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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상경
2. 여관 3. 여주인 4. 시내 구경 5. 거물 아저씨 6. 정 7. 동요 8. 거취 문제 9. 두 사건 10. 마음의 보석 11. 변동 12. 추태 13. 새 직장 14. 신원보증 15. 새 현실 16. 심부름 17. 남자 식모 18. 거리에서 19. 여자복 20. 새 목표 21. 휴일 22. 음모 23. 부녀 24. 봉변 25. 수난 26. 대금업 27. 새 과정 28. 늦장마 29. 길은 멀다 연보 해설 |
孫昌涉, 귀화이름 : 우에노 마사루(上野昌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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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에 대한 작가의 직격탄
"이 세상엔 확실히 도둑놈 같은 것들이 들끓지. 자신의 이익을 위해서는 나라와 동족에게 예사로 해를 끼치고, 사회를 좀먹는 해충이나 독충 같은 인간들 말이다. 정치적인 투철한 신념도 없고, 국가와 민족에게 봉사하려는 정신자세도 돼 있지 않으면서, 이권과 감투욕에 미쳐서 정치를 한답시고 휘젓고 돌아가는 놈들, 국민의 공복이라는 책임 있는 자리를 이용해서 뇌물이나 받아먹고 공금이나 들어먹는 탐관오리배들, 국가의 동량인 인재 양성을 빙자하여 육영사업을 한다는 미명 아래 폭리도 이만저만이 아닌 지독한 학교 장사꾼들, 사업을 합네 하고 기상천외의 간계를 꾸며 어머어마한 나랏돈을 끌어내어다가는 뒷구멍으로 말아먹지 않으면 고작 독점할 수 있는 상품을 만들어내 가지고는 시세의 몇 배인 엄청난 가격으로 소비자를 골탕먹이는 협잡 사업가들, 품질을 속이고 가격을 속이고 심지어는 가짜 물건을 진짜로 속여 팔아먹는 사기상인들, 이런 악질 도배들이 우글거리는 세상이니"
위의 대화는 소설 속에서 신명약국 주인이 주인공 성칠과 대화를 나누면서 날리는 대한민국 사회에 던지는 직격탄이다. 이 말에서 일말의 통쾌함을 느끼는 독자라면 우리 사회가 작가가 살고 있던 1960년대 말과 '대망의' 21세기인 현재와 별반 다르지 않다는 우울한 사실을 몸으로 느끼고 있다는 뜻이 된다. 지금 우리가 위기라고 진단하는 많은 문제들이 이미 수십 년 전에 잉태되어 자리잡고 있었으며 작가는 이러한 현실을 참지 못하고 끝내 절망하여 조국을 떠났던 것이다. 작가는 『길』에서 정치와 경제분야 뿐만 아니라 시민들의 낮은 의식 수준에 대해서도 예리한 메스를 댄다. 일테면 온갖 쓰레기를 공공장소에 널어놓고 일말의 부끄러움도 모르는 사람들이라든가, 출세를 위해서 자신의 자식마저도 훼손시키는 정치꾼들, 단지 쾌락만을 좇는 부나방 같은 사람 등등. 그러나 정작 중요한 것은 그들을 위해서 진옥여관 주인이라든가 두창이라든가 몸이 '헤픈' 기숙이 같은 소위 인간폐품으로 규정한 군상들의 희생이 강요된다는 사실이다. 물론 이 소설은 이들을 미화하는 '민중소설'은 아니다. 하지만 작가는 역으로 이들마저 얼마나 사회의 부조리에 깊이 물들어 있는가를 약간은 유머러스한 상황을 통해 예리하게 보여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