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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 미술 수업
한 젊은 아트 컨설턴트가 체험한 런던 미술현장
최선희
아트북스 2008.02.04.
베스트
예술 top20 6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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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시작하는 글_살기 위해, 조금 더 뜨겁게 살기 위해

Challenge Ⅰ_Being A Londoner, 런더너로 살기
round 1. 2% 부족해서 2% 더 행복한 ‘런더너’
《London Meets 01. 페라리와 맥주가 있는 풍경, 카라》
《London Meets 02. 월요병, 스티브》
《London Meets 03. “내가 결혼했대!”, 우즈마》
round 2. 플레인 스포팅
round 3. ‘과르디’와 맞바꾼 항공사 생활
■배낭여행의 원형, 그랜드 투어

Challenge Ⅱ_Back to School, 다시 학생으로
round 4. 엽서 12장과 면접
round 5. 첫 등교
round 6. 나는 2백만 달러입니다
round 7. 가짜 다비드
round 8. 뒷모습이 허무하다
《London Meets 04. 중국 노신사의 아름다운 중독, 짐》
《London Meets 05. 그림에 바친 카사노바의 순정, 패트릭》
round 9. 프랑스의 한국인 며느리
round 10. 샤반의 숲
round 11. 그림 같은 세상, 워번 애비
round 12. 금단의 사과
round 13. 붉은 카펫
■크리스티 교과과정

Challenge Ⅲ_Christie's Girl, 크리스티에 입성하다
round 14. 첫 출근
《London Meets 06. 산소 같은 사람, 베키》
《London Meets 07. 냉정한 완벽주의자, 로라》
round 15. 소림사의 견습생
《London Meets 08. 조용한 열정의 힘, 데즈먼드》
■경매장 사람들
■작품 감정, 그것이 알고 싶다
round 16. 과거 속으로
《London Meets 09. 빛을 얻지 못한 짧은 인연, 일라이아》
round 17. 옥단지에 얽힌 애달픈 사랑이야기
round 18. 당나라의 팻 레이디
round 19. 도자기가 아름다운 진짜 이유
round 20. 타인의 삶
《London Meets 10. 천 년을 담은 보물상자, 예거》
round 21. 아름답고 험난한 세상
round 22. 첫 경매
round 23. 판 동언 손 안에 넣기
■런던 경매장 가이드

Challenge Ⅳ_Ready, Steady, Go! 런던 미술계에 말 걸기
round 24. 비둘기와 도트 페인팅
《London Meets 11. 당신을 미워할 수 없는 이유, 하위》
《London Meets 12. 함께 걸어간다는 것, 콜린》
《London Meets 13. 날아오르다, 튈루안》
《London Meets 14. 연인보다 가깝고 사랑보다 강한, 루도빅과 줄리아》
《London Meets 15. 뚜벅뚜벅 담담하게 그러나 희망차게, 이동엽》
round 25. 큐레이터와 갤러리스트
round 26. ‘웃는 남자’의 자조
《London Meets 16. 강을 사랑한 남자, 쉔판》
《London Meets 17. 작품이 된 불독, 스펏》
《London Meets 18. 미술현장의 일그러진 얼굴, 그로나겐》
round 27. 베이징 798 지구
round 28. 먼 곳에의 그리움
round 29. 홀로서기는 없다
round 30. Here & Now
■런던 갤러리 가이드

Challenge Ⅴ_Curating London, 갤러리스트에서 독립큐레이터까지
《London Meets 19. 갤러리스트의 운명을 타고난 남자, 야리》
round 31. 기찻길 밑 갤러리
■화이트큐브의 모험
round 32. Give Me a Shelter
round 33. 유니언 갤러리
round 34. 나는 여기에도, 저기에도 속해 있지 않아요
■영국 파인아트펀드, 필립 호프먼을 만나다
round 35. Circuit Diagram
round 36. 대미언 허스트를 만나다
■YBA는 OAP다!
■런던 아트페어 가이드

맺는 글_나는 큐레이터의 가슴을 가졌다!

