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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판의 아이
이희정
북스코프 2008.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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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 아프리카 소년의 순수한 영혼에 부쳐
들어가기에 앞서

뿌리
두 개의 유산
외할아버지 파테 풀로
나의 아버지 함파테

나의 어머니 카디자
카디자의 꿈
삐걱대는 결혼 생활
두 번째 결혼
모함
남편을 찾아서
재판

귀양살이
티자니의 기나긴 여정
카디자의 마을
어머니와 함께 부구니로
배 위의 싸움
남동생이 태어나다
쇠사슬에 묶인 아버지
타오르지 않는 잉걸불
철없던 어린 시절이 끝나다
단 연주자 단포 시네
노스승의 죽음
거목의 그늘 아래서
다시 자유의 몸으로

다시 반디아가라로
어린아이의 하루
백인의 똥과 쓰레기장
첫 번째 왈데 결성
쌀밥 한 줌
이야기 학교
시날리의 밭
왈데 결연
부모님에게 닥친 비극
함마둔 형의 할례
결투

백인 학교에서
지혜로운 족장
사령관과 100수짜리 동전
첫 수업
왕그랭을 만나다
형의 죽음
젠네의 학교
대기근
전쟁 선포
탈출
전투견들과 함께
프랑스의 삼색기
땅 위를 달리는 쇳덩어리 배
검은 하이에나의 구렁

군사도시 카티
새로운 왈데
남몰래 받은 할례
다시 학교로
하사와 왕자

마지막 공부
두 번째 시험
헛되고 헛되다
바마코의 기숙사
거부의 결과
강가에서의 이별

옮긴이의 말 : 익숙하고도 낯선 세계로의 여행

저자 소개 1

서울여자대학교 불어불문학과와 한국외국어대학교 통번역대학원 한불과를 졸업했다. 현재 다양한 장르의 프랑스 책을 번역하고 있다. 옮긴 책으로는 『왜 나만 자라고 해요?』, 『우리 집 팔아요!』, 『안녕, 판다!』, 『마법의 낱말 딱지』, 『학교에서 정치를 해요!』, 『선생님 바꿔 주세요』, 『네 마음의 소리를 들어 봐』, 『어린이 아틀라스』, 『메리 크리스마스 페넬로페』, 『루브르 박물관에 간 페넬로페』, 『블랙 걸』, 『첫 번째 과학자, 아낙시만드로스』, 『원숭이는 왜 철학교사가 될 수 없을까』 등이 있으며, 「상상수집가 조르주」 시리즈, 「아키시」 시리즈도 번역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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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아마두 함파테 바 (1900~1991)
1900년 아프리카 말리의 반디아가라 지방 페울족의 귀족 가문에서 태어났다. 어린 시절부터 걸출한 이야기 스승들에게 오랜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아프리카의 이야기들을 들으면서 자랐다. 프랑스 점령기에 프랑스 학교에서 교육을 받았고 졸업한 뒤 여러 행정직에 근무했다. 프랑스 ‘검은아프리카 연구소’에서 아프리카의 구전 문화를 연구하였고 유네스코 장학금을 받아 파리에 체류하기도 했다. 10년 동안 유엔 대사로 활동하였으며 만년에는 글쓰기에 전념하였다. 1974년 소설 『왕그랭의 이상한 운명』으로 ‘검은아프리카 문학 대상’을 수상했다. 그 밖에 『이슬람교도가 본 예수』 『말리의 동화와 이야기, 그리고 한줌의 먼지』 등 다수의 작품을 남겼고, 프랑스 아카데미는 그의 모든 작품에 불어권 문학상을 수여했다. 이야기꾼, 전통학자, 구도자로 ‘검은아프리카의 현자’라 불렸던 그는 1991년 코트디부아르 아비장에서 사망하였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2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575쪽 | 744g | 153*225*35mm
ISBN13
9788995901779

책 속으로

아프리카 전통 이야기꾼들이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는 이 놀이판은 아이들에게는 그야말로 살아 있는 학교였다. --- p.287

어머니는 아무것도 두려워하지 않았고, 어떤 도전도 피하지 않았다. 한번 시작한 일은 무슨 일이 있어도 끝을 보고야 말았다. 공격적인 성격은 아니어도 누가 시비를 걸어오면 싸움이나 재판도 피하지 않았다. 훗날 어머니는 이렇게 말했다. “알라신께서 내 부모님과 친구들을 지키라고 내게 강철 신을 신기셨어.” 새끼를 지키는 암사자처럼, 어머니는 가까운 이들을 지켜내려고 모든 사람과 싸워야 했다. --- p.111

