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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생관 최북
양장
임영태
문이당 2007.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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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저자 소개 1

경기도 전곡에서 태어났다. 1992년 《문화일보》 신춘문예에 중편 「추운 나라의 사람들」이 당선되어 등단했으며, 1994년 장편 『우리는 사람이 아니었어』로 ‘오늘의 작가상’을 수상했다. 지은 책으로 『문 밖의 신화』, 『비디오를 보는 남자』, 『달빛이 있었다』, 『다시 누군가를 만나 사랑할 수 있을까』, 『무서운 밤』, 『여기부터 천국입니다』, 『호생관 최북』 등이 있다. 『아홉 번째 집 두 번째 대문』으로 제1회 중앙장편문학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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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7년 12월 2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256쪽 | 350g | 136*196*20mm
ISBN13
9788974563950

줄거리

대대로 산원직을 맡아 온 중인 집안에서 태어난 최북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는 스승 없이 혼자 그림을 그려 왔다. 16세가 넘어 사내로서 호구를 해야 할 나이가 되었지만 집안의 가업인 산원이 되고 싶은 마음도 없고, 그렇다고 왕실의 도화원에 들어가고 싶은 마음도 없다. 막연히 그림이 자신의 길이라는 생각을 하면서도 사회적으로 인정받지 못하는 중인이라는 신분의 벽이 가로놓여 있는 현실을 원망하고 있을 뿐이다. 자신의 재능이 가계와는 상관없이 이질의 무엇이라는 자괴감에 괴로워하던 최북은, 아버지 역시 그림에 뜻을 두었다는 것을 어머니께 듣고 도화원 취재에 뜻을 두고 그림에 정진한다. 하지만 중인이므로 겪어야 했던 아버지의 굴욕을 몸소 체험하면서 최북은 그림에도 뜻을 잃고 방황을 시작한다. 정인기라는 무과 집안의 서얼을 만나 뒷골목 세계에 스며든다. 과거 응시자를 시험 전날 손봐 주어 과거에 응시하지 못하게 하는 돈 많고 세력 있는 양반집 자제들의 뒷공작에도 가담하여 돈을 받고 일을 할 정도로 자신을 방기한다. 그러던 중 아버지는 산원을 그만두고 부승지 댁의 청지기로 들어간다. 그리고 아버지의 볼일로 부승지 댁에 들른 최북은 그곳에서 운명의 여인 이담을 만난다. 최북은 넘을 수 없는 신분 차이로 인해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면서도 사랑에 빠진다. 이담의 소개로 당대 최고의 화가 겸재 정선을 만난 최북은 다시 그림에 뜻을 두기 시작한다. 태생에 대한 열등감과 재능에 대한 자부심이 뒤범벅이 된 최북의 당시 기행이 사람들 사이에 회자되고, 최북의 뛰어난 그림이 더해져 최북은 차차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다. 그러던 중 최북은 부승지의 부름을 받고 한밤중에 부승지를 대면한다. 부승지는 자신이 역모에 휘말려 집안이 적몰될 것을 예감하고 관비가 될 딸 이담의 훗일을 최북에게 부탁한다. 결국 부승지는 역모자로 몰려 처형되고, 최북은 부승지의 말대로 이담을 위해 계회도를 무기로 병참대감과 거래를 하지만, 모진 고문을 당하면서도 지켜 주고자 했던 이담에게 배신을 당해 협박범으로 몰리게 된다. 감옥에서 풀려난 최북은 이담을 잊고 전국 유람을 떠난다. 그후 도성으로 돌아온 최북은 결국 이담을 찾아가 그동안의 생각이 자신의 오해임을 깨닫고 이담과 백년가약을 맺지만, 이미 쇠약해진 이담은 결국 죽고 만다. 이후 최북은 그림에 몰입하지만 누구에게도 구속되지 않을 자신을 위해 스스로 눈을 찌른다.

