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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 뮤지엄 여행
풍경도 예술이 되는 제주에서 가끔은 미술관 산책
김지연
더블엔 2016.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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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프롤로그_
오늘날 무엇이 제주를 이토록 특별한 섬으로 만들고 있는가

part 1 기억의 저장소

1.. 아라리오뮤지엄 제주_ 젊은 그대를 부르는 옛 기억의 손짓
탑동시네마 / 바이크샵_ 탑동을 떠돌던 그때 그 청춘들은 어디에
동문모텔 I, II_ 몰락한 구도심에서 현대미술의 별자리 짜기
(알면 알수록 더 머물고 싶은 곳, 제주시 건입동 산지천 일대)

2.. 제주4.3평화공원_ 찬란한 절경에 드리워진 참혹한 슬픔
제주, 1945~1954
조형예술로 승화한 4.3의 비극
망각에 저항하는 화가 강요배와 4.3역사화 연작
(북촌너븐숭이 4.3위령성지와 순이삼촌비)

3.. 제주도립미술관_ 짧지만 옴팡진 제주미술의 역사
제주가 낳은 예술가들
신비의 도로 곁 숨은 명소

4..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과 가마오름_ 태평양전쟁이 남긴 제주의 상흔
아픈 역사의 무게_ 70년 동안 잊혀져 있던 지하공간
근대 전쟁문화유산 보존의 필요성_ 다크 투어리즘의 현장
(알뜨르비행장과 통한의 섯알오름 학살터)
(닮은 구석이 많은 제주와 오키나와)

part 2 제주 민속문화의 원형을 찾아서

1.. 제주돌문화공원_ 대지미술로 형상화된 탐라의 신화
제1코스_ 설문대할망 신화 속으로 진입하는 관문
제2~3코스_ 광활한 대지 위에 펼쳐진 돌들의 향연
(금능석물원 : 익살과 해학으로 새겨진 제주인의 일상)
(북촌돌하르방공원 : 무뚝뚝한 하르방, 상상의 나래옷을 입다)

2.. 국립제주박물관_ 탐라에서 제주까지, 섬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동아시아 해양문화의 거점, 제주
탐라에서 제주로, 독립국에서 지방으로 전락한 해상국가
표해록_ 동방의 마르코 폴로, 최부가 남긴 세계적인 표류기
조선왕조가 남긴 변방 제주의 기록들
탐라순력도_ 국립제주박물관의 자부심
(제주특별자치도 민속자연사박물관 : 제주 원도심의 자부심)

3.. 제주대학교박물관_ 제주인의 삶과 혼이 담긴 숨은 명소
상설전시실_ 제주의 바다, 땅, 사람을 한눈에 담은 저장소
(재일제주인센터 : 제주출신 재일조선인들의 고단한 삶과 역사)
(재일조선인 디아스포라, 분단의 희생양에서 시대의 증인으로)

4.. 제주해녀박물관_ 걸어다니는 지상의 박물관, 제주해녀
숨비소리 가득한 삶의 현장으로
제주해녀항쟁과 해녀의 노래_ 제주 최초의 여성 중심의 생존권 투쟁

part 3 풍경이 된 뮤지엄

1..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_ 거문오름이 품은 에코타임캡슐
화산이 낳은 예술작품, 제주오름
풍경의 일부로 녹아든 오름 트레킹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_ 제주 자연의 신비를 한눈에

2.. 핀크스뮤지엄_ 이타미 준의 고요한 유토피아
바람(風)미술관_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
물(水)미술관_ 수면 위에 깃든 신성 (神聖)
돌(石)미술관_ 공생의 흔적
두손미술관_ 손의 기원, 건축가의 염원
(방주교회와 포도호텔, 이타미 준의 또 다른 흔적)

3.. 지니어스 로사이_ 안도 다다오가 제주를 만났을 때
섭지코지의 어제와 오늘
건축계의 이단아, 안도 다다오는 누구인가
(글라스하우스, 섭지코지의 새로운 풍경 혹은 불청객)
(아고라, 달을 품은 피라밋)

4.. 본태박물관_ 풍경을 닮고 싶은 건축
노출콘크리트, 한국 전통 건축요소와 만나다_ 안도 다다오의 새로운 실험
쿠사마 야요이부터 백남준까지_ 현대미술의 대가들을 한눈에

