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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애의 여행
작가 후기 - 『미애의 여행』을 다시 출간하면서 『미애의 여행』(1997)의 ‘생성사’/‘수용사’ 자료 |
車鳳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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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확히 7월 7일, 8일, 9일…… 거의 일주일 미애가 여기 투숙했다는 입증자료를 발견했을 때 금방 미애를 만난 듯 너무나도 반가웠다. 이 세상에 ‘문자’를 제외한 입증이란 게 또 있을 가, 라고 감탄하는 순간 나는 온통 미애(美愛) 찾는 작업에 빠져들기 시작했다. 마치 내가 칸트 논문 쓸 때 그랬던 것처럼 ‘미의 목적 없는 합목적성’이라는 주제에 나는 정신없이 몰입했다.
--- p.65 뜨거운 눈물이 콧잔등을 스쳐 뺨을 타고 주르륵 흘러내렸다. 그저 알 수 없이 가슴 미어지게 아련한 슬픔이 사나운 바다 물결처럼 나를 송두리째 삼켜버렸을 뿐이다. 가슴이 미어지듯 저려오는 슬픔을 삼키며 나는 주르륵 흘러내리는 눈물을 지울 생각도 안 했다. 그리워하는 것이 아니라, 부러워하는 것이 아니라, 원하는 것이 아니라, 그저 가슴 미어지게 나를 슬프게 하는 저 따뜻한 불빛! 나는 독일에서 ‘원천적’이란 주제에 몰입하여 그 개념과 결부시켜 이런 ‘나의 것’을 풀어보려고 애를 썼었지. 분명 그건, 그리운 어머니나 따뜻한 고향, ‘즐거운 나의 집’과 같은 그런 것들과는 거리가 먼, 어떻든 무언가 전혀 다른…… 아, 그것은 바로 ‘나의 불빛’이 아닌가. --- pp.322-333 ‘문화권의 차이’라는 단어를 내뱉은 그 불한당 같은 그놈들의 모욕적인 언사 때문에 그녀의 견해를 두둔하는 의견을 개진하지 않을 수 없었지만 어쨌든 내가 그녀의 미관을 지지했던 골자는, (칸트에 의하면) “아름답다는 것은 누군가 그의 마음에 그냥 그저 그렇게 단순히 마음에 드는 그 사람에게서 대상의 존재와 상관없이, 그것을 고려하지 않고 생각하더라도 그 대상을 소유하려고 하는 욕망 같은 그런 유의 것에 대한 관심이 없는 것”이라는 점이다. 그러기에 미애가 이야기한 미의 느낌, 곧 그것의 눈에 보이게 드러난 현상, 즉 크리슈나 이야기에서의 ‘혼절’이야말로 ‘목적 없는 합목적성’을 그 바탕으로 하고 있는 ‘마음에 드는 상태’로서의 미를 가장 완벽하게 드러내주지 않느냐, 라는 나의 주장이었다. 하지만 그 날 세미나에 참석한 학생들 모두가 미애를, 그녀의 미관(美觀)을, 처절하게 공격하지 않았던가. --- pp.67-68 이번 “개정판”에서 나에게 작가로서 특별한 의도나 재출간 목적이 있었다면 ─이것은 하긴 애초에 소설작업을 시작했을 때부터 잠재한 ‘작가의 의도’와 일치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독자와 함께 작가의 창작미학을 즐길 수 있는 소설생산’일 것이다. 다시 말해 나의 주된 의도는, 작가의 창작미학을 함께 즐길 수 있는 독자 찾기에 있다. 유감스럽게도 새로운 문학작품을 세상에 내놓을 입장은 못 되지만 훌륭한 독자와의 만남을 이 개정판을 통해 희망해 보는 것이다. “작가의 창작미학을 독자와 함께 즐길 수 있는 소설생산을 위하여”라는 이번 개정판 출간의 의도와 목표는 ─지금까지 문학강의와 문학교육을 수행해온 교수로서─ 나 자신의 ‘교육자적’ 입장에 기초하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일상적인 소설읽기에서는 물론, 소설작품의 관찰 및 연구에서 획득되는 문화 교육적 효과가 우리 모두의 삶을 풍요롭게 할 수 있는 심미적 체험의 향상과 심미성의 배양에 크게 작동하기를, 나아가 이로써 현재 우리의 새로운 미디어문화 형성에 일조할 수 있기를 희망해 본다. --- p.348, 작가후기 중에서 나 작가는 이번 개정판 『미애의 여행』을, (1997년 출간 당시 한 “서평”의 말처럼) “인간의 정신문화의 기저를 이룩하는 것이 우리 인간 속에 자리한 심미성이라는 것을 통찰하며, 정신적으로 뿐만 아니라 감성적 빈곤의 현대를 사는 지성인 대학생들에게 꼭 읽어 볼만한 지적 소설”이라 스스로 추천해본다. 그리고 (공병혜 교수의 평가처럼) “우리 삶에서의 아름다움과 예술, 그리고 미학이 서로 교차하는 반성적 지점을 보여주는” 이 소설 『미애의 여행』이 많은 독자들에게 읽혀, 우리 모두의 ‘아름다운 삶’에 기여할 수 있기를 다시 기대해 본다. --- pp.348-349, 작가후기 중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