지 코끼리들은 여생을 무대에서 보내기 위해 그런 금지 조항이 없는 나라들로 팔려갔다. 이것은 인간애를 이유로 나이 든 배우들을 연금생활자가 되게 하는 것과 같은 것이었다. 코끼리들 경우에는 이를 동물보호라고 불렀다. 코끼리들이 배역을 맡고 있기는 하지만, 결국 사람은 아니니까 말이다.
--- pp.10-11

에밀리아는 이제 이미 두 번째로 서커스 공연에서 쓸모없는 존재로 분류되었다.〔……〕루치아는 자신의 평생의 여자 친구에게 마지막 인사를 하는 결정을 앞두고 있었다.〔……〕루치아는 무거운 마음으로 사타쿤타의 육류 가공 공장에 전화를 해서 도살차를 보내달라고 했다.〔……〕에밀리아는 놀랐다. 벌써 여행이 다시 시작되는 것인가? 그렇지만 그녀는 명령에 따라 온순하게 앞발을 철제 리프트에 올렸다.〔……〕루치아는 눈물을 흘리면서 에밀리아의 부드러운 코와 혀를 쓰다듬었다. 이건 정말 끔찍한 일이었다! 에밀리아는 자신을 보살펴주는 이 사람이 왜 우는지 알 수 없었다. 자신은 루치아가 명령한 대로 다 했는데, 그저 차 안에 들어가지 못했을 뿐인데.
--- pp.47-51

1킬로그램 소시지에 양념으로 코끼리 살 200그램, 그리고 다른 고기와 부산물들을 넣으면, 2천 킬로그램이 넘는 완제품 코끼리 소시지가 나올 것이다! 각각 200그램씩 쌓으면 5만 개의 코끼리 소시지가 나온다. 계산하는 동안 루히넨의 입 안에는 군침이 돌았다. 1년 동안 이 특별한 제품으로 육류 가공 공장이 얼마나 엄청난 돈을 벌게 될 것인가. 수만 알트 마르크.
--- p.54

그들을 기다리는 것은 사람이 생각해낼 수 있는 가장 아름다운 모험이었다.
루치아와 파보는 흥분했다. 그들은 여행은 이미 그것을 하기 전에 시작된다는 이야기를 에밀리아에게 하려고 건너편 공장 홀로 갔다. 들판일은 끝났고 유리 공장의 임대계약도 만료되었다. 핀란드의 여름이 기다리고 있었다.
--- p.138

레오 발카마와 잠수함의 이야기는 에밀리아의 경우보다 훨씬 더 슬펐다. 1990년 경기 침체기 동안 레오의 금속 공장은 외국의 대출을 받은 수천 개의 다른 작은 공장들처럼 부도가 났다. 탐페레에 있는 레오의 공장은 큰 공장의 하청업체로 양철을 작업하고 다양한 종류의 상자와 전기모터를 보호하는 외피 등 다양한 금속 부품들을 생산했다. 형편이 좋을 때는 거의 20명의 근로자들이 있었다. 부도로 그는 기가 죽었고 결혼이 깨지면서 상황은 더욱 나빠졌다.
--- p.191

각서를 통해 그들은 탐페레에서 모욕당하고 곤경에 처한 코끼리의 운명에 미래의 선구자인 그들이 개입해야 한다고 확신했다. 그 외에도 이 코끼리는 그룹의 실제적인 행동의 첫 대상물이었다. 거대한 동물이 탐페레에 나타난 것은 출발을 알리는 총성과도 같은 것으로 그 메아리는 다음 세대까지, 수십 억의 사람들에게 수천 년 이상 전해질 것이다. 작은 땅벌레의 보호도 중요하지만 그것은 거의 주목을 끌지 못한다. 코끼리나 고래를 풀어주어야 비로소 신문에 기사가 나고 녹색당의 이념은 그에 상응하는 주목을 받게 되는 것이다.

