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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사상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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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지은이 머리말
19세기 러시아 사상가와 주요 사건
19세기 러시아의 주요 사상가

러시아와 1848년
고슴도치와 여우
개인의 자유에 대한 게르첸과 바쿠닌의 논쟁
괄목할 만한 10년
러시아 인텔리겐치아의 탄생
페테르부르크와 모스크바에서 꽃피운 독일 낭만주의
비사리온 벨린스키
알렉산드르 게르첸
러시아 포퓰리즘
톨스토이와 계몽
아버지와 아들
투르게네프와 자유의 곤경

엮은이의 글
엮은이 해제-복합적 비전
옮긴이의 글
인명 찾아보기

저자 소개 1

저이사야 벌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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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saiah Berlin

이사야 벌린은 라트비아의 수도인 리가에서 1909년에 태어났다. 여섯 살 때 가족이 러시아로 이주했고, 그 나라에 사는 동안 1917년에 사회민주주의자들과 볼셰비키가 페트로그라드(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옛 이름)에서 일으킨 두 차례의 혁명을 목도했다. 1921년에 가족이 영국으로 건너온 후 그는 런던 세인트폴 스쿨과 옥스퍼드 코퍼스크리스티 칼리지에서 수학했다. 옥스퍼드에서 그는 올솔즈 칼리지 명예교우, 뉴 칼리지 명예교우, 사회정치이론 교수, 그리고 울프슨 칼리지 건학 초대 학장직을 맡았으며, 영국학술원 원장도 역임했다. 주요 저작으로는 본서 《낭만주의의 뿌리》 이외에도, 《카를 마
이사야 벌린은 라트비아의 수도인 리가에서 1909년에 태어났다. 여섯 살 때 가족이 러시아로 이주했고, 그 나라에 사는 동안 1917년에 사회민주주의자들과 볼셰비키가 페트로그라드(상트페테르부르크의 옛 이름)에서 일으킨 두 차례의 혁명을 목도했다. 1921년에 가족이 영국으로 건너온 후 그는 런던 세인트폴 스쿨과 옥스퍼드 코퍼스크리스티 칼리지에서 수학했다.
옥스퍼드에서 그는 올솔즈 칼리지 명예교우, 뉴 칼리지 명예교우, 사회정치이론 교수, 그리고 울프슨 칼리지 건학 초대 학장직을 맡았으며, 영국학술원 원장도 역임했다. 주요 저작으로는 본서 《낭만주의의 뿌리》 이외에도, 《카를 마르크스Karl Marx》, 《러시아 사상가들Russian Thinkers》, 《개념과 범주Concepts and Categories》, 《흐름에 맞서다Against the Current》, 《개인적인 인상들Personal Impressions》, 《인간성의 비뚤어진 재목The Crooked Timber of Humanity》, 《현실 감각The Sense of Reality》, 《인류에 대한 올바른 연구The Proper Study of Mankind》, 《사상의 힘The Power of Ideas》, 《계몽주의의 세 비판자들Three Critics of the Enlightenment》, 《자유와 그것의 배반Freedom and Its Betrayal》, 《자유론Liberty》, 《소비에트 정신The Soviet Mind》, 《낭만주의 시대의 정치사상Political Ideas in the Romantic Age》 등이 있다. 그는 사상사 해설가로서 에라스무스 상, 리핀콧 상, 아넬리 상을 수상했다. 일생동안 시민의 자유를 옹호한 공로로 예루살렘 상을 받기도 했다. 1997년에 세상을 떠났다.
아래 사이트에서 이사야 벌린에 관한 추가 정보를 얻을 수 있다.

이사야 벌린의 다른 상품

편자 : 헨리 하디
1977년부터 1990년까지 옥스퍼드 대학교 출판부의 편집자였으며, 옥스퍼드 울프선 칼리지의 특별연구원을 지냈다. 이 책의 공동편집자 중 한 사람으로서 이 책 외에도 이미 벌린의 책 12권을 편집한 바 있다. 현재 이사야 벌린 서간집의 출판을 준비하고 있다.
편자 : 에일린 켈리
옥스퍼드에서 러시아 연구로 철학박사 학위를 받았으며, 케임브리지 대학교의 슬라브 연구 출판고문, 킹스 칼리지의 특별연구원을 지냈다. 지은 책으로 『미하일 바쿠닌Mikhail Bakunin』(1982), 『또 다른 해안을 향하여Toward Another Shore』(1998), 『다른 쪽 해안의 풍경Views from the Other Shore』(1999)이 있다.
역자 : 조준래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러시아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동 대학교와 성균관대학교에서 러시아문화와 슬라브 문학을 가르치고 있다. 역서로 『오월의 밤』, 『미래 이후의 미래: 러시아 포스트모더니즘 문학』(근간), 『제파 강의 다리』, 『보리스 다비도비치의 무덤』 『보스니아의 오소리, 법정에 서다』 『물고기 비늘로 만든 모자』 등이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6월 30일
판형
양장 ?
쪽수, 무게, 크기
532쪽 | 1048g | 152*225*35mm
ISBN13
9788984988637

