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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D 1
해리 코닉 주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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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도록 만든 해리 코닉 주니어의 따뜻한 크리스마스 앨범
[What A Night! A Christmas Album] 크리스마스는 다가오지만, 해를 거듭할수록 모든 면에서 크리스마스와 멀어지고 있는 느낌이다. 지구온난화현상으로 '진짜' 겨울이 사라진지 오래고, 성탄절의 백미라 할 수 있는 함박눈에 대한 기대를 접은 지도 한참 됐다. 경기불황으로 인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도심 쇼핑 거리를 점령했던 캐럴송도 점차 볼륨을 낮추고 있고, 얇은 지갑으로 인해 푸짐한 선물을 준비하기도 어려운 게 요즘 현실이다. 또한 핵가족화를 넘어서, '1인 가정'의 증가로 인해 온 가족이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기도 쉽지 않다. 하지만 이럴 때일수록 겉치레가 아닌 진정한 의미에서의 크리스마스를 다시금 생각해보게 된다. 예수 탄생을 기뻐하며 가족과 친구들끼리 식사도 하고, 정성스레 쓴 카드와 마음이 담긴 선물을 주고받는 행복한 광경. 자신보다 주변의 외롭고 어려운 처지에 있는 이웃들을 먼저 챙기는 따뜻한 모습. 이런 본래의 성탄절 풍경이 더욱 그리워지는 것도 불황의 그늘 아래에 있는 최근의 분위기와 무관치 않다. 미국 뉴올리언스 출신의 재즈 아티스트 해리 코닉 주니어의 피아노와 음색은 각박해져만 가는 크리스마스 시즌에 따뜻한 온기를 불어넣어 주는데 제격이다. 프랭크 시나트라를 연상시키는 친숙한 팝 재즈 보컬은 마니아들을 넘어서 대중들의 사랑을 받기에 부족함이 없고, 복잡한 변주나 기교를 자제하고 '친절하게' 연주하는 피아노는 모든 이들의 공감을 받기에 충분하다. 대중친화적인 스타일 덕분에 해리 코닉 주니어는 1987년 셀프 타이틀 데뷔 음반을 발표한 이후 지금까지 2,500만장이 넘는 앨범 판매고를 기록했다. 또 매력적인 외모와 수준급 연기 실력을 앞세워 영화 [멤피스 벨](1990)에 조연으로 출연해 노래를 부른 것을 시작으로 [카피캣](1995), [인디펜던스 데이](1996), [사랑이 다시 올 때](1998) 등 최근까지 꾸준하게 스크린에 모습을 드러내며 배우로서의 입지도 탄탄하게 구축했다. 해리 코닉 주니어는 1993년 첫 크리스마스 앨범 [When My Heart Finds Christmas]를 발표했다. 'Let It Snow! Let It Snow! Let It Snow!', 'Ave Maria', 'Rudolph The Red-Nosed Reindeer' 등 우리에게 익숙한 연말 노래들과 'When My Heart Finds Christmas' 같은 자작곡들이 담겨 있는 음반은 200만장 넘게 팔렸고, 그 해 미국인들이 가장 많이 구매한 캐럴 음반으로 위치했다. 10년 뒤인 2003년에 발표한 두 번째 크리스마스 앨범 [Harry For The Holidays] 역시 100만장 이상의 판매량을 찍으며, 그 해 가장 많이 팔린 성탄 음반이 됐다. 이 작품에서 해리 코닉 주니어가 컨트리 음악의 대가 조지 존스(George Jones)와 함께 부른 자작곡 'Nothing New For New Year'는 최고의 빛나는 순간이었다. 물론 코닉이 크리스마스 앨범을 통해서만 가족과 친구, 이웃에 대한 사랑을 노래한 것은 아니다. 직접 발로 뛰며 봉사한다. 지난 2005년 8월 29일 멕시코만을 강타한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영향으로 재즈의 성지 뉴올리언스가 폐허로 변했을 때, 그는 제일 먼저 달려가 구호 활동에 힘썼다. 