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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정파문
3인 가족 겹치는 사건 방탕론 모를 일 각서와 편지 현장 촬영 미인계 내일의 결론 해설 - 몰래 카메라의 의미 (방민호) |
孫昌涉, 귀화이름 : 우에노 마사루(上野昌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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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체를 파는 사람보다 오히려 정신을, 즉 의리나 양심을 팔아먹고 사는 것들이 더 한심하지 않아요? 그런 것들은 정치가에도 교욱자에도 종교가나 사업가에도 우글우글하잖아요? 그러고서도 소위 명사요, 인물예요? 온 기가 막혀서. 그렇지만 미스 윤은 그들의 희생물이 된 끝에 몸을 팔망정 아직 정신을 팔아먹은 적은 없거든요.” --- p.153
“그렇다면 결국 뭡니까? 아저씨 말씀은 여자의 방탕, 즉 아내의 방탕을 인정한단 말씀 아닙니까?” “남자의 방탕을 긍정한다면 여자의 바탕도 긍정해야 된다 그거요. 여자의 방탕을 긍정할 수 없다면 남자의 방탕도 절대로 긍정해선 안 된단 말요. 물론 이상을 말하자면, 남자고 여자고 방탕하지 않고 살아가는 것이 최고의 이상이겠지만, 역사가 있은 이래 남성 본위의 인간사회에서는 남자의 방탕만은 공공연히 활갯짓하며 성행해 오지 않았으냐 말요. 그러니 남녀동등권이요 인권이요를 걸핏하면 내세우는 요즘 세상에선 정숙이니 부도(婦道)니 하고 남자쪽에만 편리한 보통명사를 만들어가지고 여잘 묶어놓는다는 건 당치않은 일이란 말요.”--- p.182 “요, 요, 요것이…….” 억지로 여자를 품안에 꽉꽉 우그려 넣기라도 하면서 귀여워 죽겠다는 듯이 지르는 사내의 탁한 음성이 어렴풋이 흘러나오다 말고 별안간, “가, 가만, 저게…….” 놀라 외치는 사내의 다급한 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펑 하고 멋지게 카메라의 플래시 터지는 소리와 섬광이 어둠을 가르고 퍼져온 것이다. “저, 저, 저놈이 누구냐?” 너무도 화가 치받쳐서 사내의 고함소리는 떨렸다. “실례했습니다. 전 누드 사진가입니다. (……) 그럼 재미 많이 보십시오. 사진첩이 완성되면 비밀히 판매를 개시할 테니 필요하시면 댁에서도 아가씰 통해서 신청해 주십시오.” --- p.3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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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주인갑’은 자유당 말기 개인사업에 실패한 중년의 실직자다. 내성적인 그의 성격과는 달리 미장원을 운영하는 아내는 활달하고 진취적이어서 원만치 못한 부부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그는 방 한 칸을 ‘황여인’이라는 여인에게 세를 놓았고, 그녀의 은근한 매력에 빠져든다. 황여인은 폭력남편을 피해 젊은 남자와 도망쳐 나온 처지였으며, 주인공은 황여인을 사모하는 마음에 이혼문제를 돕게 된다. 그러나 황여인과 주인공의 아내인 ‘남여사’는 동성애에 빠지게 되면서 이들은 묘한 삼각관계를 이루게 된다. 한편 황여인이 거처를 옮긴 후 새로운 세입자로, 두 명의 여대생이 들어온다. 그 중 ‘윤’이라는 여대생은 고급창녀로서, 3인조를 구성하여 부패하고 타락한 저명인사들의 돈을 뜯어내는 사업을 전개한다. ‘윤’이 그들을 상대로 성관계하는 장면을 사진으로 찍어 협박하는 방식이다. 그들은 사회악을 응징하는 동시에 그들에게서 걷어 들인 돈으로써 공익사업을 하겠다는 목적을 밝힌 후 주인공에게 협조를 부탁하지만, 그는 그들의 당돌한 방식을 불법적이며 폭력적인 방식으로 받아들인다. 결국 그가 제안을 거절하자 그들은 점점 강압적인 방식으로 옥죄기 시작하더니 급기야 아내까지 합세하게 되면서 주인공은 궁지에 몰리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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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카메라, 훔쳐보기, 동성애, 페티시즘으로 본 욕망과 사랑의 변주곡
