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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TEAM
제 1장. 로이스터 매직 1. 뜨거운 로이스터 | No fear: 공격적 실수 | 기 살리기 | 칭찬의 고수 | 존중과 소통 | 2. 차가운 로이스터 | 무서운 감독 | 원칙의 힘 | 근성과 집중 | 3. 따뜻한 로이스터 | 우리는 가족이다 | 로이스터의 퇴근 본능 | 로이스터의 눈물 | 제 2장. 시즌 하이라이트 & 핫 플레이어 1. 기세 등등 (3~6월) | 조성환 | 최향남 | 2. 다시 나락인가 (7월) | 장원준 | 이인구 | 이대호 | 3. 가을 야구를 향해 (8~9월) | 강영식 | 강민호 | 카림 가르시아| 손민한 | 제 3장. 추억의 거인들 1. 미스터 롯데 김용희 2. 투수의 로망 최동원 3. 아! 박정태 THE FANS 제 4장. 부산, 부산사람, 그리고 야구 1. 구도(球都) 부산 | 부산은 야구다 | 야생야사(野生野死) | 2. 부산사람 기질 | 앗살하다는 것 | 한국의 라틴 사람들 | 인정과 의리 | 3. 부산사람들에게 야구란 | 모태신앙 | 아주라 문화 | 제 5장. 부산 갈매기, 날다 1. 우리는 사직으로 간다 2. 신문지와 봉다리 3. 갈매기들의 합창 4. 미친 갈매기들 5. 갈매기들의 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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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에서의 면면을 보면 로이스터는 지독한 사람인 것 같다. 그는 선수들을 극한까지 내모는 감독이다. 언뜻 보면 선수들을 믿고 뚝심으로 밀어붙이는 것처럼 보이지만 당하는 선수들 입장에서는 그게 아닌 모양이다. 투수들이 위기에 몰리고 어깨에 힘이 빠지면 벤치의 교체 사인을 내심 기다리게 된다. 야수들도 마찬가지다. 에러를 연발하거나 연속해서 헛스윙을 하면, 벤치나 2군으로 가는 것이 오히려 마음 편한 도피처가 될 수 있다는 게 선수들의 심리다. 그러나 로이스터는 그것을 용납하지 않았다. 선수들의 한계는 경기를 통해서 스스로 뛰어넘어야 한다고 철석같이 믿기 때문이다. 경기에서 풀어야 할 숙제를 연습으로 미룰 틈을 주지 않았던 것이다. --- p.40
패배가 확정되었는데도 경기장을 떠나지 않고 '부산 갈매기'를 목 놓아 부르고 있던 원정 응원단에게로 로이스터가 다가갔다. 비난과 야유는 커녕, 눈물마저 흘리며 격려해 주는 고마운 팬들의 얼굴들이 하나하나 그의 눈에 들어왔다. 이번엔 로이스터가 그 멋진 팬들에게 박수를 쳐줄 순서였다. 세상의 어떤 감독이 이런 팬들을 만날 수 있을까? 감격에 겨운 로이스터의 눈에서 두 줄기 굵은 눈물이 흘렀다. '미안합니다. 그러나 최선을 다 했습니다. 내년을 기다려 주세요. 고맙습니다.' 말 없는 그의 박수가 이런 말을 전하고 있었다. 주장 조성환을 비롯한 선수들도 함께 울고 서있었다. --- p.59 '바나나 우유'를 사오라는 팀 선배의 심부름에 이인구가 '바나나'와 '우유'를 각각 사왔다는 에피소드를 내가 방송 중에 소개한 적이 있을 만큼 이인구는 순박한 선수다. 수훈 선수가 되어 경기 후에 인터뷰라도 할라치면 부끄러워 어쩔 줄 몰라 하기도 한다. --- p.89 국가대표 포수 강민호는 올림픽 금메달을 딴 뒤의 인터뷰에서, 자신의 퇴장을 계기로 우리 팀이 반드시 이길 거라 확신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아직 20대 초반의 어린 선수다. 자신이 퇴장 당하고 경기가 끝날 때까지의 그 짧은 순간이 그에게 얼마나 힘들고 긴 시간이었을까 생각해 본다. 경기가 끝나자마자 그라운드로 뛰어나와 펑펑 울면서 고참 선수들에게 안기는 모습만 봐도 어린 강민호가 얼마나 힘겨운 싸움을 했는지 알 수 있다. --- p.104 김용희가 최종적으로 고려대학교 진학을 결정한 직후, 나는 다른 학교 스카우터들의 눈을 피해 그를 숨겨야 했다. 