저자 소개 1

아트 컨설턴트. 그녀는 어려서부터 화집을 좋아했다. 보자마자 한눈에 반한 샤반의 「가난한 어부」를 배낭여행에서 들른 오르세 미술관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어렴풋이 운명의 힘 같은 것을 느꼈다. 상명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아시아나 항공에 입사해 근무 3년째 되던 해 프랑스인 남편을 만나 1998년에 파리로 이주했다. 소르본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서양 미술사를 공부하며 수많은 미술관을 드나들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미술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2000년, 런던으로 이주해 다시 항공사 직원으로 1년간 일했지만 미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학생 신분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크
아트 컨설턴트. 그녀는 어려서부터 화집을 좋아했다. 보자마자 한눈에 반한 샤반의 「가난한 어부」를 배낭여행에서 들른 오르세 미술관에서 우연히 마주치고 어렴풋이 운명의 힘 같은 것을 느꼈다. 상명대 불어불문학과를 졸업하고 아시아나 항공에 입사해 근무 3년째 되던 해 프랑스인 남편을 만나 1998년에 파리로 이주했다. 소르본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서양 미술사를 공부하며 수많은 미술관을 드나들게 되었고 본격적으로 미술에 대해 눈을 뜨게 되었다.

2000년, 런던으로 이주해 다시 항공사 직원으로 1년간 일했지만 미술에 대한 미련을 버리지 못하고 학생 신분으로 돌아가기로 결심했다. 크리스티 인스티튜트에서 미술사 디플로마를 취득한 후 런던 크리스티 경매 본사 동양 미술부의 인턴사원을 거쳐, 차이니즈 컨템퍼러리 어시스턴트 디렉터, 유니언 갤러리 세일즈 매니저로 활동하며 런던 미술현장을 구석구석 탐험했다. 그 사이 가장 즐거웠던 건 젊은 한국인 작가들을 유럽에 알리는 전시들을 기획한 일이었다.

지금은 남편과 딸 미나 아멜리와 함께 파리에 살며 아트 컨설턴트로 활동하고 있다. 또한 영국과 미국에서 출간되는 미술 월간지 『아트 뉴스페이퍼』, 한국의 『아트프라이스』, 『이모션』, 『뮤인』에 미술과 미술시장을 소재로 글을 연재하고 있다.

관련 분류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2월 04일
쪽수, 무게, 크기
392쪽 | 708g | 148*210*30mm
ISBN13
9788961960052

예스24 리뷰

미술에 대한 열정, 이것만으로도 충분하다!
전지연(penpen97@yes24.com)
우리나라에서 최근 재테크의 대명사인 펀드와 부동산에 하나 더해진 시장이 있다. 바로 미술 경매 시장이다. 미술에 대한 안목만 있으면 의외로 톡톡한 재미를 볼 수 있는 이 시장의 열기는 때아닌 미술 경매의 호황으로 이어졌다. 하지만, 이러한 현상은 이미 예술품의 경매가 일상화 되어 있는 미국이나 유럽과는 차이가 있는 듯하다. 작품에 대한 사랑과 관심보다는 재테크의 경제적 수단으로써 예술품의 가격을 올리고 내리는 우리나라의 트렌드는 해외에서 보기에는 자못 의아해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나 미술에 대한 열정만으로 돈이 아닌 인생을 바꾼 사람도 있다.
바로 이 책의 저자 최선희씨가 그렇다. 프랑스인 남편과 함께 외국에서 살면서 항공사에서 일하고 있던 30대의 어느 날. 루브르에 걸려 있는 샤반의 <가난한 어부>라는 작품을 보고 미술 공부를 할 것을 결심한다. 그리고는 잘 다니던 회사를 그만두고, 소더비와 더불어 대표적인 경매회사인 크리스티에서 운영하는 아트스쿨에서 디플로마 과정을 이수하고 크리스티 경매 인턴 사원으로 미술계에 입문하게 된다.

물론 한 문장으로 요약하니 단순한 경력처럼 보이겠지만, 이 책에서는 저자가 샤반의 그림을 보고 받았던 감동, 크리스티 아트 스쿨에서 만난 교수들과 친구들, 공부과정들이 흥미롭게 이어지고 있다.

미술계에 몸담으려면 최소한 그림을 잘 그리고, 관련 학사를 따야만 하는 전문가의 영역이라는 다소 접근하기 어려운 우리나라의 현실과는 달리, 뉴욕과 더불어 현대미술의 활발한 창작활동을 지원하고 있는 런던에서는 미술에 대해 지식이 없는 저자와 같은 일반인들도 미술에 대한 열정을 갖고 있으면 충분히 자신이 사랑하는 일을 할 수 있는 풍부한 시스템이 내심 부럽기까지 하다.

