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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리平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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뽕짝 아줌마는 나성여관의 허드렛일을 거들어주는 아줌마였다.
집이 멀지 않아서 늦은 밤에 퇴근했다가 아침 일찍 출근하는 아줌마였다. 노래를 입에 달고 살아서, 그것도 뽕짝 노래만 하도 시들어지게 불러대서 여관 손님들이 오며 가며 달아준 별명이 '뽕짝 아줌마'였다. 나는 지금까지 아줌마처럼 노래를 좋아하는 사람을 만난 적이 없었다. 대형 고무줄을 칭칭 동여맨 라디오는 아줌마가 가는 곳을 따라 어김없이 이동하는 물건이었다, 수도간에서 빨래를 할 때도, 부엌에서 음식을 만들 때도, 객실 청소를 할 때도 라디오는 깨지는 소리로 뽕짝을 흘려 보냈다. 아줌마는 우리나라 라디오 방송의 프로그램을 다 꿰고 있어서 시간마다 이리저리 다이얼을 돌려 가요 프로그램을 찾아냈다. 그리고는 쉬임없이 그 노래를 따라 불렀다. 그것뿐이 아니었다. 가사를 모르는 노래가 나오면 몽당연필에 침을 묻혀가며 따라 적었다. 방에 걸레질을 치다 말고 주머니에서 연필과 종이를 꺼내 침을 묻혀가며 가사를 받아적는 아줌마의 모습은 꼭 훈장 앞에서 글씨를 받아쓰고 있는 서당의 학동과 닮아 있었다. 그 큰 엉덩이를 하늘로 쳐들고 방바닥에 엎드려 머리로 박자를 맞춰가며 정신없이 노래가사를 받아쓸 때는 어머니가 아무리 악을 써대도 꿈쩍도 하지 않았다. ---pp.290~29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