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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부 | 우리가 알아야 할 것들
1장·편리함의 대가 2장·거인들의 기업 3장·신뢰의 문제 4장·새 병에 담긴 헌 약 2부 | 선이 침묵하면 악은 지속된다 5장·의약품의 일그러진 얼굴 : 비옥스 이야기 6장·흔들리지 않는 장벽 : SSRI 이야기 7장·의약품의 위기 8장·복권 같은 운명 3부 | 순종에서 조화로 9장·부적절한 파트너십 10장·조용한 반대 11장·보호인가, 통제인가 12장·제약사, 정부, 의사 그리고 환자 부록 : 의약품가격규제계획 주 찾아보기 옮긴이의 말 |
Jacky La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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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비자를 건강하게 만들고 있다는 최면에 취해 돈을 쓸어모으는 거대 제약회사들!
하루에도 몇 개씩 의약품 및 제약회사 관련 뉴스가 쏟아진다. 최근에는 미국 제약회사들이 약가(藥價)를 바가지 씌우고 있어 도덕성 논란이 일고 있다. 퀘스트코의 유아용 경련 치료제 ‘엑타’는 지난해 8월 병당 1,650달러에서 2만 3,000달러로 상승했으며, 오베이션의 종양 치료제 ‘코스메젠’은 지난해 1월 16.79달러에서 593.75달러로 올랐다. 가격이 오른 약품들은 시판된 지 오래된 희귀질환에 사용되는 약이어서 더욱 문제가 되고 있다고 한다. 또한 감사원이 2개의 국산 신약에 대해 약가 인하를 권고하여 국내 제약업계가 크게 반발하는 일도 있었다. 감사원은 이들 회사가 정부지원금이나 해외연구개발비를 과다 계상했으며, 연구개발비를 중복 계상해 약값에 거품이 생겼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국내 제약회사들은 본사에서 개발한 신약을 들여와 원가 대비 최고 30배 이상 보험약값을 받는 외국계 제약사들의 예를 들면서 형평성이 어긋나며 일부 회사에만 특혜를 주고 있다고 항의했다. 이렇게 무리한 약값 인상, 특혜 시비 등 국내외를 불문한 제약 관련 뉴스 외에도, 우리는 약봉지와 떼려야 뗄 수 없는 밀접한 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다. 머리가 묵지근하거나 으슬으슬 오한이 나면 감기약이나 피로회복제를 밥처럼 복용하며, 화이자, 글락소스미스클라인, 노바티스, P&G 등의 제약회사는 마치 친한 친구의 이름처럼 들린다. 건강하게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점점 강해지면서, 그만큼 ‘의약품’에 대한 의존도도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 거대 제약회사들은 의료의 소비자나 의료 담당자보다 훨씬 더 높은 곳에 군림하면서, 우리의 건강을 좌지우지한다. 또한 세계 최정상의 제약회사들은 우리의 온갖 신체적인 고통, 정신적인 고뇌 등을 해결해주는 데 자신들의 의약품이 큰 효험이 있다는 이유로 나날이 눈부시게 번창하고 있다. 제약회사의 역할은 사회가 진정으로 원하는 약물을 개발하는 것에서 의료제도로부터 될수록 많은 돈을 끌어모으는 것으로 점점 바뀌고 있다. 제약업계는 다른 산업 부문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의 수익성이 있는 시장이어서, 그만큼 경쟁 또한 치열하다. 이 책은 위에서 이야기한 제약회사의 수많은 어두운 사례들이 곳곳에 등장하면서, 제약회사가 어떻게 공룡과 같은 몸집의 ‘거대 제약회사’가 되었는지를 역사적 시각에서 생생하게 보여준다. 과연 의약품은 우리가 ‘건강한 생활’을 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최선책인가! 혹시 우리는 제약회사가 건 마법의 주문에 옴짝달싹 못하는 것은 아닐까? 