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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는 글: 사람들이 모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
베스트 원Best One < 온리 원Only One: 士의 시대에서 家의 시대로 원인1: IMF로 생긴 분화구 | 원인2: 탈산업 사회 | 결과1: 다양한 직업군 | 결과2: 온리 원Onli One 경영 & 마케팅Marketing | 확장1: 온리 원 상품 | 확장2: 1인 온리 원 기업 | 확장3: 전혀 다른 분야의 조합 사람을 향합니다: 느림과 여유를 지배하는, 인간 사람이 주인공인 거리 | 21세기 르네상스, 인간 중심의 사회 시스템 | 24킬로미터의 미학 | 느림은 빠름보다 우월하다 | 테크놀로지에 반反대하다 | ‘사람을 향합니다’를 닫으며 헝그리 정신의 종말 차범근과 차두리,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 | 미국과 헝그리 정신, 유럽과 다운시프트 | 생활의 변화: 주 5일제 근무제 | 생활의 변화: 새로운 여가 생활 | 가깝고도 먼 나라, 청담동 | ‘헝그리 정신의 종말’을 닫으며 비. 유어. 셀프.BE YOURSELF!: 낡은 건물에서 비빔밥까지 한류 스타 배용준과 보아 | 김윤진의 성공… 그리고 비 | 88올림픽과 대한항공 비빔밥 | 미스코리아에서 슈퍼모델로 | 천하장사 마돈나와 게이 친구 | 임부복의 변신 What women want: 경제력으로무장한 새로운 권력, 여성 연하남에서 완소남까지 | 가로수길에서 만난 누나들의 완소남 | 男다른 누나들 | 강인함에서 부드러움으로, 남성상의 변화 | 시대마저도 그녀들을 향하다 | 감성 VS 팩트, 이야기 VS 먹기, 관계 VS 목표 | 여자를 위한 월드 | 가로수길, 그녀들을 닮다 아는 자들의 세계: 생산자와 소비자의 사랑에는 더 이상 경계가 없다 발견의 즐거움: 볼거리, 먹을거리를 알아채는 기쁨 | ‘마니아’라는 이름으로 | 권력의 이동: 프로슈머 시대의 도래 | 권력의 이동: 소비자가 절대 군주로 군림하는 시대의 도래 | Do It Yourself: 내 스스로 나만의 것을 만든다 | UCC: 정보를 창조하다 | 평균주의의 탈피 | 가로수길에는 경계가 없다 혼자 밥먹기 가로수길: "일행 분 있으세요?" | 가로수길 밖: 혼자가 되려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 혼자 밥 먹는 이유① 관점의 변화: 당당한 외톨이 | 혼자 밥 먹는 이유② 환경의 변화: 아이팟과 닌텐도 DS | ‘나( I )’의 힘이 변화시킨 사회의 모습 가로수길의 국적은: ? 가로수길 보물찾기 | 혼혈의 시대 | 로밍하는 유목민: 광고로 보는 지구촌 | WHY? | ‘오드리 햅번의 시대’ 에서 ‘수리의 시대’로 | 인터넷: 문화를 조종하다 | 그녀의 파파라치 사진: 세계화에 기여하다 | ‘MADE IN’에서 ‘MADE BY’로 출처 및 참고 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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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빨리빨리’는 다운시프트로, 부업은 투잡으로 대체되었다. 직장 지상주의는 가족 지상주의를 이기지 못하고, 효율 중심 생활은 문화 중심 생활에 밀리고 있다. 농업적 근면성의 쨍쨍한 해는 이제 보이지 않는다. 그 대신 문화적 세련미의 은은한 달이 떠오르고 있다. 가로수길은 그 명백한 변화의 리트머스다. ---“헝그리 정신의 종말,을 닫으며”에서