저자의 경우, 크리스티 인턴 시절 동양미술 분야에 있어서인지 중국 아티스트과 최근 해외시장에서 각광받고 있는 중국 미술에 대해서도 소개하고 있다. 개인적으로는 2007년 인사동에서 조용하게 전시회를 했었던 쟝 샤오강이 2000년도부터 해외 시장에서 스타로 발돋음하고 있었다는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는 모두가 다 아는 그 흔한 말. 자신이 가진 열정을 묵혀가면서 일상에 이끌려가는 사람들이 대부분일 것이다. 그런데 과감하게도 모든 것을 버리고 처음부터 디시 시작하는 저자의 열정과 용기는 아직 늦지 않았다는 희망을 몸소 보여주고 있으니, 이것만으로도 마음이 훈훈해진다.

마지막으로 저자를 미술계로 이끌었던 샤반이라는 아티스트를 알게 된 것에 감사해하며, 우리나라에서도 다양한 아티스트들의 전시회를 접할 수 있게 되었으면 하는 바램을 가져본다.


출판사 리뷰

런던, 열정의 2,372일
2,372일, 이 책의 주인공인 최선희가 런던 미술현장을 체험한 시간이다. 크리스티 경매학교 학생, 크리스티 경매 인턴사원, 차이니즈 컨템퍼러리 어시스턴트 디렉터, 유니언 갤러리 세일즈 매니저, 독립큐레이터, 그리고 오늘의 아트컨설턴트에 이르기까지, 6년이 조금 넘는 시간동안 그녀는 참 많은 이름을 가졌다. 작품 감정과 경매, 작품 판매, 갤러리 경영, 전시 기획까지 미술인의 신분으로 할 수 있는 경험은 거의 다 맛본 셈이다. 항공사 승무원 출신이자 미술애호가였던 지은이는 프랑스인 남편을 만나 1998년 파리로 이주, 소르본 대학에서 프랑스어와 서양 미술사를 공부하며 어릴 적부터 가슴에 묻어두었던 미술 사랑을 다시 키우게 되었다. 아무리 역사 깊은 사랑이라지만 남들 보기에는 고상한 취미 정도였을 터, 하지만 런던으로 다시 한번 집을 옮기고 잘 다니던 항공사를 1년 만에 그만두면서 모든 것이 바뀌었다. 그녀의 인생이 달라지기 시작했다. 30대 항공사 직원 출신, ‘노리끼리한 얼굴’의 한국인 미술애호가가 아트컨설턴트가 되어 돌아오기까지 런던에서 보낸 2,372일. 보지 않아도 파란만장한 시간이다.

짧고도 긴 6년 남짓한 그녀의 런던 생활이 이 책 한 권에 담겨 있다. 『런던 미술 수업』은 새로운 문화 트렌드의 중심, 런던의 미술현장을 구석구석 탐험하고 돌아온 한 젊은 아트컨설턴트의 생생한 체험기이다. 학력도, 경력도, 내세울 만한 인맥도 없었던 미술애호가가 당당한 미술인으로 거듭나기까지 치열한 행보가 담겨 있다. 숨 가쁜 전복이나, 눈물겨운 드라마는 없다. 가진 것이라곤 진실한 마음뿐이었지만, 궁색하지도 비장하지도 않다. 열렬하되 처절하지 않고, 끈질기지만 청승맞지 않다. 보고 듣고 느낀 것을 꾸밈없이 담담하게 풀어냈다.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혀 얻은 미술인으로 살아남는 노하우와 런던 미술계의 최신 경향, 최근 미술동네의 큰 화젯거리가 되고 있는 중국 현대미술의 급부상 같은, 세계 미술계의 흐름에 대처하는 영국 미술인들의 자세와 적응법 등이 자세히 묘사되어 있다. 무언가를 열심히 사랑하고 꿈꾸기를 멈추지 않는 젊은이의 건강한 호흡이 느껴진다. 이제까지 이룬 것보다 아직 오지 않은 그녀의 내일이 더 기대되는 것도 그래서이다.

