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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나운서가 간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위해
손범규
살림출판사 2002.05.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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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부. 우리말, 바르게 사용합시다
우리말 지킴이가 됩시다
새 천년 우리말에 거는 기대
집알이 갑니다
노인이 아니라 어른신입니다
혼인의 계절
아나운서가 간다(1)
텔레비전 정치 기가 막혀
...

2부. 알고 쓰면 더 쉬운 우리말 맞춤법
방송쟁이(?), 방송장이(!)
이제는 인제(?)의 시대다
통일과 원칙, 그리고 예외
쉽게 쓰는 우리말(1)
먹을거리 나들이(1)
...
사이시옷이 헷갈려

3부. 외래어, 방송이 먼저 고쳐야죠
한국이 일본을 이기려면
경제 용어 우리말로
올바른 외래어 표기를 알아둡시다
밀레니엄 베이비? 천년둥이
이 바바리가 그 버버리입니까?
뉴스는 영어를 좋아한다?
...
바꿔, 바꿔 로마자 표기법

부록
방송 순화 용어 모음
혼동하기 쉬운 낱말

저자 소개

저자 : 손범규
1968년 서울에서 태어남. 매동 초등, 청운 중, 여의도 고등, 홍익대학교, 연세대학교 언론대학원에서 공부했다. 1995년 SBS에 입사해서 현재 리얼코리아, 신바람 월드컵, 토요모닝와이드 X 파일, 일요일 6시, 7시 TV뉴스를 진행하고 있으며 농구와 골프중계를 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63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52200730

책 속으로

흔히 우리가 볼 수 있는 선거 관련 용어를 모으기 위해서 가상의 기사를 만들어보았다. 글을 읽고 뜻을 이해하기는 어렵지 않을 것이다. 그런데 '투톱 체제, 이슈, 파트타임, 블랙리스트, 에이저'는 모두 우리말로 바꿀 수 있는 단어들이다.

먼저 '투톱 체제'는 축구에서 잘 쓰이던 단어가 정치판으로까지 쓰임을 넓힌 경우인데, '2인 체제'나 '쌍두 체제'로 바꿀 수 있다. 굳이 영어와 한자를 혼용해서 쓸 필요가 없다. 또 '이슈'는 '쟁점, 논점, 관심사'로 바꾸면 쉬울 것이고, '파트타임'은 '시간제'로 바꾸면 된다. 누구나 오르기 싫어할 '블랙리스트'는 '감시대상, 요주의 명단'으로, '에이저'는 '세대'를 사용하자.

p.169

여러분 모두 표준어를 사용하길 바라며 헷갈리기 쉬운 복수 표준어 몇 가지를 살펴보자.

① 봉숭아/봉선화/봉숭화
② 벌레/버러지
③ 꼬까/고까/때때
④ 철따구니/철딱서니/철딱지


①의 경우는 노래를 시켜봐도 모두 다를 것이다. '울밑에선 ○○○야, 네 모습이 처량하다' 여러분은 어떻게 부르셨는지? 표준어는 '봉숭아, 봉선화'다 이 경우는 비슷한 발음의 몇 형태가 쓰일 경우에 의미에 별 차이가 없지만, 그중 하나가 더 널리 쓰이면 그 한 형태만을 표준어로 삼는 경우이다. (표준어 규정 제17항) ②③④는 발음이 아닌 어휘 선택에 따른 복수 표준어이다. 답은 어느 용어를 선택해도 모두 맞는다. 한 가지 의미를 나타내는 형태 몇 가지가 널리 쓰이며 표준어 규정에 맞을 때는 모두를 표준어로 삼는다(표준어 규정 제26항)
드라마나 코미디에서 가끔 나오는 '에이, 버러지 같은 ○○'도 표준어 규정에는 전혀 어긋나지 않는 것이다. '꼬까/고까/때때'는 모두 '○○신, ○○옷'에 사용할 수 있고, ④의 예도 모두 마음놓고 사용할 수 있다.
이렇게 여러 가지 헷갈리는 단어들이 모두 표준어라면 우리가 고민할 필요가 없을 텐데, 아쉬운 분도 있을 것이다.

pp.108~109

출판사 리뷰

모든 이론에는 원칙이 있다. 하지만 그 대부분의 원칙에는 예외가 있기 마련이다. 그래서 이론은 더 어렵다. 한글 맞춤법과 표준어 규정도 마찬가지이다. 태어날 때부터 하고 있는 우리말인데도 결코 쉽지가 않다. 규정이 분명히 있는데도 하는 사람마다 달라질 수 있는 게 '말言'이기 때문이다. 하기 쉽고, 편한 우리말. 하지만 쉽다고 저마다 편한 대로 하다보면 언젠가는 서로가 하는 말을 알아듣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

우리에겐 우리말이 더 정겹다!