책 속으로

한편에는 사실, 자연, 실존이, 다른 한편에는 의무, 정의, 당위가, 혹은 한편에는 순결이, 다른 한편에는 교육이 자리하는 이 두 극단 사이에서, 즉 자발성의 요구와 의무의 요구, 타인을 강제하는 불의와 그들을 방임하는 불의 사이에서 톨스토이는 동요했고 일생동안 갈등했다. 아니 톨스토이 혼자만이 동요했던 것은 아니다. 러시아에서 ‘민중에게로 떠났으며,’ 자신이 가르치러 갔든 배우러 갔든 자기 목숨까지도 바칠 준비가 돼 있었던 ‘민중의 선’이 과연 ‘민중’이 바라는 것인지, 아니면 고작해야 이 개혁주의자만이 민중에게 유익한 것, ‘민중’이 마땅히 바라야 할 것(민중은 자신을 대변하는 투사만큼이나 많이 배우고 지혜롭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고 바랄 것이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무지몽매한 민중은 그들을 자주 박대하고 그들을 필사적으로 배척했다)이라고 우겨대는 건지 판단을 내리지 못했던 모든 포퓰리스트와 사회주의자와 이상주의적 대학생들까지도 동요했다.
이런 모순들, 그리고 그 모순들을 조화시키거나 수정하는 데 실패한 것에 대한 그의 분명한 인정은 어떤 의미에서 보면 톨스토이의 삶과, 도덕적으로 고뇌하는 그의 예술의 교훈적인 대목들 모두에 특별한 의미를 부여한다. 그는 동시대 자유주의 인사들의 타협과 변명을 단순한 박약함과 핑계라고 논평하면서 거부했다. 하지만 그는 그리스도의 행동준칙을 어떻게 적용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 대한 최종적 해법이 틀림없이 존재한다고 믿었다. 「톨스토이와 계몽」에서, --- pp. 416~418

조국 러시아에서 투르게네프의 이름은 여전히 그림자에 가려있다. 아무도 그의 예술적 평판에 시비 걸지 않는다. 대신에 그의 사회사상가적 면모가 그를 오늘날에도 끊임없이 논쟁의 도마 위에 오르게 한다. 그가 소설 이후의 소설에서 진단했던 상황, 서구적인 자유주의 가치의 신봉자들이 처한 고통스러운 곤경, 러시아 특유의 무엇으로 간주됐던 곤경은 오늘날 세계 도처에서 낯익은 풍경이 되었다. 그렇듯, 그의 진동하고 불안정한 위치, 반동주의자에 대한 공포심과 야만적인 급진주의자에 대한 두려움은 열혈 청년들에게 이해와 인정을 받고자 하는 열정적인 불안 심리와 뒤섞였다. 투르게네프가 혁신 세력에게 크게 동정한 것은 사실이지만, 훨씬 더 잘 알려진 것은, 이념 간의 충돌, 계급 간의 충돌, 무어보다 세대 간의 충돌에서 거리낌 없이 어느 한쪽으로 건너가지 못하는 그의 태도이다. 자기반성적인 고뇌하는 선의의 자유주의자, 그리고 실로 문학적 유형으로서 투르게네프가 자신의 실제 이미지를 통하여 창조해낸, 복합적 진실에 대한 증인의 형상은 오늘날 보편적인 것으로 굳어졌다. 이런 사람들은 싸움이 지나치게 과열될 때 끔찍한 소음을 듣지 않으려고 귀를 막거나, 휴전을 독려하거나, 인명을 살리거나, 혼란을 피하려는 태도를 보인다. 「아버지와 아들」에서

