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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義)와 협(俠)의 남성 세계, 무협소설을 읽는 밤, 그 재미의 복원!
생각의나무가 차례로 선보일 김광주의 『비호』『정협지』, 와룡생의 『군협지』는 정통무협소설에 속한다. 각각 한국과 타이베이의 현대 무협소설의 원조로 각인된 이 작품은 40대 이상의 독자들에게는 그리움의 재래를, 무협소설을 찾는 젊은 세대에게는 원전을 접하는 희열을 안겨줄 것이다. 더운 여름밤 모기와 더불어 더위와 싸울 남성들에게 다시 찾아온 3개의 무협소설 시리즈는 여름밤을 지새는 즐거운 내공 프로그램이 될 것이다.
정통 무협소설의 매력은 어디에 있는 것일까? 그것은 우리의 주인공이 가진 순수하고 선한 인간성에 있다. 와룡생으로 대표되는 정통 무협소설의 주인공은 의협심을 지닌 도덕적인 인물이다. 여기에 정통 무협소설에는 낭만이 있다. 곳곳의 배경 묘사와 인물 묘사가 풍경화를 보듯이 독자들의 눈앞에 화려하게 펼쳐지면서 독자들은 주인공의 신이한 무예와 함께 인간미에 매료되어, 각박한 현실에서 느끼지 못하는 낭만을 책을 읽는 동안에 느끼게 되는 것이다. 그러한 낭만은 우정, 의리, 보은, 애정이라는 장치를 통해 강조된다. 정통 무협소설은 작품의 무대나 시대 배경을 정확하게 밝히지는 않고 있지만 먼 옛날 협사들이 활약하던 시절의 장쾌한 서사를 통해 독자를 현실에서 이탈시켜 낭만적이고 신비한 환상의 세계로 이끌고 있는 것이다. 이를 통해 독자들은 그 주인공과 일체감을 느끼면서 상쾌한 재미와 동시에 아쉬움에 젖게 된다. 현재 세계의 소설문학은 장르간 통합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순수문학과 대중 문학의 구분이 사라지면서, SF, 추리, 환타지, 심리소설, 공포소설, 성장소설, 탐구소설 등의 기법이 총동원되면서 철저한 기획력을 바탕으로 적극적으로 독자층을 공략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동양적 환타지 무협소설은 『반지의 제왕』으로 표상되는 판타지 소설을 통해 발현되는 서구적 상상력에 대등하게 맞설 수 있는 동아시아적 상상력의 고유한 메시지를 가장 명확하게 구현해 낼 수 있는 장르이다. 동아시아적 상상력은 전지구화 시대, 세계화 시대의 논리가 일방적으로 횡행하는 현대에 이르러 상대적으로 더욱 효용가치가 매겨지는 문화적 메리트를 지닐 수 있다. 그것은 인간의 다원주의에 대한 오랜 신념이며, 고유한 종족이 가지는 문화적 응집력에 대한 기대와 맥을 같이 한다, 무협소설은 판타지가 아니면서 판타지의 흥미를 내포하며, 신화가 아니면서 신화의 영험을 외연하고 있다는 점에서 무한한 상품적 가능성을 지니고 있다. 『비호』와 『정협지』는 60년대 한국 무협소설의 중흥을 선두에서 리드하던 작품들이다. 이들 작품들은 신문에 연재되던 당시 수백만 독자들의 입에서 입으로 전해지며, 극심한 빈곤과 전쟁의 상처 등으로 고통 받던 일반 대중들에게 더없는 위안을 주었던 텍스트이다. 생각의나무는 정통 무협소설 『비호』와 『정협지』를 재출간하면서, 당시의 무협소설의 부흥과 확산의 의미를 오늘의 독자들에게 되묻고자 한다. 최초의 독자들의 감동을 다시 환기시키고 새로운 신세대 독자들에게 그 감동을 감응시키고자 한다. 한국 무협소설의 출발을 알린 『비호』와 『정협지』의 출간은 무협소설의 원형을 새롭게 제시하여, 오늘날 새로운 문화 코드로서 시장을 선도하는 무협소설과 판타지 소설의 지향을 새롭게 제시하고자 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