“지식은 인간 내면에서 타오르는 빛이란다. 조상들이 알아낸 모든 것, 그리고 우리에게 작은 씨앗의 형태로 물려준 유산이기도 하지. 이는 마치 바오바브나무가 씨앗에서 시작되는 것과 같단다" --- 티에르노 보카르

아프리카에서 ‘노인’이라는 말은 머리가 허옇게 센 늙은이뿐 아니라 ‘박식한 사람’을 의미하기도 했는데, 그렇게 불리려면 종교나 역사, 자연과학을 비롯해 모든 인문과학에 깊은 지식을 지녀야 했다.

--- p.287

출판사 리뷰

가장 심오하고 빛나는 정신의 성장
20세기 초, 서아프리카 말리의 반디아가라에서 태어난 아마두 함파테 바는 페울족 가운데서도 고귀한 가문의 후손이었다. ‘들판의 귀’를 가진 외할아버지 파테 풀로, ‘젖의 여왕’인 외할머니 안타 은디옵디와 가문의 대학살에서 유일하게 살아남은 후손인 아버지 함파테, 그리고 ‘바지 입은 여인’이라 불릴 만큼 강인한 여인이었던 어머니 카디자. 어릴 때부터 부모님과 집안의 역사와 그를 둘러싸고 일어난 수많은 이야기들을 들으며 자란 아마두는 ‘암쿠렐’(꼬마 이야기꾼이라는 뜻)이라는 별명으로 불리며 성장하게 된다.

아프리카에서 한 부족의 역사는 이야기가 모이고 모인 또 하나의 거대한 ‘이야기’ 형태로 존재한다. 문자로 기록하지 않아도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는 방대한 이야기들이 그들의 정신세계를 지탱하는 뿌리가 된다. 저녁이면 족장의 집 마당과 광장은 이야기꾼들과 시인들, 그들을 보러 몰려온 많은 사람들로 북적거리고, 밤이 늦도록 달빛 아래에서 이야기판이 벌어진다. 매일 밤 마당에 앉아 눈빛을 반짝이며 한마디도 놓치지 않고 이야기들을 새겨들은 꼬마 암쿠렐은 이야기판에서 비로소 역사와 문화, 그리고 온갖 사람들의 사는 이야기, 그 안에 들어 있는 삶의 오묘한 이치들을 하나씩 깨우치게 된다. 아주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이야기도 있었고, 때로는 얼마 전에 일어난 흥미로운 사건이 새로운 이야기가 되어 등장하기도 했다. 그렇게 이야기 역사에 새로운 조각이 덧대지는 것이었다.

모든 생명의 신성한 그릇, 어머니
아프리카에서는 특히 ‘어머니’를 신성하게 여겼고 어머니의 말씀이라면 무조건 따라야 했다. 암쿠렐 역시 어머니 카디자의 뜻을 거스른 적이 없었고, 어머니의 존재는 그의 삶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다. 지혜롭고 용감하고 생활력이 강했던 카디자는 어떤 운명에도 굴하지 않았다. 남편을 찾기 위해 떠나는 카디자의 이야기, 배 위에서 우두머리 랍토(선장)와 맞붙어 싸운 이야기 등은 강인한 어머니상을 그대로 보여준다.
대자연과 이야기를 스승 삼아
꼬마 암쿠렐은 아주 어려서부터 자유롭게 들판을 뛰어다니며 자란다. 친구들과 함께 발가벗고 아프리카의 대자연 속을 탐험하면서 ‘생명’을 알게 되고, 코란 학교와 이야기판에서 지식의 세계에 다가간다. 일생 동안 그의 스승이었던 티에르노 보카르의 말은 단편적인 ‘앎’이 아닌 깊은 의미의 ‘지식’이란 어떤 것인지를 잘 보여준다.

암쿠렐에게‘이야기’는 바로 인생 그 자체였다. 그는 이야기 속에서 삶을 배웠고, 모든 지식의 바탕을 마련했다. 자신의 생애 첫 장을 돌아보며 쓴 이 성장기는 그 자신의 삶뿐만 아니라 부모님과 이웃들, 역사 속 인물들까지 수많은 이들의 삶의 정수를 뽑아 완성한 아름다운 모자이크이다.

