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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발굽 소리 | 가마로 찾아온 왜장 | 주문장 | 사금파리 | 미령이 | 의병 증표 | 일본행 | 가련이 | 사무라이 도공 | 왜국 생활 | 조선에서 온 사기장 | 칼의 문화 | 오奧고려인 | 불쟁이 | 시집가는 그릇 | 참을 인忍 | 고려촌 | 그녀의 유서 | 망향의 동산 | 황도 | 땅딸이 왜국 무사 | 다도 수업 | 권력자 호소까와 | 유곽의 여인 | 고려촌의 차선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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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살이 바람개비 되어 춤춘다. 불살춤은 가마의 여신이 사기장에게 신내림을 하는 춤이다. 여신이 불살을 휘두르며 나비처럼 사뿐사뿐, 춤사위를 펼쳐 보인다. 나는 장작으로 장단을 맞춘다. 불살은 강한 회오리가 되어 가마칸을 휘감았다. 휘감은 불살이 크게 용솟음치고 춤사위는 점점 격렬해진다. 강한 바람이 불어왔다. 휘몰아치는 불살이 폭풍이 되어 바깥으로 뛰쳐나왔다. 나를 삼킬 듯이 날름거린다. 몸이 움찔해졌다. 질세라 사정없이 장작을 불통으로 던졌다. 뻥! 불살이 굴뚝 위로 치솟아 불기둥이 되었다. 불기둥이 밤하늘로 솟구쳤다. 여의주를 입에 문 용이 되어 하늘로 올라간다. 아버지의 말이 기억났다.
“용은 가마의 불때기를 보고 만들어낸 상상의 동물이다. 용이 물고 있는 여의주는 가마 속의 도자기를 가리킨단다.” --- 1권, pp.146-14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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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도다완 대부분은 임진왜란 전 영남지방 민가에서 제기로 쓰던 황도(黃陶)였다. 제상에 메(밥) 올리는 멧사발과 반찬 올리는 보시기였던 것이다. 이도다완에는 조선 사기장의 혼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이도(井戶)’는 일본인의 성(姓)이다. 조선 사기장의 예술혼으로 빚은 그릇에 일본인의 성이 아닌 제 이름을 찾아주어야 하지 않을까.
이제 그릇쟁이로 돌아갈 것이다. 이 책을 아버님 영전에 바친다. --- 작가의 말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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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의 추적 및 조사, 2년간의 집필, 유명 도예가가 쓴 놀라운 이야기!
◇ 줄거리 ◇ 이 소설은 임진왜란 때 일본으로 끌려간 조선 사기장의 이야기다. 일본의 조선 침략으로 주인공 신석은 왜군의 감시를 받으며 왜장의 전속 도공으로서 왜장이 주문한 그릇들을 아버지와 함께 빚는다. 왜장이 요구하는 황도(이도다완)는 할아버지로부터 기술을 완전히 전수받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신성한 제기여서 빚어 주지 않으려고 한다. 그러다가 주인공은 조선에서 철군하는 왜군에 의해 결국 일본으로 끌려간다. 일본에서 조선의 양반계급에 해당하는 사무라이 도공에 봉해지고 한 마을의 수장이 된 주인공은 노예시장에서 조선인 포로를 구해오고 마을 이름도 고려촌으로 바꾼다. 왜국에서 끌려온 조선 사기장 이삼평, 종전 등과 백자를 만들어내 일본의 부흥에 크게 기여한다. 마을도 부유해지고 지위도 높아졌으나 주인공은 죽기 전 황도를 꼭 빚고 싶어한다. 임진왜란 직전에 일본으로 건너온 황도는 다도(茶道)에서 아주 귀히 여기는 차사발이다. 주인공은 일본에 있는 이도다완(황도)을 어렵게 찾아간다. 눈으로 보고 손으로 만져본 결과 그것은 조선 흙으로만 가능함을 알고 주인공은 이도다완을 만들어줄 테니 조선에 가게 해달라고 한다. 그러나 주인공의 주군인 나베시마번의 다이묘는 귀국을 허락하지 않는다. 그동안 주인공은 끌려간 왜국에서 삶과 죽음을 오가는 암투, 일본 여인 마꼬와의 사랑, 또 떠돌이 무사 로닝들과의 싸움을 경험한다. 권력의 실세이자 차인(茶人)인 호소까와, 일본 최고의 차선생인 코보리 엔슈의 도움으로 부산 왜관요의 책임자가 되어 40년 만에 귀국한 주인공은 제기가 아닌 다도용 황도를 만들어주고 왜관을 벗어나려 하나 막부는 청자까지 요구한다. 눈속임 청자를 만들어준 뒤에야 해방된 주인공은 아버지가 마지막으로 그릇을 빚던 양산 법기리에 가서 조상을 위한 황도를 빚는다. 