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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이로다 화연일세 2
곽의진
책만드는집 2008.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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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상감이 내린 당선
매화 향기 바치오니 임께서 감상하소서
장돌뱅이 덕수
세한에 돋보이는 것은
어둠 속에 드러난 자아
길 위의 나그네
천 년의 업
상감의 은총, 바다를 건너다
한양의 지씨 처자
개펄을 파헤치는 완산 이씨
비끼내 마을 한마당 씻김
임이시여,임이시여
노송 아래 신선주 마시는 선비들
새싹 빛 고운 옥비녀
바람 부는 길목의 어린 넋
은분은 너울너울 춤을 추고
먹물을 적셔 매화를 피우고
우정은 난향처럼 은은히
바람 부는 날 쓸쓸하게 지도다
새도 옛 가지를 그리워한다는데
풀 옷 입고 열반에 드시다
가얏고 타는 백발 노인
극락이 바로 여기거늘
다시 태어난 미산
철연을 갈아 먼지가 될 때까지
길 없는 길,길을 만들고
구름다리 위 육모정
한바탕 꿈
지는 해를 보았는가,그대

|작품 해설| 문자향文字香과 육향肉香 - 김훈

저자 소개 1

1948년 전남 진도 출생으로, 1983년 《월간문학》에 「굴렁쇠 굴리기」가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1990년 전남매일에 장편소설 『부활의 춤』을 연재해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1996년부터 만 2년 동안 문화일보에 『꿈이로다 화연일세』를 연재했다. 이 작품은 남종문인화의 산실인 ‘운림산방’을 중심으로 조선조 말 대화가 소치의 생애와 예술을 그린 소설로, 전남의 전통 문화와 선비 정신을 중앙에 널리 알렸다는 평을 받았다. 동포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전남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는 (사)삼별초역사문화연구위원회 이사장으로서 진도 역사 알리기에 힘쓰고 있는 동시에 작품 활동을
1948년 전남 진도 출생으로, 1983년 《월간문학》에 「굴렁쇠 굴리기」가 당선되면서 등단했다. 1990년 전남매일에 장편소설 『부활의 춤』을 연재해 작품성을 인정받았으며, 1996년부터 만 2년 동안 문화일보에 『꿈이로다 화연일세』를 연재했다. 이 작품은 남종문인화의 산실인 ‘운림산방’을 중심으로 조선조 말 대화가 소치의 생애와 예술을 그린 소설로, 전남의 전통 문화와 선비 정신을 중앙에 널리 알렸다는 평을 받았다. 동포문학상, 한국소설문학상, 전남문화상을 수상한 바 있으며, 현재는 (사)삼별초역사문화연구위원회 이사장으로서 진도 역사 알리기에 힘쓰고 있는 동시에 작품 활동을 꾸준히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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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8월 14일
쪽수, 무게, 크기
313쪽 | 478g | 153*224*30mm
ISBN13
9788979442892

출판사 리뷰

_남종문인화가의 대가, 소치 허유 탄생 2백 주년 기념 소설
19세기의 걸출한 화가 소치 허유의 일대기를 담은 장편소설 『꿈이로다 화연일세』가 〈책만드는집〉에서 출간되었다. 궁벽한 섬에서 태어나 그림으로 일가를 이룬 소치의 파란만장한 삶과 옛 선비들의 풍류와 기개, 다도, 호남의 음식 문화와 사투리가 갖는 촉촉한 인정을 담아냈다. 특히 한양의 선비 묵객들과 교유하고 임금인 헌종의 총애를 받기까지 고통과 열정과 영광의 길을 걷게 되면서 남종문인화의 맥을 이어간 소치의 삶에서 호남인 선비의 정신세계를 엿볼 수 있다.

