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짧지만 긴 여운을 주는 어른 동화의 고전
담은 1977년 첫 출간되어 이후 30년이 넘는 세월동안 상처 입은 사람들의 마음과 영혼을 치유해왔다.《꽃들에게 희망을》이 자아를 찾는 여정이고,《아낌없이 주는 나무》가 나의 희생을 통한 너의 행복에 관한 이야기였다면,《담》은 ‘진짜 나를 발견하고, 너와 내가 우리가 되어 살아가는 방법’에 관한 이야기이다. 세대를 뛰어넘어 감동을 주는 글로리아 J. 에반즈의 글과 30년 전 흑백 일러스트 대신 젊은 세대에게 친근한 김아로미 씨의 올컬러 일러스트가 매 페이지마다 새로운 감성으로 독자들을 찾아간다. 내가 지금 쌓고 있는 담은 무엇을 위한 것인가 사람들은 누구나 마음속에 담을 쌓는다. 내성적이고 소극적인 사람들 뿐 아니라 활발하고 적극적인 사람들조차 자신만의 비밀스런 구역을 숨겨놓고 있다. 인간관계의 모든 갈등과 오해는 바로 자신 안의 ‘담’ 때문에 생긴다. 이 책의 주인공인 ‘그녀’는 사람들이 가까이 오지 못하게 담을 쌓는다. 그러나 막상 사람들이 자신과 담을 무심하게 지나치면 서운해한다. 스스로 고립을 원했지만 한편으로는 누군가의 진실한 관심과 사랑을 원하는 것이다. 외로움과 슬픔의 삶이 끝나는 시점은 바로 자신의 담이 불완전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면서부터이다. 그러나 너무 높아져버린 담은 누군가의 도움이 없이는 허물 수도 없다. 그때 그녀에게 찾아온 ‘그’에 의해 담에 작은 구멍이 생긴다. 마침내 빛이 들어오고, 조금씩 담은 허물어져 간다. 그녀는 뚫린 담 사이로 아름다운 자연과 더 넓은 세상을 보게 된다. 그리고 두려움을 뒤로 하고 그의 조언에 따라 새로운 길을 떠난다. 자신과 같이 분노와 교만, 두려움과 외로움으로 담을 쌓고 있는 사람들이 담을 허무는 것을 도와주기 위해서 말이다. 나와 당신을 위한 이야기 결국 담은 나의 이야기이자 당신의 이야기이다. 나아가 인류 전체가 빠진 딜레마에 관한 이야기이기도 하다. 사람들은 누구나 상대방에게 가까이 가기를 원하지만 상처받을까봐 두려워한다. 자신의 모습 그대로를 보여주는 것을 피하면서도 있는 모습 그대로 인정받고 싶은 이중적인 마음을 갖고 있다. 담은 바로 그런 우리의 마음을 반영한다. 담은 이중적이다. 인정과 칭찬 대신 고립과 절망을 주고, 자신의 인생에서 소중하게 여긴 그것이 타인과 멀어지게 만든다. 담은 보호막이 아니라 단절시키는 벽인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사랑과 우정, 나아가 우리의 삶이 바로 담을 쌓고 허무는 일이다. 부족한 사람들끼리 서로를 향해 꽃을 던져주고 손을 잡아주며, 함께 담을 허물 수 있도록 도와주고 살아가는 것이니 말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