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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짚가리를 찾아서/최영준
머리말 1. 짚가리의 상징성 2. 짚의 용도와 짚가리의 기능 3. 짚가리의 구조 4. 전통 짚가리의 형태와 지역적 분포 패턴 5. 신형 짚가리의 확산과 지역적 분포 패턴 맺음말 주 참고문헌 이 책에 나오는 짚가리들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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짚가리가 사라지고 있는 원인은 무엇인가
1960년대의 산업화 · 도시화가 몰고 온 경제논리가 이토록 빠르게 우리의 농촌에까지 침투하리라고 예측한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1970년대부터 도시사람들은 우리 농촌에서 전통가옥이 사라지는 것을 애석해하면서도 그 원인이 무엇인지 전혀 밝혀보려 하지 않았으며 시골 사람들은 마땅히 초가에 살아야 한다고 고집하였다.
초가의 소멸은 전통 짚가리의 변형 또는 소멸과 똑같은 과정을 거쳐왔다. 볏집의 용도가 바뀜에 따라 통가리가 말가리, 그리고 대형 큰가리로 바뀌더니 1990년대 중반부터는 넉가리와 원통가리로 바뀌었다. 말가리는 그나마 우리 농민들이 창안한 짚가리로서 초가와 형태가 비슷하여 우리의 농촌경관에 이질감을 주지 않으나 넉가리와 원통가리는 농업의 기계화추세를 타고 20세기 말부터 도입된 서양식 짚가리이기 때문에 보면 볼수록 생소하다. 전통 짚가리는 우리나라의 자연경관과 조화를 이룰 뿐 아니라 고정된 장소에 매이고자 하는 우리 민족의 의식구조와도 잘 부합되어 한국적 자연미의 포근함을 느끼게 한다. 그러나 서양식 짚가리는 규격화된 기하학적 창조물이므로 우리 농촌의 경관과 조화를 이루지 못할뿐더러 장소보다는 시간성을 중요시하는 서양적 의식구조를 반영하고 있어 이질감을 느끼게 한다. 전통 짚가리가 전통농가의 일부로 존재했던 데 반해 서양식 짚가리는 전혀 그 자체의 공간을 차지할 수 없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것들이 수도권으로부터 전국 각지로 빠른 속도로 확산되고 있어 수년 내에 짚가리에 의한 우리나라의 농촌경관이 서양적인 것으로 획일화될 전망이다. 전통 짚가리는 머지않아 우리의 농촌경관에서 사라지고 일부 민속촌에 민속문화의 화석과 같은 존재로 남게 될 것이다. 그런데 민속촌들이 상업성을 중요시할 경우에는 미적 측면만을 고려하여 그 지방 고유의 짚가리가 아닌 것을 설치할 가능성이 없지 않다. 이에 저자는 각 지방에서 행해지고 있는 문화행사에서 전통 짚가리 쌓기 경연대회를 실시해서라도 짚가리 문화를 보존하자고 주장한다. 왜냐하면 전통 짚가리는 우리 농경문화를 상징하는 걸작 조형예술이었으며, 짚가리의 소멸은 귀중한 벼농사의 신앙적 의례를 포기하는 것과 마찬가지이기 때문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