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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사
이삼열_유네스코 한국위원회 사무총장/박정훈_ SBS PD <잘 먹고 잘 사는 법> 기획 연출 시작하면서_ 길은 있다 감사의 글 1. 생명의 사과를 찾아서: 환경사의 관점에서 제대로 보자 수수께끼의 섬, 이스터 사막 속의 문명 환경 변화의 또 다른 차원 다시 보는 이스터 섬 나무가 사라진 이유 환경사를 새롭게 한다 2. 근대 유럽식 환경위기 극복법: 소小빙하기 유럽, 세계를 발견하다 최강자의 과거 슬픈 유럽 질병, 사람들과 숲 ‘바다 왕자’들의 행진 대항해 시대의 시작 삶의 진실을 담은 이야기 옛날 옛적 유럽에서는 동화 속의 마녀, 현실 속의 마녀 남게 되는 흔적 콜럼버스와 그 후배들 신대륙 정복의 물꼬가 트이다 숨은 힘의 작용 승부판의 형세 높은 곳에서 내려다보는 근대 3. 메소포타미아 숲에서 지구 끝까지: 유럽의 성공법을 다시 생각한다 오류의 가능성 유럽 전략의 실제 상황 그들의 생각 구실 혹은 이데올로기 자연에 도전하는 인간의 행동 자연 파괴를 막는 이데올로기 동양과 서양의 과학기술 과학기술을 앞세우는 사회로의 전환 공업사회를 유지하는 방법 그래서 유럽은 행복했을까 강하고 부유한 나라가 되기 위하여 유럽 따라 하기 지중해 세계의 끝과 전체 세계의 끝 일곱 개의 지구 4. 지구에 일어나고 있는 일: 반反 생명적인 문명과 지구환경 변화 스트레스, 혹은 환경변화에 적응하기 지구환경 변화가 먹을거리에 미치는 영향 지금 농산물에 무슨 일이 일어나고 있는가 지구온난화를 막으려고 보니 화석연료 사용을 줄여야 할 이유 석유의 시대 문제점이 발견되기 시작하다 환경호르몬이란 무엇인가 미래를 빼앗기게 될 것인가 미세먼지의 문제 중국 경제 개발의 바람 속에 묻어오는 것 황사 피해와 미세먼지 전체의 피해 더 가까운 곳에 있는 오염 아무도 말하지 않는 환경문제 아이가 태어날 때 게임하는 아이들 그래도 인간은 산다 5. 아주 오래된 새길: 현대문명 지혜로 넘어서기 생명을 기계로 생각했던 문명 몸이 가장 좋아하는 마음 먹을거리 오염 문제 해결의 실마리 나비효과와 공생 공생의 관점에서 본 식중독 문제 공생 문화의 한 장면 다시 돌아보는 전통의 지혜 빛은 동쪽에서 글을 마치며_ 길은 길에 이어진다 참고 문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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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경훼손으로 인한 생명위기를 처음 겪는 것은 아니다. 인간뿐 아니라 지구상의 모든 생명체는 지금까지 환경 속에서 살아오는 동안 무수한 생명 위기에 처해왔으며, 그것을 극복했기 때문에 살아남을 수 있었다. 어떤 위기가 있었으며, 어떻게 해서 그것을 극복할 수 있었는지 살펴보면 지금 우리가 맞고 있는 환경위기의 정체가 무엇이며, 어떻게 해야 그 위기를 극복할 수 있는지 보다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p. 23
이스터 섬의 환경파괴를 다시 들여다보면, 섬사람들의 행동이 상황을 크게 악화시킨 부분은 발견하기 어렵다. 그렇게 위도도 높고 토양침식도 잘되는 취약한 작은 섬에서 거의 400년에 달하는 소빙하기의 기후변동과 엄청난 화산폭발이라는 재앙을 겪었다면, 18세기 말에 7천 명이라도 살아남았다는 게 오히려 장하다고도 할 수 있을 것이다. 운이 나빴다고 할 수 있을는지 몰라도 어리석고 무책임하다고 한다면 너무 심한 말이다. ---p. 47-48 얼핏 보아서 스페인이 잉카족을 정복할 수 있었던 것은 ‘총’이라는 발달한 무기 때문인 것처럼 보인다. 물론 총이 없었다면 몇 명 안 되는 스페인의 오합지졸이 남미 최강의 군주를 홈그라운드에서 쓰러뜨리지는 못했을 것이다. 그러나 총만 가지고 될 일은 아니었다. 피사로가 그렇게 극적인 승리를 거둔 것은 눈에 보이지 않는 무서운 무기가 이미 작용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무기는 두 가지였다. 