35년 전 홀연히 일본으로 잠적해버린 『잉여인간』의 작가 손창섭의 장편 세태소설. 1963년 경향신문에 연재되었던 이 작품은 당대의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동성애, 연상연하 연애, 페티시즘, 훔쳐보기, 몰래카메라 등의 만화경 같은 세계를 솔직담백한 문체로 그려낸 통속소설이기도 하다. 이야기는 미묘한 추리소설적 기법으로써 흥미진진하게 전개되고 있으며, 이러한 방편으로써 작가 손창섭은 인간에 대한 재인식과 재평가를 시도하고 있다. 이로써 단편소설 중심의 ‘전후’작가빈는 매너리즘적 평판에 가뼉져 있던 작가 손창섭의 작가의식을 장편소설의 영역에서 새롭게 만날 수 있다. 【 작가 손창섭, 장편소설로써 재발견되다 】 -‘전후’ 작가빈는 매너리즘적 평판에 가뼉져 있던 손창섭 손창섭은 고등학교 문학교과서에 소개된 〈비오는 날〉, 〈잉여인간〉 등의 단편소설로 알려져 있다. 문학사에서 그는 한국전쟁 이후의 삶의 부조리를 그린 단편소설 작가뾔 장용학 등과 함께 대표적인 ‘전후’ 작가뾔 서술된다. 하지만 이러한 단편소설 작가의 이미지로 인해 그가 13편이나 되는 장편소설을 써낸 작가빈는 사실은 잊혀졌다. 대부분 신문에 연재되었으며(동아일보, 서울신문, 경향신문, 한국일보) 주로 세태, 통속적인 묘사가 중심이다 보니, 단편소설의 미학에 충실한 ‘전후’ 작가빈는 낯익은 이미지에 가뼉져 장편소설 작가 손창섭의 진면목은 비평적 무관심 속에 잊혀졌다. -일본으로 떠나버린 후 더 멀리 잊혀진 손창섭 더욱이 유신체제 출범 이후 국내 정정이 위태롭고 어수선했던 1973년경 손창섭은 한국을 떠나 일본으로 건너갔고, 이후 한국에 몇 번 다녀가기는 했으나 아직까지는 일본에 정착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생사 여부조차 불명확한 상태로 남아 있다. 이러한 ‘이탈’은 민족주의적 구심력이 강력하게 작용하는 한국의 문단풍토에서 손창섭을 주변적 존재로 잊혀지게 만드는 역할을 했다. -장편소설로써 재평가되는 손창섭 최근 몇 년간에 걸쳐 손창섭에 관한 문학사 연구의 관심이 증진되어 온 것과 궤를 같이 하면서 손창섭의 장편소설에 대한 연구와 출판이 이루어져 왔으며(송하춘, 강진오, 김진기, 방민호),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새롭게 논의하고자 하는 연구 경향 역시 여성 연구자들 사이에서 현격하게 나타나기 시작했다. 이러한 관심의 연장선상에서, 그리고 오랫동안 잊혀졌던 손창섭 문학의 진면목을 다시 발견하는 장으로서 『인간교실』이 선보이게 되었으며, 손창섭의 또 다른 장편 『삼부녀』가 잇달아 출간될 예정이다. 이러한 출간 작업은 ‘전후’ 작가빈는 명목 아래 잊혀졌던 손창섭의 1960년대, 1970년대 활동상을 재확인하면서, 단편작가가 아닌 장편작가뾔서의 손창섭이라는 또 하나의 세계를 발견하는 계기로 작용할 것이다. 【 인간과 시대를 고민한 세태 풍속 소설 『인간교실』】 해설을 쓴 방민호 교수에 따르면 『인간교실』은 무엇보다 1960년대라는 시대적 상황을 배경으로 인간에 대한 재인식과 재평가를 시도하고 있는 소설이다. 이 작품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동성애, 연상연하 연애, 페티시즘, 훔쳐보기, 몰래카메라 등의 만화경 같은 성풍속도를 연출하고 있는데, 이를 통해서 작가가 보여주고자 한 것은 ‘숭고’를 표방하는 이념, 즉 ‘인간개조’나 ‘인간혁명’ 같은 1960년대 ‘혁명’ 주도세력의 통치이념과는 다른 방식으로 살아가는 인간들의 모습이다. 손창섭은 단순히 전후의 폐허와 죽음과 소외를 그린 작가였을 뿐만 아니라 ‘혁명’이 시작되고 전개된 1960년대 한국사회 전체를 상대로 외로운 대화를 시도한 장편소설 작가였다. 그러나 그가 장편소설들을 연재하던 당시나 지금이나 그러한 손창섭의 면모는 잘 드러나지 않은 상태로 지속되어 왔다. 독자들은 그의 장편소설에서 말초적인 감각과 인간 희로애락과 인정세태의 기미를 읽어낼 뿐이었고, 연구자들은 그를 1950년대 ‘전후’라는 시대적 그물망 안에 가두어두려고 했다. 손창섭의 『인간교실』은 정신적 엄숙성과 과제의식을 떠안은 인간이 아니라, 육체와 정신의 괴리 속에서 번민하면서 살아가는 인간의 모습을 다중적으로 얽힌 애정 갈등의 형태로 제시해 준다. 【 지금 현재의 일이라 해도 이상하지 않은 과거의 이야기 】 『인간교실』의 가장 큰 매력 중 하나는 1960년대라는 지나간 시대의 이야기인데도, 지금 일어나는 일들이라 해도 별로 이상할 것이 없을 만큼 시간적 격차가 드러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특히 진취적인 성 모럴이나 굴절된 윤리성 면에서 두드러지는데,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남성에 비해 훨씬 자유로운 상태에 도달한 여성에 대한 묘사라든가 일상에 만연한 부조리와 그에 대한 폭력적 대응방식은 오늘날의 현실을 맞닥뜨린 듯할 정도다. 작가를 대변하는 중년의 남자 주인공은 절제된 방탕론을 주장하는 자유주의자이면서 페미니스트로서, 아내의 방종을 묵인한다. 그의 아내는 남편의 적극적인 육체적 사랑을 갈구하면서도 동성애에 빠져들지만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다. 여대생은 의붓아버지에게 겁탈을 당한 이후 오히려 자신의 ‘여성’을 떳떳하게 상품화한다. 그녀를 돕는 젊은 청년은 정의를 구현하기 위해 폭력을 무기화한다. 무엇보다 당시나 지금이나 여전한 기득권층의 부정부패에 대해 손창섭은 직설적으로 묘사하고 있다. 이러한 이야기는 솔직담백하게 전개되며, 일상적 반복을 통한 사건의 미묘한 추리소설적 흐름, 1960년대의 정치사적 배경을 떠올리게 하는 암시적, 상징적 사건 전개와 설정들과 맞물려 독자들에게 시대를 초월한 소설적 재미를 안겨줄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