--- pp.237-238

출판사 리뷰

유럽연합의 야생동물 보호법으로 코끼리 에밀리아는 더 이상 서커스단에 남을 수 없다. 마침내 서커스의 사육사 루치아는 이 어린 코끼리를 아프리카로 보내주기 위한 여행을 시작한다. 문명세계에 낯선 여행자 에밀리아는 여행 중에 만나는 많은 사람들과 유럽의 생활방식, 관료주의, 전투적인 동물보호가들로 인해 당혹스러워하고 때로는 위험에 빠지기도 한다.〈유럽의 작가상〉수상 작가이며 고국 핀란드에서는 물론, 전 세계에 수많은 열성 팬을 두고 있는 작가 아르토 파실린나는 특유의 기찬 풍자, 촉촉하고 반짝이는 유머로 병든 사회를 해부하고 현대인의 영혼에 야생의 바람을 불어넣는다.

토끼와 함께했던 파실린나, 이번에는 코끼리와 함께 긴 여행을 떠난다!
우울한 현실에 좌절해 자살을 결심한 사람들이 핀란드 전역을 떠돌며 자기를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린 《기발한 자살 여행》으로 국내에서도 선풍적 인기를 얻은 아르토 파실리나는 특유의 블랙 유머가 섞인 상황 설정을 통해 정교한 플랫을 짜내는 것으로 명성을 얻었다. 그는 북구 유럽을 대표하는 걸출한 작가이며, 에어 인터상Air inter Prize, 주세페 아체르비상Giuseppe Acerbi Prize, 유럽의 작가상European Writer of the Year을 수상하며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이기도 하다. 자신의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작품에 뚜렷한 사상과 상상력을 담아내는 작가 아르토 파실린나가《모기나라에 간 코끼리》로 다시 한 번 독자들을 찾았다. 아르토 파실린나가《기발한 자살 여행》에서 자살자 그룹을 여행길로 보내든, 《목 매달린 여우의 숲》에서 문명사회에 염증을 느낀 외톨이나 늙어가는 공산주의자를 여행길로 보내든 분명한 것은 모두 기괴하면서도 엉뚱한 여행이 될 거라는 것이다.《모기나라에 간 코끼리》에서도 모기나라와 거대한 몸집을 지닌 코끼리의 엉뚱하고 유쾌한 여행을 통해 작품의 주제와 작가의 사상을 극대화시키고 있다.《모기나라에 간 코끼리》는 전작들에 비해 자연과 야생에 대한 동경과 묘사가 보다 생동감 있게 표현되어 있다. 코끼리 에밀리아는 야생과 자연의 상징인 동시에 애초부터 이야기의 중심에 서 있는 주체자로서 인간이 자연을 찾아가기 전에 병든 자연이 먼저 현대문명 속으로 뛰어들어 인간의 자연회귀 본능을 자극한다.

사육사 루치아, 코끼리 에밀리아를 아프리카로 보내기로 결심하다!
어느 날 밤 핀란드의 서커스단에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모습으로 귀여운 아기 코끼리가 태어났다. 에밀리아라고 이름 지은 이 아기 코끼리는 서커스를 위한 본격적인 교육도 받기 전에 유럽연합의 동물보호법으로 유럽의 서커스단뿐만 아니라 어디에서도 환영받지 못한다. 사육사 루치아는 에밀리아를 규제가 심하지 않은 소련으로 데려갔다가 핀란드로

다시 돌아오지만 그들을 기다리는 건 더욱 강화된 유럽연합의 동물보호법이었다. 서커스에도 오를 수 없는 덩치만 큰 코끼리 에밀리아가 이곳, 핀란드에서 할 수 있는 일은 더 이상 없다. 결국 루치아는 에밀리아를 야생의 아프리카로 돌려보내기로 결심한다. 아프리카를 향한 이들의 여정 앞엔 수많은 장애물들이 도사리고 있다. 루치아와 에밀리아가 가는 곳마다 실수와 사고가 뒤따른다. 인간들과 서로 소통하지 못하는 상황에서 에밀리아는 단지 어수룩하고 답답한 이방인일 뿐이다. 하지만 좌충우돌 모험 중에 만난 사람들은 모두 에밀리아의 출현에 조금은 놀라 당황스러워하면서도 이내 에밀리아에게 매료되어
이들의 여행을 돕는 조력자가 되는데…….