다운시프트Downshift., 기어를 저속으로 바꾸다. 이 말은 ‘사회적으로 속도를 내지 않는다’는 뜻이다. 속도를 내더라도 다른 사람을 의식해 앞서거니 뒤서거니 하는 데 집착하지 않는다. 한 조사에 따르면 많이 벌고 많이 쓰며 살 것인가, 아니면 가치 있는 일을 하며 살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이 질문에 대해 심각하게 고민한다. 생활이 각박해질수록 ‘느림’에 대한 갈망은 더욱 강렬해진다. 현대인에게 시간은 그 무엇보다 소중한 상품이 되었다. 2002년 데이터 모니터에 따르면 한 해 190만 명이 스트레스를 피해 직장이나 집을 옮겼다. 1천2백만 명이 급여 삭감을 감수하고 근로 시간을 단축했다. 미국의 시대, 헝그리 정신의 시대가 가고 유럽의 시대와 다운시프트 시대가 오고 있다. --- "유럽과 다운시프트”에서 신사동 가로수길의 건물은 대부분은 낡고 작다. 대로변이라 해도 빌딩보다는 주택을 개조한 건물이 많다. 신축보다는 리모델링을 선호한다. 무질서하게 줄지어 늘어선 건물들은 한마디로 들쭉날쭉하다. 발걸음을 건물 안으로 들여놓는다. 맨 처음 시선을 사로잡는 것은 천장이다. 콘크리트를 그냥 노출시켜버린 알몸 천장, 숨어 있어야 할 크고 작은 배선과 배관 파이프까지 뭇시선 앞에 당당하다. ‘공사를 마무리하지 않은 건가, 아니면 보수공사중인가’ 곧 바로 의도적인 노출을 눈치 챈다. --- “비.유어.셀프.BE YOURSELF!”에서 인사동과 압구정의 일요일은 두 명의 아르바이트생이 세 명이 되고 조금은 여유롭던 손길이 바빠지기 시작한다. 동대문의 일요일도 마찬가지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일요일은 조용하다. 주중보다 더 여유롭다. 명절이면 텅 비어버린 서울의 한산한 거리 풍경을 보는 듯하다. 가로수길 가게 주인들은 대체 이 시간에 어디서 무엇을 하고 있을까? 보통 사람들은 휴일이면 문화와 휴식 공간을 찾아 발길을 옮기는데 가로수길은 이런 손님조차 마다한다. 가로수길 가게 주인들은 주말을 맞아 오히려 자신의 삶을 즐기고 여유로운 마음을 나눈다. ‘손님을 맞이하기 위한 장사꾼으로서의 삶’이 아니라 가로수길 가게를 통해 진정 내가 하고 싶은 일을 즐기는 것이다. ‘즐거운 삶’을 누리고 싶은 것이다. --- “헝그리정신의 종말”에서 한국 사회가 성장하고 시대가 바뀌면서 미국에 대한 짝사랑도 식기 시작했다. 서서히 콩깍지가 벗겨지면서 한국 사회의 눈이 유럽을 보기 시작했다. 그곳은 획일적인 기성품 대신 다양성이 존중 받는 땅이다. 패스트푸드 대신 두세 시간 동안 식탁 문화를 즐기고, 시에스타를 누리는 땅이다. 물질 가치보다는 정신과 전통의 가치를 더 인정하는 땅이다. 물질적으로 여유를 누리게 되자 유럽은 한국인에게 새로운 사랑의 대상이 되었다. --- “미국과 헝그리 정신”에서 임신을 한다는 것은 아줌마가 된다는 뜻이다. 직장 여성에게는 신체의 변화가 부담스럽고, 연예인에게는 경력의 끝을 의미했다. 아이는 소중하지만 불러오는 배는 부끄럽게 생각했다. 예전의 임부복은 펑퍼짐하고 헐렁했다. 불러오는 배를 가려줄 박스 스타일이다. 자기표현에 익숙한 세대에게 임신은 예쁘고 아름다운 또 다른 나의 모습으로 인식된다. ---“임부복의 변신”에서 과거가 효율로 대변되던 ‘직선의 시대’였다면 현재는 느림을 예찬하는 ‘곡선의 시대’다. 기능 중심의 세계에서 사람 중심의 세계로 변하고 있다. ---“느림과 여유를 지배하는, 인간”에서 주차장이 없는 가로수길을 다니기 위해서는 ‘걷기’가 필수다. 