세계적으로 의약품 소비액이 1972년의 200억 달러에서 2004년에는 5,000억 달러로 무려 25배나 폭증했다. 그러나 이러한 수치는 건강이나 복지의 향상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으며, 일반대중을 더 많은 위험에 노출시키려는 제약시장 자체의 생리가 더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다. 지난 수십 년 동안 거대 시장에서 살아남기 위해 제약회사들은 어떻게든 점유율을 높여야 한다는 압박감을 받아왔으며, 급기야 합병도 불사하기에 이르렀다. 경쟁을 해야 하는 환경이 지속되자, 부득이하게 업계 자체의 힘의 균형뿐 아니라 제약업계가 몸담고 있는 규제 틀 내의 균형까지도 바뀌고 있다.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몇 년이 제약업계 기술혁신의 황금기였다면, 1990년대는 블록버스터 의약품, 그리고 대중들의 약물사용의 황금기라고 할 수 있다. 마케팅은 아주 중요한 요소로 떠올랐고, 그 비용이 연구개발비를 위축시키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1990년대 말에는 세계 10대 기업이 매출액의 약 14퍼센트를 연구개발비로 지출했다. 반면 상당히 애매한 범주인 마케팅과 관리 비용은 매출액의 36퍼센트를 차지했고, 이 비율은 1990년대 내내 비교적 고르게 유지되었다. 1980년대에 상위 10개 의약품을 생산하는 세계적인 제약회사들은 매출액의 25퍼센트 정도를 이윤으로 남김으로써 다른 모든 산업 부문을 여유 있게 앞질렀고, 마케팅이 어떻게 한 약품에 들이는 고정적인 연구개발 비용을 상쇄하고도 남는 기적을 만들어낼 수 있는지 확실하게 보여주었다. 그 동안 제약회사들은 다양한 방법으로 소비자들의 호주머니를 파고들었다. 약품의 제한된 수명 동안 수입을 극대화하기 위해 임상실험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상태에서 가능한 한 빨리 약품을 시장에 내보내려 하기도 하며, 예전에 시판하던 약들의 성분을 섞어 마치 새로운 약인양 출시하여 시장에서 독점권을 누리기도 한다. 자신들이 출시한 약품에 불리한 주장을 하는 학자의 논문이 출판되지 않도록 압력을 행사하기도 하고, 반대로 자신들에게 유리하게 글을 쓰도록 의사들을 회유하기도 한다. 또한 제약회사를 감시하는 규제기관에 대규모 로비를 펼쳐 회사에 대한 부정적인 견해를 발표하지 못하도록 입막음을 하기도 한다. 제약사는 건강에 대한 우리의 감각을 쉴새없이 괴롭힌다. 기업은 바로 우리를 ‘더욱 건강하게’ 만드는 사업으로 돈을 벌기 때문이다. 제약사는 점점 더 우리의 전반적인 건강이 실제보다 못하다는 것을 암시하는 기준을 세우느라 분주하다. 그들은 환자들의 연대를 지원하고 우리가 자신의 고통스러운 죽음을 완화시킬 수 있도록, 심지어 좀더 오래살 수 있도록 거들려고 애쓰고 있다. 하지만 결국 그들의 목적은 다름 아닌 돈을 버는 것이다. 이는 환자의 목적(더 건강해지는 것), 그리고 의사의 목적(환자가 더 건강해지도록 돕는 것)과는 다르다. 국민의 건강보다 이윤을 우선시하는 제약사의 못 말리는 생리는 책 곳곳에서 드러난다. 저자는 제약회사가 보건의료에서 전방위적인 영향력을 행사하는 요즘, 약품이 어떻게 탄생하는가, 어떤 과정을 거쳐 국가기관으로부터 허가를 받고 시장에 나오는가, 훨씬 더 중요하게는 약품을 소비하는 환자들이 그 효능이나 부작용을 충분히 인지한 상태에서 의사결정을 하는가에 대해 우리 소비자들이 의사를 제대로 표현하는 길이 열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물론 ‘건강에 우선순위를 두는 것’과 ‘경제적 동기’ 사이에 존재하는 첨예한 갈등을 제약회사가 어떻게 긴장감을 가지고 해결해나가느냐를 지켜보는 것도 무엇보다 중요하다. ‘충만하고 건강한 삶이란 과연 무엇인가.’ 이 책을 읽으면서 붙잡아야 할 화두로 떠오른 문장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