5.. 제주 오설록 티뮤지엄_ 거친 돌밭에 피어난 녹색물결
잃어버린 차 문화의 기억을 찾아서
1979년, 제주 차 문화의 원년
녹차밭을 메운 현대미술의 물결들_ APMAP공공미술 프로젝트

part 4 섬이 품은 예술가들

1.. 추사기념관_ 절해고도에서 꽃피운 대가의 예술혼
추사의 한글편지_ 아내를 향한 간절한 외침
대정향교와 추사유배길_ 제주 선비정신의 산실
조선시대 유배문화_ 선비들의 피울음이 저항의 씨앗으로

2.. 김영갑갤러리두모악_ 천 개의 바람으로 남은 사진가
섬이 반기지 않았던 이방인
개발 바람 타는 섬, 위기의 섬

3.. 이중섭미술관_ 서귀포를 품은 고방(庫房)
전쟁이 삼킨 예술가들
이중섭미술관과 이중섭 거리
(기당미술관 : 서귀포가 낳은 폭풍의 화가 변시지)
(왈종미술관 : 정방폭포 앞에서 맛보는 제주생활의 중도)

part 5 미술을 품은 마을

1.. 제주현대미술관과 저지예술인마을_ 놀멍쉬멍 미술마을 걷기
예술마을 속 문화의 전당_ 제주현대미술관
(낙천리 아홉굿마을 의자공원 : 아홉굿과 천 개의 의자로 남은 마을)

2.. 더럭분교와 동복분교_ 마을을 바꾼 색채의 마법
애월초등학교 더럭분교_ 낡은 학교건물에 피어난 무지개꿈
김녕초등학교 동복분교_ 총천연색 천국의 아이들
(김녕금속공예벽화마을 : 마을 속 숨은그림 찾기)


에필로그_ 제주를 사랑하는 3단계 방법

저자 소개

저자 : 김지연
외가가 제주라는 사실은 유년시절의 저자에게 여러모로 특권이었다. 매년 겨울 제주 친척분들이 박스째 보내주신 (그 시절 바나나만큼 귀했던) 감귤을 손끝이 노래질 정도로 까먹는 즐거움은 기본이었고, 초등학교 때 제주도에 가 본 것은 물론 반에서 비행기를 타 본 유일한 아이였다. 그 아이가 자라 제주를 사랑하는 애틋한 마음을 ‘뮤지엄 여행’ 으로 풀어냈다.

한때 문화ㆍ예술의 불모지이자 변방으로 알려진 제주. 이제 예술을 품은 보물섬으로 재조명해도 충분하리만큼 예술계의 주목을 받으며 많은 미술인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다. 삶의 무게를 비우고 시각적 포만감을 추구하는 제주 여행자에게도, 지적인 자극을 받고 내면을 채우는 여행이 가능해진 것이다. 발품을 팔며 꼭 찾아가야 할 제주의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여러분을 초대한다.

대학에서 중문학을 전공하고, 무역회사에 입사하여 중국을 오가며 일했다. 이후 진로를 바꿔 런던으로 건너가 캠버웰 칼리지 오브 아트(Camberwell College of Art)에서 시각 예술(Visual Arts)을 공부하고 귀국, 한국예술종합학교 미술원에서 미술이론 전문사 과정을 졸업했다. 지은 책으로 《중국현대미술의 얼굴들》이 있다. 현재 미술에 대한 글쓰기를 지속하며 각종 잡지와 소식지 등에 미술 이야기를 연재하고 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9월 20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519g | 140*204*40mm
ISBN13
9788998294267

책 속으로

폭력의 기억을 재현한다는 것은 고통스러운 일이다. 혹자는 일상의 무게를 떨쳐버리려고 간 여행길에서 왜 이렇게 버거운 과거 역사를 직면해야 하느냐고 반문할지도 모른다. 제주여행길에 4.3기념관을 일정에 넣고빼는 것은 여러분의 자유다. 하지만 여러분이 진정 제주를 사랑한다면, 제주가 지닌 아픔까지 한 번쯤은 거들떠봐야 할 것이다. 좋든싫든 제주는 4.3의 기억에서 자유로울 수 없고, 앞으로도 영원히 그 기억을 안고 가야 할 섬이다. 어두운 역사의 트라우마는 희생자들에 대한 제대로 된 애도와 진상규명 그리고 명예회복을 통해 극복된다. 그것이 곧 치유의 길이요 평화와 상생의 길이기 때문이다. - part 1, 59p 〈제주4.3평화공원〉 중에서

