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미 소장하고 있다면 판매해 보세요.
|
강형원 | 신혼여행, 이번이 몇 번째야?
김주동 | 취미와 직업 방재희 | 그녀의 펫 설인효 | 데스노트 손선영 | 누가 내 라면을 먹었을까? 신재형 | 푸른 비늘 위에서 이상우 | 수양대군 살인사건 이수광 | 낭이전 정명섭 | 매일 죽는 남자 최종철 | 누드모델은 누가 죽인 걸까 |
Lee Soo-Kwang
이수광의 다른 상품
|
에드거 앨런 포우가 〈모르그 거리의 살인〉을 발표한 이래 추리문학이 사회적인 자리를 잡기까지는 꽤 많은 시간이 걸렸다. 산발적으로 우수한 작가 - 이를테면 찰스 디킨스, 윌키 콜린스 등의 문호 - 와 작품이 등장하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진정한 추리문학의 대표적 존재라고 할 수 있는 명탐정 셜록 홈즈가 등장하기까지는 40년, 거의 반세기 가까운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물론 포우가 시대를 너무 앞선 감이 있고 사회적으로 범죄 해결을 주로 다루는 소설을 받아들이는 것에 시간이 필요했겠지만, 당시 무명작가였던 코난 도일의 작품이 놀랄 만큼 선풍을 몰고 올 수 있었던 이유는 과연 무엇이었을까?
존재 자체가 의심스러웠던 추리소설을 부활시켰던 홈즈 시리즈의 특징은 바로 재미와 참신함에 있었다. 다양한 사건과 흥미진진한 전개, 그리고 그전까지 볼 수 없었던 뚜렷한 개성을 가진 매력적 주인공은 독자들을 매료시키는데 충분했다. 그 이후 결과는 모든 사람이 알고 있듯 추리소설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수많은 독자층을 형성했으며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는 대중소설 분야로 자리 잡았다. 한편 우리나라의 상황은 어떠한가? 일제강점기, 민족의 비극 6?25 등 굴곡진 역사를 겪었지만 놀랄 만큼 빠른 시간 동안 선진국으로 근접하는데 성공했으며, 문화적인 수준 역시 높아졌다. 그리고 추리소설은 소설의 개화기였던 1908년, 이해조의 〈쌍옥적〉이 등장한 이래 어언 1백년을 맞이했다. 그러나 그 1백 년 동안 한국 추리문학계가 얼마나 발전했는가 되짚어보면 아쉬움이 남는 것이 사실이다. 추리소설 선진국의 현황을 살펴볼 때, 우리나라에서 추리작가들이 가야 할 길은 자명하다. 바로 새로운 길에 도전하는 것이다. 올해 추리작가협회의 단편집은 새로운 도전이라는 면에서, 미약하지만 한국 추리문학계의 발전을 꾀하고 있다. 작가들의 경력을 살펴보면 30년 이상 추리소설을 발표해 온 노련한 작가에서 이번에 처음으로 단행본에 작품이 수록되는 신진 작가에 이르기까지 다채롭다. 덧붙이자면, 소재 역시 다양하다. 현대물과 역사물, 섬뜩한 공포물과 첨단 과학을 응용한 작품, 어둡고 무거운 분위기의 작품과 유머러스한 분위기의 작품들이 한데 어울려 단편집의 특징을 최대한 맛볼 수 있다. 표제작인 이상우의 〈수양대군 살인사건〉은 조선 초기를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정통 추리소설뿐만 아니라 여러 편의 역사소설을 발표한 그는 훗날 세조가 되는 수양대군의 손으로부터 단종을 지키려던 김종서의 죽음에 얽힌 수수께끼를 추리작가적인 시각으로 풀어낸다. 현직 변호사이자 중견작가인 강형원의 〈신혼여행, 이번이 몇 번째야?〉는 사소하게 시작된 부부간의 의문으로부터 여러 차례 반전을 거듭하면서 예상 못한 결말을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에 흔치 않은 SF작가인 방재희는 〈그녀의 펫〉에서 음료수 페트병을 애완동물(?)로 삼는다는, 말도 되지 않는 듯한 천연덕스러운 상상력을 발휘한다. 이수광은 〈낭이전〉을 통해 조선 정조 시절 실제로 일어났던 사건을 감칠맛 나게 독자들에게 전한다. 불륜, 협박, 배신, 살인, 그리고 반전… 최종철은 〈누드모델은 누가 죽인 걸까〉에서 이 모든 것을 보여준다. 이밖에도 신진 작가들이 참신한 맛을 더해주고 있다. 어정쩡한 해결사가 등장하는 김주동의 〈취미와 직업〉, 최첨단 살인방법을 묘사한 설인효의 〈데스노트〉, 일상의 미스터리를 유머러스하게 다룬 손선영의 〈누가 내 라면을 먹었을까?〉, 맑은 문체와 음울한 분위기가 대조되는 신재형의 〈푸른 비늘 위에서〉, 거듭되는 끔찍한 죽음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한 사나이의 고통을 그린 정명섭의 〈매일 죽는 남자〉 등이 독자들에게 선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