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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쉰식 혁명과 근대중국
고독한 반항자, 영원한 혁명가 루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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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서문 고독한 반항자, 영원한 혁명가, 루쉰

제1장 루쉰의 개성기질과 사유방식
1. 개성과 기질
2. 사유방식

제2장 루쉰의 원죄의식과 참회
1. 근대 주체로서의 각성
2. 격정적 구국정서와 냉정 침묵
3. ‘식인(食人)’ 원죄의식과 참회

제3장 루쉰의 근대의식
1. 현실 인식
2. ‘개성’의 발견
3. ‘정신’ 가치 주목
4. ‘반항’ 실천 중시
5. 탈근대 사유의 단초

제4장 루쉰의 근대정신과 시적 은유
1. 루쉰 시와 근대성
2. 혁명과 낭만
3. 계몽과 방황
4. 죽음과 성찰
5. 통찰한 인간의 시적 성찰

제5장 동아시아의 근대성과 광인
1. 상징체계로서의 광인
2. 긴장의 시대와 세 광인
3. 근대성 지향과 세 광인
4. 광인 말로가 주는 의미

제6장 근대정신과 반항의 문제
1. 근대의 그늘
2. 모순과 부조리의 세계
3. 회의와 부정 : 인식방법론
4. 반항 : 실천방법론
5. 소진(消盡) 철학

제7장 근대주체로서의 가능성, 민중
1. 근대주체로서의 가능성, 민중
2. 루쉰과 귀신의 세계
3. 귀신과 민중
4. 복수와 부활
5. 민중은 언제 자유로울 수 있는가

제8장 20세기를 초월한 루쉰과 여와
1. 다시 ‘근대’를 위한 물음
2. 5?4 계몽사조의 의의와 한계
3. 경계에 서서 경계를 넘나든 루쉰
4. 노동과 고뇌, 허무의 주체 : 루쉰과 여와
5. 5?4에 서서 5?4를 넘어선 루쉰

제9장 ‘새로운 근대’ 문화 창조자의 성격
1. ‘새로운 근대’를 위하여
2. 근본에서 성찰하기
3. 전통 : 서사의 근원과 상상력의 원천
4. 현실 : 변화와 역동의 원천
5. 상상력과 창조
6. 창조의 가치 지향 : 인본의식과 평민의식

제10장 루쉰식 ‘혁명’의 현재 의미
1. 루쉰식 ‘혁명’에 대해
2. 말하다 : ‘혁명’의 첫걸음
3. 습관을 바꾸는 일 : 혁명
4. 보다, 조사하다, 연구하다
5. 광인, 아Q, 바보 : ‘혁명인’
6. 결론 : ‘처음부터 새로’

