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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엄마의 장롱
2. 이슬비 내리는 이른 아침에 3. 갑천댁 4. 삼대(參代) 5. 황혼의 그림자 6. 양지편에 부는 바람 작가의 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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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는 방 벽에 기댄 채 세숫대야에 발바닥을 팅팅 불리다가 과도로 무좀이나 벗겨 내면 그만이었다. 여름철이 되면, 아버지는 일이 끝난 후 반드시 정갈한 모시옷으로 갈아입었다. 노동의 땀을 흘린 저물녘, 어머니가 다려준 모시옷을 입은채 마당을 서성이는 아버지의 자태는 비록 거친 피부탓으로 농사꾼의 태가 조금 남아 있었지만, 석양빛으로 만물의 색채가 단조로워지면 얼핏 깐깐한 선비의 모습으로 보이기도 했다. 엄마가 먼지투성이로 밤까지 헤매고 있으면 아버지는 부채질로 헛기침을 날리면서 낮과 밤의 모습을 차별화시켰다. 그것은 아버지, 어머니, 할머니의 삼위일체된 합작품이었다.
엄마는 그게 좋았다. 적어도 당신과 살 부비는 사내는 그 정도의 자태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고 그만큼 기꺼이 받들었다. --- 본문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