그러던 중 왜관을 통해 일본에서 편지가 날아오고 사랑하는 여인 마꼬가 사망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황도를 가마칸에 넣고 불때기하던 중 주인공은 세상을 하직한다. 일본에서 사무라이 도공이 된 조선 사기장 중 고국으로 돌아온 사람은 없다. 고국으로 돌아올 수 없었던 선배 사기장의 꿈을 저자는 소설에서 주인공을 통해 실현한다. 또한 일본에 빼앗긴 첨단기술이자 다시 주목받는 문화콘텐츠인 도자기를 한국인이 제대로 평가하기를 소망하며 저자는 주인공의 귀환으로 그날이 올 것을 염원하고 있다. 일본은 왜 임진왜란을 ‘다완전쟁’이라 하는가? ◇ 임진왜란과 사발 ◇ 일본은 무로마찌 시대(1336-1573) 이후 다도가 성행했다. 일본의 다도는 사발에 말차를 타서 마시는 행위를 규격화한 것. 일본의 무사들은 조선사발을 최고의 다완으로 인식하기 시작한다. 칼의 나라 일본에서는 다도가 하나의 완충지대였다. 적어도 차회를 할 때만은 무장 해제하고 편안하게 차를 즐겼던 것이다. 조선사발로 다도를 맛본 일본 무사들은 조선사발의 아름다움에 빠진다. 그중 황도는 일본 다도 미학을 완벽하게 구현해낸 최고의 다완이었다. 토요또미 히데요시에게 미움을 산 한 다이묘는 이도다완(황도)을 바치고 자신의 목숨과 성을 구하기도 했다. 일본을 통일한 히데요시와 그의 추종자들은 황도가 조선의 흔해빠진 밥사발로 알았고 그래서 그것을 대량으로 구하기 위해 조선을 침략한다. 조선에선 밥공기로 사용할 정도로 흔해빠진 줄 알았던 황도(이도다완)가 와보니 눈을 닦고 봐도 찾을 수가 없다. 백자 사발만 있었다. 그들이 바랐던 다완 찾기에 실패한 일본군은 조선 사기장들을 닥치는 대로 일본으로 끌고 가기에 이른다. 임진왜란 후 일본의 도자기 산업이 급격히 발달하고, 조선 사기장이 완성한 백자를 수출해 일본이 경제대국화로 나아간 이면에는 임진왜란 때 끌려간 조선 사기장이 있었다. 일본에서는 ‘국보’ 한국에서는 ‘막사발’로 불리는 그릇 ◇ 이도다완(황도)의 비밀 ◇ 할아버지는 주인공이 어렵사리 빚어낸 사발들을 모두 깨버리라 한다. 소설에서 도자기 전쟁을 일으킬 정도로 귀하게 여긴 이도다완(황도)의 정체는 임란 전 진주 지방에서 만든, 제사 때 밥 올리는 멧사발이었다. 황도가 제기임을 모르는 일본인들은 임진왜란을 일으킨 뒤 무덤을 파헤치고 심지어 왕릉까지 도굴하는 등 사발 찾기에 혈안이 된다. 그러나 그것을 무덤에서 찾지 못한다. 황도는 제기로서 용도가 다하면 깨어서 묻기 때문이다. 주인공 신석은 황도제기를 만들어내기 위해 평생을 바치지만 한편으론 그것을 일본인에게 주지 않기 위해 평생 고민을 해야 했다. 그런 주인공에게 그의 주군은 이도다완을 꼭 재현하라 명령한다. 조상의 혼(魂)인 제기를 일본인들에게 바칠 수는 없고, 그것을 빚어야만 귀국길이 열리니 황도는 신석에게 양날의 칼이었다. ◇ 환상의 도자기, 황도 ◇ 명품 이도다완을 갖는 것은 당시 일본의 쇼군이나 다이묘 등 실력자들의 소원이고 지금 또한 그러하다. 국보급 이도다완은 현재 100억엔, 한국돈 950억원을 호가한다. 현재 일본인들은 한국인들이 막사발이라 부르며 무시해버린 것을 자기들의 심미안으로 그 가치를 재발견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 소설에서는 처음부터 특별하게 빚은 조선 도예가의 예술혼임을 구체적인 증거를 통해 밝힌다. 이 소설은 천하 사대 명품인 키자에몽이도, 카가이도, 호소까와이도와 깨진 쯔쯔이쯔쯔이도를 소개하고 쯔쯔이쯔쯔이도를 토요또미에게 바쳐 자신의 목숨과 성을 구한 다이묘에 얽힌 일화도 재미있게 들려준다. 도예가가 쓴 예술가 소설 ◇ 사실적 묘사, 충실한 고증 ◇ “우리는 대를 이어 옥 같은 도자기를 남긴다. 도자기는 영원하지 않으냐. 그런 우리 삶이 누구보다도 값진 게야.” “용은 가마의 불때기를 보고 만들어낸 상상의 동물이다. 용이 물고 있는 여의주는 가마 속의 도자기를 가리킨단다.” 이 소설의 백미로 도자기를 굽는 과정에 대한 사실적 묘사를 빼놓을 수 없다. 몸으로 체득한 사기장만이 할 수 있는 표현들이 적지 않다. 도자기를 만들어가는 과정이 이야기 속에 녹아 『신의 그릇』을 읽다보면 누구나 도예가가 된 듯한 착각에 빠진다. 놀라운 것은 한명의 사기장이 썼다고 하기에는 너무나도 방대한 자료 수집과 현장 조사이며 참고문헌에서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오랜 기간 취재해 2년 동안 이 이야기를 집필한 저자는 유명한 조선사발들이 어디서 구워졌는지를 정확히 밝혀내, 한일 미술사학계의 미스터리를 풀어내고 있다. 소설에서는 다도와 차에 대한 이야기가 밑그림으로 깔려 읽는 재미를 더한다. ◇ 용어문제 ◇ 이도다완에는 조선 사기장의 혼이 깃들어 있다. 그러나 ‘이도(井戶)’라는 명칭은 일본인의 성(姓)을 따 붙인 것이다. 조선 사기장의 예술혼으로 만든 그릇에 일본인의 성이 아닌 제 이름을 찾아주기를 희망하며 저자는 이도다완을 ‘황도’라 부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