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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에 만나는 우리 들꽃
봄바람 난 환상의 꽃 얼레지/ 봄을 맞이하는 게으른 공주님의 환한 미소 봄맞이꽃/ 삶의 어리광을 부리고 싶어 다가가는 봉순이 구슬봉이/ 여름이면 떠나야 하는 여름의 태양이 무서운 꿀풀/ 아주 이른 봄 녹색의 생기生起는 처녀들의 힘 처녀치마/ 하늘을 유유히 나는 매의 발톱 하늘매발톱꽃/ 가랑이 틈새로 보이는 쌍방울 개불알풀/ 봄 처녀 진달래/ 애기똥이 노란 진액으로 꽃을 피웁니다 애기똥풀/ 이 녀석 앞에만 서면 작아지는 우리의 생명 쇠뜨기/ 노란 색실로 그려진 어머니 앞치마 주름잎꽃/ 들판의 신사, 들판의 만물박사, 들판의 소리꾼 소루쟁이/ 상상의 꿈을 그림에 조각하여 만든 붓꽃/ 샘터 물동이는 사랑 이야기도 담고 꽃도 담고 동의나물/ 추억으로 달려가는 노란 간이역 괭이밥/ 들판에 피어나는 별 같은 태자의 삼 개별꽃/ 여름에 만나는 우리 들꽃 무엇을 얻어야 답이 되나요? 부처꽃/ 그리움을 쫓아 하늘 향해 올라가는 꽃 계단 타래난초/ 초원에서도 아름다운 옹주의 쪽머리 꼬리조팝/ 짙은 향기에 코가 타 버리는 팔랑개비 마삭줄/ 포도가 닮고 싶은 재주 많은 작은 포도송이 댕댕이덩굴/ 쥐꼬리 줄기에 달린 보랏빛 눈망울의 속삭임 쥐꼬리망초/ 까만 성분을 먼저 가져가 부자 되세요 가막사리/ 흰머리를 검게, 검은 머리를 더 검게 한련초/ 마음 착한 서민들의 상징 패랭이/ 독사를 닮아 독을 품고 사는 천남성/ 고약한 냄새를 숨기기 위해 열심히 살아가는 마타리/ 막내둥이 노란 돌콩 벌노랑이/ 계곡의 바위에 앉아 홀로 노래하는 고독한 시인 돌단풍/ 아름다운 밤의 문화를 선사하는 넉줄고사리/ 꽃과 열매를 맺어야 조용히 무대 뒤로 사라지는 바위솔/ 뼈까지 붉게 물들이는 붉갱이 꼭두채 꼭두서니/ 우리 생명을 바래다 준 은인 칡/ 가을에 만나는 우리 들꽃 해변에 가시거든 노란 입맞춤을 받고 오세요 해란초/ 욕망의 바다로 날아가 채워 주는 꽃새 흰진범/ 바다는 없어도 미역은 들판에서 자란다 미역취/ 눈의 촉감을 어지럽히는 꿀과 향기의 보라 꽃풍 꽃향유/ 최고의 강인한 체력을 자랑하는 억센돌이 해국/ 자연의 악동들 투구꽃/ 밥상 위의 가정 상비약 참취/ 연분홍 아가씨들은 참 짓궂기도 하지 이질풀/ 물가에 노니는 봉황새의 변신 물봉선/ 사계절의 진액을 보고만 있을 겁니까 맥문동/ 자연 정화 운동을 하는 고마리/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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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숙한 여인이 탄력 있는 가슴을 한껏 뒤로 젖혀 활처럼 뒤집어서는 본능적 생동감으로 봄을 기다리며 온종일 춤을 추고 있는 것 같은 바람기 많은 꽃을 보신 적이 있나요. 터져 버릴 듯한 여인의 풍만한 몸짓 사이로 간간히 보이는 속살의 뇌새적인 살색을 이른 봄에 만나 본 적이 있나요?