1장부터 5장까지 ‘Challenge’라는 이름으로 런던을 향한 그녀의 ‘도전’을 시간 순서대로 보여주었다. ‘London Meets’라는 작은 장에서는 그녀가 만난 다양한 미술인과 그들의 열정과 꿈, 철학을 만날 수 있다. 장 사이사이 크리스티 경매학교의 교과과정, 경매장 사람들과 작품 감정 절차, 런던을 대표하는 경매장과 갤러리, 각종 아트페어, 대미언 허스트 같은 유명 미술인들과의 인터뷰 등 런던 미술현장에 관해 알아두면 좋은 유용한 정보를 실었다. 본문이 끝나는 부분에 등장하는 ‘p.s’는 일종의 ‘덧글’로 본문에서 다 하지 못한, 미술인으로 산다는 것에 대한 지은이의 솔직한 고백을 담고 있다. 1장에서는 런던과 런더너에 대한 단상, 항공사를 그만두기 전까지 만난 사람들, 크리스티 경매학교에 입학하기까지 과정을 이야기한다. 2장에서는 크리스티 경매학교에서 공부한 것들을, 3장에서는 크리스티 경매 인턴사원으로 일하며 겪은 일들을 들려준다. 이어 4장에는 차이니즈 컨템퍼러리 갤러리에서 일하며 접한 중국 현대미술과 독립큐레이터로서 전시를 기획하며 만난 한국인 작가들에 관한 이야기들이, 마지막 5장에는 유니언 갤러리에서 일하며 체험한 영국 미술현장에 관한 생각들이 담겨 있다.

정직한 런던 미술 수업
항공사 직원에서 큐레이터 겸 아트컨설턴트까지, 인생역전이라는 말에 지나침이 없어 보인다. 잘 다니던 항공사에 사표를 내고 학생 신분으로 돌아가 크리스티 경매학교에서 디플로마를 취득한 후 인턴생활까지 한 것만도 비전공자이자 동양인으로서는 꽤나 큰 성취이다. 그런데 지은이는 화랑가를 거닐다 찾아들어간 차이니즈 컨템퍼러리 갤러리에서 오너를 만나 어시스턴트 디렉터가 되었고, 젊고 감각 있는 한국인 미술학도들을 직접 선정해 전시를 기획하기에 이른다. 큰 기대 없이 보낸 초청장을 본 유니언 갤러리 대표가 전시장을 찾아왔고, 머지않아 그녀를 갤러리의 세일즈 매니저로 고용했으며, 함께 만든 전시로 런던 미술현장에 이름을 날리게 된다. 학위와 경력과 인맥을 가진 사람들도 꿈꿔보지 못한 것들을 얼핏 보기에 그녀는 큰 역경이나 시행착오 없이 누린 것만 같다. 그녀는 단순히 운이 좋았던 걸까.

그랬다면 이 책을 쓸 수도 없었을 것이다. 그녀의 삶에도 이런 기막힌 우연들을 필연으로 만들기까지 살 떨리고 치열하고 지난한, 고민과 노력과 열정의 나날이 있었다. 더듬더듬 영어를 익히면서 과연 30대 동양인 여자로 모든 것을 버리고 다시 시작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날들이 있었고, 인턴십 합격 발표를 앞두고 뜬눈으로 밤을 지새웠으며, 취직을 하지 못해 친구를 붙들고 하소연도 늘어놓았고, 무작정 명망 있는 미술인을 찾아가 조언도 구해보았다. 인턴사원으로 ‘커피’와 ‘카피(복사)’는 물론 20년 묵은 경매도록들을 정리하며 몸살을 앓았고, 없는 형편에 구색 맞춰 전시를 열어보겠다고 스시가게에서 협찬도 얻었으며, 한국의 현대미술을 런던에 알리겠다며 유망한 신예 작가 발굴을 위해 인고도 없는 미술대학들을 기웃거렸다.

‘소림사의 견습생’처럼 기본부터 탄탄이 익혀 도약의 기회를 노리자고, 자신을 다독이며 항상 주어진 업무보다 더 많은 것을 해내려고 최선을 다했다. 그리고 그렇게 성실한 그녀 곁에는 값진 기회를 주고 싶어하는 좋은 사람들이 있었다. 감사히 기회를 받아들였고, 그것을 계기로 더 큰 걸음을 준비하고 스스럼없이 나아갔다. 운이라면, 타고난 친화력과 성실함 그리고 마음을 다해 소중한 것들을 지켜내는 확고한 소신 정도일 것이다.

