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朴興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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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시대 문제 작가 박흥용의 5년 만의 신작! 만화가 데뷔 30년을 기념하는 정신적,기술적 만화혼의 집대성!!
5년간의 침묵, 소리 그리고 빛 지난 5년간 박흥용은 침묵했다. 5년은 긴 시간이다. 적어도 대중매체의 작가로서는. 어쩌면 만화가로서의 생명을 잃을 수도 있을 정도의 시간이다. 그동안 그는 절필도 휴식도 아닌 작업을 했다. 왜 그는 그 오랜 시간을 투여하며 그림을 그렸을까. 작업을 시작할 때 이 정도의 시간이 걸릴 거라고 작가도 예상하지 못했다. 몰입해서 원하는 만큼 그리다보니 시간이 흘러간 것이다. 그는 누구나 인정하듯 아주 성실한 작가이다. 지난 5년간 거의 쉬지 않고 작업을 해왔다. 서서 읽어 버릴 수도 있는 만화를 그리기 위해 5년이란 시간을 보낸 그를 이해할 수 없을 지도 모른다. 그러나 누구의 바람이나 이해나 생활이나 그런 모든 것을 떠나 그리고 싶은 만큼 마음에 찰 때까지 그렸던 그에게는 아주 행복한 시간이었을 것이다. 누구나 한번쯤 꿈꾸어 보았을 그런 몰입의 시간을 현실에서 보낸 것이다. 그 5년간의 성과가 7월에 나온《쓰쓰돈 돈쓰 돈돈돈쓰 돈돈쓰》와 지금의《PHOS 빛》이다. 이 두 작품은 동시에 진행되어 온 작품이다. 7월 《쓰쓰돈 돈쓰 돈돈돈쓰 돈돈쓰》을 넘기고, 뒷마무리를 마치고 《PHOS 빛》이 나온 것이다. 이 두 작품은 같은 듯 다른 작품이다. 그는 ‘작가의 말’에서 이렇게 말한다. 《쓰쓰돈 돈쓰 돈돈돈쓰 돈돈쓰》의 주인공과 《PHOS 빛》의 주인공은 형제입니다.《쓰쓰돈...》에서 동생으로 나왔던 캐릭터가 《PHOS》에서는 주인공이 되고, 주연이었던 형은 조연을 담당하게 되지요. 형제가 각각 겪은 일을 ‘소리’와 ‘빛’으로 나눠 전개 시킨 것이 아니고 한 사람이 겪은 내용을 주인공을 달리해 표현한 것입니다. 1권,2권을 같은 캐릭터를 사용하면 옴니버스형 이야기가 되니까 진짜 장편만화가 되거든요. 짧은 만화를 그려보고 싶었습니다. 짧은 에세이처럼 느껴지도록 서로 연관이 없는 내용이 되도록 엮었습니다. 각각 다른 이야기지만 그렇다고 전혀 연관이 없는 것도 아닌....뭐 그런 구조로 이야기를 엮었습니다. 이야기의 구조만이 아니라, 그림도 같은 배경이나 다른 느낌이다. 《쓰쓰돈 》이 화려한 컬러로 청명한 소리의 세계를 보여주는 것이라면,《PHOS》는 오래된 빛바랜 사진 같은 느낌이다. 영상 시대의 그림 그리고 빛 사진(寫眞, Photography)의 어원 Photography라는 용어는 그리스어의 ‘빛’이라는 phos와 ‘그린다’는 grapose의 합성어로 ‘빛으로 그린다’는 뜻이다. 박흥용의 《PHOS 빛》은 빛에 대한 이야기이며 그 빛으로 그린 사진에 관한 이야기이다. 사진이란 무엇인가. 과거의 기록이다. 《PHOS 빛》은 우리의 기억 속에 있는 70년대에 대한 기록이다. 70년대 텔레비전은 사람들의 관심을 송두리째 앗아간 가장 강렬한 매체였다. 그 텔레비전에 친구를 빼앗긴 소년이 친구를 되찾기 위한 과정에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소년은 영화의 자투리 필름을 전등을 이용한 환등기에 비춰 친구들을 불러 모으지만 이미 텔레비전의 맛을 본 친구들은 소년의 환등기를 외면한다. 좀 더 새로운 것을 보여주기 위해 소년은 동네 아저씨들의 밀짚모자 필름 띠를 죄 훔치는 것에서 모자라 밀짚모자 상점의 새 필름에까지 손을 댄다. 새 필름을 손에 넣고 뛸 듯이 기뻐하며 달려가지만 소년의 기대와는 달리 여전히 친구들은 조각난 필름이 보여주는 영상과 소년이 만들어낸 이야기에 흥미를 보이지 않는다. 혼자 남아 땅바닥에 그림을 그리면서도 떨쳐버릴 수 없는 친구에의 갈증으로 사진관을 찾게 된다. 그 곳에서 만난 사진사를 통해 자신이 그린 그림을 비출 수 있는 실물환등기를 알게 되면서 드디어 소년은 텔레비전에게 빼앗긴 친구들을 되찾게 된다. 텔레비전에 이긴 소년의 비결은 그의 서툰 그림도 말솜씨도 아닌 바로 관객이 주인공처럼 여겨지게 만든 것이었다. 지금도 그 때와 크게 다를 바 없다. 만화나 소설은 텔레비전과 컴퓨터, 게임 등 수많은 영상매체들에 친구를 빼앗겼다. 만화나 소설 등 글과 그림이 가진 그만의 독특함이 다시 친구들을 되찾을 수 있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것을 과거의 기록을 통해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한다면 억지일까. PHOS 빛, 아날로그의 선과 디지털 컬러의 만남 만화는 선과 공간의 절묘한 연출로 만들어지는 예술 장르이다. 그것이 차츰 현대화되고, 디지털화되면서 사람들은 보다 현실적인 것, 보다 리얼리티가 강조된 작품을 작가들에게 요구한다. 2D를 지나 3D로 진화하는 애니메이션을 보면 변화하는 소비자 욕구가 여실히 증명된다. 하지만 만화는 여전히 디지털화되는 것을 거부하는 장르다. 다만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어떻게 조화시킬 것이냐가 주요 문제로 남아 있다. 박흥용의 이번 작품은 그런 의미에서 적절한 만화 표현의 대안을 제시해 주고 있다. 본 작품에 등장하는 흡사 사진을 가공한 듯 보이는 한 컷 한 컷은 기실 작가의 섬세하고도 꼼꼼한 작업의 결과물이며, 만화의 리얼리티가 어느 수준까지 도달할 수 있을지를 가늠케 해준다. 아울러 본 작품은 2006년 한국문화콘텐츠진흥원 우수만화 창작 지원작이기도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