트렌드에 민감한 이들이 가로수길을 찾는다. 그들은 스타일과 편의성이라는 가치 사이에서 고민한다. 하지만 막상 가로수길에 들어서면 스타일에 대한 고민은 필요 없다. 걸어 다녀도 큰 무리가 없다. 바닥에 깔린 폴리우레탄 덕분이다. 나이키 에어맥스처럼 폭신한 폴리우레탄1이 꼼꼼하게 깔려 있다. 높은 굽의 하이힐을 신고도 한 시간쯤은 너끈히 걸을 수 있다. 개발이 우선이던 시대에는 사람보다는 차가, 건물이, 그것의 기능이 중요했다. 가로수길 바닥에 깔려 있는 폴리우레탄은 과거의 관점에서 벗어났다. 가로수길은 자동차 위주의 거리에서 차츰 차 없는 거리, 자전거 도로, 걷고 싶은 거리로 변하는 시대와 닿아 있다. ---“사람이 주인공인 거리”에서 현대 교통과 자전거의 속도에 관한 재미있는 수치가 있다. 이반 일리히는 인간이 최대의 가치를 생산해낼 수 있는 속도가 24킬로미터이며 이것을 넘어서면 그 속도로 이동하기 위해 치르는 대가가 그것으로 얻는 이익을 훨씬 넘어선다고 주장한다. 한마디로 효율적이고, 편리하기 위해 이동 수단을 이용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동 수단을 이용하기 위해, 즉 자동차를 구입하고 유지하기 위해 일을 해야 하는 주객이 전도된 상황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그렇게 되지 않는 한계 속도가 24킬로미터인데, 이것이 바로 자전거의 속도다. ---“자동차보다 사람이 우선인 시대”에서 가로수길에는 느림이 존재한다. 느린 발걸음, 차 한 잔의 여유, 그곳의 느림이 더욱 빛나는 것은 가로수길을 둘러싼 압구정과 신사동의 빠름 때문이다. 빠르게 달려오던 자동차도 가로수길에 들어서는 순간 느림의 소용돌이에 휩싸인다. 빠름을 중요시하는 이동 수단과 느림을 중요시하는 가로수길의 충돌은 언제나 느림의 승리로 끝난다. 승리한 자는 패자의 고통을 쉽게 수긍하지 않는다. 느림의 나라에선 느림이 법이다. ---“느림은 빠름보다 우월하다”에서 고속 성장에 여념이 없던 우리는 숨 돌릴 여유를 찾았다. 세상의 중심에서 당당히 인간의 가치로 눈을 돌렸다. 산책을 즐기고, 단 한 입이라도 유기농 식품을 먹으려고 애쓴다. 아날로그 시대의 ‘정情’은 디지털 시대에 살 냄새 나는 ‘디지로그’를 탄생시켰다. 사회는 인간 중심 시스템을 도입하기 시작했다. 폴리우레탄의 폭신한 길을 걷는 가로수길 사람들은 느림과 여유의 우월성을 몸으로 느낀다. 가로수길에서 느림과 여유를 지배하는 것은, ‘인간’이다. --- “사람을 향합니다,를 닫으며”에서 여성에 대한 인식의 변화와 함께 결혼 적령기를 지난 여성을 부르던 ‘노처녀’라는 낱말 역시 세월의 흐름 속에 묻히고 있다. 몇 년 전만 해도 ‘올드 미스’로 불렸던 그들이 자신의 일을 중요하게 여기는 능력 있고 경제력 있는 미혼 여성이라는 뜻의 ‘골드 미스’로 불린다. 결혼보다 직업을 중요하게 여기고, 탄탄한 경제력으로 독립된 삶을 꾸려나가고, 무엇보다 자신에게 당당한 ‘골드 미스’. 한국 사회의 인식도 달라졌다. 결혼까지 미루며 노력한 그들의 시간과 능력을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 "가로수길에서 만난 누나들의 완소남"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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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고는 시대의 거울이다. 가로수길도 시대의 거울이었다.”