세계적인 사랑의 집짓기 단체인 국제 해비타드가 카트리나로 피해를 입은 이재민들의 집을 다시 지어주기 위해 세운 산하 조직인 '집 전달 사업'의 명예 의장을 맡아 직접 땀을 흘리며 복구 현장을 누볐고, 또한 갈 곳을 잃은 뮤지션들을 위해 브랜포드 마샬리스와 함께 '음악가들의 마을(Musicians' Village)'이라는 프로그램을 마련하기도 했다. 정(情)이 넘쳐나는 세 번째 크리스마스 앨범 이번에 내놓은 해리 코닉 주니어의 세 번째 크리스마스 앨범은 이전의 작품들처럼 자작곡과 잘 알려진 캐럴, 찬송가들을 담고 있다. 음반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노래들은 새롭게 만들어진 네 곡의 성탄송들이다. 해리 코닉 주니어의 대중적인 면모가 대번 드러나는 'What A Night!'는 [나홀로 집에] 같은 고전 크리스마스 영화 속에 나왔던 적이 있지 않았나 생각해보게 할 정도로 친숙한 재즈 넘버이다. 발라드 넘버 'Christmas Day', 동향출신으로 오랫동안 함께 작업해왔던 트롬본 주자 루시엔 바바린(Lucien Barbarin)이 보컬과 연주를 피처링한 쾌활한 트랙 'Santariffic'도 마찬가지다. 영적인 느낌의 'Song For The Hopeful'은 가스펠 싱어 킴 버렐(Kim Burrell)과 함께 한 곡이다. 해리 코닉 주니어는 지난 2007년에 발표한 음반 [Oh, My NOLA]의 타이틀 곡 'All These People'에서 이미 킴 버렐과 호흡을 맞춰본 적이 있다. 코닉은 "그녀는 가장 위대한 음색을 가진 이 시대의 가수"라며 극찬을 했다. 기존 스탠더드 겨울 노래들도 따뜻하고 포근하게 편곡과 연주, 노래를 해서 모닥불 앞에서 듣는 느낌이 든다. 특히 펠릭스 버나드(Felix Bernard)가 1934년 펜실베니아주 호네스데일 센트럴 파크의 쌓인 눈을 보고 만든 'Winter Wonderland'가 제일 먼저 귀를 사로잡는다. 바로 둘째 딸 사라 케이트 코닉(Sarah Kate Connick)이 아빠와 다정하게 듀엣으로 노래를 불렀기 때문. 코닉이 "이번 음악의 가장 특별한 게스트"라고 말한 사라 케이트는 열 한 살의 나이라고는 믿기 힘들 정도로 리듬을 타고 넘나드는 실력이 뛰어나다. 아빠의 '스윙 피'를 물려받았음을 잘 보여준다. 해리 코닉 주니어의 든든한 음악 동지들이라고 할 수 있는 자신의 빅 밴드와 함께 한 'It's The Most Wonderful Time Of The Year', 'It's Beginning To Look A Lot Like Christmas', 'Jingle Bells' 등은 빅밴드 스윙의 정수를 보여주는 곡들이다. 산타할아버지가 탄 썰매가 경쾌한 요동을 치며 앞으로 나아간다. 또한 'The Quest Of The Magi'라는 제목으로도 잘 알려진 캐럴 'We Three Kings'는 펑키 비트가 두드러지고, 미국의 블루스 싱어이자 피아니스트 찰스 브라운(Charles Brown)이 1960년대 작곡한 'Please Come Home for Christmas'에서는 블루지한 느낌을 강조했다. '루돌프 사슴코'를 작곡한 자니 마크스(Johnny Marks)의 또 다른 캐럴 'Have A Holly Jolly Christmas'는 그루브가 넘실대고 있고, '참 반가운 신도여'라는 찬송가로 널리 알려진 'O Come All Ye Faithful'은 웅장한 오케스트레이션이 돋보인다. 겨울이 겨울답지 않다는 불평(?) 섞인 이야기가 여기저기서 들리지만, 그렇다고 마음까지 겨울로 향하길 바래서는 안될 것 같다. 크리스마스 음반의 가장 큰 미덕은 듣는 이들에게 평안과 안식을 주는 것. 혼자든, 가족이나 친구들과 함께 든, 들으면서 마음 속 깊이 따뜻함을 느끼게 만들어 주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해리 코닉 주니어의 앨범 [What A Night! A Christmas Album]은 좋은 성탄 선물임이 틀림없다. -글- 안재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