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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참! 나는 커튼 값을 아꼈다. 사실 그것은 별 필요도 없는 물건이다. 왜냐하면 해와 달 이외에는 아무도 내 집 창문을 들여다 볼 사람이 없었고, 해와 달이 들여다보는 것은 내가 환영하는 바이다. 해가 너무 비쳐 상할 우유나 고기도 없고, 또 해가 너무 비쳐서 가구의 색이 바랄 것도 없다. 태양이 때로는 너무 내리 쬐면 가계부 지출 항목을 늘이느니보다 자연이 제공하는 커튼인 나무 그늘로 자리를 옮기는 것이 더 나은 것이다.
여름 어느 날, 저녁 열차가 막 지나간 뒤인 일곱 시 반만 되면 쏙독새들이 집 문 앞에 있는 나무 그루터기나 지붕의 용마루에 앉아서 반 시간 동안 저녁 노래를 부른다. 그들은 저녁마다 일정한 시간에 해가 지는 시각 5분 이내 거의 시계처럼 정확히 노래를 하기 시작한다. 나는 이 새들의 습관이 나와 함께 하는 것이 기뻤다. 어떤 때는 네댓 마리가 숲을 여기저기에서 와 우는 적도 있다. 저녁 늦게 나는 마차들이 덜커덕거리며 다리를 지나는 소리와 개들이 짖는 소리, 그리고 때로는 멀리에 있는 외양간의 앞마당에서 들려오는 암소의 구슬픈 음매 소리를 듣곤 했다. 그러는 동안 호숫가는 온통 황소개구리들이 울음소리로 가득 찬다. 늘 그렇지만 혼자라서 이야기를 할 사람이 없으면 나는 노로 뱃전을 침으로써 메아리를 울리곤 했다. 그 소리는 원을 그리며 점점 팽창하는 소리가 되어 호수를 둘러싸고 있는 숲을 가득 채우고는 마치 야수들을 자극하는 울음소리를 내듯이 숲을 뒤흔든다. 나는 날씨가 훈훈하면 자주 보트를 띄우고 그 안에서 피리를 불었다. 계절이 바뀌는 순간, 새벽녘에 잠이 깬 채로 누워 우리는 잔물결소리와 나뭇잎 살랑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바람이 강 상류로 부는지 하류로 부는지 알아내기 위해 마음을 졸인다. 숲에서 부는 바람은 바위 사이를 끊임없이 굽이치며 포효하는 폭포소리 같았다. 우리는 그 물소리를 들으며 깊은 감동을 느꼈다. 이 쇠락해가는 시대에도 강물의 힘찬 물결소리를 듣는 사람은 깊은 절망에 빠지지 않으리라.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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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든』의 작가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명상일기.
소로우의 일기를 읽을 때마다 나는 그의 활기찬 기질을 뚜렷이 느낄 수 있다. 나는 그가 숲 속에서 일을 하거나, 글을 쓰는 모습, 혹은 측량을 할 때 모습들을 보면 참나무 같은 힘을 느끼곤 한다. 나는 때로 그의 글을 읽으면서 내 안에 있는 것과 동일한 생각과 정신을 발견하곤 했다. 소로우는 진지하고 지칠 줄 모른 자기수양을 통해 고양된 정신으로 나아간 수양자였다. 그의 글은 군더더기가 없고 집중하여 빠져드는 기쁨을 느끼게 해 준다. 불필요한 단어나 철자는 하나도 없으면서 각각의 구절이 곧장 과녁을 향하고 있다. <이상은 랄프 왈도 에머슨이 쓴 헨리 데이빗 소로우의 글에 대한 평가이다> 하버드 대학을 졸업하고 교사, 목수, 측량기사를 거쳐 아버지가 하던 연필공장 일도 하던 소로우는 어느 날 문득 모든 문명의 편리함을 던져버리고 월든 호숫가에 손수 지은 오두막에서 삶을 시작했다. 하루 4시간 동안 침묵과 명상, 그리고 산책을 하며 자연 속에서 삶을 즐겨했던 소로우, 그러나 그와 함께 살던 콩코드 주민들은 더 큰 농장을 경영하려고 많은 빚을 내고 평생 그 빚을 갚기 위해 중노동하다 삶을 마감하였다. 지금 우리의 삶도 마찬가지 아닌가. 우리도 물질적 풍요로움을 더 많이 추구하려고 매순간 발버둥치는, 마치 덫에 걸려든 사향쥐처럼 그 덫에 헤어나지 못하는 것은 아닌가? 소로우는 용감하게 자신의 다리를 잘라서라도 그 덫에서 빠져 나오라고 한다. “우리는 덫에서 나오기 위해 자신의 다리를 물어 끊는 사향쥐를 동정하거나 고통을 위로할 것이 아니라 사향쥐와 마찬가지로 죽을 수밖에 없는 우리의 운명을 생각하며 그 장엄한 아픔과 영웅적인 미덕을 찬양해야 하지 않겠는가?” 소로우는 명상과 침묵 속에서도 노예해방을 위한 운동을 비롯해, 자신이 진지한 사색을 통한 자연주의 사상을 그리고 사람들의 완전한 정신적 자유를 위해 강연과 글을 쓰면서 살았다. 톨스토이는 소로우를 미국의 가장 소중한 정신적 자산이라고 평가했다. 이 글은 그의 명상일기를 번역한 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