이야기가 모이고 모여 마을을 이루었던 아름다운 시절
카디자와 대장 랍토의 싸움
암쿠렐은 어머니를 따라 양아버지 티자니 티암이 있는 부구니로 가게 되는데, 가는 길에 배에서 어머니와 대장 랍토(선장) 사이에 싸움이 벌어진다. 대장 랍토가 같은 일행의 어여쁜 아가씨들을 희롱하자 카디자가 그를 혼쭐 내준 것이다. 자신을 거칠게 공격하는 대장 랍토를 향해 항아리를 깨트려 파편을 던지던 카디자는 프랑스 사령관의 배가 나타나자 목청껏 구조를 요청한다. 대장 랍토는 사령관에 의해 체포되고 이 이야기는 ‘카디자와 대장 랍토의 싸움’이라는 제목으로 두고두고 이야깃거리가 된다.

“저는 술, 담배, 거짓말, 도둑질은 절대 안합니다. 제 가장 큰 병은 여자랍니다. 구미가 당기는 여자를 보면, 그 여자와의 사이에 끼어드는 사람은 죽여버릴 수도 있지요. 그 상태가 사흘은 갑니다. 그 여자와 자기 전까지, 아니면 토하거나 코피를 흘리기 전까지 저는 앞길을 막는 건 폭풍처럼 모조리 뒤엎어버려요.”
그러고는 다시 벌벌 떨면서 “전 아파요, 아픈 사람이라고요!” 하고 소리쳤다. (…) 옆에 있던 나는 대장 랍토의 말이 재미있어서 “전 아파요, 아픈 사람이라고요……” 하고 쉴 새 없이 종알거리다 화가 난 어머니에게 몇 대 맞고 입을 다물었다. -187p.

백인들의 똥과 쓰레기장
어느 날 암쿠렐은 알리 아저씨에게 놀라운 이야기를 듣는다. 백인들은 살갗은 희지만 똥은 아프리카 사람들 것보다 더 시커멓다는 것이었다. 친구들에게 그 이야기를 하자 몇몇은 절대 그럴 리가 없다며 증거를 가져오라고 우긴다. 친구들과 내기를 한 암쿠렐은 다우다와 함께 백인들의 똥을 확인하기 위해 백인들의 마을에 잠입한다. 마침 죄수들이 똥을 나르는 광경을 목격한 두 꼬마는 백인들의 똥을 두 눈으로 확인한다.

비록 멀리서 지켜보았지만 우리는 금세 알 수 있었다. 백인들의 똥이 ‘물렁물렁’하고 ‘시커멓다’는 것을. (…) 죄수들이 일을 다 마치고 가자마자 우리는 서둘러 은신처에서 빠져나왔다. 그리고 몸을 숙인 채 역겨운 냄새가 나는 구덩이 쪽으로 다가갔다. 이상하게도 그곳에 있는 똥에는 종이가 잔뜩 섞여 있어서, 우리는 백인들이 똥을 눌 때 종이도 같이 누는지 궁금했다. -270p.

왕그랭을 만나다
열두 살 무렵 암쿠렐은 왕그랭이라는 사람을 만나게 된다. 그는 돈 많고 힘센 사람이면 아프리카인이건 프랑스인이건 가리지 않고 속여 돈을 모았다. 하지만 연달아 배신을 당하면서 가진 것을 모두 잃었고 방랑 철학자가 되어 떠돌면서 이야기를 풀어놓았다. 왕그랭은 암쿠렐에게 자신의 이야기를 책으로 써달라고 부탁했고, 그는 왕그랭의 이야기를 쓴 책 『왕그랭의 이상한 운명』으로 ‘검은아프리카 문학 대상’을 받았다.

권력자들조차 귀신에 홀린 듯 왕그랭의 꾀에 넘어갔고, 심지어 “모조리 벗겨먹겠다”는 경고를 듣고도 그의 술수를 당해내지 못했다. 왕그랭은 그렇게 해서 모은 돈을 가난하고 힘없는 사람들에게 나누어 주었다. -383p.