출판사 리뷰


임영태 소설의 특징은, 시크하고 세련된 포스트모던이 유행하던 1990년대에는 결코 인정받지 못한 소재였던 1970년대의 우중충한 배경 위에 덧입혀지는 2000년대의 엽기적인 우울한 감성이라고 할 수 있다.
장편소설 『우리는 사람이 아니었어』부터 소설집 『무서운 밤』까지 초지일관 이어져 온 임영태 문학의 특징인 ‘쓸쓸함, 적막함, 아득함’이 단지 1990년대 주목받았던 소재인 도시적 세련의 또 다른 이면이기만 한 것이 아니라 그 자체로 삶의 근원적인 표상임을 엽기적 상상력과 차별화가 마음껏 펼쳐지는 2000년대에 들어와서야 이해받기 시작했다. 임영태는 등단 이후 줄곧 자신의 작품 안으로 시크함이 미덕인 현대에 환영받지 못할 소재인 과거의 우울함을 끌어들였지만 그 위에 흐르는 감성은 이미 2000년대 개인주의적 군상들의 자의적 고립감과 자처한 아웃사이더의 쓸쓸함이었다. “아웃사이더란 병에 걸린 것을 깨닫지 못하는 문명사회에서 자기가 환자임을 알고 있는 유일한 인간이다”라는 콜린 윌슨의 말을 굳이 인용하지 않더라도 임영태 작품 속의 인물들은 이미 ‘생의 아웃사이더’로서 독특한 위치를 굳혔다.
천상천하 유아독존, 나는 최북이다
거기에 산다, 거기재 최북 ― 유용, 성기, 칠칠이, 호생관

지금까지의 임영태 소설 속 배경 분위기는 일견 1970년대의 우울하고 허름한 스산함에 머무른 듯 보인다. 그러나 그 속 인물들의 정서는 이미 작품들을 발표할 1990년대 당시부터 2000년대적이었다. 이는 3류 변두리 인생들의 고단한 삶은 그의 소설 주제가 아니라는 뜻이다. 그들은 삶의 권태로움 속에서 자신과 사회에 대해 시니컬하며 모호하다. 이 점은 『호생관 최북』의 주인공으로 재탄생한 최북도 그러하다.

낭만적 반항이기는 했으되 인생을 너무 함부로 살았다고 말할 수 있을까. 세상의 질서에 들어가기 위해 자존심과 열정을 죽였어야 한다거나, 세속의 명예 정도는 초월했어야 한다고 말할 수 있을까. 그건 아웃사이더를 불편해하는 기득권자의 시선이다. 세상의 질서가 자기 존재성을 허락하지 않는 것 같을 때 당사자가 겪을 깊은 고독과 좌절의 마음을 짐짓 외면하는 말인 것이다. ― 작가의 말 중에서

최북은 중인 출신으로 신분에 대한 뿌리 깊은 열등감과 분노를 가지고 있지만, 사회 전복적이거나 의식 전도를 요구하지는 않는다. 최북은 자신의 허영심을 솔직하게 대면하고 인정한다. 그리고 그것이 충족되지 못하기에 세간의 눈치를 보고, 눈치를 보는 자신에게 분노하고, 눈치 보게 만드는 세상에게 포악을 떤다. 하지만 단지 사회적 신분 상승과 명예 획득만이 그의 목표인 것도 아니다. 예인으로서 걸어야 하는 고독한 예술의 길이 무엇인지 알고 있으며, 그 길은 현재 자신이 골몰하여 벗어날 수 없는 신분에 대한 열등감이나 분노와는 다른 것이라는 것도 알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처지를 한탄하는 것을 멈추지 못하는 자학적인 인물이다. 그렇게 『호생관 최북』의 최북은 이미 역사 속의 전통적인 인물상에서 벗어나 있다. 오히려 그는 현재 자신을 부정할 수 없으면서도 상대적인 박탈감에 시달려야 하는 현대인과 동일하다. 여기에 오늘날 다시 최북을 말해야 하는 이유가 있다. 제 시대를 살지 못한 천재, 제 시대에 놓여 있지 못한 인물인 최북에게 ‘생의 아웃사이더’를 자처한 임영태의 관심이 쏠린 것은 어찌 보면 너무 당연한 일이다.
또한 『호생관 최북』은 역사적 사실과 소설적 흥미를 둘 다 놓치지 않고 끝까지 긴장감을 유지하는 재미를 선사한다. 잘 알려진 최북의 에피소드에 치중하지 않고 그 내면의 독백에 귀를 기울이고 있지만 소설은 처음부터 끝까지 한 호흡으로 읽힌다. 임영태 소설의 재미는 바로 거기에 있다. 극적인 갈등을 부각시키지 않는데도 긴장감을 동반하며 흥미를 유지하는 것은 그의 소설에 담겨 있는 비감한 진정성이 문득 문득 삶을 관통하는 통찰로 와 닿기 때문이다. 작품 전반의 정서를 지배하고 있는 고요하고 관조적인 시각에서 오는 아련한 정서적 호소력은 다른 부연 없이 그 자체로 삶의 본질로 연결된다. 이 모든 것이 군더더기 없는 감각적인 문체 덕분에 쉽게 읽히는 것 또한 임영태 소설의 또 다른 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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