런던 미술현장을 움직이는 힘, ‘사람’과 ‘진심’
사람. 이 책은 한 젊은 미술애호가가 큐레이터이자 아트컨설턴트로 거듭나기까지 과정과 30대 한국인 여성의 눈으로 바라본 런던 미술현장에 관한 책인 것만큼, 그 이야기에 등장하는 수많은 사람에 관한 책이기도 하다. 경매학교 강사, 경매장 스페셜리스트, 갤러리 대표들과 큐레이터 등 런던 미술계를 움직이는 영향력 있는 미술인사는 물론 컬렉터, 직업화가, 아마추어 사진가, 심지어 미술품 브로커까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날 수 있다. 그리고 진심. 국적도 성별도 살아온 이력도 다른 지은이와 그들을 이어주는 유일한 끈, 진심에 대해 이야기한다. 미술을 향한, 일과 사람과 꿈에 대한 진정한 마음에 관한 이야기이다. 전문 미술인으로 거듭나고자 하는 지은이의 의지는 재물이나 명예에 대한 욕심이 아니라 미술을 사랑하는 진실한 마음과 연결되어 있었기에 사람들은 그녀를 믿었고 감동했고 함께 꿈꾸길 바랐다.

믿고 감동하고 함께 꿈꾸길 바란 것은 그녀도 매한가지였다. 매사에 철두철미하면서도 일에 매몰되지 않고 밤늦도록 화집을 들여다보며 끝없이 공부하는 크리스티 경매 스페셜리스트부터 어려웠던 때를 기억하며 제자들이 힘들어하면 언제라도 따뜻한 차 한 잔을 건네며 귀 기울여주는 본햄스 경매 아시아의 총책임자, 20년 넘게 갤러리 앞에 종이상자로 집을 짓고 노숙해온 노인을 쫓아버리기는커녕 ‘행복한 동거’를 마음먹은 유니언 갤러리 대표, “시장이 작품을 따라가야지 작품이 시장을 따라가선 안 된다”라는 신조로 상품성이 없어도 실험적인 작품에 투자해온 화이트큐브의 디렉터까지. 이 책은 런던 미술현장을 이끌어가는 유명 미술인들의 화려한 활동보다 미술과 사람을 향한 그들의 진정성에 주목한다.

진심을 나눈 관계이기에 꿈도 함께했다. 미술관은 말할 것도 없고 상업 갤러리들조차 한국인 작가를 소개하는 일이 1년에 한 번 될까 말까 하던 시절, 한국의 현대미술을 유럽에 알리고 싶다는 지은이의 절실한 마음은 주변 사람들에게도 어김없이 전해졌다. 중국의 코담배 병을 모으던 짐, 영국의 파인아트펀드를 설립한 필립, 차이니즈 컨템퍼러리 갤러리 대표 루도빅과 줄리아, 유니언 갤러리 대표 야리, 그녀를 만난 많은 사람이 갑자기 한국 미술에 관심을 가졌고 함께 유익한 상상을 하기 시작했다. 그들은 한국 현대미술이 투자 가치가 충분한 ‘상품’임을 믿었고, 그녀와 의기투합해 전시를 만들었다. <히어 앤드 나우>, <기브 미 어 셸터>, <서킷 다이어그램> 등이 그 결과물이다. 전시에 참여했던 작가들이 한국에서 가진 개인전이 매진되었다거나 독일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뽑혀 신나게 작업하고 있다거나, 에든버러의 유명 갤러리에서 초청을 받아 개인전을 갖게 되었다는 등의 기쁜 소식들이 들려왔다. 마음 쓰고 공들인 만큼 거둬들인, 매우 자연스럽고도 소중한 수확이었다.

진심, 열정, 사람 같은, 소위 ‘프로’들의 세계와는 거리가 먼 듯 느껴지는 단어들이 오늘의 그녀를 만들었다. 그리고 우리는 이 책을 통해, 그녀의 ‘정직한’ 런던 미술 수업을 통해 배운다. 어쩌면 바로 그런 것들이 오늘의 런던 미술현장을, 수백수천억 원이 오가는 거대한 미술시장을 움직이고 있는지도 모른다는 것을. 어쩌면 성공하기 위해 가장 먼저 갖춰야 할 것은 학력과 경력과 인맥이 아니라 절실하고 진실한 마음일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책의 마지막 장을 덮는 순간 어렴풋이 얻어지는, 희망차고 유쾌하고 가슴 따뜻해지는 깨달음이다.

리뷰/한줄평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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