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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상의 방랑자
서른 한 살 슈베르트, 그 슬픈 환희의 노래 CD 1 포함
김문경
밀물 2008.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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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1. 슈베르트와 상처 받은 아이
[뮤즈의 아들], [들장미], [가니메드]
2. 아웃사이더의 영원한 송가
[겨울나그네]중 5곡 [보리수], 21곡[여인숙]
3. 눈물과 고통에 대한 이중대위법 I
[미뇽의 노래]
4. 눈물과 고통에 대한 이중대위법 II
[하프 타는 노인의 노래]
5. 슈베르트와 친구들
[서신-린츠의 세무사무관 슈파운 나리에게], [친구와의 이별]
6. 잔혹할수록 끌리는 호러발라드의 세계
[난쟁이]
7. 세상을 비관한 젊은이의 비통한 절규
[소멸]
8. 데우스 엑스 마키나를 꿈꾸며
[아베 마리아], [전능]
슈베르트 '성지순례'
슈베르트 명반추천

저자 소개

저자 : 김문경
음악칼럼니스트 김문경. 그는 '국내에서 말러를 가장 잘 아는 전문가'로 꼽힌다. 2004년 '구스타프 말러' 시리즈를 시작한 지 3년 만에 1,100페이지에 달하는 전3권을 완간, 필력을 과시한 바 있다. 종래의 경향인 단편적인 전기물에서 완전히 탈피하여 말러 음악에 관한 상세한 해설, '인체 해부도'를 방불케 하는 미시적 분석은 물론 음반 및 영상물 리뷰까지 수록한 이 '말러 백과사전'은 음악출판계에 신선한 바람을 일으켰다.
근래 저술활동 및 각종 언론매체에의 기고, 음반전문매장 풍월당에서의 강의 등을 통해 클래식음악 전반으로 지평을 넓혀가고 있는 중견 음악칼럼니스트인 저자는 실은 음악과 거리가 먼 약학대학 출신이다. 일찍이 어린 시절부터 클래식 음악에 심취했다는 그는 "약(藥)에서 풀(草)을 뗀 것이 악(樂)이다. 약은 육신을 다스리고 음악은 영혼을 다스린다"는 글자풀이로 음악과의 인연을 설파한다.
그는 최근 일각에서 일고 있는 '문화 르네상스'의 풍조를 우리 사회가 산업화를 거쳐 선진화로 이어지는 과정의 한 단계로 해석한다. 또한 청소년기에 있어 클래식 음악이 교양 습득과 인생 철학의 확립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믿고 있다. 2006년 출판된 '클래식으로 읽는 인생'은 음악과 문학, 철학, 신화와의 경계선을 파고 들어간 교양서로 한국간행물윤리위원회로부터 청소년권장도서로 선정된 바 있으며 2008학년도 대입수능시험(2007년 11월 15일 실시) 언어영역 지문으로 출제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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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08년 11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240쪽 | 478g | 153*224*20mm
ISBN13
9788995702253

출판사 리뷰

이 책은 오랫동안 보아온 일대기나 작품해설서가 아니다. 이미 잘 알려진 내용의 뻔한 줄거리인 '전설의 고향'을 다시 볼 필요는 없는 것이다. 저자는 슈베르트에 관해 기존에 형성된 이미지를 뒤흔드는 파격도 불사하였다. 소녀 취향의 멜로디 메이커melody maker로만 알고 있던 그가 실은 사춘기 시절 온갖 기괴하고 잔인한 내용의 시에 몰두했고, 14세에 [시체 환상곡], [부친 살해범]등 끔찍한 제목의 가곡을 작곡했다는 것이다. 빈 소년합창단의 '18번'인 청순한 가곡 [들장미]의 가사가 속뜻으로는 남녀 간의 정사를 뜻한다거나, [보리수]의 안락한 휴식이 최근 연예인 자살을 통해 불거진 화두인 '자살에의 유혹'이라는 분석은 사뭇 충격적이다.
다소 엽기적인 고딕 발라드gothic ballade인 [난쟁이]라는 생소한 가곡에도 많은 지면이 할애되고 있다. 왕비와 궁중 난쟁이의 불륜 그리고 그에 따른 살인과 왕비의 메조키즘을 다룬 곡이다. 오랫동안 한쪽 방향에서만 바라보던 슈베르트를 거꾸로 되짚었다는 측면에서 '異說 슈베르트傳'이라 할 만하다. 우리가 그간 몰랐던 슈베르트의 'X-파일'이라고도 할 수 있겠다.

