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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독자들에게
옮긴이의 글 책머리에 서론 종아시아 '장기 20세기' 정치사 1부 근대의 패러독스·저항과 수용 : 1894~1930년 1장 근대국가 일본의 등장과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재편 2장 동아시아 국제질서의 변용과 조선 : 근대화의 모색 2부 '근대의 초극' 그 꿈과 현실 : 1930~1950년 3장 세계질서의 재편과 일본 : 1931~1950년 4장 냉전과 분단국가의 형성, 그리고 민주화 : 한국의 '해방'과 현실 3부 열전·휴전·냉전 : 1950~1970년 5장 동아시아 냉전 속의 일본 : 보수·혁신의 대립과 고도성장 6장 동아시아 냉전과 중화인민공화국 : 중국사회주의의 모색 4부 변화 속의 지속 : 1970년~ 7장 세계화하는 자본주의와 일본 : 혼돈속의 정치와 경제 8장 냉전하의 개발과 민주화 : 한국의 경험 결론 끝나지 않은 20세기 엮은이의 글 부록 |
崔德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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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컨셉트 - “아직도 끝나지 않은 20세기적 특징”
「우리들은 어떤 시대에 살고 있는가? 그리고 앞으로 어떤 시대를 살고자 하는가?」라는 물음으로 이 책은 시작한다. 유럽 중심으로 역사를 보면, 20세기는 명백히 끝났다. 에릭 홉스봅은 20세기의 시작과 끝을 1914년 1차 세계대전 발발과 1991년 소련 붕괴로 잡고, 그 시기를 ‘단기 20세기’라고 불렀다. 1914년 세계대전이 서양문명의 몰락을 가져오기 시작한 시점이고, 소련의 붕괴로 20세기의 막이 내려졌다고 선언했다. 그럼 과연 아시아, 특히 이 책에서 주목하고 있는 ‘동아시아’의 20세기도 종언을 고한 것일까? 이 책은 단연코 “아니다”라고 한다. 20세기에 미ㆍ소가 만들어낸 냉전구조는 아직도 남한과 북조선, 중화인민공화국과 중화민국(대만)에서 결코 붕괴되지 않은 채 확고히 존속되고 있다. 서구에서 냉전이 시작될 무렵, 동아시아에는 오히려 열전(국공내전, 한국전쟁)이 발생했고, 21세기를 맞이한 지금도 곳곳에 「20세기적 특징」이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이 책은 기존의 유럽 중심 사관에서 벗어나, ‘동아시아라는 지역의 관점’에서 역사인식을 해야 할 필요성에 대해 역설하고 있다. 그러나 이는 유럽 중심 사관을 아시아 중심이나 자민족 중심 사관으로 대치하자는 것이 아니라, 가능한 한 모든 ‘~ 중심 사관’으로부터 자유로운 길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서구의 가치기준 가운데 무엇이 유효하고 무엇이 문제인가를 현시점에서 다시 정확하게 성찰함으로써, 「20세기가 탄생시켰으나 해결하지 못한 문제들」을 21세기에는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는 것이다. 왜 동아시아에서, 20세기가 끝나지 않은 것인가? 영국의 역사학자 에릭 홉스봄은 ‘장기長期 19세기’(1789~1914)에 대비해서, ‘국가의 시대’ 혹은 ‘전쟁의 시대’, ‘혁명의 시대’라고 불리는 20세기의 역사를 ‘단기短期 20세기’(1914~1991)라고 했다. 그는 20세기의 특징을 ‘자본주의 대 사회주의’라는 이데올로기 대립, ‘혁명’과 ‘반혁명’, 국가 주도로 이루어지는 ‘전쟁’과 ‘폭력’이라고 보았는데, 서구사회에서는 냉전의 종결과 함께 이런 특징들을 거의 찾아볼 수 없게 되었다. 그러나 동아시아에서는 한반도 및 중국의 분단 상황처럼 「20세기적 특징이 아직도, 여전히 존재하고」 있다. 또 일본에도 식민지지배와 전쟁책임 문제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남아 있다. 그렇기 때문에 종래 개별 국가 단위로만 이야기되어온 역사를 동아시아 지역의 역사로 바꾸어 분석해야 하는 것이다. 특히 한ㆍ일관계, 혹은 동아시아의 국제관계에는 한국과 일본의 교류가 깊어지는 것과 무관하게 어려운 문제들이 산적해 있다. 교과서 문제, 독도 문제, 전시 성노예(종군위안부) 문제, 전후 배상 문제 등이 바로 그것이다. 또 한반도 및 중국과 대만의 분단 상황이 동아시아 지역의 가장 큰 문제로 여전히 남아 있다. 그렇다면 이런 문제들이 과연 어떤 배경에서 언제 등장했는가. 그 문제의 대부분이 바로 20세기에 탄생했던 것이다. 1894년 청ㆍ일전쟁이 종료(1895년)되고 시모노세키 강화조약이 발효되면서 수백 년에 걸친 동아시아 국제질서였던 책봉체제가 붕괴했다. 이후 중국을 비롯한 동아시아의 모든 지역은 열강의 본격적인 침략과 함께, 유럽 중심의 신질서인 국제법(만국공법)체제 속으로 완전히 끌려들어갔다. 반면 일본은 서양문명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고 국제법체제에 가담하며, 공업화를 비롯한 근대화에 매진하게 되었다. 이때부터 동아시아는 자본주의라는 ‘근대세계체제’에 편입되었고, 이후 정치ㆍ경제ㆍ문화 전 영역에 걸쳐 유럽화가 강하게 추구되었다. 1917년 러시아혁명 이후 사회주의체제의 등장, 냉전의 대립, 식민주의 제국들의 침탈 등이 이어졌고, 결국 중국과 한국은 분단이라는 극한 상황에까지 처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 구조는 아직도 끝나기는커녕 오히려 더욱 공고히 존속ㆍ강화되고 있다. 이와 같은 이유로 자본주의적 근대세계 시스템에 대한 포섭과 그에 대한 저항을 기조로 하는 동아시아 20세기는, 적어도 서구권과는 달리 1991년으로 끝났다고 할 수 없다. 21세기를 맞이한 오늘날도 끝난 것이 아니다. 동아시아 각국은 「이제야 겨우」 안정적인 동아시아 국제질서를 모색하는 단계일 뿐이다. 이런 의미에서 동아시아에서 20세기는 여전히 끝나지 않은 채 이어지고 있는 「길고 긴 20세기」인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