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잿빛하늘 Weeping Sky (2000)
오래된 일기장 An Old Diary(2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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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성의 2002년 부암아트홀에서의 독주회를 보고...
--- 건축가 이정원
짙은 먹구름때문인지 날은 이미 어둑어둑해져있으며, 부암아트홀로 가는 나는 공연시간에 늦을까봐 조금은 조급하다. 날이 흐린것이 어째 한차레 소나기가 퍼부을듯 쓸쓸하다. 어쩌면 이런 날이 그때 들었던 "잿빛하늘"이라는 느낌가 비슷하지 않을까...
시간이 되어 무대위에는 하얀 티셔츠와 청바지를 입은 소년의 미소를 한 그가 서있다. 그의 미소는 조금의 걸치레함도 꾸밈도 과장도 없는 청량함으로 가득하였다. 처음으로 그의 음악을 접하던 그 때, 그 감정이 아직까지 나의 기억에 남아 있어서 그런지 지금 이 공연을 기다리는 나는 더욱 기대로 가득하다. 그가 만든 곡을 직접 연주하기 위해 그는 작곡가임에도 불구하고 매일같이 잠을 설쳐가며 연습하였겠지.... 그러면서 그는 우리에게 편안한 미소로 밝게 웃으며 우리를 맞이하여 자신의 곡 하나하나를 설명해 가며 우리에게 들려주고있다. 소년의 기억들, 사랑과 상처, 그리고 고민들.... 마치 '소나기'의 한장면 장면을 펼쳐보듯 생생한 곡이며, 그가 어린시절에 가졌을 그런 기억들을 연상케하는 곡, 자연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곡, 아내에 대한 사랑이 담긴 곡.... 눈을 감고 있으면 그의 음악에 그의 때묻지 않은 맑은 미소가 그려진다. 그렇다. 그의 미소는 편하고 맑다. 마치 꿈에 가득찬 눈빛의 소년처럼.... 김준성 그의 음악은 많은 사색과 경험, 기억의 유추로부터 시작된다. 설사 그의 언어가 유명한 뉴에이지 음악가들의 곡들에 익숙하여 버린 우리의 귀에 식상하게 들릴지도 모르겠지만, 적어도 그는 그들이 가질 수 없는 무언가를 가지고 있다. 어떠한 나라이든 그 나라만의 문화를 가지고 있으며 그 나라의 국민들은 그들만의 서정성을 지니게 마련이다. 조지윈스턴이나 유키구라모토, 앙드레가뇽, 케빈컨 등의 유명한 뉴에이지 피아노 솔로를 하는 음악가들도 물론 그 나라의 서정성을 가지고 있음에 틀림없다. 하지만 우리가 아니... 적어도 내가 그들의 음악을 듣고 감흥을 받거나 좋다고 생각하는 것은 나의 기억이나 감성에 근거한 느낌일 뿐이다. 절대 그들이 사는 환경이나 서정성... 혹은 기억들과 일치할 수 없는것과 마찬가지일 것이다. 그런면에서 본다면 김준성 그는 그들이 가질 수 없는 한국인만의 서정성 혹은 감성을 지니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는 지금 발전단계에 있다. 정확하게 말하면 이제 첫발을 내딛었다고 본다. 지금까지의 그의 일련의 작업들이 지금부터 그가 나아가기 위한 준비였던 것이다. 그들이 그랬든 우리의 서정성과 기억이 뭍어나는 그의 음악을 세계인들에게 보여줄 수 있다면 그들 나름대로의 감성의 파편들은 그의 표현에 의한 기호와 맞물릴 수 있을 것이다. 그의 음악을 듣고 개인적으로 그에게 가장 높은 점수를 주고 싶은 부분은 그의 음악에서 베어나오는 "한 소년의 동요와 같은 맑음"과 곡에서 자연스레 유츄되어 관계 맺어지는 이미지들의 흐름에 있다. 구지 조지윈스턴의 깊이있고 성숙한 멜로디나 유키구라모토의 시적감수성을 강조한 멜로디, 케빈컨의 재즈성 강한 선율, 앙드레 가뇽의 드라마틱한 멜로디를 추구하거나 추종하지 않더라도 그만의 색깔을 가지기에는 충분하다는 생각이다. 그런 그들의 음악 또한 그에게 도움이 되겠지만.... 김준성 그는 그의 음악의 음표 하나 하나에 그가 가진 기억을 심고, 그가 가진 이미지를 만들어 그것에 의해 자라나는 소년과 같다. 그런 느낌으로 그의 곡을 접하게 된다면 누구도 음악에 금방 빠져 버릴것이다. 마지막으로 시간이 지나 그가 화려한 조명과 커다란 무대 위에서 좋은 옷을 걸치고 나와 사람들 앞에 섰을때, 그때도 그의 소년과 같은 미소를 잃지 않았음하는 바램이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