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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동양어권
1. 큰 사전 - 한국어 규범의 완성__이전경 2. 북한 국어사전의 이해__연규동 3. 현대한어사전과 현대한어규범사전중국어의 규범화 __김현철?이준섭?임수경?장진개 4. 삼대에 걸친 마쓰이 가문의 열정니혼코쿠고다이지텐__손경호 2부 서양어권 5.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대한 고찰성립, 구성 및 수용을 중심으로__윤주옥 6. 300년 역사의 아카데미 프랑세즈 사전전통과 혁신__하영동 7. 모든 것에 대해 모든 사람을 가르치다프티 라루스 도해사전__김미성 8. 동서독의 언어사전 비교 독일현대어사전과 독일어대사전을 중심으로__최경은 9. 스페인어 규범 사전의 과거와 현재__신자영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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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이 한 문화권의 역량이 집중된 결정체라는 점에 이의를 달 사람은 없을 것이다. 한 문화공동체가 어느 규모 이상의 정치와 경제, 학문, 기술을 보유하기 위해서는 문자에 의해 기록되고 이 기록을 이해하기 위한 교육이 이루어져야 한다. 이러한 지식의 보유와 교육을 위해 필수적인 것이 사전이다. 동서양을 막론하고 어떤 학문이 어느 정도의 체계를 잡으면 반드시 사전이 만들어졌다. 우리에게도 많은 사전이 있었다. 학문 언어인 한자와 그 한자로 이루어진 텍스트를 이해하기 위한 자전과 운서가 대표적이다.
우리말이 지식의 언어가 될 수 있었던 것은 경학이나 역학을 배우기 위한 입문의 언어로 정리되기 시작하면서부터였다. 그러니까 우리말은 20세기 초까지 우리말만을 대상으로 정리되어 사전 또는 어휘집이 만들어진 일이 없었다. 계림유사와 같이 외국 사신의 풍토기 한 귀퉁이에 남아 있거나 외국어나 한문학습의 보조도구로서 일부 어휘가 수집되어 있었을 뿐인 상태였다. 15세기 훈민정음이 만들어지고 그 언해본들이 교육을 담당하면서 한동안은 균질한 표기를 보였으나 개인들의 한글 문식성이 확대되고 17세기, 18세기의 음운변화를 겪으며 의고적 표기와 현실적 표기가 혼재되어 있는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서양학문과 사상의 대량 유입을 맞이하게 되었다. 문호 개방과 사회적 모순의 압력으로 새로운 사상에 대한 요구는 높아져 갔고 이러한 요구를 충족시킬 효율적인 문자시스템의 확립이 필요했다. 격변하는 정치 상황 속에서 다양한 혁명적 사상과 사조가 만발하였지만 모든 이들이 필요하다고 동의하는 것은 언문言文의 정리와 대중의 교육이었다. 우리말 어문규범의 확립과 이를 반영하며 또 뒷받침할 우리말 사전에 대한 요구가 절실한 시점이었다. 심지어 일제 점령자들 또한 식민지의 통치를 위해 이를 요구하고 있었다. 따라서 조선말 사전의 편찬은 민족주의자든 친일 협력자든 공산주의자든 자유주의자든 누구를 막론하고 일단은 협력할 수 있는 사업이었다. 다만 이를 뒷받침할 이론과 인력, 시간과 자금이 필요했다. 이 사업은 정치적 격랑 속에 수차례의 단절을 겪으며 1911년 주시경과 그 제자들이 사전의 작업을 시작한 지 36년 만인 1947년 조선말 큰 사전의 첫째 권을 내게 된다. 한 언어공동체에 자신들의 언어만을 위한 사전이 있다는 것은 공동체가 합의한 규범에 의해 그 언어가 통제되고 있음을 의미한다. (우리말의 탄생) 인용과 같이 조선말 큰 사전의 작업 수행과정은 우리말 연구의 역사이면서 이를 통하여 한국어의 언어규범이 정착되어가는 과정이었다. 조선말 큰 사전의 편찬사업을 통하여 조선어학회는 조선어 맞춤법 통일안과 조선어 표준말 사정, 방언조사 등을 실시하여 전국적인 호응을 이끌어냈다. 조선말 큰 사전의 작업자들이 꿈꾸었던 ‘각 가정마다 하나씩의 사전’이라는 제목대로는 아니었지만 이들이 이루어낸 사전작업의 결과는 20세기의 우리말 규범이 되었다. 조선말 큰 사전과 그 후신인 우리말 큰사전이 한국의 언어학사나 문화사에 끼친 영향은 이루 말할 수 없다. 이글에서는 사전의 탄생 과정과 배경에 초점을 맞추었고 초기 사전이 구성되는 과정에서 논란이 되었던 올림말의 수집과 처리, 배열방법을 중심으로 서술하였다. __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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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학교 입학 선물로 영한사전이 인기를 끌던 시절이 있었다. 1970-80년대 학창시절을 보낸 이들에게는 그 무거운 사전을 책가방에 넣고 끙끙거리며 등교하던 기억이 새로울 것이다. 그 때는 중산층 이상의 가정에 예외 없이 값비싼 백과사전 한 질이 서가에 꽂혀있던 시절이기도 했다. 언제부터인가 종이 사전은 전자 사전으로 바뀌고 지금은 스마트폰으로 온라인사전을 이용할 수 있게 되었다고 하더라도, 사전 한 권쯤 없는 가정은 찾기 힘들 것이다.