하나는 기후변동이며, 또 하나는 천연두의 균이다. ---p. 87 이렇게 해서 유럽은 인류 역사상 최초의 공업 사회가 되었다. 처음 겪는 일인 만큼 생각지도 못했던 문제들이 속속 나타나기 시작했다… 그런 소리들은 먹고 사는 게 중요하다는 전반적인 인식 속에서 대체로 무시되었다. 그런데 결코 무시할 수 없는 문제도 있었다. 공업이 유지되려면 공장에서 만든 물건이 계속 팔려야 하는데, 돈을 많이 가진 사람의 수는 제한되어 있다는 것이다… 유럽의 사업가들은 이 문제를 두 가지 방법으로 해결했다. 하나는 ‘광고’라는 것을 통해 끊임없이 사람들의 소비욕구를 조장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자신들이 무력으로 제압하고 있는 식민지에 강제로 물건을 파는 것이다. ---p. 147-148 이런 현상은 무서운 현실을 예고한다. 생식활동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실제로 남자가 거의 없어져 가는 것과 다름없는 결과가 되니까, 다음 세대의 싹이 아예 잉태되지도 못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 사회에도 저출산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그런데 우리 사회에서 저출산에 대한 담론들은 이 무서운 환경호르몬의 영향을 충분히 검토하고 있는 것일까? ---p. 207 요즘 대운하 공사에 대한 찬반론이 무성한 가운데, 그 공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경제 계산에 넣어야 한다는 문제 제기가 있어서 네티즌을 중심으로 세간의 주목을 끌고 있다. 대운하 공사가 환경에 미치는 영향 가운데는 공사로 인해 발생한 미세먼지가 한반도 생태계와 국민들의 건강에 미칠 영향도 고려되어야 할 것이다. ---p. 21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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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도 말하지 않은’ 환경지식
‘환경도서’라고 하면 대개 환경문제를 자연과학적으로 설명한 책이거나, 지금 얼마나 환경이 파괴되고 있는지를 설명하는 현장 고발적인 책을 연상하게 된다. 최근에 와서 환경역사학 계통의 책이 나오고 있지만, 역시 과거에 있었던 환경문제의 현장 고발 같은 성격으로 다가오는 것이 많다. 그러나 『환경지식의 재발견-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그런 기존의 환경도서와는 확실히 다른 책이다. 무엇보다 읽어서 재미있다는 점이 다르다. 마치 이야기책을 읽듯이, 한번 읽기 시작하면 내용이 풀려나가는 것을 따라가는 재미에 단숨에 책을 읽게 되는 것은 환경문제처럼 어떤 현안 문제를 다룬 책에서는 찾아보기 힘든 점이다. 한편의 장편 소설처럼, 꼭지마다 이야기의 매듭이 지어지면서도 전체적으로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힘 있는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다. 다음으로는 어떤 한 장르에 국한되지 않고 여러 분야의 지식이 통합적으로 녹아 있다는 점이 다르다. 환경문제라고 하면 대개 자연과학적 지식이나 아니면 시사문제처럼 현황보고로 대하게 되기 쉽다. 그러나 막상 환경문제를 해결하려고 보면, 그런 한 분야의 지식만으로는 결코 가능하지 않은 일이라는 것을 알게 된다. 이 책은 지구환경이 형성되는 것에 관한 지구과학적 지식, 그렇게 형성되어 온 환경에서 살아온 사람들의 역사, 그런 역사적 맥락에서 작용해 온 인간의 심리, 그 심리의 결과로 나타나는 행동 양식, 그런 행동이 환경에 미치는 생태학적인 영향 등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녹여 환경문제의 다이내믹한 면모를 한눈에 생생하게 볼 수 있게 해준다. 대안의 방향을 명확하게 제시한다는 점도 다르다. 대부분의 환경문제에 대한 책들은 읽는 동안에는 정말 환경문제가 심각하구나 하는 느낌을 주지만, 그렇게 읽다가 보면, 그래서 어쩌라고? 