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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리平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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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옥이 슬며시 친구의 손을 잡았다. 손이 뜨거워져 있었다. 그 순간 친구의 몸에 제지할 수 없는 흥분이 파도가 일 듯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고 있음을 감지했다. 곧, 참기 힘든 돌진이 있을 것임을 예감하며 부옥은 그 짧은 순간의 긴장을 즐기고 있었다.
그 예감은 한치의 오차도 없이 적중했다. 부옥이 남자 친구의 손을 이끌어 손등에 입술을 대는 순간 그 친구는 발정한 말처럼 광기의 몸짓으로 부옥을 쓰러뜨렸다. 그는 허겁지겁 부옥이 입고 있던 엷은 블라우스의 앞부분을 과감히 열어젖혔다. 몇 개의 단추가 일시에 우두둑 소리를 내며 긴장된 어둠 속으로 뿔뿔이 흩어져 갔다. 수줍고 소극적인 성격일수록 이런 순간의 행동은 정반대로 나타나기 마련이다. 남자 친구는 연이어 부옥의 바지 단추를 고속으로 여는 것과 동시에 있는 힘을 다해 아래로 벗겨 내렸다. 분홍색의 엷은 팬티는 얼마나 다급했는지 단 한번에 찢겨져 내렸다. 야생마로 돌변한 친구는 이제 조금 전의 수줍음 따위는 생각나지도 않는 듯이 마치 천둥이 치듯 이미 달아오른 부옥의 몸을 향해 덮쳐왔다. (문학수첩, 1997) ---p.16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