사전은 한 사회나 문화권을 기준으로 한 지식과 정보의 집적물이다. 한 시대에 널리 사용되었던 사전의 편찬과정, 구성, 나아가 특징들에 대해 속속들이 아는 것은 그 시대의 사회나 문화를 이해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사전은 사용 목적이나 독자층에 따라 여러 종류로 구분될 수 있다. 세계의 언어사전이라는 제목에 드러나듯이, 백과사전이 아니라 ‘언어사전’으로 범위를 한정하는 이 책은 표제어와 뜻풀이가 같은 언어로 된 단일어 사전에 초점을 맞춘다. 따라서 영한사전이나 한영사전처럼 표제어와 뜻풀이가 다른 언어로 된 사전은 논외로 한다. 단일어 사전 가운데서도 외국인 학습자가 아니라 모국어 화자를 대상으로 삼는 언어사전들만을 다룬다. 이런 사전들은 각 나라마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을 것이다. 이 책의 기획단계에서 동서양의 여러 사전들 가운데 현재 널리 사용되는 사전이거나 사전학의 측면에서 중요하다고 평가되는 사전을 선정하고자 했다. 이 책은 크게 두 부분으로 나뉜다. 네 개의 글로 이루어진 1부는 한국, 북한, 중국, 일본을 포함하는 동아시아의 대표적인 언어사전들을 다루며, 2부는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등 서부 유럽 4개국의 대표적인 언어사전들을 살펴보는 다섯 개의 글로 구성된다. 이 책의 1부는 최초의 우리말 대사전인 조선말 큰 사전과 그 후신인 우리말 큰 사전에 주목하는 이전경의 글로 시작한다. 조선말 큰 사전이 1947년 첫째 권이 세상에 나온 이후 1957년 이름을 큰 사전으로 바꾸어 전 6권이 완간되고, 1990년대 우리말 큰 사전으로 거듭나는 과정은 일제 강점기로부터 현대에 맞닿아 있는 우여곡절의 역사와 그 궤를 같이 한다고 볼 수 있다. 이전경은 만들어지던 초기부터 논란거리였던 올림말의 수집과 처리, 배열방법을 중심으로 큰 사전의 편찬과정을 조망한다. 조선말 큰 사전은 1947년 첫째 권이 출간된 이후 남한은 물론 북한에서 나온 모든 국어사전의 기준이 되었다는 점에서 큰 의미를 찾을 수 있다. 연규동의 북한 국어사전의 이해는 조선말 큰 사전 이후 출간된 남북한의 여러 사전을 비교하면서 북한에서 가장 최근 간행된 조선말대사전을 통해 북한의 국어사전에 드러난 특징들을 살펴본다. 이런 작업은 분단된 이후 언어와 문자의 이질성을 극복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는 단초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해본다. 김현철 외 3인의 글은 중국에서 가장 대중적인 사전들인 현대한어사전(現代漢語詞典)과 현대한어규범사전(現代漢語規範詞典)을 연구대상으로 삼는다. 1978년 출판된 현대한어사전과 그보다 26년이 지난 2004년에 세상에 나온 현대한어규범사전 모두 수정을 거듭하면서 정확하고 풍부한 내용을 기반으로 중국에서 가장 권위 있는 한어사전으로 평가된다. 이 글은 두 사전의 구성과 특징에 대한 비교·분석을 통해 표제자, 표제어, 뜻풀이, 용례의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그 개선방안에 대해서도 고민한다. 손경호의 삼대에 걸친 마쓰이 가문의 열정은 1972년에 세상에 빛을 보자 미국의 웹스터 사전이나 영국의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 필적할만한 일류 국어사전이 출판되었다고 할 정도로 일본인들이 가슴벅차했던 니혼코국고다이지텐(日本國語大辭典)을 다룬다. 손경호는 여러 방면의 3,000명이 넘는 전문가들이 40년 동안 노력을 기울인 일본 최대의 국어사전인 니혼코국고다이지텐을 규범성과 정확성을 두루 갖춘 것으로 평가한다. 우리에게 외국어 가운데 영어가 가장 익숙한 언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점은 영어가 학문, 교역 등의 분야에서 국제적인 공용어로 사용된다는 점과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다. 영어 사전 가운데 대학 이름을 걸고 출판하는 옥스퍼드 영어 사전(Oxford English Dictionary)은 영국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절대적인 권위를 인정받는 사전일 것이다. 