"난쟁이가 왕비를 죽이고 그녀의 뺨에 입맞추는 장면은 사랑의 신 에로스와 죽음의 신 타나토스가 접점을 이루는 부분이다. 에로스와 죽음의 이중주는 초콜릿처럼 달콤하면서도 씁쓸한 법이다. 난쟁이 또한 살인을 통해 최고의 열락을 맛본 후 보트에서 죽음을 맞는다. 다시는 육지로 돌아가지 못한 채." - 본문 '잔혹할수록 끌리는 호러발라드의 세계'

저자는 [미완성 교향곡], [송어], [죽음과 소녀] 등 이른바 통속명곡에 대한 진부한 해설을 버리고 오직 가곡Lied이란 장르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슈베르트를 '가곡의 왕'으로 지칭하면서도 제대로 된 '왕' 대접을 소홀히 해왔다는 것이 저자의 진단이다. 가곡은 그 소박하고 단순한 형식적 특징 때문에 가사에 함축된 깊은 철학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교향곡 등에 비해 경시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슈베르트의 경우만 하더라도 흔히 3대 연가곡집이라 불리는 [아름다운 물방앗간의 아가씨], [겨울 나그네], [백조의 노래]를 제외하면 단품 가곡들은 메인 코스가 아닌 하찮은 밑반찬 정도로 평가절하되고 있다. 저자는 이러한 소소한 가곡들에 집중하고 있으며, [서신-린츠의 세무사무관 슈파운 나리에게], [친구와의 이별], [소멸], [전능] 등 이름도 들어보지 못한 생소한 가곡에도 각별한 애정을 보이고 있다. [미뇽의 노래], [하프 타는 노인의 노래]의 경우 가곡의 텍스트가 된 소설 [빌헬름 마이스터의 수업시대]의 원문 분석에 충실을 기해, 음악적 요소를 배제하더라도 그 자체로 흥미로우며 흡사 문학작품을 대신 읽어주는 듯 자상하고 따뜻하다.

"시는 단지 읽히기 위한 것이 아니라 본디 낭송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괴테의 시가 계속 청각적으로 울릴 수 있도록 공헌한 슈베르트야 말로 괴테의 고마운 은인이다. 문학과 음악의 기분 좋은 윈윈게임인 것이다." - 본문 '눈물과 고통의 이중대위법'

아울러 작곡가의 의도 및 음악적 분석 등의 전문성을 가미하여 해설하면서 저자 특유의 관점으로 풀어나감으로써 개별 작품에 대한 이해를 돕는 한편 가곡 전반에 대한 종합적인 균형감각을 갖도록 이끌고 있다. 또한 같은 가곡이라 하더라도 여러 성악가들의 다양한 해석과 창법을 일일이 리뷰하고 의견을 제시하는 등 감상에 도움이 되도록 세심한 배려를 다하고 있다.
저자는 천재음악가의 '굵고 짧은' 생애를 압축하면서, 교우관계를 세밀히 살피는 것을 잊지 않았다. 소년시절부터 슈베르트의 음악을 알아본 친구인 슈파운, 29년 연상의 손윗사람으로 5개월에 걸친 긴 여행길을 함께 했던 포글, 염세적 철학과 유별난 독서취향을 지녔던 딜레탕트 시인 마이어호퍼, 부유한 한량이자 방탕한 '플레이보이'로 작곡가의 사랑을 한몸에 받았던 쇼버 등을 통해 '친구를 보면 그 사람을 알 수 있다'는 속설을 새삼 되새기게 한다.

"슈베르티아데는 슈베르트를 중심으로 친구들이 행성처럼 주위를 도는 하나의 '태양계'였다. 슈베르트가 죽고 난 후 친구들의 모임이 완전히 와해된 것이 이를 여실히 증명하고 있다." - 본문 '슈베르트와 친구들'

권말에 슈베르트의 가곡 18곡을 수록한 CD를 첨부하였다. 모두 본문에서 자세히 해설한 가곡들로, 책의 내용을 보다 실감나게 받아들이도록 보조함은 물론 가곡 자체를 듣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스트레스 해소를 기대함 직하다. 부제인 '서른 한 살 슈베르트, 그 슬픈 환희의 노래'가 은은히 울려 퍼지는 가운데 책을 읽는다면 즐거움이 배가될 수도 있겠다. 그 영혼의 명암과 허실을 하나하나 천천히 음미해가면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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