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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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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여자가 두려워하는 것은 바로 그거다. 가슴 한 구석에 뚫려 있는 휑한 바람 구멍. 어쩔 수 없이 그의 곁에 붙잡혀버렸다는 생각, 그것이 가슴속에서 여전히 횅하고 검은 아가리를 벌리고 있다. 그가 마중나와주는 일로도, 그가 구두를 닦아주는 일로도, 그 구명은 결코 메워지지 않는다. 함께 영화를 보다가도, 마주 앉아 식사를 하다가도, 마음 한 구석으로 서늘하게 밀려드는 찬바람을 맞는다. 온몸이 쭈삣쭈삣 얼러붙으며 맥이 아주 낮은 곳으로 떨어진다. 그가 보낸 편지며 그가 사준 꽃이며를 모두 끌어다 구멍을 막아도 어느 틈으로든 찬바람은 계속 밀려든다. 그걸 막을 수 있다면, 납땜을 해서라도그 구멍을 막을 수 있다면, 그 여자는 가슴에 납땜이라도 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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