--- pp.483~484

출판사 리뷰

이사야 벌린의 대표작 『러시아 사상가』가 번역·출간되기까지

20세기 유럽의 대표 지성으로 꼽히는 이사야 벌린(1909~97)의 대표작 『러시아 사상가』가 4년여에 걸친 번역작업 끝에 출간되었다. 원저 『Russian Thinkers』는 1948년부터 1972년까지 톨스토이, 게르첸, 투르게네프, 벨린스키, 인텔리겐치아 문인·사상가 등 19세기 러시아의 대표적 지식인들에 관해 이사야 벌린이 지면에 발표했거나 강연했던 에세이 10편을, 이사야 벌린 저서 및 러시아문학 편집자 헨리 하디와 에일린 켈리가 정교한 검토를 거쳐 엮은 것으로, 1978년 초판이 출간된 이래 모호하거나 불분명한 표현을 저자 및 편집자가 교정하고 참고문헌을 수정하여 계속해서 개정판이 나오고 있다.
이번 번역·출간된 『러시아 사상가』는 2002년 펭귄출판사에서 나온 책을 텍스트 삼아 한국외국어대학교에서 러시아문학 박사학위를 받았으며 다수의 번역서(영어, 러시아어)를 낸 조준래 씨가 번역하였다. 또한 이사야 벌린 문학 트러스트의 공식 웹사이트인 <이사야 벌린 가상 도서관(http://berlin.wolf.ox.ac.uk)>의 자료를 참고하여 2007년까지 수정·보완된 부분을 반영하여 번역하였다.

19세기 러시아 지식인들의 내적 모순을 보여준 이사야 벌린의 대표작

『러시아 사상가』에서 이사야 벌린은 차르의 폭압과 검열 속에서 러시아의 대표적 지식인들이 지나온 지적 궤도를 추적한다. 그는 특유의 세계와 역사에 대한 가치 다원론적 시각, 즉 삶을 이끄는 단 하나의 원리란 존재하지 않는다는 관점을 통해 서구주의와 민족주의, 보수주의와 급진주의, 혁명과 반동이 요란하게 부딪히던 19세기 러시아 사회에서 ‘영혼을 펜 끝에 내걸고’ 갈등과 결단 그리고 배반의 길을 걸었던 사회참여 지식인 사회의 치열하고도 위태로웠던 현장을 여실히 보여준다.
무엇보다 차르의 굴레로부터 러시아 민중의 삶을 해방하여 또 다른 굴레를 씌웠던, 다시 말해 전체주의적 세계관과 통치를 거부했던 자들이 러시아를 또 다른 전체주의 세계로 이끄는 가운데 그 선두에 서서 결국 러시아 혁명으로 가는 길의 초석을 놓았던 사상가들의 삶과 방대한 작품을 비판적으로 검토하며 그들 내부에서 언제나 갈등했던 세계관의 충돌, 즉 그들의 내적 모순을 날카롭게 꿰뚫어 보여주고 있다.
이 내적 모순은 비단 19세기 러시아 지식인 사회뿐 아니라 오늘날 우리 사회가 당면한 문제로서, 『러시아 사상가』에서 보여준 이사야 벌린의 깊은 사유는 일원론적 세계관과 다원론적 세계관이 갈등하고 무수한 가치들 가운데 자유를 어떻게 정의하고 구현할 것이냐는 우리 시대의 화두를 풀어줄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다.


20세기의 위대한 자유주의 사상가 이사야 벌린의 생애

이사야 벌린은 1909년 라트비아의 수도 리가에서 유대인 목재상의 아들로 태어났다. 1915년 독일군이 리가에 진주하자 그는 가족과 함께 러시아로 이주했으며, 열한 살의 나이에 다시 라트비아를 거쳐 영국으로 이주했다. 영국에서 그는 세인트 폴스 스쿨과 옥스퍼드의 크리스티 칼리지를 거쳐 옥스퍼드에서 올솔즈 특별연구원, 뉴 칼리지의 특별연구원을 지냈으며, 제2차 세계대전 중 영국 정보부에서 근무할 당시 정세를 분석하는 명료한 보고서를 작성하여 처칠의 각별한 주목을 받기도 하였다. 전후에는 울프선 칼리지의 초대 학장과 사회·정치 이론 분야 교수, 영국의 왕립학술원장을 지냈고, 1957년 영구그이 기사 작위를 받았으며 1997년 삶을 마감했다.

“무엇을 할 것인가·” “나의 조국은 러시아 문학이다!”