_소치의 불꽃같은 사랑과 예술
이 소설은 크게 두 축으로 이야기가 진행되는데, 그 하나는 촌무지렁이에 불과했던 소치가 초의와 추사의 문하를 차례로 거쳐 예술의 세계를 완성해나가는 과정이고, 다른 하나는 끈질기게 이어가는 송은분이라는 여인과의 굴곡 많은 사랑이다.
허유는 『동다송』으로 유명한 초의 선사의 제자로 있다가 조선 후기 문인화의 대가인 추사 김정희의 문하로 들어간다. “자네는 타고난 재주만 믿고 모든 것을 너무 쉽게 생각하고 있네”라며 “자네 가슴에 내적 철리나 유교적 교양이 정리되어야 할 것”이라는 것이 추사의 첫 가르침이었다. 손끝의 재주에 의지해 사물을 베끼는 것을 지양하고 인문적 교양과 철학으로서 지고한 관념을 형상화해야 한다는 것이 중국 남종화에 경도된 추사의 예술관이었다.
소치는 추사의 가르침을 지성으로 배워 익히면서도 한편으로는 그에게 반발하기도 한다. 아름다운 여인 은분의 나신을 화폭에 담아보는 것이다. 그러나 결국 그는 오랜 번민 끝에 문자향(文字香) 서권기(書卷氣)를 고집하는 스승의 가르침을 옳은 길로 믿으며 단정하고 엄격한 정신의 세계를 그림 속에 담는다. 하여 “압록강 남쪽으로 소치 따를 자가 없다”라는 추사의 칭찬이 보상으로 주어졌다.
한편 소설의 한 축을 담당하는 은분과의 사랑은 필생의 연으로 이어져 있다. 양반가 부엌데기로서 소치에게 처녀를 바친 은분은 비구니가 되었다가, 뜻하지 않게 다른 사내의 아이를 낳기도 하고, 또 끝내는 무녀가 되기도 하는 사연 많은 삶을 살면서도 줄기차게 소치를 향한 연모의 정을 불태운다. 정염의 여인 은분은 물론 예술과 인문주의에 대비되는 의미에서 육체적 욕망을 상징한다. 그러나 그것이 동시에 관념을 지향하는 소치의 예술을 추종하는 힘이 된다는 데에 삶의 역설적 신비가 있다. 소치가 추구하는 정신의 아름다움과 은분이 구현하는 육체의 아름다움이 한길에서 만나는 것이다.
생애의 저물녘에 소치는 고향 진도의 운림산방에 머물면서 회고록인 『몽연록』을 쓴다. 후에 『소치실록』으로 이름을 바꾼 이 텍스트가 소설의 재료가 되었다. 그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그에게 삶이란 한바탕 꿈과 인연의 놀이다. 프롤로그에서 자신에게 가르침을 청하고자 찾아온 젊은이를 맞이한 늘그막의 소치는 “젊은이는 이 늙은이더러 다시 꿈을 꾸라 하시는가?”라고 대꾸한다.
인연에 대한 강조 역시 여러 곳에서 만날 수 있다. 한낱 그림 그리는 재주밖에 없었던 시골 촌놈인 그가 공제 윤두서의 그림을 보고자 해남으로 걸음을 놓고, 이어 대둔사 일지암의 초의를 만나며, 그의 소개로 평생의 스승인 추사에게 연결되고, 추사가 이어준 끈으로 임금 헌종에 닿아 이름을 떨칠 수 있었던 일들이 두루 인연의 작용인 셈이다. 어지럽고 황홀하며 안타깝기도 한 꿈과 인연의 한살이를 마친 소치가 ‘아름답게 질 수 있다는 것’의 의미를 되새기며 에필로그 장면은 삶과 죽음의 우주적 질서에 대한 대긍정으로 읽힌다.

소설 전편에서 소치와 초의는 일관되게 전라도 사투리를 쓴다. 흔히 민중의 언어로 얘기되는 민초들의 투박하면서도 쫄깃한 말투와는 다르지만 학식과 교양을 갖춘 이들의 은근하면서도 점잖은 말투는 잘 차린 전라도 음식과도 같은 맛을 준다. 이는 기존 소설들에서 지방 상류층 출신 주인공에게 표준어를 쓰도록 ‘배려’했던 것과 대비되는 미덕이라 할 수 있다.

추천평

소치의 생애는 예술과 사랑 사이의 기나긴 방랑이었다. 그의 화폭이 예술 혼 속에서 피어난 것이라 할지라도 그의 생애가 거기에 도달하기 위해서 얼마나 더 크고 절박한 육향(肉香)과 싸워야 했던가. 가슴 아프다.
김훈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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