이 책은 현직 아나운서가 직접 몸으로 부딪치면서 익혀나간 우리말에 대한 글이다. 누구보다 우리말을 잘 써야 하는 사람이 아나운서다. 요즘처럼 대중매체의 영향이 커진 시점에서는 더욱 그렇다. 잘못된 발음은 말하는 이의 품위를 떨어뜨린다. 우리 선조들은 예로부터 사람을 평가할 때 신언서판身言書判의 기준을 적용해 왔는데, 이는 몸가짐과 말씨, 글씨와 판단력이 그 사람을 나타내 준다는 말이다. 말씨를 품위 있게 하는 것의 기본은 바른 발음이다. 그렇다면 말로서 진위를 나타내 주는 아나운서들이야 더 말할 나위가 없는 것이다.

7년이라는 세월 동안의 아나운서 생활을 통해 저자는 우리가 흔히 저지르기 쉬운 실수들과 알면서도 잘 고치지 못하고 있는 발음들, 남용되고 있는 외래어, 그리고 일본말의 잔재로 남아 있는 많은 단어들에서 안타까움을 느낀다. '아름다운 우리말을 위해 아나운서가 간다'에 실린 글들은 SBS 아나운서팀이 추구하는 '아나운서 스타화'와 함께 '아나운서의 전문화'를 위해 아나운서가 느끼는 우리말에 대한 안타까움을 방송 현업에서의 경험과 함께 표현한 것이다.
우리에게는 확실히 영어보다 우리말이 더 정겹고 뜻도 잘 이해된다. 그런데 굳이 영어를 사용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 용어를 우리말로 바꾸면 미묘한 의미 차이 때문에 뜻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으며 느낌도 어색하다는 외래어 '불가피론'을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는 몰라서 하는 얘기다. 말의 뜻이란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지고, 어색함은 보편화되면 없어지는 것이라는 게 저자의 주장이다.

외국어를 사용하면 교양 있게 보이나요?

'휴대전화'를 국적불명의 '핸드폰'이나 '휴대폰'으로 더 많이 부르는 우리의 잘못된 언어 습관, '파이팅'이 '화이팅'으로 잘못 표기되는 우리의 방송 자막, 백화점에서 '이 바바리가 그 버버리입니까?'라고 묻는 어처구니없는 상황, 상품의 이름인 '야쿠르트'가 원래의 이름인 '요구르트'를 밀어내는 우리 사회의 답답한 언어 현실을 우리는 자주 본다. 우리는 혹 외국어를 사용하면 교양 있어 보인다는 잘못된 인식을 갖고 있는 것은 아닐까? 단일 언어 민족이라는 자부심만은 꼭 지키자는 것이 저자의 주장이다.

저자가 아침마다 찾고 있는 '여의도'에도 고칠 말이 있다. 여의도汝矣島는 우리말로 풀이하면 너섬이다. '너섬', 얼마나 아름다운 우리말인가. 이렇게 아름다운 우리말을 두고 촌스럽다는 둥, 세련되지 못했다는 둥 하며 기피하는 사람들을 종종 볼 때마다 저자는 답답하다고 한다. 꽃길로 유명한 '윤중로'는 1968년 서울시가 너섬을 개발하면서 섬 둘레에 방죽을 쌓고 '윤중제'라고 부르면서 우리말처럼 자주 사용된다. 하지만 윤중輪中은 '섬을 둘러싼 제방'을 가리키는 일본어 '와쥬떼이わじゅうてい'를 한자음 그대로 읽은 것이다. 이처럼 왜색 짙은 용어인데도 너섬에 두 개씩밖에 없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의 이름에 '윤중'은 들어가 있다. 우리말의 기본을 배우는 학생들에게 학교 이름을 어떻게 설명할지 짐작이 안 간다.

축구 경기에서 일본을 이기는 것도 중요하겠지만 알게 모르게 사용하고 있는 일본말이 우리의 정신을 오염시키는 것을 저자는 더 안타까워한다. 우리가 너무나 자연스럽게 우리말처럼 사용하고 있는 일본말. 총독부 건물을 뜯어 없애고, 일본인들이 곳곳에 박아놓은 쇠말뚝을 뽑아낸다고 해서 우리 민족의 기氣가 살아나는 것이 아니다. 우리의 말言을 살리는 것이야말로 애국하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저자는 말한다.

저자는 아나운서로서, 우리말 사용에 대한 최소한 기본 원칙이라도 지키자는 바람을 갖고 있다. 현실적으로 어려움은 있겠지만 원칙을 알고 지키려는 노력이 우리말을 아름답게, 바르게 지키는 일의 시작이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 모르고 사용하는 것도 잘못이지만, 알면서 잘못 사용하는 것은 더 나쁜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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