1825년 데카브리스트 봉기와 함께 치세를 시작했던 니콜라이 1세 황제에게 교육부 장관 우바로프 백작은 이른바 3중의 애국적 표어를 지어 바쳤다. 그는 ‘전제정치, 정교회, 민족성’(31p)에 대한 신념으로 교육해야 한다는 보고서를 제출했으며, 이 표어는 이후 다양한 정기간행물과 각종 단체와 반동적 교육정책의 기본 신조가 되었을 뿐만 아니라, 19세기 러시아의 지배적인 이념이 되었다.
실로 폭압과 검열로 점철된 19세기 러시아에서 그 어떤 방식의 정치적 항거도 용납되지 않은 가운데 지식인 사회에서 울려 퍼진 저주받은 질문은 “무엇을 할 것인가·”(65p)였으며, 오로지 문학만이 “한 뭉치의 방대한 고발장”(게르첸, 244p)과 “나의 조국”(코롤렌코, 259p)으로서 러시아 사회의 숨통을 열어줄 수 있었다. 톨스토이, 투르게네프, 벨린스키, 바쿠닌, 안넨코프, 도스토옙스키, 그리고 무수한 인텔리겐치아 작가들과 포퓰리스트 등 근대 러시아 문학적 전통을 대표하는 그들은, 비록 러시아적 삶에 대한 이해와 조국이 나아가야 할 지향점에서 차이가 있지만, 소설과 시로서, 비평과 연설문으로서 러시아의 현재와 미래를 설파했으며, 때로 그들은 동지가 되기도 적이 되기도 했다.

‘지적 반역자’ 이사야 벌린이 발견한 러시아 사상가

이사야 벌린이 러시아 사상가들에 매료되고 또 그들을 비판적으로 탐구하게 된 개인적 연원은 여러 가지다. 우선 그는 어린 시절 러시아어권 국가에서 살았으며, 1917년에는 페트로그라드에서 볼셰비키 혁명을 직접 겪으며 폭력과 유혈 난무한 광경을 직접 목격하였다. 이때의 체험은 이후 전체주의와 모든 종류의 폭력에 반대한 그의 사상적 궤적과도 이어지고 있다. 또한 1945년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나고 모스크바 주재 영국 대사관에서 근무하게 된 그는 당시 반체제 인사였던 시인 보리스 파스테르나크와 안나 아흐마토바와 교류하였는데, 이때의 ‘소비에트 사회에 생존해 있는 러시아 인텔리겐치아’와의 만남을 그는 평생 소중한 기억으로 간직하였으며, 아흐마토바 역시 그를 “미래에서 온 손님”이라고 자신의 시에서 찬미했다. 나아가 학자이자 사상가로서 그는 러시아 문화와 역사, 특히 19세기 러시아 정치사상사에 대해서 탁월한 식견을 가지고 있었다. 페테르부르크식 유창한 러시아어 억양과 청산유수 같은 언변에 러시아 망명시인 이오시프 브로츠키가 놀랄 정도였다고 한다.

이러한 이사야 벌린 개인의 경험과 더불어 그가 러시아 사상가들에 천착한 까닭은, 어떤 이념이 도덕적 요청에 대한 해결책으로 역사 속에서 사라지지 않고 남겨졌던 방식에 대한 관심 때문이었다. 그것은 곧 인텔리겐치아들이 제기했고 또 풀려고 노심초사했던 사회적·도덕적 딜레마로서, 이사야 벌린은 이들의 삶과 사유를 탐구함으로서 자유주의와 이념이 정치 현실에 끼치는 영향을 드러내 보이고자 했다. 결과적으로 그가 발견한 것은, 제아무리 탁월한 러시아 사상가, 인텔리겐치아 인사라도 절대적인 것에 대한 의심과, 도덕적 행위의 문제를 영원히 해결해줄 어떤 통일적인 진리를 발견하고자 하는 염원 사이에서 끊임없이 분열되어 있었다는 점이었다.