그의 풍경은 범우주적으로 세계관을 확장시키면서도 동시에 이 세계와 단단히 결속시키는 묘한 마력을 지녔다. 무엇보다도 제주섬의 탄생 배경이 된 태초의 설화에서부터 근현대사를 한데 압축시킨 고갱이 같단 생각도 들었다. 그래서 그런지 그가 형형색색 화폭에 풀어놓은 화려한 색감도 참 슬프게 와 닿았다. 한라산의 묵직한 산세, 부드러운 곡선의 오름, 흰 포말을 일으키는 파도와 바람에 흔들리는 나무와 꽃들.. 강요배 화백의 제주 그림을 보고 나면 여태껏 보아왔던 제주 풍경이 또 다른 느낌으로 다가올 것이다. - part 1, 63~64p 〈제주4.3평화공원〉 중에서

제주는 오래 전부터 섬에서 자란 토박이건 육지에서 흘러들어온 이주민이건 가리지 않고 뛰어난 예술가들을 품어 세상에 내보낸 산실이었다. 김정희, 이중섭, 장리석, 변시지, 강요배, 이왈종. 이들은 제주를 모태로, 그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조형미를 선보였다. 다른 지역에 비해 늦둥이로 어렵게 태어나 이제 겨우 걸음마 단계를 벗어난 도립미술관이 그 존재 자체만으로도 귀한 이유다. - part 1, 74p 〈제주도립미술관〉 중에서

제주 전역에 돌들을 테마로 한 박물관과 전시장은 많지만, 돌문화공원처럼 제주 돌문화의 정수를 종합적이고 체계적으로 보여주는 곳은 없다. 탁 트인 제주 들녘을 배경으로 축조된 거대한 돌조형물들은 그 자체로 대지미술을 보는 느낌이다. 또한 엄청난 규모인데도 섬의 뛰어난 자연환경과 잘 어울려 환경미술로 봐도 손색이 없다. 개인적으로, 제주에서 인간의 손길이 가미된 것 중에서 가장 걸작으로 꼽는 곳을 들라면 단연코 돌문화공원을 추천하고 싶다. - part 2, 116p 〈제주돌문화공원〉 중에서

엄연한 독립국가였던 ‘탐라’가 ‘제주’라는 명칭으로 바뀐 건 고려 고종때(1214년)의 일이다. ‘깊고 먼 바다의 섬나라’란 뜻의 탐라가 경주, 전주, 나주 같은 행정구역으로 그 지위가 격하되어 버린 것이다. 제주의 ‘제(濟)’는 ‘큰 물을 건너다’는 뜻이고 ‘주(州)’는 ‘큰 고을’을 가리킨다. 탐라가 완전히 고려의 지배권에 들어가자 그저 ‘바다를 건너가야 하는 고을’로 불리기 시작한 것이다. 요즘 육지인들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제주’라는 명칭 속에
도민 입장에서는 그리 유쾌하지 않은 역사적 사연이 담겨 있다. - part 2, 126p 〈국립제주박물관〉 중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풍경도 예술이 되는 제주, 지금 만나러 갑니다!

여행을 하다보면 곳곳에서 다양한 미술관과 박물관을 만나게 된다.
규모가 있는 국립ㆍ시립박물관부터 특색있는 테마 미술관, 공공미술 프로젝트까지 요즘은 지역마다 볼거리가 참 많아졌다. 예술을 품은 제주도 빼놓을 수 없다.
탐라에서 제주까지, 섬의 역사와 문화를 살펴볼 수 있는 국립제주박물관이 있고,
몰락한 구도심 탑동에 활기를 불어넣어준 아라리오뮤지엄이 있고,
이타미 준의 고요한 유토피아 핀크스뮤지엄이 있으며,
천 개의 바람으로 남은 사진가 김영갑의 갤러리두모악이 있다.
서귀포를 품은 이중섭미술관과 기당미술관, 왈종미술관도 여행자의 발길을 붙든다.
제주에서 꼭 들러봐야 할 뮤지엄 30곳을 추려 《제주 뮤지엄 여행》에 담았다.

박물관에서 엿본 탐라, 미술관에서 만난 제주
당신이 미처 몰랐던 제주 이야기

최근 10여 년간 제주에서 가장 주목할 만한 변화 중 하나는 인구와 경제규모에 비해 박물관과 미술관들이 많이 들어서고 있다는 점이다. 개성 있는 전시공간을 찾아 창의적이고 실험성 높은 젊은 작가들의 발길도 끊이질 않고 있다. 문화ㆍ예술의 불모지였던 제주가 ‘예술을 품은 보물섬’으로 주목받으며 많은 미술인들을 향해 손짓하고 있는 것이다. 시각적 포만감을 추구하는 여행에서 나아가 이제는 발품을 팔며 꼭 찾아가야 할 박물관과 미술관으로 떠나는 여행이 필요한 시점이다.
이 책은 해마다 새로운 뮤지엄이 지어지는 제주에서 내용과 형식에 충실한, 제주다운 멋을 느낄 수 있는 뮤지엄 길라잡이로 기획되었다. 책을 덮고 나면 이미 자연환경 자체만으로도 힐링의 공간이었던 제주가 더욱 세련되고 풍요로운 섬으로 다가올 것이다.