부록 루쉰의 여성해방운동
참고문헌

저자 소개 1

유년기에서 청년기까지 화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이젤과 팔레트를 들고 강과 산, 마을과 교외를 돌아다녔다. 물감이 귀할 때였으나 수채화, 유화, 파스텔화로 자유롭게 그렸다. 지는 해와 고요한 숲을 그리러 돌아다니다 강둑에 혼자 멍하니 어둑해지도록 앉아 있기도 했다. 고독했지만 나쁜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시절이었다. 당시엔 그림 그리기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신성하고 즐거운 노동이라고 치기 어린 생각을 했다. 그러다 미학이론에 꽂혀 한?중?일 미론 공부를 시작했지만 종잡을 수 없던 가슴 밑바닥의 갈증은 여전했다. 중도에 그만두었다. 대학원에 들어가 불교의 정신
유년기에서 청년기까지 화가가 되겠다는 일념으로 이젤과 팔레트를 들고 강과 산, 마을과 교외를 돌아다녔다. 물감이 귀할 때였으나 수채화, 유화, 파스텔화로 자유롭게 그렸다. 지는 해와 고요한 숲을 그리러 돌아다니다 강둑에 혼자 멍하니 어둑해지도록 앉아 있기도 했다. 고독했지만 나쁜 사람들을 무서워하지 않아도 되는 평화로운 시절이었다. 당시엔 그림 그리기가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신성하고 즐거운 노동이라고 치기 어린 생각을 했다. 그러다 미학이론에 꽂혀 한?중?일 미론 공부를 시작했지만 종잡을 수 없던 가슴 밑바닥의 갈증은 여전했다. 중도에 그만두었다. 대학원에 들어가 불교의 정신세계와 당시(唐詩)의 미학세계에 한걸음씩 깊이 빠져들었다. 마치 무언가를 초월한 듯한 정신적 조로현상을 겪었다. 가짜 초월이었으나 마음은 편안하고 고요해졌다. 선후배들이 최루탄 맞으며 결사항전을 외치고 감옥엘 들락거려도 나는 당시와 불경을 외우며 색즉시공(色卽是空)의 논리로 자신을 ‘무장’했다.
오랜 ‘편안함’ 속에 중국 고전을 뒤적이다 『묵자』를 만났다. 난생 처음으로 가슴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았다. 민중에게 이로운 것이 미(美)이며 민중에게 이롭지 못하고 민중을 빈곤하게 하는 것은 아름답지 않다는 간단명료한 주장 앞에 의식의 빙판에 금이 쩍 가는 느낌이었다. 만민의 이로움을 미의 기준으로 내세운 묵자 앞에서 그동안의 모든 공부를 한 점 미련 없이 내려놓을 수 있었다. 그리고 묵자의 연장선에서 루쉰을 만나고 중국을 만나고 중국영화를 만났다. 루쉰과 중국, 중국영화는 민중미학과 그림 그리기, 불교가 다 어우러져 있는 거대한 화엄세계 같았다. 비슷한 시기 동아시아의 한용운과 나쓰메 소세키도 마찬가지였다. 루쉰, 한용운, 나쓰메 소세키, 지아장커에게는 조용하지만 도저하고 도발적인 ‘저층’의 미학, ‘패배’의 미학이 관통하고 있다. 그들을 통해 패배와 고통이 깨달음에 이르는 지름길이란 걸 알았다.
몇 해 전 허우샤오셴(侯孝賢)의 <자객 섭은낭>(刺客?隱娘)을 보았다. 허우샤오셴은 자신의 평생 공부 영화로 ‘득도’를 하였구나 하는 생각에 잠시 절망감 같은 걸 느꼈다. 나의 공부는 지금 어디쯤 와 있는 것인가, 생각하고 있는 중이다.

옮긴 책으로는 『사회주의 미학 연습』, 『함께 가는 친구에게』, 『루쉰전』 등이 있고, 『루쉰전집』 번역에 참여했다. 『루쉰식 혁명과 근대중국』, 『화엄의 세계와 혁명』을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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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07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351쪽 | 512g | 153*224*30mm
ISBN13
9788978061018

책 속으로

루쉰은 영원한 혁명을 꿈꾸었으므로 저항과 싸움을 쉬지 않고 할 수 밖에 없었다. 평생 동안 만족할 수 없었고, 포기할 수 없었으며, 평생 동안 ‘쩡자(??, 필사적으로 몸부림치다, 필사적으로 싸우다)’하였다. 절망조차에도 반항의 정신으로 ‘쩡자’했던 것이다. 망해가는 조국의 구원을 위해 쩡자하였고, 국민성 개조를 위해 쩡자하였으며, 가짜 지식인과 위선자들을 폭로하기 위해 쩡자하였으며, 힘없는 민중의 대리 복수를 위해 ‘쩡자’하였다. 그렇게 ‘쩡자’하는 모습은 루쉰의 모든 겉모습이다. 그 외피의 뿌리에는 생명과 평등을 향한 인본주의적 가치 지향과 평민의식이 놓여 있다. 그는 기존의 모든 것을 의심하고 부정하였으며 자신이 몸소 절절하게 느낀 허무와 의심조차 다시 의심하였다. 그의 도저한 의심과 부정은 그에게 모든 것을 극복하게 만드는 힘으로 작용했다. 혁명의 속성상 그는 현실을 벗어날 수 없었으며 혁명의 속성상 그는 이상을 포기할 수 없었다. 발로는 현실을 딛고 머리로는 이상을 이고, 불가능해 보이는 것에 조차 돌진해 들어간 사람이 루쉰이다. 그러한 루쉰의 현실에 근대가 자리하고 있고, 중국이 자리하고 있으며, 당시의 동아시아가 놓여있다.