인류의 고심 가득한 선택과 대가, 이사야 벌린이 자유의 본성을 말한다

이사야 벌린은 인간의 도덕적 행위를 결정하는 명제 가운데서 가장 근본적인 것으로 간주한 물음, 즉 모든 절대적 가치는 궁극적으로 서로 양립할 수 있는가, 또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에 대한 최종적인 해답이나 객관적·보편적 이상은 전혀 존재하지 않는가를 탐구하는 데에 주로 관심을 갖는다. 이는 곧 일원론적 세계관과 다원론적 세계관의 심리적·역사적 근원과 그 결과를 탐구하는 것으로, 그는 진정으로 정합적인 다원주의가 역사적으로 희귀한 현상이었던 이유는 현실에 대한 온갖 일원론적 비전이 인간의 근본 욕구에 더 부응하기 때문이라고 확신한다.
『러시아 사상가』에서 이사야 벌린은 절대를 지향하는 이런 추구야말로 러시아 사상가들의 가장 현격한 특징, 즉 여러 관념과 개념을 극단적이고 심지어 부조리하기까지 한 결론으로 이끄는 그들의 습관이었던 그 악명 높은 정합성의 원천이라고 지적한다. 스스로 내린 결단 앞에서 멈춰 서는 것을 도덕적 비겁함과 진리에 대한 불충분한 헌신으로 보았다는 것이다. 결과적으로 그들은 정치적이고 종교적이며 사회적인 도그마와 제도 같은 절대적인 것을 급진적으로 거부함으로써 또 다른 절대를 추구하게 됐다. 도그마의 폭정을 거부함으로써 시작했던 정치생활을 순박한 농민의 지혜를 강조하는 자신의 도그마에 대한 완전한 추종을 부르짖음으로써 마감했던 바쿠닌이 그 대표적 사례가 될 수 있다.
이 책에서 러시아 사상가를 비판적으로 분석하는 이사야 벌린의 시각은 일평생 전체주의에 대항하여 가치의 다원주의와 자유를 지향했던 그의 지적 궤도와 잇닿아 있다. 그가 말하는 다원주의는 단지 사회적 조화와 도덕적 삶에 이르는 열쇠가 중용과 중도라고 주장하는 자유주의적 세계관이 아니다. 다시 말해 이사야 벌린의 자유주의는 가치들 간의 충돌이 궁극적으로 종합되고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이른바 이성과 사실보다 행동과 말이 앞서는 조야하고 부박한 차원의 자유주의가 아니라, 그보다 더욱 현실적이고 지적인 측면에서 대담하다.
이사야 벌린의 다원주의는 인간의 본성이 비록 똑같이 성스럽고 근본적이기는 하나 결국 서로를 배제하는 가치들을 낳을 수밖에 없는 것이 현실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우리의 모든 도덕적 행위에는 동등하게 소망되지만 서로 양립할 수 없는 가치들 사이에서의 고심 가득한 선택이 수반되는 것이다. 그는 이런 도덕적 불확실성을 인류가 진정한 자유를 획득하기 위해 반드시 치러야 하는 대가라고 생각한다.
『러시아 사상가』는 역사철학 체계를 개인의 희생을 요구하는 몰렉으로 간주하며 거부했던 벨린스키, 자신의 이상을 사회문제에 관한 최후의 해법으로 규정하는 것에 반대했던 게르첸, 예술관과 도덕적 설교의 관계 속에서 일원론과 다원론의 투쟁의 삶을 살았던 톨스토이, 도그마적 편협성과 극단적 해결에 적대적이었지만 동시대인들의 일원론적 세계에서 벗어날 수 없었던 투르게네프 등 19세기 러시아 사상가들의 삶과 작품 속에서 이러한 역사의 보편적 갈등이 늘 내재되어 있으며, 나아가 자유의 획득에 따른 운명적인 고통의 흔적으로 하나하나 드러내 보여준다.

2008년 대한민국에 이사야 벌린이 전하는 “한 뭉치의 방대한 고발장”

일생동안 자유의 문제에 천착하며 유럽의 지적 전통, 즉 르네상스 이후 사상가들의 사유와 인격을 소개했던 이사야 벌린의 대작은 그 양만 해도 실로 방대하다. 이미 스무 살이 되기도 전인 1928년부터 에세이를 쓰기 시작하여 세상을 떠나기까지 남긴 글들이 수백 편에 이르며, 그의 사후에도 여기저기 묻혀있던 글들이 편집자의 손을 거쳐 계속 출간되고 있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국내에 소개된 이사야 벌린의 책은 6종 남짓에 불과하다. 이 사실은 우리 사회의 인문학 양서의 출판 현실이 척박하며 수준 높은 교양서 및 학술서의 독자층이 얼마나 얇은가를 보여주는 한 단면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출판 풍토에서 이번에 생각의나무에서 번역·출간한 『러시아 사상가』가 품격 있는 교양서에 갈급해 하던 독자층의 갈증을 해소해주리라 기대한다.

추천평

우리 시대에 가장 매력적이고 명석한 지식인에 의해 탄생한 이 에세이들은 역사 속에서 러시아적 정신과 이념의 역할을 눈부시게 비추어준다.
아서 슐레진저 2세
대단히 중요한 지적 혼동기를 조명한 귀중한 집적물이다.
리처드 데비, 『타임스The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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