왕그랭은 가장 비참할 때 지혜에 가장 가까이 다가갔다. 그는 아무도 원망하지 않고, 잃어버린 재산에 조금도 미련을 두지 않은 채 여기저기서 조금씩 버는 돈으로 자선을 계속했다. 그는 자기 인생, 그리고 자기 자신을 바라보며 웃을 줄 알았다. -384p.

하사와 왕자
우편 담당 보조관으로 일하던 암쿠렐은 우편 담당 특무상사 파디알라 케이타와 산산딩 왕의 아들이었지만 일개 보병이었던 압델카데르 마뎀바 시의 사건을 바로 옆에서 지켜보게 된다. 압델카데르는 왕자로 부유하게 살다가 일개 보병으로 차출되어 보잘것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는데 파디알라 상사가 경례를 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그에게 혹독한 기합을 준다. 이에 자극받은 압델카데르는 아버지에게 편지를 써서 정식 프랑스군이 되어 승진을 거듭한다. 고등판무관 환영식 날 그와 마주칠 수밖에 없는 운명이 되자 파디알라 상사는 그가 앙심을 품고 복수할까 봐 안절부절 못한다. 그런데 뜻밖에도 압델카데르는 오늘날의 자신이 있게 해준 것은 파디알라 상사라며 그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다.

훗날 압델카데르 마뎀바 시는 전투 사령관으로, 파디알라 케이타는 대위로 인생을 마쳤다. 옛날 우리네 아프리카 전사들은 싸울 땐 물불 안 가리고 잔인하게 싸웠지만 결코 상대방의 명예를 깎아내리지 않았다. 적의 명예가 곧 자신의 명예라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압델카데르와 파디알라는 진정한 아프리카의 전사이자 영웅이었다. -512p.

헛되고 헛되도다
몹티로 가는 배에서 암쿠렐은 벤 다우드 마뎀바 시를 만난다. 서로의 깊이에 반한 두 사람은 친구가 되는데 당시 벤 다우드는 산산딩에서 최고의 권력을 휘두르는 왕의 아들이었다. 하지만 28년 뒤 암쿠렐이 다시 산산딩을 찾아갔을 때 그곳은 과거의 화려한 모습은 사라지고 없었고, 고귀한 왕자였던 벤 다우드 역시 아무 가진 것 없이 폐인이나 다름없는 생활을 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영혼만은 순결하게 빛나고 있었다.

“이봐 친구, 인생은 여러 가지 물건을 짓기도 하고 무너뜨리기도 하지. 그 옛날, 이 산산딩에서 인생은 우리 집안에 모든 것을 주었지. 하지만 곧 그것들을 모조리 무너뜨렸고, 이제 이곳에서 우리 집안은 아무것도 아니라네. 그래도 강은 계속 흘러가고, 해는 계속 뜨고 지…….”-540p.

“두 분의 광채, 두 분의 영광, 모든 것이 사라졌고 덧없는 신기루처럼 스러져버렸네요. 이것이 이 세상의 인생이라면, 인생은 정말 코란에서 이야기하듯 ‘덧없고 헛된 쾌락’이며, 성경의 전도서에서 이야기하듯 ‘모든 것이 헛되고 헛되도다’이군요.”-542p.


아마두 함파테 바는 아프리카 사람들의 기억력에 대해 말하면서 이렇게 이야기한다. “우리는 어렸을 적부터 보고 듣고 관찰하도록 훈련받았습니다. 아무것도 새기지 않은 깨끗한 밀랍 위에 찍듯이 모든 일을 우리 기억 속에 간직할 수 있도록 말이지요. (…) 어떤 사람이 내게 이야기를 들려줄 때, 나는 그 이야기의 내용만이 아니라 모든 장면을 통째로 기억합니다.”
그의 말 그대로 『들판의 아이』에 소개된 수많은 이야기들은 마치 영화의 한 장면처럼 선명하고 세세하게 재현되어 있다. 또 이야기들은 수없이 반복되고 여러 사람에게 전해지면서 살아 있는 생명체처럼 생명력을 지니며, 인생이 품은 여러 의미를 시공을 초월해 우리에게 속삭여준다.

아프리카의 해학과 풍습
『들판의 아이』는 우리와 다른 문화권이 지닌 ‘생소하지만 배울 점이 있는 독특한 풍습’들을 소개해준다. 이는 우리에게 다소 이질적인 아프리카 문화를 이해하게 해주는 장을 열어줄 뿐 아니라, 아프리카 문화가 지닌 세계관을 통해 새로운 앎으로 이끈다.

