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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머리에
1. 신과 인간, 삶과 죽음 사이에서, 의례요 의례요 1 세시의례요 의례요 2 장례요 의례요 3 그밖의 의례요 2. 놀기 좋아하던 사람들의 노래, 유흥요 유흥요 1 세시놀이 유흥요 2 잔치판노래 유흥요 3 노래자랑 유흥요 4 동요 3. 노래로 풀어내는 이야기, 서사민요 서사민요 1 연애 이야기 서사민요 2 부부싸움/가족관계 서사민요 3 시집살이 이야기 서사민요 4 역사 이야기 4. 외로움과 심심함을 풀어주던 노래들, 기타 민요 기타 민요 1 신세타령 기타 민요 2 심심풀이 노래 민요 찾아보기 CD에 담은 민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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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녁이 되면 하루 종일 뛰놀던 아이들은 이내 잠자리에 든다. 아이들뿐 아니라 날아다니던 새들과 물 속의 붕어 새끼도 저녁이면 잠을 청한다. 모두들 잠자리에 드는 저녁 풍경을 묘사하는 노래가 있다.
새는 새는 남게 자고 쥐는 쥐는 궁게 자고 납딱납딱 붕어 새끼 바위틈에 잠을 자고 매끌매끌 미꾸라지 궁게 속에 잠을 자고 어제 왔던 할마씨는 영감 품에 잠을 자고 오늘 왔는 새악씨는 신랑 품에 잠을 자고 우리 겉은 아이들은 엄마 품에 잠을 자고 1993/경북 청송군 부남면 중기리/정말순(66세) 아이들 노래치고는 매우 잘 짜인 노랫말이다. 낮과 밤이 교차하는 자연의 이치를 이해하고, 이를 순순히 받아들이는 모습이 사랑스럽기조차 하다. 동요는 복잡한 해설이 필요 없다. 아이들의 사고가 단순하여 복잡한 노래가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다만, 그냥 동요만 덜렁 실을 수도 없어 나름대로 이런저런 해설을 붙여본 것에 지나지 않는다. 어쨌든 이런 기회에 동요를 실컷 접해보는 것이 어른들의 정서 순화에도 좋을 것이라 믿는다. ---pp. 219~22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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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땅에서 사라져가는 소리들, 구전민요를 13년째 기록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노래하기를 무척 좋아하며, 거의 모든 일에 노래가 있었고 거의 모든 의례에 노래가 따랐다. 술 마시고 놀 때는 물론이고, 신세 한탄마저도 곡조를 넣어서 노래로 하고, 옛날이야기도 노래로 만들어 불렀다. 노래가 생활의 일부였던 것이다.
그러나 이 땅의 구전민요는 촌락공동체의 해체와 대중문화의 확산에 따라 약 50년 전쯤부터 사라지기 시작하여, 오늘날에는 한 손으로 꼽을 정도의 노래만 남긴 채 현장에서 사라져버렸다. 지금은 어딜 가든 노인들의 기억을 캐내지 않고는 전혀 민요를 들을 수 없다. 세대가 두 번쯤 바뀔 만한 망각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민요를 기억하는 세대는 이미 평균 75세 이상의 고령층이 되었다. 우리 민요에 대한 본능적인 이끌림으로 민요의 늪에 빠져들게 된 저자 최상일 PD는 지난 10여 년 동안 황무지처럼 버려져 있던 민요의 밭에서 이삭을 줍고 뿌리를 캐내는 일을 해왔다. 그가 이땅 곳곳을 밟아 다니며 발굴, 채록한 구전민요는 양적, 질적으로 가히 엄청난 규모이다. 정부나 학계에서도 하지 못했던 일을 곁눈질 한번 없이 해오면서 그는, 조금만 늦었어도 이 땅에서 영원히 사라져버렸을 수많은 민요들과 함께 '한반도의 민중문화사'라고 해도 좋을 옛날 이야기들을 차곡차곡 쌓아나갔다. 이제 민요를 불러주신 노인들 중 많은 분이 돌아가셨지만 그분들의 목소리는 남겨졌다. 10여 년 동안 전국을 "무른 메주 밟듯" 돌아다니며 녹음하고 기록해온 사람들이 있었기에, 남겨진 귀한 '소리'를 듣는 우리의 귀는 행복하다. 이제 우리는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짤막짤막한 우리 민요, 그 감칠맛나는 소리에 담긴 뜻과 정서뿐 아니라, 그에 더하여 힘들고 괴로울 때나 신명나고 흥겨울 때 '소리'를 벗삼아 일상을 지탱했던 앞 세대의 풍부한 삶의 이야기까지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약간 어눌하지만 구수하고 정감 있는 목소리로 최상일 PD가 그 이야기를 시작한다. 이 땅에 알맞게 자연 진화되어 온 '토종'에 관한 연구가 활발해지는 이 즈음, 음악과 문학의 토종 유전자를 담뿍 간직한 민요가 풍부하게 남아 있다는 사실은 우리에게 더없는 축복이다. '우리의 소리'가 이제 우리 모두의 귓전을 맴돌며, 잃어버렸던 역사와 정체성와 자긍심을 한꺼번에 되찾아주기를 진심으로 소망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