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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그 자리에서 너구리를 기다리는 늙은 나무처럼 항상 나를 감싸 주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또 나는 누구에게 이런 사랑을 주고 있나요? 밤새 먹이를 찾아다니느라 지친 너구리는 보금자리인 늙은 나무의 품에서 세상 모르고 잠이 들었어요. 그런데 너구리가 잠든 동안 바람이 불기 시작했어요. 바람은 점점 거세지더니 곧 사나운 폭풍우로 변해 늙은 나무를 덮쳤어요. 땅이 쿵! 흔들리고, 촤아아~ 촤아아~ 나뭇가지가 바람에 세차게 흔들렸어요. 우르릉 쾅! 천둥 번개가 내리치고, 비바람이 무시무시한 굉음을 내며 휘몰아쳤어요. 늙은 나무는 온종일 뿌리까지 뽑아 버리려는 듯 달려드는 폭풍우에 힘겹게 맞섰어요. 그러는 동안 너구리는 어땠을까요? 너구리는 단잠에 푹 빠져 있었어요. 천둥 번개가 아무리 시끄럽게 울려 대도, 폭풍우가 사납게 몰아쳐도 계속 편안하게 잠을 잤지요. 바람과 파도가 천천히 잦아들 때쯤 너구리는 잠에서 깨어나 기지개를 켰어요. 그리고 평소처럼 다시 먹을 것을 찾아 길을 나섰어요. 그런데 갑자기 너구리가 우뚝 멈춰 섰어요. 무언가가 다른 날과는 달랐거든요. 젖은 풀 위에 나뭇잎이 흩어져 있고, 부러진 나뭇가지가 여기저기에 널려 있었어요. 낮 동안 늙은 나무가 폭풍우와 싸운 흔적들이었지요. 너구리는 비로소 깨달았어요. 밤 사이 자신이 편안하게 잘 수 있었던 것은 늙은 나무의 든든한 사랑 때문이었다는 것을요. 늙은 나무가 늘 자신을 지켜 주었다는 것을요. 하지만 너구리에 대한 늙은 나무의 희생이 일방적인 것만은 아닐 거예요. 너구리가 없었다면 늙은 나무는 세차게 휘몰아치는 폭풍우에 벌써 뿌리가 뽑혀 나갔을지도 모르니까요. 너구리를 지켜야 한다는 일념으로 늙은 나무도 거센 폭풍우에 맞설 수 있지 않았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