영어에 관한 가장 종합적인 사전으로 평가받는 옥스퍼드 영어 사전에주목하는 윤주옥의 글은 이 사전의 특징을 역사성(또는 통시성)과 종합성(또는 방대함)으로 평가한다. 하영동의 글은 아카데미 프랑세즈(Academie francaise)가 편찬하는 아카데미 프랑세즈 사전에 주목한다. 1694년 초판이 발행되어 300년이 넘는 전통을 지니는 이 사전의 진화과정을 살펴보는 이 글은 아카데미 프랑세즈 사전의 특징을 편찬 당시의 프랑스어 상태를 있는 그대로 정확하게 묘사한다는 원칙을 고수하면서도 언어의 진화를 인정하는 태도에서 찾는다. 아카데미 프랑세즈 사전이 프랑스에서 최고의 권위를 지닌 언어사전이라면, 프티 라루스 도해사전(Petit Larousse illustre)는 대중적인 교육용 언어사전이라고 말할 수 있다. 기실 프랑스에서 차지하는 프티 라루스 도해사전의 비중과 역할은 ‘라루스’라는 이름이 ‘사전’이라는 단어 대신에 사용된다는 점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미성의 모든 것에 대해 모든 사람을 가르치다는 프랑스의 일반 백과사전의 전통을 계승하는 프티 라루스 도해사전(Petit Larousse illustre)에 초점을 맞추어 그 사전의 배경, 구성, 특징을 분석한다. 독일의 언어사전을 다루는 최경은의 동서독의 언어사전 비교는 독일이 1948년 분단되고 1990년 다시 통일될 때까지 동서독이 서로 다른 언어관을 가지고 있다는 진단에서 출발한다. 이런 진단을 토대로 최경은은 동서독의 대표적 언어사전으로 평가되는 독일현대어사전(Worterbuch derdeutschen Gegenwartssprache)과 독일어대사전(Das große Worterbuch der deutschen Sprache)을 비교함으로써 동서독의 상이한 언어관, 더 나아가 상이한 세계관을 드러내고자 한다. 마지막으로 스페인어 사전(DILE: Diccionario de la Lengua Espanola)을 대상으로 하는 신자영의 스페인어 규범 사전의 과거와 현재는 이 사전이 스페인의 왕립학술원은 물론 전 세계의 스페인어권 학술원 연합이 함께 작업한 결과물이라고 설명한다. 아울러 신자영은 스페인어 사전의 간행을 둘러싼 역사를 살펴봄으로써 이 사전이 기본적으로는 스페인어의 올바른 사용 규범을 제시하는 ‘규범사전’의 특성을 지니더라도 2000년대 이후 그 특성에 더해 언어 사용을 있는 그대로 기술하려는 노력도 기울인다고 지적한다. 여기에 실린 글들은 저마다 다루는 사전이 다르다. 그렇다고 해서 글의 골격까지 다르지는 않다. 이 책의 기획단계에서 모든 필자의 글은 다음과 같은 골격을 공유하자는 합의가 있었다. 무엇보다도 연구의 대상인 사전의 편찬 목적과 과정에 대해 설명하는 것이 필수적일 것이다. 각고의 노력을 기울여 사전이 세상에 빛을 보았다고 해서 끝이 아니다. 끊임없는 수정작업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그 사전을 이용가치가 없게 될 것이다. 따라서 수정 또는 개정 과정과 내용을 살펴보는 것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아울러 연구의 대상인 사전의 구성과 특징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작업도 필수불가결할 것이다. 나아가 그 사전이 사전학사 또는 문화사에서 차지하는 의의를 규명하는 것으로 마무리될 것이다. 이 책은 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문자연구사업단이 ‘문자에 대한 사회문화적 연구’를 수행한 연구결과물들 가운데 하나다. 문자가 우리 생활과 맺고 있는 밀접한 관계를 학문적으로 규명해 오고 있는 본 사업단은 문자화된 지식이나 정보가 언어사전이라는 형태를 통해 사회적으로 확산, 수용되는 방식에 주목하고자 했다. 이 책이 바로 그 결과물이다. 이 책에 실린 글들 가운데 네 편(이전경, 연규동, 윤주옥, 최경은의 글)의 초고는 ‘문자와 지식-동서양의 사전’이라는 주제로 2015년 11월 13일에 개최된 연세대학교 인문학연구원 HK문자연구사업단 제27차 문자세미나에서 발표된 적이 있음을 밝혀둔다. 고인덕 HK연구교수께서 이 책의 기획단계에서 편집단계에 이르기까지 실무를 맡아 수고해주셨다. 끝으로 이 책의 출판을 허락해준 한국문화사에 감사드린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