이 책에 실린 뮤지엄은 크게 세 가지 기준으로 선정했다. 우선, 제주의 역사와 풍속사를 알 수 있는 민속문화사 박물관, 그리고 제주의 풍광과 어우러져 개성을 보여주는 미술관들에 주목했다. 제주의 문화발전을 위한 하드웨어적 역할을 수행하는 공립뮤지엄, 제주인의 삶과 문화를 들여다보는 소프트웨어적 탐색을 제공하는 소규모의 테마박물관들이 해당된다.
두 번째로는 제주의 숨결을 받은 미술가들의 작품과 삶을 들여다볼 수 있는 뮤지엄들이다. 한때 유배의 섬이었던 제주에서 〈세한도〉를 완성한 추사 김정희, 한국전쟁 때 서귀포에서 왕성한 창작활동을 했던 이중섭, 그리고 제주인보다 더 제주의 자연을 사랑했던 김영갑 등 작가들의 삶과 작품, 그들을 위해 지은 뮤지엄들을 다뤘다.
마지막으로, 제주 예술인들과 마을주민들이 이룬 문화예술마을을 조명했다. 전국에서 모여들기 시작한 문화예술인들이 마을주민과 공공미술을 협업하면서 지역에 활기를 불어넣고 있다.
아이들과 함께 여행하는 부모는 물론, 궂은 날씨가 잦은 제주에서 하루쯤 진지하게 박물관 투어를 해보는 것도 유익할 것이다.

1장 〈기억의 저장소〉에서는 몰락한 구도심 탑동에 활기를 불어넣어준 아라리오뮤지엄 4곳(탑동시네마, 탑동바이크샵, 동문모텔 I, II), 제주의 역사를 말하며 빼놓을 수 없는 4.3사건을 조형예술로 승화한 제주4.3평화공원과 순이삼촌비, 1100도로(신비의 도로) 곁 숨은 명소 제주도립미술관, 태평양전쟁이 남긴 제주의 상흔을 간직하고 있는 제주전쟁역사평화박물관과 가마오름에 대해 살펴본다. 가벼운 발걸음으로 현대예술을 접할 수 있는 미술관도 있지만, 제주는 아픈 역사를 빼고는 제대로 이해할 수 없기에 다소 무거운 글과 가슴저리는 내용이 녹아 있을 수밖에 없다. 핫한 여행지로 뜨고 있는 해변가 주변에 4.3기념관이 있고, 섬속의 섬 우도에 우도해녀항일비가 세워져 있는 이유다. 제주, 아는 만큼 보이게 될 것이다.
2장 〈제주 민속문화의 원형을 찾아서〉에서는 저자가 개인적으로 제주에서 인간의 손길이 가미된 것 중에서 가장 걸작으로 꼽는다고 하는 ‘돌문화공원’을 시작으로,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한눈에 보여주는 국립제주박물관, 제주의 바다 땅 사람을 한눈에 담은 제주대학교박물관, 제주에서 빼놓을 수 없는 또 하나의 박물관 제주해녀박물관에 대해 소개하고 있다.
3장 〈풍경이 된 뮤지엄〉에서는 화산이 낳은 예술작품, 제주의 거문오름과 제주세계자연유산센터, 이타미 준의 수풍석 미술관과 안도 다다오의 지니어스 로사이와 본태박물관, 제주 오설록 뮤지엄에 대해 다루고 있다. 제주의 자연과 한몸을 이루고 있는 건축물들은 어느 계절에 가도 멋진 모습을 보여줄 준비를 하고 있다.
4장 〈섬이 품은 예술가들〉에서는 조선시대 ‘유배문화’ 덕분에 외떨어진 변방의 섬 제주에 학문과 예술이 발전할 수 있었다는 역사적인 사실을 소개하면서 그 시초격인 인물로 추사 김정희를 꼽는다. 조선의 수많은 지식인들을 감금하고 유폐시켰던 통한의 섬 제주가 현재 ‘제주이민’ ‘자발적 유배’라는 용어를 낳으며 육지인들이 욕망하는 곳으로 변했으니 과거와 현재 그 의미가 뒤집혀버린 제주 문명사의 아이러니를 엿보는 것 같다. 이어, 섬이 반기지 않았던 이방인이었지만 제주에 미쳐 중산간의 매력에 빠져 천 개의 바람으로 남아 갤러리두모악을 남기고 떠난 작가 김영갑, 서귀포를 품은 고방 이중섭에 대해 얘기하며 기당미술관, 왈종미술관을 덧붙여 소개한다.
5장 〈미술을 품은 마을〉에서는 쇠락해가던 마을 및 학교가 예술의 힘으로 다시 부흥하고 사람들이 모여들게 된 공공미술의 성공사례를 소개한다. 제주현대미술관과 저지예술인마을, 더럭분교와 동복분교 얘기를 통해 옛 것과 새 것이 한데 어우러져 풍요로운 삶으로 이어진 미술마을을 돌아본다.