광고 회사 TBWA KOREA는 21세기 한국 사회의 권력 이동에 따른 문화 양식의 변동에 늘 주목하는 집단이다. 2007년도에는 한국 사회 변동의 지점으로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가로수길’을 자세히 들여다보았다. “사람들이 모이는 데는 이유가 있다”는 명제 아래 TBWA 박웅현 ECD는 이렇게 말한다. “삼청동은 경륜이다. / 인사동은 전통이고 / 홍대 앞은 열정이다. / 대학로는 표현이다. / 청담동은 과시다. / 가로수길은 로망이다. 몇 년 전부터 그 길이 심상치 않았다. 하루가 다르게 사람들이 모여들었고, 하루가 멀다 하고 독특한 가게들이 생겨났다. 여기저기 잡지에 그 길이 주인공으로 등장했고, 이곳저곳 영화에 그 길이 배경으로 등장했다. 인터넷 블로그에 "어제 가로수길에 다녀왔어요"란 제목의 글이 심심치 않게 보이기 시작했고, 지방의 여학생들이 "가로수길 보러 왔어요"라며 서울에 올라오는 일이 생기기 시작했다.” 강남구 신사동에 위치한 가로수길에 주목한 그들은 한국 사회의 변동이라 할 만한 사건과 사례를 가로수길에 대입해보고, 꿰뚫어본 다음 한국 사회의 달라진 의식과 가치관을 광고인의 시각으로 되짚어보았다. 가로수길에서 그들은 오랫동안 한국 사회를 지배해온 헝그리 정신의 종말을 보았으며, 느림과 여유를 지배하는 인간 중심의 시스템을 발견했고, 경제력으로 무장한 새로운 권력인 여성을 만났으며, 士의 시대에서 家의 시대로 이동하는 한국 사회의 흐름을 보았다. 혼자 밥을 먹는 당당한 외톨이, 내가 중심이 되는 세상과 생산자와 소비자 사이의 사랑엔 더 이상 경계가 없다는 것도 확인했다. 박웅현 ECD는 “광고는 톡톡 튀는 감각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다. 통찰력과 인문학적인 소양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사물이나 현상을 들여다보고 그 속을 꿰뚫고 있는 무엇을 찾아내는 일, 그런 점에서 이 책은 사회학의 자료수집 방법 가운데 하나인 비체계적인 관찰을 통해, 그들이 만들어내는 광고의 바탕이 되는 스케치 작업이기도 하며, 광고인의 눈으로 접근해본 사회의 질서와 변동에 대한 소략한 분석 작업이기도 하다. 이 책은 “읽는 책”이 아니라 “보는 책”이다 TBWA 주니어보드 멤버들이 가로수길 현장을 뛰어다니며 취재한 결과를 취합해 만들어진 이 책은 독자들에게 ‘읽기’보다는 ‘보기’를 권한다. ‘사회를 보겠다’는 의지가 강하게 배어 있다. 현장에서 만난 사람과 골목길, 건물, 가게, 진열된 상품, 향기, 색채, 그곳을 찾는 사람과 가게 주인, 그들의 눈에 들어온 모든 것이 데이터가 되고, 그들의 눈에 찍힌 영상이 데이터가 되었다. 이 책을 디자인한 백종열 아트디렉터/감독은 “글자는 언어이기 이전에 형태다. 그 형태에 우리는 많은 습관을 가지고 있으며, 습관의 테두리 밖에 있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고 규정지으려 한다. 이 책은 ‘불편하다’를 피하고 싶지 않았다. 큰 글자들의 공격성과 작은 글자들의 불친절, 의미 없음의 생략, 책이라는 존재에 ‘읽기’와 ‘보기’ 두 가지가 공존한다면 이 책은 후자와 결혼했다”고 말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