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具本昌, Koo Bohncha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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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틀에 박힌 시각에서 벗어나는 것, 이를 통해 나의 주변을 살피고 80년대 대내외적인 우리의 일상을 재
인식하고 싶었다. 1980년대 풍경은 결국 잊혀질 수 없는 우리들 삶의 일부로, 오늘 우리가 이 역사 안 에 머물고 있음을 감지할 수 있는 시간의 흔적이었으면 한다.”--- 작가 서문 중에서 “ 그의 발견은, 자기 자신의 옛날 사진의 발견이기도 하고 우리가 겪은 1980년대에 대한 재발견이기도 하다. 예술의 범주들이 끼어들기 전에 사물의 조야함과 난폭함이 바로 달려든다는 점에서 이 사진들은 몹시도 반갑다. 예술이 아닌 것이 예술인 것이다.” --- p.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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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고’ ‘자극적’이며 ‘애처로운’
구본창의 신간 사진집 『視線 1980』은 균열의 틈새를 집요하게 찾아나서는 책이다. 우리에게 1980년대는 경제적으로는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풍요의 시대였지만 그로 인해 소외당하는 것들이 보다 전면적으로 드러나기 시작했던 때였으며 정치적인 억압과 반동의 시대적 상황이 개인을 무겁게 짓누르던 때였다. 뒷동산이 사라진 자리에는 아파트가 들어서고 주말이면 유원지마다 한껏 차려 입고 나들이 온 가족들로 북적이던 1985년, 6년간의 해외유학을 마치고 귀국한 구본창에게 이러한 한국 사회는 ‘낯설고’ ‘자극적’이며 또 ‘애처로운’ 모습으로 다가왔다. 그는 이 풍경들을 경쾌한 보폭으로 스쳐지나듯 혹은 내키지 않는 걸음으로 자꾸 뒤를 돌아보며, 또 때로는 아예 그 자리에 한참 멈추어 서서 관찰하고 통과한다. 숨은 이야기를 찾아서 이 산책자를 따라 낯선 신혼 부부를 흘깃대거나 허름한 골목길 안 쪽을 들여보다 보면 어느덧 익숙했던 풍경들은 낯설어지고 숨은 그림들이 나타난다. 무작위로 기록된 것처럼 보이는 이미지들은 -한쪽으로 기울어져 다음 순간 와장창 무너져 내릴 것 같은 좌판 위에 엎드린 상인과 그 앞에 놓인 야속하게도, 하지만 고맙게도 색색이 화려하게 핀 꽃다발의 아슬아슬한 모습이라든가 을씨년스러운 배경을 뒤로하고 벌거벗은 채 그런 자신의 상황을 알고도 억지로 꾸며낸 것인지, 아니면 속없이 정말 모르는 것인지 과장되고 환한 표정으로 서 있는 마네킹의 모습 등과 같이 - 대상의 충돌, 불균형, 혹은 기묘한 공존을 고스란히 인식하고 있음을 알게 된다. 그리고 무심한 산책자인가 싶던 구본창은 어느새 그 균열의 틈새를 파고 들어 이야기를 끄집어내는 흥미로운 이야기꾼으로 변모해 있다. 1980년대라는 시대적, 공간적 배경과 구본창 개인으로 귀결되는 이야기를 담고 있는 이 책은 그러니까 말하자면 ‘사진작가 구본창의 시선으로 바라본 1980년대의 한국’에 관한 책이다. 허를 찌르는 시선의 성취 지금에 와서 보면 서글픔을 자아내어 시대에 대한 메타포로 느껴지는 외피의 조악한 화려함은 당시에는 무어라 따로 이름 붙일 것도 없는, 닭 집 냉장고 안의 생 닭과 같은 날 것으로서의 실제였다. 우리 대다수가 그저 올림픽 개최의 흥분에 들떠있을 때 구본창은 명민하게도 이를 감지하고 자신의 시선의 뜰채에 잡아 수집한다. 그 결과물인 이 책에서 보여지는 풍경들은 아련하면서도 통속적이고 또 콧등을 싸하게 하면서도 비죽비죽 웃음이 나오게 하는 이미지들로 가득하다. 그의 개인적 시선이 시대를 관통하는 정서로서 보편성을 획득하는 지점이다. 따라서 『視線 1980』은 사진집이자 끈질기고 집요하고 허를 찌르는 관찰의 기록이자 한 권의 인문학 서적으로서의 가치마저 지니고 있다고 할 수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