뮤지엄을 얘기하며 그 지역의 역사와 시대적 배경이 빠질 수 없다. 이 책 《제주 뮤지엄 여행》은 제주의 역사, 문화, 예술 등이 외가가 제주인 저자의 유년시절 경험담 및 가족사와 씨줄과 날줄처럼 얽히고설켜 내용이 가볍지만은 않다. 일제강점기 시절 제주민의 고통과 4.3을 테마로 한 뮤지엄들도 다루다 보니 애초에 가벼운 여행서를 염두에 두고 읽는 분들께 무겁고 비장하게 다가갈 수도 있겠다. 하지만 제주를 사랑하는 분들이라면 이 책을 통해 관광과 힐링의 섬 이면에 감춰진 제주가 안고 있는 생채기 또한 함께 보듬으며 진짜 제주를 알아가게 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책속으로 추가]
한국의 시골에서 자연 소재인 흙과 돌, 나무 등으로 구성된 민가를 통해 원초적 미의식을 발견한 그는 자신의 건축언어에 자연을 적극적으로 끌어들였다. 이타미 준은 〈먹의 집〉 〈조각가의 아틀리에〉 〈각인의 탑〉 〈석채의 교회〉 〈엠 빌딩〉 〈온양민속박물관〉 〈포도호텔〉 〈방주교회〉 등 일본과 한국을 넘나들며 대표작을 남기며 2003년 프랑스 예술문화훈장도 받았다.
재일동포로서 평생 ‘경계인’의 삶을 살아야 했지만, 일본과 한국 사이에 낀 ‘문지방 영역’에서 새롭고 독특한 건축언어를 발견했을 것이다. 그가 제주에 남긴 유작들은 경계인이었던 그의 정체성을 잘 드러냄과 동시에 한국의 풍광과 가장 잘 부합하는 걸작의 집약체로 봐도 무방할 것 같다. 그중 핀크스 프로젝트는 독자적인 건축철학이 묻어나는 미술작품이자, 제주의 빛과 바람 그리고 돌로 구성된 이타미 준의 조용하고 겸손한 제국이다. 제주의 자연과 한몸을 이룬 이 건축물들은 그에게 무라노 고도 건축상, 김수근 건축상, 대한민국 건축대상 등을 안겨주었다. - part 3, 195p 〈핀크스뮤지엄〉 중에서

2016년 이중섭 탄생 100주년을 맞이하여 국립현대미술관 등 곳곳에서 대향을 기리는 행사가 잇따랐다. 이제는 그에게 다소 과도하게 드리워진 ‘가족사랑’ ‘비운의 천재화가’란 무게를 걷어내고 작가 이중섭에 대한 평가가 차분하고 진지하게 이루어져야 할 것 같다. 도쿄대학 경제대 서경식 교수는 이중섭을 ‘난민 화가’로 표현하며 은지화가 최악의 시대상황에서 꽃피운 최적의 예술행위였음을 주목한다. “예술은 진실의 힘이 비바람을 이긴 기록이다”고 했던 작가가 남긴 어록과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다. - part 4, 289p 〈이중섭미술관〉 중에서

재투성이 소녀가 요술할머니의 마법에 의해 예쁜 옷으로 갈아입고 인생역전에 성공하는 신데렐라 테마는 인간 뿐 아니라 건물에도 적용되는 것 같다. 제주 공립초등학교인 더럭분교와 동복분교의 사례는 벽에 묻은 페인트가 어떻게 예술로 변했는지 보여준다.
더럭분교는 TV광고를 통해 삽시간에 세상에 널리 알려졌지만, 동복분교는 스마트폰으로 사진을 찍어가고 SNS에 올리는 사람들이 하나둘씩 늘면서 학교를 찾아내는 떠들썩한 대중들의 활동이 예술로 도약한 셈이다. 이제 제주 명소가 되어 여행소개 책자에 빠짐없이 등장하는 두 학교 이야기는 공공미술의 힘을 보여준다. - part 5, 309p 〈더럭분교와 동복분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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