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궁금증 풍선과 떠나는 금강산 여행
이의현의 유금강산기
이의현 원작 박은정 장현정 그림 오재환 감수
한국고전번역원 2016.0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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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머리말

북한에 있는 산에 간다고?
책으로 떠나는 여행, 와유臥遊
풍악산? 아니, 개골산?
오랜만에 돌아온 친구
도곡 할아버지를 따라서
단발령에서 바라본 금강산
인간 세상에 있는 부처님의 땅
금강산에서 처음 만난 절, 장안사
죄를 비추는 염라대왕의 거울
천 년 신라의 한을 간직한 산
삼불암과 백화암
흔적을 만나고 흔적을 남기고
1만 2천 봉우리가 한눈에
하나도 가려지는 것이 없어
또 하나의 다른 세상
층층의 기이한 경관
내금강을 떠나 외금강으로
유점사와 아홉 마리 용
53분의 부처님과 오탁정
아찔한 낭떠러지 바위에 뚫린 구멍
기이한 물놀이, 아쉬운 물놀이
신선의 땅을 떠나 아빠 곁으로

부록_ 서민이의 그림책
참고문헌

저자 소개

글 : 박은정
개구쟁이 아들과 예쁜 딸의 엄마입니다. 한양대학교에서 고전문학을 공부했고, 지금은 한양대학교에서 대학생 언니와 오빠들에게 고전문학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근대 이전 한문 기록을 통해 본 금강산 표상」, 「호랑이의 조선 표상화와 육당 최남선」 등의 논문을 썼으며, 『한국고전비평자료집』(공역), 『동아시아의 문화표상Ⅰ』(공저) 등의 책을 냈습니다.
그림 : 장현정
자연이 주는 아름다움을 관찰하고, 그 감정을 고스란히 그림으로 담아내는 작업을 좋아합니다. 그린 책으로는 『공지영이 들려주는 성서 속 인물 이야기-아브라함』, 『작은 거인들의 학교』, 『새들의 둥지 속 365일』, 『천국 연대기 시리즈』 등이 있습니다.
감수 : 오재환
대학에서 한문학을 전공하고, 태동고전연구소(지곡서당)에서 한문을 공부하였습니다. 현재 한국고전번역원 선임연구원으로 재직하고 있으며, 『승정원일기』, 『일성록』, 『의궤』 등의 번역에 참여하였습니다.

품목정보

발행일
2016년 09월 08일
쪽수, 무게, 크기
172쪽 | 462g | 168*235*20mm
ISBN13
9788928404056
KC인증
kc마크 인증유형 : 적합성확인

책 속으로

“와유요? 와유가 뭐예요?”
한 번도 물어보지 않았지만 책방에 붙어 있는 ‘와유의 방’이 무슨 뜻인지 늘 궁금했었다.
“누울 와, 놀 유. 집에 누워서 상상으로 떠나는 여행이지.”
? ? ?
“지금부터 엄마가 「유금강산기」를 읽어 줄 테니까, 이 그림책을 함께 보면서 금강산을 상상해 보는 거야.”
그래도 이건 아닌 거 같은데? 내가 아무리 상상을 좋아해도 이 좋은 일요일에 한문으로 된 책 앞에 앉아 있는 것은 지루할 게 뻔하다. 그냥 아빠랑 북한산을 갔어야 했나?
“그럼, 금강산 와유를 떠나 볼까?”
나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 됐는데, 엄마는 벌써 금강산으로 출발하신다. 어쩌지?
--- 『와유의 방』

발아래에 낯선 풍경이 펼쳐졌다. 우리 동네의 아파트도 없어지고 빌딩도 사라졌다. 찻길도 사라지고 차 역시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대신에 산과 밭, 그리고 그 옆을 흐르는 강이 보였다. 간혹 낮고 조그만 옛날 집들도 몇 채 보였다.
‘혹시 금강산에 날 데려온 거니?’
궁금증 풍선을 돌아보며 물었지만 대답 없이 씩 웃기만 한다. 기분이 좋아 보였다. 궁금증 풍선은 나를 물레방아 앞에 내려놓고는, 눈짓으로 앞에 있는 산을 가리켰다. 어서 산에 들어가서 궁금증을 풀어 달라는 뜻 같았다.
‘저기가 금강산이야? 저 산으로 가라고?’
--- 『오랜만에 돌아온 친구』