뒤로 발랑 젖혀진 앞가슴 사이로 입술 연지보다 더 짙은 검붉은 자줏빛의 유혹을 머금은 채 온종일 춤추는 길들여지지 않는 이 꽃을 어떻게 맞이해야 할까요? - 봄바람 난 환상의 꽃 ‘얼레지’ 중에서 주름잎꽃을 쳐다보고 있으면 거울 속에 들어 있는 어머니의 앞치마가 생각납니다. 어머니 치마 위에 앞치마. 하얀 무명 치마에 노란 꽃실로 그려진 나비문양. 어머니의 앞치마가 아련히 떠오르면서 지난날의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갑니다. 무명천 한가운데에 달랑 노란 색 그림 하나가 그려진 앞치마를 두르시고 부엌에서 분주히 오가며 음식을 만드시던 어머니. 주름꽃 꽃살의 하얀 색과 손톱만한 무명천 같은 꽃잎살이 지난날의 삶이 투영되어 집니다. 봉당을 오가며 밥이며 반찬이며 아궁이에 불을 때는 일까지 분주히 하시던 어머니의 모습이 그려집니다. 치마 앞에 앞치마를 두르고 먹을거리를 장만 하시던 어머니 생각이 이 꽃에 배여 있습니다. - 노란 색실로 그려진 어머니 앞치마 ‘주름잎꽃’ 중에서 분홍색을 띤 꽃송이들이 가지에 눈 같이 소복하고 탐스럽게 쌓여있습니다. 분홍빛을 가진 여리한 꽃송이들이 눈 같이 가지에 탐스레 쌓여 있습니다. 일일이 한 송이 한 송이에 눈을 맞추려다보니 은하수 속을 걷는 것 같습니다. 속눈썹이 긴 시원시원한 아가씨의 발랄함도 엿볼 수 있습니다. 이 아름다움이 사람의 쪽머리를 틀고 있는 양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저는 이 꽃을 꼬리조팝이 아니라 ‘옹주의 쪽머리’라고 부르면 어떨지 고민하며 바라봅니다. 외국에서는 이 꽃을 초원의 여왕이라 이름 붙여 놓았어요. - 초원에서도 아름다운 옹주의 쪽머리, ‘꼬리조팝’ 중에서 생열매, 줄기, 뿌리 모두 다 함부로 대할 수 없이 무시무시합니다. 꽃의 모양이 천태만상이라 들꽃들을 소개할 때마다 신이 납니다. 그래서 할 이야기가 많지요. 개성이 서로 달라 많은 이야기를 품고 있습니다. 꽃이 새를 닮고 며느리의 복주머니를 닮고 소의 무릎을 닮고 봉황을 닮은 것도 있지만 독사의 머리를 닮아 있는 들꽃은 어찌해야 하는지요. - 독사를 닮아 독을 품고 있는 ‘천남성’ 중에서 산위에 앉아 어떻게 바다의 냄새를 맡을까요? 산자락 끄트머리 혹은 너른 풀판의 한적한 곳에서 어떻게 바다의 풀인 미역 냄새와 맛을 느낄 수 있을까요? 자연의 조화는 공간과 시공을 초월하는 현상이 많이 있는 것 같습니다. 풀 잎사귀 하나에 그 오묘한 자연의 조화가 담겨있는 것을 어찌 사람이 알 수 있겠습니까? 자연의 이치를 감히 사람의 힘으로 파고들어 알려고 한다는 것이 얼마나 무모하고 힘든 일인지를 잘 일깨워 주는 것 같습니다. - 바다는 없어도 미역은 들판에서 자란다 ‘미역취’ 중에서 --- 본문 중에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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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들꽃 이야기 시리즈 두 번째 “눈으로 즐기는 우리 들꽃”은 “가슴으로 느끼는 우리 들꽃”에 이어 우리 주위에서 흔히 또는 멀리 나가지 않더라도 쉽게 찾아볼 수 있는 우리 들꽃들의 처연하면서도 곱살스런 삶의 이야기를 사랑스럽고 귀엽고 예쁘고 아름답고 부드럽고 그윽한 눈망울로 바라보다가 그리워 눈물지을 것 같은 순수한 마음으로 느끼게 해줄 것입니다.
“눈으로 즐기는 우리 들꽃”은 우리 곁에 아주 가까이 있어서 그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는, 우리를 둘러싸고 있는 우리 들꽃의 사랑 이야기, 이별 이야기를 담고 있는 책입니다. 저자가 직접 보고 듣고 느낀 곱살스러운 우리 들꽃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통해 바라 본 들꽃의 살아가는 이야기는 자연을 그저 바라만 보지 않고, 찾아가 즐기고, 하나하나 알아가는 재미를 안겨주는 이 책은 우리 땅에서 자라는 소중한 우리 들꽃들에 대한 사랑을 색다른 눈으로 느끼게 해 줄 것입니다. 우리나라에서 자라고 있는 수많은 들꽃 중 메마른 가슴으로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꽃으로, 산들거림으로 눈 맞춤 하기를 원하는 들꽃들의 재잘거림을 눈으로 찾아 골라, 서로의 모습을 하고 살아가는 모습을 재미난 이야기와 함께 잘 키울 수 있고 제대로 활용할 수 있는 방법 들을 저자의 경험을 통해 감칠 맛나게 엮어 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