그래서 우리는 난생 처음 광주라는 먼 도시에 가게 되었다. 선동렬을 잡으려는 대학팀들의 경쟁을 소재로 한 '스카우트'라는 영화에 나온 장면들을, 나와 김용희가 함께 찍었던 것이다. 그 해 겨울 광주에는 눈이 징하게 많이 내렸다. 부산에서는 구경도 못하던 눈이 하염없이 내리던 어느 날, 김용희가 내게 했던 말이 생생하다. "형, 내가 고대 가서 야구를 할 수만 있다면 형을 평생 할배라고 부를게요." 역시 김용희다운 표현이었다. --- p.124 '이대호가 자이언츠의 심장이라면, 박정태는 자이언츠의 영혼이다.' 부산 팬들 사이에서 회자되는 유명한 말이다. 2007년 가을, 팀이 뇌사 상태에 빠졌을 때 팬들은 박정태의 사진을 담은 커다란 플래카드를 외야에 내걸었다. 사진 위, 아래에 붙은 구호가 인상적이다. '오늘은 이겨야 한다!'와 '근성마저 없다면 거인 유니폼을 입을 자격도 없다!'였다. 이처럼 박정태는 롯데 자이언츠 팬들에게 한 마디로 레전드다. 전설 같은 존재란 말이겠다. 영국 프리미어리그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에게 '영원한 캡틴' 로이 킨이 있다면, 우리에겐 박정태가 있다. --- p.140 사투를 벌이고 있는 임수혁과 그의 가족에게 금전적인 도움보다 더 큰 힘은, 그를 기억하며 그의 복귀를 고대하는 팬들의 마음이 아닐까 싶다. 임수혁은 결코 외롭지 않을 것이다. 부산팬들은 그를 그렇게 쉽게 잊을 사람들이 아니므로. 언제라도 그가 사직구장으로 복귀해서, 마해영처럼 팬들의 가슴 깊은 곳에서 나오는 기립박수를 받는 날이 곧 왔으면 좋겠다. --- p.187 부산 사람들에게 야구는 모태신앙 같은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왜 야구를, 롯데 자이언츠를 좋아하는지 질문을 받으면 우물쭈물하기 십상이다. 기껏 나오는 대답이 '그냥'이다. 사랑하는 사람을 왜 사랑하느냐는 질문에 쉽게 대답하기 힘든 것과 비슷한 맥락인 것 같다. 그냥 어릴 때부터 아버지 등에 업혀, 삼촌 손을 잡고 간 곳이 야구장이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모여 소리지르며 열광하는 것을 듣고 보는 와중에, 야구장의 열기가 자연스레 혈관 속으로 녹아 든 것이다. --- p.190 관중석에 날아온 공을 아이들에게 주라고 하는 ‘아주라’ 문화는 야구장에 온 아이들의 존재를 인정한다는 것이다. 이런 마음의 연장선에서, 일부 몰지각한 어른들이 추태를 보일 때 외치는 구호인 ‘아있다!’가 나오게 되었다. (좀 더 심한 경우 ‘아본다!로 바뀐다.) 백지처럼 금방 따라 배우는 아이들에게 나쁜 본보기를 보이면 안 된다는 공감대에서 나온 아름다운 문화라고 생각한다. --- p.199 롯데 자이언츠를 진하게 사랑하는 사람의 수만큼이나 그 사랑을 독특하게 표현하는 괴짜들도 많다. 어이없는 내용으로 패한 경기를 보고 격분한 나머지, 함께 경기장을 찾았던 여자친구의 존재를 잊고 혼자 귀가해버렸다는 어느 열성팬을 나는 안다. 출산이 임박한 부인을 데리고 간 병원이 마침 야구장 옆이었고, 흘러나오는 응원소리에 홀려서 첫아이의 탄생마저 놓칠 뻔했다는 넋 나간 팬도 있다. 자신이 일하는 학원에서 다른 팀을 응원하는 학생이 롯데 선수를 비하하는 말을 듣고는 예정에도 없던 시험을 치렀다는 학원 선생님, 전날 경기의 승패에 따라 반찬이 달라진다는 주부의 이야기까지 끝이 없다. --- p.230 롯데 자이언츠의 성적이 좋은 해에는 어김없이 대학 진학률이 떨어지는 곳. 야구장 근처라 시끄럽다며 민원을 넣는 서울의 목동에 비해, 사직동의 아파트는 야구장이 가까워서 좋겠다고 다들 부러워하는 곳. 야구에 살고 야구에 죽는 부산 시민들과 팬들이 있기에, 롯데 자이언츠 주변에는 언제나 화제가 만발하고 뜨거운 열기가 가득한 것이 아닐까? 나는 이런 팬들이 너무나 사랑스럽고 자랑스럽다. --- p.23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