“금강산 봉우리가 몇 개인지 아니?”
“1만 2천 개요.”
문중 스님의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했다. 금강산이 1만 2천 봉우리라는 것은 고개를 올라올 때 도곡 할아버지께 이미 들었다.
“그래. 그 1만 2천 봉우리는 모두 보살님이란다. 담무갈 보살님과 함께했던 1만 2천 보살님이 변해서 금강산의 1만 2천 봉우리가 되었거든.”
문중 스님의 설명을 들으니, 아까부터 봐 왔던 금강산이 다르게 보였다.
“단발령에 올라 금강산을 바라보고는 무슨 이유에선지 부처님을 섬기겠다고 결심하는 사람도 있었단다. 금강산이 그냥 산이 아니라 인간 세상에 있는 부처님의 땅이기 때문이겠지.”
--- 『인간 세상에 있는 부처님의 땅』

“여기까지가 만폭동입니다. 폭포처럼 흘러내리는 물이 많기도 하고, 모양도 다양해서 만폭동이라 부릅니다. 만 개의 폭포가 있는 곳이라는 뜻이지요.”
선흔 스님의 설명을 듣던 도곡 할아버지께서 한 번 더 주위를 돌아보셨다.
“여기 폭포는 모두가 누운 폭포로구나.”
“누운 폭포가 뭐예요?”
“깎아지른 절벽에서 수직으로 쏟아지는 폭포가 아니라, 경사가 완만한 바위를 층층으로 내달리는 폭포란다.”
“네, 그렇습니다.”
선흔 스님이 도곡 할아버지의 말씀에 대답하였다.
“천 길 높이의 은하수처럼 쏟아지는 맛은 없지만 이 만폭동의 아름다움은 사람의 눈과 마음을 상쾌하게 하기에 충분하구나. 층층의 기이한 경관이 참으로 뛰어나다.”
도곡 할아버지의 말씀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졌다. 궁금증 풍선은 누운 폭포의 완만한 물살을 따라 둥둥 떠내려오고 있었다.
“기이하고 기이하구나.”
도곡 할아버지께서는 몇 번이고 말씀하셨다. 맑은 물소리와 푸른 물빛은 보기만 해도 상쾌한데, 층층으로 이루어진 못의 다양하고 신비스러운 모습은 입이 절로 쩍 벌어지게 했다. 우리는 한참이나 만폭동을 떠나지 못했다.
--- 『층층의 기이한 경관』

그때였다. 나보다 나이가 조금 많아 보이는 스님 두 명이 폭포 가까이로 다가왔다. 형님 스님이라 해야 하나? 아니지. 스님 형이 맞겠다. 스님 형들은 윗옷을 벗고 홑바지만 입은 채 발연 폭포 사이의 바위로 올라갔다. 그러더니 합장을 하고는 두 다리를 편 채로 나뭇가지를 깔고 앉는 것이었다. 스님 형들이 앉은 바위는 둥글고 매끈하며 아주 넓었다. 얕은 물이 바위를 따라 비스듬히 흘러내려 작은 웅덩이를 만들고, 또 소용돌이치다가 앞으로 쏟아져 또 하나의 웅덩이를 만들었다. 그런데 바위에 앉아 있던 스님 형들이 갑자기 물 흐름을 타고 미끄러져 내려가더니 눈 깜짝할 사이에 제일 아래에 있는 조그만 못으로 떨어졌다.
“어?”
내가 놀라서 벌떡 일어나자 발연사 스님이 웃으며 말했다.
“걱정 말아라. 여기는 바위가 옥처럼 매끄러워 흐르는 물을 타고 내려가도 다치지 않는단다. 가장 기이한 물놀이 장소지.”
스님 형들은 처음에 아래쪽을 보고 앉은 채로 내려갔는데 나중에는 빙그르 돌아서 폭포 쪽을 향해 앉아 있었다. 환하게 웃으며 일어나는데 물 깊이가 스님 형들의 무릎 정도였다.
--- 『기이한 물놀이, 아쉬운 물놀이』

나는 앞서가는 도곡 할아버지를 부르며 뛰어갔다.
“저는 여기서 헤어져야 해요. 아빠가 찾으셔서 집에 가야 하거든요. 할아버지, 함께 금강산 여행을 해 주셔서 정말 고맙습니다.”
“아쉽구나. 나도 함께 여행할 수 있어서 즐거웠다.”
나는 도곡 할아버지께 꾸벅 인사를 드렸다. 오늘 금강산을 여행할 수 있었던 것은 도곡 할아버지께서 금강산 기행문을 남기셨기 때문이다. 도곡 할아버지 덕분에 멋진 여행을 할 수 있어 진심으로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궁금증 풍선도 나와 같은 마음인지 도곡 할아버지께 꾸벅 인사를 했다. 나와 궁금증 풍선은 도곡 할아버지께서 가파른 봉우리를 올라 나무로 만든 다리를 건너는 것을 끝까지 지켜보았다.
‘가자, 집으로!’