>> 아이에서 어른으로

아프리카 사람들은 어린 아이부터 어른들까지 ‘왈데’라는 모임을 조직해서 활동한다. 왈데는 하나의 작은 사회나 마찬가지다. 암쿠렐의 부모님을 비롯해 가족이나 마찬가지인 베이다리도 왈데의 대장으로 활동하고, 암쿠렐 역시 또래 모임을 만들어 대장이 된다. 왈데는 대장을 비롯해 검찰관, 대변인, 감시관 등 일반 사회조직처럼 체계적인 조직이 구성되었고, 소년 왈데와 소녀 왈데가 서로 결연하여 교류하는 활동을 통해 사회생활과 신의를 익히게 하는 의미 있는 풍습이었다.

페울족 소년들은 일정한 나이가 되면 할례 의식을 받는다. 암쿠렐의 형 함마둔의 할례 의식 이야기에서 페울족 특유의 할례 의식 절차가 흥미롭게 소개된다. 할례 의식 전날 잔치에서부터 시술을 받는 소년의 용기를 증명하는 절차, 시술 후 들판에서 가르침을 받고 일상으로 돌아오는 일련의 과정들은 소년이 어른으로 허물을 벗는 과정을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자연에서 관찰할 수 있는 사소한 광경이 깊은 깨달음을 주는 일도 적지 않았다. 허공을 향해 가지를 뻗은 나무는 우주의 모든 것이 하나에서 뻗어나왔음을 설명해주었다. 개미집은 사회생활의 규칙과 협동을 알려주는 좋은 스승이었다. -326p.

>> 가족, 친구 그리고 사랑

아프리카 특유의 독특한 가족 풍습 몇 가지를 살펴볼 수 있는데, 남편의 친구나 친지들이 부부를 이혼시킬 수 있었으며, 여인이 과부가 되면 죽은 사촌이나 친척에게 다시 시집 보내 의지할 곳 없이 혼자 사는 일을 피하게 했다. 암쿠렐의 아버지 함파테는 바야라는 여인을 첫 아내로 맞았지만 바야가 함파테의 친구 발레웰에게 무례하게 대하자 발레웰은 친구의 자격으로 그들을 이혼시킨다.

그 옛날 아프리카에서는 그런 일이 가능했다. 진정한 친구란 남이 아니라 나 자신이며, 친구의 말은 곧 내 말과 같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통적으로 아프리카에서는 많은 친구를 사귀되, ‘진정한’ 친구는 지나치게 많이 두지 말라고 권했다. -65p.

암쿠렐의 양아버지인 티자니 티암의 스승 티에르노 쿤타 시세가 임종하는 대목에서는 죽음을 받아들이는 아프리카인들의 자세를 엿볼 수 있다. 탄식의 노래를 지어 크나큰 슬픔을 표현하고, 죽은 자를 보내기 위해 슬픔을 자제하라고 서로 위로를 나눈다.

왜 나는 귀가 먹지 않았던가, / 그랬다면 이 끔찍한 소식을 듣지 않아도 되었을 것을 / 날 선 칼로 오장육부를 가르는 듯한 이 소식을 / 미 헬리 유요오오, 미 헬리! - 231p.

카디자가 아들의 행방을 몰라 슬픔에 빠진 시어머니 야예 디아와라를 위로할 때 아프리카의 엄마들이 아기를 어를 때 혀와 입술로 눈물을 닦아주듯이 시어머니의 눈물을 핥는 장면, 그리고 아들 암쿠렐을 머나먼 타지로 떠나보내면서 큰 복을 비는 뜻으로 아들의 손바닥을 핥아주는 장면은 특히 인상적이며,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을 준다.

"내 눈을 똑바로 보렴.”나는 한동안 어머니의 눈을 지그시 바라보았다. 페울족의 표현대로 ‘우리의 두 눈은 네 개’가 되었다. 그렇게 바라보고 있노라니 결코 길들일 수 없는 어머니의 힘이 눈을 통해 내게 흘러 들어오는 듯했다. 그런 다음 어머니는 내 손을 뒤집어서 손바닥을 혀로 핥으셨다. 이는 아프리카의 어머니들이 자식에게 큰 복을 빌 때 하는 행동이었다. -568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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