하는 생각이 들게 되는 경우가 많다. 대안이 없이 문제만 지적되고 있기 때문이다. 저자는 역사적으로 뿌리가 깊은 환경문제가 지금 어떤 상황을 만들어내고 있는지 충격적인 보고를 하고 난 후에도, 별로 흔들리는 기색 없이 우리에게 희망이 있다고 차분하게 말을 한다. 물론 이 책에서는 그 희망의 내용을 본격적으로 다루지는 않는다. 그렇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독자들은 저자가 제시하는 방향에 희망이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을 자연스럽게 가지게 될 것이다. 그 기대감이 이 책에서 지적한 여러 가지 환경문제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독자들로 하여금 압도해오는 불안감을 넘어서서 밝고 희망찬 마음을 가지게 해준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문제의 역사를 알아야 한다 저자는 오랫동안의 환경운동과 환경교육의 경험 속에서 사람들이 누구나 환경문제가 해결되기를 희망하면서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는 이유는 문제의 본질을 바르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환경문제는 어느 한 사람, 혹은 집단이 판단을 잘못해서, 혹은 욕심을 부려서 생기는 것이 아니라, 현대생활의 구조 속에서 피할 수 없이 발생하는 것으로 본다. 이것은 환경문제가 피치 못할 문제니 체념하자는 것이 아니라, 우리의 생활과 사회가 구조적으로, 근본적으로 달라져야 한다고 말하기 위한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그런 문제가 발생하는 원인과 그것을 일으키는 구조를 근본적으로 이해해야 하며, 또 그러기 위해서는 그렇게 환경문제를 발생시키는 구조가 형성되어 굳어져 온 역사적 과정을 이해해야 한다고 저자는 말한다. 이것을 위해 저자는 환경역사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그러나 저자의 철저한 환경 탐구는 지금까지 나온 환경역사의 연구 성과에 만족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1장에서 저자는 풍부한 연구와 예리한 통찰력을 바탕으로 지금까지 환경역사 담론에서 가장 많이 다루어진 주제인 이스터 섬의 석상과 관련된 미스터리를 다시 파헤친다. 환경역사에 관심이 있는 사람이라면 대개는 이스터 섬의 석상과 관련된 환경파괴 이야기를 들어본 적이 있을 것이다. 대부분의 서구학자들은 이스터 섬 사람들이 그렇게 큰 석상을 만드는 경쟁을 하느라고 섬의 나무를 다 잘라내어 비참한 파국을 맞게 되었다고 말한다. 그러나 저자는 이 문제를 전문적으로 연구한 학자들보다 더 포괄적이고 실증적인 증거를 들어, 서구의 학자들이 서구 문화가 빚어내는 편견 때문에 문제를 정확히 보지 못했다는 점을 설득력 있게 지적한다. 이어 저자는 환경위기가 생기는 원인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다양한 원인을 복합적으로 보아야 할 것이라고 말한다. 2장은 그런 저자의 새로운 시각 위에서 인간의 행동이 지금처럼 환경을 함부로 파괴하게끔 되어간 역사를 근대 유럽의 소빙하기에서부터 추적하고 있다. 문학·역사·심리학·지구과학·생물학 등 다양한 분야의 지식을 인류학적으로 아우르는 기량 위에 담담하지만 맛깔스러운 저자의 입담이 더해져서, 좀처럼 접하기 어려운 통찰력의 세계로 독자들을 이끌고 들어간다. 근대를 덮친 환경위기인 소빙하기를 극복하기 위해 분발한 유럽 사람들이 지구 전역으로 퍼져나가며 정복해가는 과정을 그림을 보듯 생생하게 이해할 수 있다. 지금까지는 유럽 사람들 위주의 시각에서 우리에게 교육되었던 이 과정이 당하는 사람들에게는 어떤 것이었는지도 돌아보는 공정한 시각을 갖게 해준다. 3장은 유럽인들의 정복 행동이 지구 전체로 퍼져가는 과정이 지구 환경과 사람들의 삶에 어떤 결과를 가져다주었는지를 보여준다. 