--- 본문 중에서

출판사 리뷰

이의현과 함께 떠나는 금강산 여행

도곡 이의현은 조선 후기의 명문장가로 문학에 뛰어났던 인물이다. 영의정이란 높은 벼슬을 지내면서도 청렴하고 검소해서 청백리로도 유명하다. 이의현은 여행 후에는 꼭 기행문을 썼는데, 사신으로 두 번 중국을 다녀오며 『경자연행잡지』, 『임자연행잡지』를 썼다. 이의현은 40세에 금강산을 여행했다. 당시 이의현은 금강산에서 그리 멀지 않은 이천에서 벼슬을 하고 있었는데, 1709년 9월 1일부터 9월 12일까지 12일간 금강산을 여행하고 유금강산기를 썼다.

이의현이 유금강산기에 ‘풍악산은 나라에서 이름난 산으로, 이곳을 유람한 선배들이 많은 기록을 남긴 곳’이라고 적었듯이 조선 시대에는 많은 사람이 금강산을 여행하고 기행문을 남겼다. 화가들 또한 금강산의 아름다운 모습을 화폭에 담아 기록하였다. 이의현이 남긴 유금강산기 는 12일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외금강을 거쳐 내금강, 해금강에 이르기까지 금강산을 두루 여행한 여정 하나하나를 자세하게 기록해 놓았다. 또한 자연 경치를 사실적으로 묘사했을 뿐만 아니라 문물과 지리에 관한 정보를 풍부하게 수록하고 있다.

와유(臥遊), 서민이와 함께 상상으로 떠나는 금강산 여행

서민이는 놀기는 좋아하지만 산에는 가기 싫어하는 개구쟁이다. 어느 날 엄마, 아빠의 서재인 와유의 방에서 엄마가 읽어 주시는 이의현의 유금강산기 를 듣다가 궁금증 풍선과 함께 금강산 여행을 떠나게 된다. 주황색 줄무늬가 그려진 검은색 운동복을 입은 채로 과거로 되돌아간서민이는 도곡 할아버지를 따라 금강산에 들어서게 되는데…….

단발령에 올라 소프트아이스크림을 펼쳐 놓은 것 같은 일만 이천 봉우리를 바라보며 금강산 여행을 시작한 서민이는 장안사, 표훈사, 정양사, 만폭동 등의 내금강과 유점사, 불정대, 발연폭포 등의 외금강을 두루 둘러보게 된다. 금강산은 너무 넓고, 봉우리는 헤아릴 수 없이 많아 분간하기가 쉽지 않았지만 다행히 스님들의 친절한 안내와 조선 시대 화가들이 그린 금강산 그림책 덕분에 서민이는 눈앞에 펼쳐진 풍경과 그림을 비교해 가며 즐겁게 여행을 할 수 있었다.

서민이는 도곡 할아버지와 장안사 경내를 거닐기도 하고, 죄인의 얼굴을 비추는 업경대에 얼굴을 비춰 보기도 한다. 또 천 년 신라의 한을 간직한 성터에서 마의 태자를 만나기도 하고, 발연폭포에서 기이한 물놀이를 하는 스님 형들을 보고 마음이 설레기도 한다. 산을 싫어했던 서민이는 금강산의 아름다운 자연 풍광을 보고 수많은 유적지에 담겨 있는 신비한 이야기를 들으며 어느새 금강산을 좋아하게 된 자신을 발견한다. 도곡 할아버지와 헤어져 와유의 방으로 서민이가 돌아왔을 때 엄마는 아직도 유금강산기 를 읽고 계신다. ‘신선의 산을 돌아보니 아쉽고 그리워 나도 모르게 마음이 먹먹해진다.’ 바로 서민이와 도곡 할아버지의 마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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