원래 따뜻한 나라, 아프리카 태생의 아기 코끼리가 추운 겨울 나라, 핀란드에서 태어나 겪게 되는 이야기는 제도화된 사회 속에 편입되지 못하고 늘 불편한 존재로 살아가야 하는 사람들의 비애를 대변한다. 이런 측면에서 코끼리 에밀리아의 모험은 잃어버린 진정한 자아를 찾아 몸부림치는 인간들에 대한 알레고리를 형성한다.

동물의 존엄성을 보호하라! 그러므로 그들을 도살하라?
유럽연합의 동물보호법으로 사람들의 재미와 오락을 위해 무대에 세워졌던 수많은 동물들은 쫓겨나거나 도살되는 처지에 이른다. 바로 ‘동물보호’라는 유럽연합의 명목으로 이루어진 만행이다. 루치아는 동물보호법으로 더 이상 코끼리를 키우는 게 여의치 않게 되자 에밀리아를 도살장에 보내려고 한다. 하지만 금세 자신의 혈육과도 같은 존재를 죽이려 했다는 사실에 부끄러워하며 에밀리아를 끝까지 보호해주기로 결심한다. 동물보호를 위해 동물을 죽여야 한다니, 인간들이 사는 세상은 참으로 아이러니하면서도 부조리하다. 한편 녹색당의 동물보호자들은 코끼리 에밀리아를 루치아에게서 구조해야 한다며 이를 즉각 행동으로 옮긴다. 하지만 녹색당의 의도는 정작 동물보호에 있지 않았다. 이들은 거대한 코끼리를 구조한다는 미명하에 사람들의 큰 주목을 받음으로써 그들에게 떨어질 권력을 탐한다. 파실린나는 간결한 문체와 특유의 블랙유머를 통해 이러한 야비한 인간들의 이중적인 모습을 신랄하게 꼬집으며 독자들에게 카타르시스를 선사한다.

코끼리 에밀리아의 눈에 비친 비틀리고 우스꽝스러운 인간 군상들의 위선과 상처
파실린나의 다른 작품들과 마찬가지로《모기나라에 간 코끼리》에도 다양한 사람들의 인생살이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주정뱅이 남편에게 상습적 폭행을 당하는 농부의 아내 라일라, 공동소유 토지의 분할을 우려해 이혼하지 못하는 파보와 카리나, 회사의 부도로 아내와 이혼하고 심각한 우울증으로 고생하다 혼자 거대한 잠수함을 만들며 외롭게 지내는 레오 발카마, 자살을 하려다 실패한 후우톨라의 타락한 목사 등《모기나라에 간 코끼리》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상처받거나 때론 우울하고 지친 모습이다. 바로 현대사회를 사는 우리의 모습이기도 하다. 모두 어딘가 불편하고 어긋나 보이지만 에밀리아의 여정을 따라가는 동안 상처는 조금씩 치유되고 차차 본래 그들의 모습과 자리를 찾아나가게 된다. 파실린나는 외롭고 상처받은 인간 군상들을 엉뚱하면서도 조금은 우스꽝스러운 모습으로 희화화함으로써 메마르고 무미건조한 일상에 지친 현대인들의 마음속에 활력과 생기를 불어넣는다.

파실린나는 불편한 현실과도 같은 모기나라 속에서 자유롭지 못한 덩치 큰 코끼리가 야생의 자연으로 돌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억눌리고 비틀린 인간의 본성을 자연스러운 본연의 모습으로 조율하고 치유해가는 과정을 그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그려낸다. 여기엔 파실린나의 자연적인 삶에 대한 동경과 인간에 대한 이해와 애정이 녹아 있다. 결국 코끼리 에밀리아의 아프리카 대장정은 사회의 부조리한 모순을 날카롭게 파헤치며 모든 사람들의 마음속에 존재하는 자연을 회복하고 진정한 자기를 일깨우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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