여기서 우리는 수탈당하는 제3세계 사람들 못지 않게 유럽인들 자신도 그런 파괴적인 문화의 희생자가 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물론 유럽 사람들은 자신들의 오류를 인정하기는커녕 명확히 이해하지도 못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글을 통해 근대과학문명이라는 것이 인간의 생명과 자연 환경에 어떤 파괴적인 영향을 주었는지 독자들은 일목요연하게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이렇게 생명과 환경에 파괴적인 행동을 적극 권장하는 근대 유럽 문명은 지구 전체의 현대인에게 승계되었다. 그렇게 파괴적인 효과를 갖는 행동이 왜 지구 전체 지역 사람들에게 환영을 받게 되었을까? 그 과정을 저자는 지구과학과 인간 심리에 대한 지식 위에서 재미있게 설명해간다. 그 결과 불과 반세기도 지나지 않아 지구 환경문제가 곳곳에서 터져 나오기 시작했지만, 잘못된 생각과 행동의 구조가 이미 지구 전체에 정착되어 있기 때문에 사람들은 무엇 때문에 그런 문제가 생기는지조차 잘 이해하지 못하는 상태가 되었다. 그 결과 지금 우리는 무수히 다양한 형태의, 그리고 상당히 심각한 정도의 환경문제에 시달리게 되었다. 저자는 4장에서 그 과정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그리고 역사적인 에피소드 속에서 재미있게 깨달아갈 수 있도록 풀어간다. 대부분의 독자들에게는 처음 접하는 충격적인 내용일 수 있지만, 저자의 말투는 변함없이 편안하다. 아주 오래된 새 길 충격적인 내용을 그렇게 편안하게 쓸 수 있었던 것은 대안이 있다는 확신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저자는 말한다. 그 대안을 본격적으로 다루는 것은 이 책의 목적은 아니다. 다만 5장에서 그 대안이 어떤 방향인가를 말해서 독자들의 공감대를 이끌어내고자 한다. 저자는 그것을 전통에서 찾을 수 있다고 본다. 옛날로 돌아가자는 것이 아니라 전통 사회의 생활 원리를 지금 상황에 되살려야 한다는 것이다. 지구상에 인간이 살게 된 이래 인간은 끊임없이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려고 노력하면서 살아왔다. 변화의 속도가 빠르고 규모가 커지면 다름 아닌 환경 위기가 된다. 기록이라는 것이 생기기 이전에는 말할 것도 없고 기록이 생긴 후에도 미처 기록에 담기지 못하거나 담겼더라도 유실되었던 많은 환경위기들이 인류의 역사와 함께 이어져 왔을 것이다. 그 위기들을 다 넘겨왔기 때문에 인간은 지금까지 지구상에서 가장 번성한 생물종으로 살아남아 왔다. 그런데 근대 이후 유럽에서 시작된 새로운 사고방식과 행동양식은 4~500년 동안 전 지구에 퍼졌고, 그로부터 1세기 남짓한 동안 지구 전체 시스템을 망가뜨릴 정도로 심각한 문제를 일으켰다. 이렇게 되기 이전의 전통 사회에서는 수만 년, 수천 년 동안 자연과 인간이 공존하며 살아왔다. 그렇다면 근대 유럽에서 시작되어 지금은 지구 전체의 패러다임이 된 생각과 행동 방식이 시행착오였다는 것을 인정하고, 그 이전에 어떻게 살았는지, 그 원리를 돌이켜서 현재 상황에 적용해가야 한다는 것이 작가의 생각이다. 그리고 특히 우리나라 전통 생활은 그렇게 자연과 공존해오는 데 있어서 탁월한 지혜의 집결체라는 것이다. 이런 생각에 독자들이 공감하게 되는 대목에서 이 책은 끝난다. 저자는 더욱 대안을 모색해서 두 번째 책에서 독자들을 다시 만날 것을 약속한다. 그 대안을 모색하는 과정은 아주 행복한 과정이 될 것이라고 저자는 예감하는 것 같다. 그리고 독자들을 그 대안 모색 과정에 초대하는 말로 책을 끝낸다. 행복한 탐색의 과정을 거쳐, 누구나 공감할 수 있고 빠른 효과를 볼 수 있는 대안이 충분히 찾아질 수 있을까? 그것은 작가의 행보를 좀 더 주시해봐야 알 일이다. 거기까지야 어떻든 간에, <환경지식의 재발견-지구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은 그 자체로서 보기 드물게 매력적이고 힘이 있는 환경도서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