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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품해설 - 의과대학 별곡 : 듀베리 향기에서 오렌지 향기에로/김윤식
추천의 말 - 수련의의 풋풋한 청춘 이야기/이시형 1. 오렌지색 메일 2. 코를 찌르는 포르말린 냄새 3. 진혼비, '우리는 감사한다' 4. 노릿한 밤꽃 냄새 5. 서울이 2시면 동경도 2시 6. 라일락신드롬과 '옵쎄' 7. 사랑과 우정의 이름으로 8. 페톨 헤파티쿠스 9. 클라인펠터증후군 10. 혼자 부르는 노래 11. 그해 겨울의 첫눈 12. 불꽃 속으로 13. 인연의 저편 14. 새로운 삶의 시작 15. '삼신'이라 불리는 사람들 16. 죽음을 배달하다 17. 응급실, 생사(生死)의 나들목 18. 의료대란 19. 적과의 동침 20. 부서진 추억에 흐느끼다 21. 현실과 환상의 흘수선(吃水線) 22. 그 향기에 울다 작가의 말 - '페톨 헤파티쿠스', 내가 보듬어야 할 아픔 |
姜東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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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여기 누워 있는 다른 카데바들은 무가치하다고 생각하나? 모두 죽어서까지 고귀한 희생을 하고 있단 사실을 벌써 잊었어? 틀려도 한참 틀렸어!'
조교가 이성을 잃은 듯 소리를 질러대자 학생들은 더 이상 대꾸하지 못했다. '이것이 아이러니란 말야. 죽어서까지 외모가 괜찮은 사람은 대우를 받는다 이거지. 여러분은 카데바마저 편애하고 있어! 단지 외모로 말야..... 여기 누워 있는 사람들을, 진정한 인격체로 동등하게 대우하는데 무감각했단 사실을 염두에 둬야 해. 이담에 VIP환자가 오면 또 이렇게 편애할 건가?' '최소한 실습실에선 그런 편애의 감정은 자제하잔 말이야. 물론 여러분의 순수한 생각을 존중해. 하지만 그런 감정과 휴머니즘은 고이 간직했다가 직접 환자를 대할 때 얼마든지 쏟아붓도록 하라구. 우리 의사들 중에서는 환자보다 카데바에게 애정을 느끼는 경우도 많으니까. 의대생 시절에 그렇게 휴머니스트라고 자처하던 자들이 막상 의사가 되고 나면 에고이스트로 변하고 말아! 두 번 다시는 이성을 잃은 여러분들 앞에서 나 또한 이성을 잃는 일이 없게끔 노력해주길 바래.' --- pp.32-33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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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야, 구리가 적게 든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대. 코코아, 초콜릿, 버섯, 간, 조개, 밤 종류, 건조시킨 과일이나 채소엔 구리 함유량이 많아 안 좋대."
경섭은 그런 자신의 행동이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자화상이었다. "그래서 케이에프 링(Kayser Fleischer Ring : 윌슨병에서 각막의 테두리를 따라 나타나는 특이한 황록색 원)은 봤어? 정말 교과서 사진 그대로야?" 오렌지 소녀의 딱한 사정을 얘기했는데, 의대생들은 소녀의 고통보다 희귀질환인 윌슨병에 관심이 더 많았다. 그 무렵 많은 의대생들과 젊은 수련의들이 소녀의 병실과 차트를 찾았다. 그들은 경섭에게 묘한 부러움을 표현했다. "경섭이, 넌 좋겠다. 뻔한 질병이야 흔히 보지만, 윌슨병은 흔치 않잖아. 시험 나와도 잘 맞히겠네." "시끄러! 환자는 동물원 원숭이가 아냐!" ---pp. 148~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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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미야, 구리가 적게 든 음식을 먹는 것도 도움이 된대. 코코아, 초콜릿, 버섯, 간, 조개, 밤 종류, 건조시킨 과일이나 채소엔 구리 함유량이 많아 안 좋대."
경섭은 그런 자신의 행동이 스스로 생각해도 신기했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상상도 못했던 자화상이었다. "그래서 케이에프 링(Kayser Fleischer Ring : 윌슨병에서 각막의 테두리를 따라 나타나는 특이한 황록색 원)은 봤어? 정말 교과서 사진 그대로야?" 오렌지 소녀의 딱한 사정을 얘기했는데, 의대생들은 소녀의 고통보다 희귀질환인 윌슨병에 관심이 더 많았다. 그 무렵 많은 의대생들과 젊은 수련의들이 소녀의 병실과 차트를 찾았다. 그들은 경섭에게 묘한 부러움을 표현했다. "경섭이, 넌 좋겠다. 뻔한 질병이야 흔히 보지만, 윌슨병은 흔치 않잖아. 시험 나와도 잘 맞히겠네." "시끄러! 환자는 동물원 원숭이가 아냐!" ---pp. 148~149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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웬 페톨 헤파티쿠스???
이 작품 곳곳에 등장하는 의학 용어인 페톨 헤파티쿠스(Fetor Hepaticus). 간 환자 말기에 나타나는 신내에 비리기까지 한 특이한 악취다. 이 역겨운 냄새를 결국은 자신의 아픔처럼 보듬어 안는 주인공의 모습이 아름답게 그려져 있다. 이 작품을 심사한 김윤식 교수도 "이 소설을 읽는 일은 썩 즐겁다. 의대생 삼총사의 순수성이 확보되어 있기 때문이다. (…) 이 작품을 읽어가는 동안 어느새 '신내에 비리기까지'하는 '페톨 헤파티쿠스'에 우리도 익숙해졌다"라고 말했을 정도.
이 작품 속에는 우리가 잘 모르는 의대생의 생활, 학업 그리고 그들만의 속어도 자주 등장한다. 예를 들어 '옵쎄'란 말이 심심찮게 나오는데 이것은 영어 옵세시브(obsessive, 강박적)에서 시작된 의대의 속어로 강박관념에 사로잡혀 공부만 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다. 이처럼 의대생의 생활을 엿보는 것도 그야말로 흥미진진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