--- 저자 서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 책은 19세기 말 20세기 초 전통과 근대의 전환기에 살다간 중국의 작가이며 문예운동가, 사상가이며 혁명적 지식인으로 불리는 루쉰(魯迅)에 대해 ‘근대성’, ‘5 · 4운동’, ‘민중’, ‘혁명’에 초점을 맞추어 기술한 논저로, 중국의 루쉰이 한국의 ‘지금 여기’에 어떤 의미를 갖는가 라고 하는 도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쓴 책이다. 그러므로 이 책 전체를 관통하는 논리의 출발점은 루쉰의 현재적 의미와 가치, 루쉰에게서 배울 수 있는 ‘방법론’의 의미, 루쉰식 혁명이 지닌 현재성의 탐색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 위해 저자는 루쉰 문학과 사상의 토대를 이루고 있는 정신 면모와 사유 방법, 개성과 기질 등에 대해 논하고, 그 근저에 중국의 전통 사상에 침윤된 한 인간으로서의 원죄의식과, 약자와 민중에 대한 지식인으로서의 참회의식이 있었다고 설명한다. 저자는 이 지점이 이후 루쉰 문학과 사상, 세계와 인간에 대한 태도의 출발점이자, 지속적으로 영향을 준 근원지였다 말하고 있다.
저자는 루쉰이 서구에서 들어온 근대정신과 근대적 가치들을 루쉰 나름의 고유한 고민과 탐색의 경로를 거쳐 어떻게 자기화해갔으며, 그와 동시에 서구 근대의 충격과 제국(帝國)의 침략 속에서 몰락의 길을 가고 있던 당시 중국사회와 엘리트 민족주의운동이 지닌 문제점을 어떻게 바라보았으며, 그것을 어떻게 비판 극복하고 자신의 길을 찾아갔는지 고찰하고 있다. 그 과정에서 루쉰은 자유, 평등, 생명 등 인류의 보편적 가치와 그것을 중국에 이식하고자 하는 데서 오는 중국적 특수성의 문제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된다. 즉 ‘현실’과 ‘현재’를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그것을 극복해야만 하는, 루쉰 고유한 방법론과 길 찾기의 일인데, 이 지점에 철저한 리얼리스트로서의 루쉰의 가능성과 도저한 이상주이자로서의 루쉰의 지향성이 놓여있다고 주장한다.
이 책은 위와 같은 토대에서 루쉰의 시와 산문, 평론, 서신, 자원(雜文. 시론적 성격이 짙은 자유로운 형식의 산문)을 중심으로, 루쉰의 근대정신과 시적 은유, 20세기 초 동아시아 국가에서의 근대성과 ‘광인’이라는 문학 패러다임이 지닌 정치 사회적인 의미, 루쉰 특유의 인식방법론으로서의 회의(懷疑)와 부정(否定), 실천방법론으로서의 반항(反抗)의 문제를 루쉰으로부터 가져와야 할 방법론의 차원에서 분석하고 있다. 또 루쉰 문학과 루쉰식 혁명이 지향한 궁극적인 목적이며, 루쉰의 모든 애증이 투사되었던, 힘을 빼앗긴 민중들을 언급하면서, 그들의 각성과 그들의 인간다운 삶, 그들의 해원(解寃)을 위해 싸웠던 루쉰이 고민했던 가장 중요한 문제, 즉 근대적 인간으로의 가능성과 근대적 주체로 거듭 태어날 가능성이 민중에게 어떻게 가능할 지에 대해 논했다. 이런 과정에서 루쉰의 내면 깊이 자리했던 비애와 고충에 대해서도 언급하고 있다.
저자는 루쉰이 살았던 정치적 현실에 가장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는, 5.4운동의 정치 사회 문화적 성격과 한계를 역사적으로 평가하고, 그 역사적 전환기에 쉼 없이 움직이고, 노동하고 창조 했던 루쉰을, ‘경계에 고통스럽게 서있는 지식인’으로 평가했다. 이 경계는 전통과 현대, 서구와 중국, 과거와 현재, 좌와 우, 적과 아 등의 정치 사회 역사적인 경계 뿐만 아니라, 어둠과 광명, 절망과 희망, 전진과 멈춤 등으로 설명될 수 있는 수많은 문화적, 인문학적 경계까지를 아우르는 유연한 개념이다. 경계에 서서 전후 좌우와 맞서 싸워야했던 루쉰의 위치와 그 삶의 성격을 집약하여, 이미 기존연구는 ‘옆으로 서있기(橫站)’라 평가한 바 있다. 이 ‘옆으로 서있기’는 똑바로 서 있을 수 없었고, 한가하게 전의(戰意)를 늦출 수 없었던, 경계에 선 루쉰의 고단한 삶을 집약해주고 있다.
한편 루쉰은 소설 「하늘땜질(補天)」에 나오는 중국의 창조 여신 여와(女?)에게 자신의 고민과 철학을 투사한 것으로 보이는데, 저자는 이 문학형상을 루쉰과 비교 분석하면서, 그들이 모두 5?4기의 탄생물이면서 어떻게 5?4라는 시대적 한계를 초월하여 여기 우리에게 현실적 의미로 다가오는지, 그 의미는 무엇인지를 질문한다.
이러한 문제 제기에 대한 저자 나름의 연구와 고민의 해법 제시는, 새로운 시대를 살아가야 할 문화 창조자의 성격(9장)과 루쉰식 혁명의 현재 의미(10장)를 논하면서, 보다 구체적으로 제시코자 노력하였다. 그것은 첫째, 신문화 창조자가 루쉰에게서 가져올 가치 혹은 불씨는, 그가 보여준 여러 가지의 방법론, 즉 전통과 현실에 대한 태도와 창조자로서의 노동의 가치지향이 무엇인가에 달려 있다고 요약하고, 전통은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출발점으로서의 가치, 즉 모든 사유와 상상력의 원천이며 모든 서사와 방법의 원천으로서의 의미를 지닌다는 것, 현실은 변화와 역동의 원천으로서 이상을 실천하는 방법론이 숨어있는 곳으로서의 의미를 갖는 것임을 논했다. 또한 저자는 그러한 새로운 문화 창조가 지향해야 할 가치로서 루쉰이 일생동안 견지했던 인본의식과 평민의식을 역설하고 있다. 그것은 소수자의식, 하층민의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이러한 관점은 부록으로 수록된 [루쉰의 여성해방론]에서도 다시 확인되고 있다.
저자는 루쉰이, 이상을 꿈꾸었으나 현실을 떠난 이상을 말하지 않았으며, 현실에 절망하되 현실의 가변성을 알고 있었기에 함부로 절망하지 않았고. 현실이 가지고 있는 무한한 변화와 역동을 알고 있었으며, 구체적인 상이 분명하진 않았지만 미래의 발전을 의심하지 않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루쉰을 철저한 리얼리스트로 평가하는 것은 그의 모든 인식과 판단이 현실에 근거하되 현실에 매몰되지 않았고, 미래를 겨냥하되 현실에서 발을 떼지 않았으며, 과거를 연구하되 현실의 관점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결론적 성격인 마지막 장(10장)에서 이 책은, 루쉰식 혁명의 현재적 의미를 논하고 있다. 루쉰식 혁명은, 토대와 상부구조를 바꾸는 사회과학적인, 급진적인 혁명이 아니라 습관과 풍속, 문화를 바꾸는 지난한 인문학적 혁명이라는 것, 시지프스의 운명과도 같이 이상을 지닌 인간이 숙명처럼 안고 살아가야할 과제로서의 혁명임을 말한다. 정신이 계몽되지 않고는 어떤 혁명도 시작할 수 없다는 것이 루쉰의 생각이다. 그것은 너무나 쉽고도 당연한 인간의 행위, 즉 바로 보고, 바로 말하고, 양심적으로 실천해야 하는 등등의 지극히 평범하고도 일상적인 일에서 출발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이 1920년대 중국의 당시로선 엄청난 ‘혁명’적 난제였음에 루쉰의 비애와 고충이 있었던 것이다. 이러한 루쉰의 계몽 사상은 일생동안 ‘혁명’의 ‘자기 근거’를 어떻게 중국 민중이 마련할 수 있을 것인가에 대한 모색의 점철이었다고 저자는 역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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